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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SS번역][카나다이] 기억과 사랑-당신의 사랑은 없어지지 않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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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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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1996595
  • 2018-08-29 15:41:54

※ 문맥과 맛을 살리기 위해 서 의역 및 오역을 많이 함.

오타는 지적해주면 추후 수정 예정.

※ 본편은 하나로 만들어져 있지만 

텍스트가 많아서 임의로 나눔.

※ 해당 작품은 '기억과 사랑' 연작 중 2부인

'당신의 사랑을 없었던 것으로 하지 않아

(貴女の恋をなかったことになんてしない)'에 해당.

※ 제목 칸이 좁아서 제목은 조금 축약함.

완결 편이라서 좀 많이 김.

※ 원문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7421693




기억과 사랑

1. 단 한 번의 사랑 (1)

2. 단 한 번의 사랑 (2)

3. 단 한 번의 사랑 (3)

4. 단 한 번의 사랑 (4)

5. 단 한 번의 사랑 에필로그

6. 당신의 사랑을 없던 걸로 하지 않아 (1)











아침에 눈을 뜨면, 어째선지 울고 있을 때가 있다.


그건 히스이의 일기가 술술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게 된 시점부터였다. 그런 현상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만이 아니라, 수업 중이나, 점심 

시간 중 카난 씨와 마리 씨랑 밥을 먹을 때에도, 

모두와 연습을 할 때 등등 시간도 제각각이다.

그럴 때, 근처에 누가 있으면 반드시 걱정을 끼치게

되어버린다.


하지만, 흐르는 눈물이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뚝뚝

흘러 내리고 있다보니 곁에 카난 씨나 마리 씨가

있으면 나를 꼭 안아주곤 한다. 그게 너무나 안심이

되었다. 눈물이 흐르기 시작하면, 어째선지 슬픔과

공포, 외로움 등의 감정이 내 안에서 빙글빙글 

맴도는 것 같았고, 그게 무서워서 어찌할 수도 없었다.

카난 씨가 안아주면 그것도 나아지니까, 신기할 따름.


이 무렵의 카난 씨는 나에게 닿는 것을 조금 두려워

하는 것 같았다. 내가 불안해한다는 걸 알면 날아오지만

평소에는 어째선지 거리감을 느끼곤 한다. 기분 탓이라

생각하고 싶지만, 그건 아무래도 기분 탓은 아니었다.

시선도 왠지 허공을 보곤 한다. 그럴 때 생기는 불안을

없애고 싶어서, 나도 최근에는 카난 씨만을 쭉 보고 

있는 느낌이 든다.




"다이아 말이야, 

카난한테만 붙어 있으니까 마리 외로워."

"그래? 마리한테도 꽤 달라 붙지 않아?"

"저, 그 정도로 붙어 있었나요?"

"다이아 무슨 일이야? 자각 못했어?"

"확실히 최근에 갑자기 눈물이 나오는 등

조금 불안정하긴 해도, 그 정도는."

"그래도, 역시 카난한테는 딱 붙어 있어.

카난이 좋다고는 해도, 그렇게 보여주지

않아도 카난 안 뺏어가."

"그런 게 아니라."

"그럼, 그 손은 뭐야?"

"에?"

"카난 옷을 언제까지 잡고 있을 거야, 다이아?"

"아니, 이건, 그."


무의식적이었다. 카난 씨의 옷을 잡은 기억은 없었다.


"카난도 카난이야. 그걸 너무 자연스럽게 받고 있어."

"아니, 최근에 계속 이랬으니까."

"최근에 계속?"

"이 바보!"

"마리 씨? 카난 씨? 그건, 무슨 이야기인가요?"

"아니, 그게."

"... 기억을 잃고 있을 때의 다이아의

버릇 같은 거였어. 내 옷 잡고 있는 거."

"그랬, 었나요."


그 때, 뭔가 기억나는 것 같았다.

그래, 나는 확실히 잡고 있었다. 카난 씨의 옷을.

직접 닿는 것은 부끄러우니까, 무서웠으니까.


나?


아니, 잠깐. 이건 일기의, 히스이의 기억인데.


그 후, 오후 수업과 연습도 있었지만, 기억이 혼재되어

뭐가 뭔지 알 수 없었다. 내 상태를 이상하다고 느낀

모두는 내 연습을 중지시켰다. 모두가 연습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또 뭔가가 기억나는 것 같았다.


카난 씨의 등...., 카난 씨의 옆모습?


연습이 끝나고, 나는 루비의 손에 이끌려 귀가했다.

모두 혼란해하고 있는 나를 신경써주었다. 카난 씨만이

울 것 같은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런 표정 짓게

하고 싶지 않았는데. 모두에게 걱정 끼치고 싶지는

않았는데. 하지만 억지로 괜찮다고 말하면 더 걱정을 

끼칠 뿐임을 알고 있었기에, '돌아가서 쉬도록 할게요'

라고 힘들게 말할 수 있었다.




모두에게는 쉬겠다고 말했지만, 나는 히스이의 일기가

아무래도 신경쓰였다. 내일 학교 갈 준비를 마치고

책상에 앉아 복사해둔 히스이의 일기를 꺼내어서

읽었다. 이 일기도 조금씩 진도가 나가게 된 것 같다.


처음 페이지부터 읽기 시작해서, 읽을 수 있는 곳까지

읽는 것이 평소의 읽는 방법이었다. 그래서, 그 날도

언제나와 똑같이 읽었다.


맨 처음에는 내 이름, 생년월일, 

부모님과 루비에 대한 것이 적혀 있었다.

우리 집 전화번호와 주소, 

주치의 선생님의 이름과 담당 간호사의 이름.

우리 집의 인상과 방들에 대한 것.

내 방에 대한 것, 루비가 거문고를 연주해준 것.

카난 씨와 마리 씨가 와준 것.

치카 씨와 요우 씨와 리코 씨가 와준 것.

하나마루 씨와 요시코 씨가 와준 것.

마리 씨가 자주 와줬다는 것.

루비와 마리 씨가 학교에 대해서 가르쳐주고,

스쿨 아이돌에 대해서도 알려주었다는 것.


그래, 늘 이 쯤에서 읽다가 피곤해져 버렸다. 그래서,

이 앞으로는 무슨 내용이 쓰여져 있는지 알지 못했다.

복사 용지도 이 앞으로는 아직 깨끗한 상태다. 늘

읽던 부분까지는 조금 접힌 곳도 있고, 약간 헤진 곳도

있는데. 꿀꺽, 침을 삼키고는 그 앞의 글자들로 시선을

옮겼다.


아무래도 이 날은 마리 씨가 초대해줘서, 아와시마로

갔던 모양이다. 그리고 카난 씨와 마리 씨와 함께 

스노클링을 했다. 바다에 뛰어드는 것이 무서웠던

히스이의 손을 잡고, 카난 씨가 함께 바다로 뛰어

주었다. 헤엄치는 카난 씨는 인어처럼 예뻤다. 끌어

올려줄 때에 품에 안겨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건, 대체 무슨 이야기인걸까?

그 후로 서둘러 시선을 옮겼다.

평소대로라면 기분이 우울해지면서 읽지 않는데.


읽을 수가 없었을텐데.




그 뒤로는 온통 카난 씨에 대한 것이었다.

거의 러브레터 같은 느낌이었다.

그 날 있었던 일, 본 것, 모두 카난 씨로 가득했다.

히스이의 마음이, 솔직한 기분이

노트에 모두 기록되어 있었다.

히스이는, 카난 씨를 사랑하고 있었다.

즉, 기억을 잃었어도 카난 씨를 좋아했다.

카난 씨에게 사랑을 했었다.


당신도 나와 같은 이를 좋아했었군요.




뚝뚝 복사 용지로 눈물이 떨어졌다.

이런 일이.

카난 씨는, 카난 씨는 그녀가 자신을 사랑하는 걸 알고.


아아, 그래서.


그래서, 나는 눈을 떴을 때 카난 씨 품에 있었고.

그래서, 카난 씨는 눈물을 흘린 흔적이 있었고.

그래서, 히스이의 일기가 카난 씨에게 맡겨졌고.

그래서, 최근 카난 씨가 내게서 눈을 돌렸었구나.


서투른 사람이다.

정말로, 서투른 사람...




히스이의 일기를 서랍에 고이 넣어둔 후, 침대에 몸을

뉘였다. 카난 씨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까. 어지럽게

섞인 기억 상태로는, 카난 씨가 적당히 얼버무릴 뿐.

분명 지금이 아니다. 하지만, 조만간 그 기회가 올지도

모른다. 날마나 히스이의 기억이 내 안에 하나씩 하나씩

조심스럽게 쌓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히스이를 알고 있는 이로부터의 정보가 필요하다.

누가 적임일까 생각한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마리 씨였다. 히스이의 일기가 분명하게 변하기

시작했던 것은, 마리 씨와 함께 아와시마로 갔던

그 날부터였다. 그리고, 분명 마리 씨는 평소에

히스이와 카난 씨랑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았을 터이다.




생각을 마친 후에는 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라고 해도,

학교에 있을 때는 거의 카난 씨도 같이 있으니까

마리 씨랑 둘이서 이야기할 기회는 잘 없다. 그래서 

연습 전, 마리 씨에게 이사장실에서 둘이서 이야기할

것이 있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마리 씨는 내 상태에서

뭔가 눈치챈 것인지, 두 글자로 화답했다.


"다이아의 호출, 둘만이서라니 고백하는 거야?"

"그런 말 농담이라도 안 할 거에요."

"조금은 분위기 타줘도 될텐데.

다이아는 너무 딱딱해."

"최근 카난 씨의 건으로 상담할 건이."

"나한테 상담한다고 해도 말야."

"아뇨, 마리 씨는 분명 알고 있을 거에요."

"뭘 말야?"

"기억을 잃었던 때의 제가, 아니 내가 카난 씨를

좋아했다는 것, 마리 씨는 알고 있지?"

"다이아, 그 말투..."

"역시 알고 계셨군요."


내가 히스이의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는 것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당연하게도 카난 씨와

마리 씨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그래서 마리 씨의

빈틈을 찌를 수가 있었다. 혹시 그녀가 미리 알고

있었다면 틈을 보이지 않았겠지.


"그래서, 다이아는 뭘 알고 싶은 걸까?

다이아가 말한 것처럼, 그 때의 다이아도

카난을 좋아했어. 정말 알기 쉽게."

"알기 쉽게?"

"사진 있는데..."

"에? 어째서 그런 걸."

"재미있으니까 찍었지."


마리 씨가 보여준 사진은, 아니, 이건 좀. 헤어스타일도

카난 씨와 같은 포니테일이었다. 뭐 그건 백보 양보한다

쳐도. 문제는 표정이었다.


"이 표정, 어떻게 할 수 없는 거였을까요..."

"나한테 말해도 말야. 알기 쉽지?"

"랄까, 이런 얼굴로 평상시에 다녔다니, 이건 좀...."

"얼굴 빨개졌어ㅡ."

"당연하죠! 이런, 이런 저는..."

"카난 이외에는 본 적 없어. 너무 훤하게 카난을 

좋아해요, 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도 비취색 눈동자도.

나도 처음 봤는 걸."

"이런 모습, 루비들 앞에서도?"

"아니, 아무래도 거기까진 아니었어."

"다행이다..."

"카난은 늘 곤란해했지만."

"그랬나요?"

"이 이상은 내 입으로는 말할 수 없지만.

하나만 말하자면 다이아한테 충실하려고 했어.

그것만큼은 확실히 보증할 수 있어."

"네, 그러지 않았다면 지금 같은 모습은 아니었겠죠."

"지금 같은?"

"카난 씨는 서툴러요. 정말 너무."

"그건 알고 있지만."

"그 부분이 너무 좋아요."

"다이아가 주책이라니 신기하네."

"기억을 잃었던 시절의 저는 몹시 솔직했던 모양이니,

조금 따라해봤어요. 하지만 부끄러우니까, 역시

저한테는 어렵네요."

"그런 다이아도 나는 싫지 않아."

"마리 씨, 고마워요."

"뭐야아? 새삼스레. 다이아랑 카난을 위해서인걸.

신경 쓰지 마. 협력할 게 있으면 뭐든지 도와줄게."

"고마워요."

"오늘은 연습할 수 있을 것 같아?"

"몸 상태는 회복했으니, 괜찮아요."

"다행이다. 그보다 카난은?"

"카난 씨는 아마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또 이상한 걸로 고민하고 있는 거야?"

"글쎄요, 아직 이야기 안 해봤으니

뭐라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요."

"연습 후에 이야기 나눠보는 건 어때?

너무 길게 끌어서 좋을 것 없으니까."

"오늘 말인가요?"

"응, 오늘. 이상하게 어색한 건 싫어."


눈 꼬리가 처진 마리 씨는, 진심으로 우리들을 걱정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정말, 최근에는 계속 걱정만

시키고 있는 느낌이다.


"어떻게 될지 모른다구요?"

"다이아랑 카난이라면 괜찮을 거야. 왜냐면, 카난도

기억을 잃었던 다이아를 어떻게든 했었으니까. 기억이

돌아온 후로, 기억 상실 때의 기억이 대체 어떤 구조로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다이아 속에 있는 

거지? 그럼 괜찮을거야."

"마리 씨가 괜찮을 거라고 말하니, 그럴 것 같네요."

"꼬일 것 같으면, 또 카난 얼굴이라도 세게 때려줄게.

혹시 다이아가 원인이라면, 다이아도 때려주겠지만."

"무섭네요."

"그런 성격인 거, 알고 있잖아?"

"네, 알고 있죠."




연습을 마치고 학생회 실에서 서류 작업을 하기 위해

3명이 남았다. 마리 씨는 도중에 '그러고보니, 오늘

다른 예정이 있었어. 도중이지만 먼저 돌아갈게'라며

자리에서 먼저 일어나 돌아갔다. 꽤나 말하는 게 

티가 나는 것 같았지만, 카난 씨는 의심하지 않고

'조심해서 돌아가'라며 마리 씨를 배웅해주었다.


옆에 앉은 카난 씨는 서류를 둘러보며 한 번도 나를

바라보지 않았다. 옆에 앉아있는데도, 왠지 거리감과

쓸쓸함이 느껴졌다. 어떻게 하면 카난 씨의 신경을

이쪽으로 돌릴 수 있을까. 이제까지 나는 어떻게 

했었는가. 어색해져도, 예전같으면 자연스럽게 그

상태가 풀리고, 서로 사과하면 원래대로 돌아갔었는데.

이번엔 아직 원인을 알 수 없기에, 그것도 할 수 없다.


"다이아, 어제 괜찮았어? 몸 안 좋아 보였는데."

"보시다시피 건강해요."

"그래, 다행이네."

"카난 씨는?"

"나는 건강해. 

최근에 자주 그거 물어보는데, 왜 그래?"

"카난 씨가 저를 피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 그런 건 아냐."




"내가 고백했으니까? 잊을 수 없었어?"




"에?"

"그 날, 고백에 답할 필요 없다고 말했기 때문이야?"

"다이아? 잠깐 기다려. 그, 어떻게 그걸.

그건, 나 밖에, 아니 나랑 또 하나의 다이아만 알텐데."

"죄송해요. 말 안하고 있었지만, 그 때의 기억들이

서서히 제 안으로 돌아오고 있었어요."

"그런, 일이."

"그래서, 그 때의 제가, 아니 '내'가 카난 씨를

좋아했던 것도 분명히 제 안에 있어요."

"일기, 읽었어?"

"읽었어요. 그 일기 덕분에 기억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랬구나. 그럼, 내가 그 일기를

소중하게 여기는 이유는 이미 다이아는 알겠네?"

"카난 씨는 남의 마음을 무시할 분이 아니니까요."

"그것만이 아냐."

"에?"

"그것만이, 아니야. 나는 그 때의, 기억을 잃었던

다이아도 좋아했어. 하지만 그건 다이아에 대한 

배신이 되니까. 그래서, 나는...."

"저는 어떤가요? 싫어하게 되었나요?"

"아냐! 다이아는 좋아해! 앞으로도 쭉, 함께 있고 싶어.

함께 행복해지자고 생각하고 있어. 그건 변치 않아.

그건 고백했던 날부터 변하지 않았어. 거짓말이 아냐."


"그치만, 그치만 말야. 또 하나의, 다이아도 소중했다고

생각하게 되어버렸어. 좋아한다고 말해줘서 기뻤어.

다이아는 잘 모를지도 몰라. 나도 잘 모르겠어. 

그리고 바람 피우는 게 될지도 모르지만, 또 하나의

다이아도 소중한 사람이야. 그녀와 지낸 시간은

짧았지만, 지금도 잊을 수 없어.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이아? 다이아를 좋아하고 있는데, 그런데."


카난 씨는 눈물을 흘리면서, 나에게 말했다.

괴롭다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를 정도로 엉망친창인

카난 씨의 목소리를 그대로 나에게 들려주었다.

분명 나와 히스이, 두 사람 모두 소중한 것이겠지.

어느 쪽도 '다이아'이기에, 선택할 수 없는 것이다.




"저는 행복한 사람이네요. 사랑하는 분으로부터

두번이나 사랑을 받고 있으니까요. 처음에는 의식조차

못했었지만, 기억을 잃고서는 카난 씨에 대한 것을

잊고 말았지만. 두번째의 사랑은 결실을 맺었으니까요.

그리고, 지금은 두 사람 분만큼 사랑해주고 계시고요."


"다이아?"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그 때의 기억이 서서히

돌아오고 있어요. 아마 조만간 완전히 떠올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치만."


"제 안에는, 그 때의 다이아도 함께 살고 있어요.

그러니까 카난 씨, 잊지 말아주세요. 또 하나의 제가

그 때 살았던 걸. 또 하나의 저도 카난 씨를 사랑하고,

좋아했다는 것을."

"다이아, 하지만 그건."

"기억이 있다는 건, 그 때의 감정도 제 안에 같이 

존재한다는 거에요. 카난 씨가 돌아봐주길 바랬던

그 때의 마음도요. 그러니까, 좋아한다고 생각하시면,

그걸로 불안해하지 말아주세요. 그 날 '내'가 사라지는

걸 슬퍼하면서 눈물을 흘려주신 카난 씨도, 제가

돌아와서 눈물을 흘려주신 카난 씨도, 저에게는

모두 소중한 사람이니까요."

"나한테는 너무 어려워, 모르겠어."

"저도 쭉 그 때의 기억이 되살아날 때마다, 뭐가 뭔지

알 수 없었어요. 하지만, 어떤 '쿠로사와 다이아'도

당신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카난 씨도, 제가 기억이

없어져도 사랑해주었어요. 그게 답이라고 생각해요."

"답이라니."

"저는 카난 씨를 좋아해요."

"나도, 다이아를 좋아해."

"그게 답이에요."

"그것 뿐?"

"그것 뿐이에요."


"뭔가 납득이 안 돼."

"납득이 갈 때까지 어울려 드릴게요. 

어차피, 앞으로도 쭉 제 곁에 있어주시는 거죠?"

"왠지, 마리 같은 말을 하네."

"마리 씨 같이 초이론으로 다 눌러버릴 수 있다면

좋겠지만, 저한테는 이 정도까지네요."

"눌러버린다니."

"그리고 슬슬 이쪽을 봐주시지 않으면 삐질 거에요."

"에?"

"카난 씨, 최근 전혀 저를 봐주시지 않고, 스킨십도

안해주셨어요. 허그마라고 불리면서도 제가 불안해서

울 때 정도 아니면 안아주지도 않았어요. 

이걸로 불안해지지 말라는 게 이상하지 않을까요."

"에, 아, 미안."

"기억이 돌아온 후부터, 계속 그랬다구요?"

"아, 그랬구나. 미안."

"기억이 돌아온 후로 말이에요. 그 동안의 기억은

저한테 없어서 어떻게 된건지 알지도 못하는데,

카난 씨는 쭉 틀어박혀 있었고."

"다이아가 불안정한 상태였으니까. 어째야 하는지

잘 몰랐어. 그 때의 다이아를 잊을 수 없어서,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었어."

"제가 가까이 가도, 피했었고요."

"미안하다니깐."

"삐져도 괜찮은 거죠?"


휙 고개를 돌리자 한심한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부르는

카난 씨가 말한대로 나를 안아주었지만, 이 정도로

금방 기분을 풀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내 기억과 히스이의 기억은 거의 완전히 섞여있어.

히스이는 별도의 인격이나 그런 것이 아니라,

나랑 같은 쿠로사와 다이아였어.


그녀의 바램은 나의 바램이기도 해.

쭉 같이, 카난 씨와 같이 있고 싶다는 바램.


그리고, 잊지 말아줬으면 해.

어떤 '쿠로사와 다이아'도 당신을 사랑하게 된다는 걸.

당신을 좋아하니까.


카난 씨의 체온도 향기도, 목소리도.

서툴지만, 상냥한 카난 씨를 좋아하니까.

그러니까 이름을 불러줘.

카난 씨의 목소리로 불러주는 것이, 기쁘니까.

어떤 약속보다도 소중하니까.


쭉 나만을 봐줘.

그리고, 몇번이고 사랑해줘.

잊고 싶지 않으니까.

몇 번이고 기억나게 해줘.




"좋아, 해요."

"응, 나도. 랄까, 신기하네. 그런 말 잘 안해주는데."

"솔직해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랬구나."

"네."

"솔직한 다이아도 좋아해, 귀여우니까."

"부끄러운데요."

"나는 좀 더 그런 말, 다이아의 말로 많이 많이

듣고 싶어. 솔직한 다이아가 가르쳐줬었어.

엄청 마음이 따뜻해져."

"저한테도 가르쳐줬어요."

"그렇구나."


카난 씨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등 뒤로 돌린 팔에

힘을 주어 껴안자, 카난 씨도 조금 힘을 주어 나를 

안아주었다. 가슴 속 가득 카난 씨의 향기를 들이마시며

떨어지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자, '돌아가고 싶지 않아'

라는 말이 들려 나도 모르게 웃어 버렸다.


"왜, 다이아."

"같은 걸 생각했었을 뿐이에요."

"그랬구나."

"그래요."

"기쁘네."

"네, 기쁘네요."


꾹꾹 뺨을 머리에 비벼오는 카난 씨가, 또 울고 있는

것 같았지만 모르는 척 했다. 나와 카난 씨 사이에는,

그간 무엇을 생각했는지 말하지 않은 것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때 말야'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올테니까. 그 날을 마음 편히 기다리자고

생각했다.




히스이와 함께.


****************************************

****************************************


원래는 읽는 맛을 들이려고 조금 잘라둘까 싶었는데,

오늘 나가면 또 언제 올지 모를 것 같아서 미리 올려둠.


장편 SS는 확실히 작업이 지치긴 하는데 하다보면 뭔가

내가 재미들여서 하게 되는 느낌. 관심있는 사람들이 있으면

더 그렇고... 아무튼 잘 봐주는 사람이 있으면 고맙다.

ㅎㅅㄷ 완결추 2018.08.29 15:42:20
코코아쓰나미 2018.08.29 15:45:04
이나미안쥬 첫문장 느그이름은 패러디인가 ㅋㅋ - dc App 2018.08.29 16:00:17
ㅇㅇ 카나다이 붐은 온다...리얼루... 2018.08.29 16:11:36
PRV 2018.08.29 16:2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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