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목
- 일반 [SS] 마리, 호시아이(星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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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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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8-07 14:5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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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너머 만나러 갈게 어두운 하늘 길잡이 별을 따라서 갈게 호시아이(星合)
1 「oh! 하늘이 맑아서 말 그대로 shiny!」 「그러게, 그 덕에 오늘 밤은 별들을 다 볼 수 있겠다. 작년 칠석에는 비가 왔거든.」 연락선에서 내려 아와시마의 해안가를 따라 걷는 길. 다소 따가운 햇살 아래, 어렸을 적부터 통학을 함께 한 포니테일의 소녀와 대화를 나눈다. 「그럼 카난, 같이 별을 보는 거지?」 「그래, 저녁 때 갈게.」 「카난을 위해 가장 special한 차림으로 준비할 거니까 기대해도 좋을 거야.」 「후후. 알겠어, 기대할게. 있다 봐.」 다이빙 샵 앞에서 카난과 헤어져 집으로 향했다. 같이 별을 보기로 약속한 오늘은, 일본에서 타나바타(칠석)라고 부르는 날. 이미 초등학교 때부터 이곳, 일본의 아와시마에서 지내온 내가 칠석을 모를 리는 없지만 서로 사랑하는 연인이 갈라진다는 내용의 설화가 그닥 취향이 아니라서 그동안 별로 칠석을 신경 쓰지 않고 살아왔다. 그도 그럴게, 좋아하는 두 사람이 1년에 한 번 밖에 못만난다니. 정말로 말도 안되잖아? 그거 어디에 누가 생각해낸거야? totally unfair! 분한 감정이 담겨 무심코 발걸음이 빨라질 것 같았다. 단지 기분 탓만은 아니었는지, 어느새 호텔 앞에 도착해 있었지만. (아무리 실제하는 별에서 따왔다고는 해도. 진짜, 진~짜 마음에 안든단 말이지.) 그런 의미에서 같은 7월 7일을 나타내는 단어이지만, 호시아이(星合)라는 단어가 더 좋았다. 별이 만나다. 즉, 칠석은 이별이 아닌 만남의 이야기. 이렇게 호시아이라는 단어는, 같은 이야기라도 Happy한 의미로 바꿀 수 있으니까. 마치, 이곳에서 카난이나 다이야 그리고 Aqours와 다시 만나게 된 지금이 즐거운 것처럼. 그리고 그 만남의 날중에서도 오늘은 특별히 두 배로 더 shiny~할 것이다. 칠석설화처럼 1년에 한 번이 아닌, 2년 만에 만난 것이니까 두 배로 더. (쉐프에게 special하고 very shiny!한 코스를 부탁해야지.) 상상한 것만으로 벌써 기대되었다. 2 「칠석 때 다이야랑 그런 이야기를 나누었었어. 정확히 1년이 지났네.」 「oh? 그래서 나랑 카난이 견우하고 직녀와 닮았다는거야? 마치, 견우와 직녀가 reborn했다는거야?」 시간은 어느새 저녁 약속을 했던 8시. 카난과 함께 할 저녁 만찬을 미리 방에 세팅해두고, 가장 아끼는 하얀색의 서머 드레스로 갈아 입고 있으니 평소처럼 소매가 없는 후드티 차림의 카난이, 별자리 관측용 망원경 세트를 매고 방에 찾아왔다. 모처럼 beauty하고 gorgeous한 나와의 데이트인데, 신경 좀 쓰지. 그래도 그런 무심한 면도 모두 포함해서, 내가 좋아하는 카난이니까. 분위기를 깨지 않게 잠자코 이야기를 들었다. 「굳이 견우하고 직녀와 비교할 건 아니지만, 그 때 그런 생각이 들긴 했어. 두 사람처럼 신에게 벌을 받는구나하고.」 「카난..」 「...」 「...」 「...머리로는 계속 마리와 헤어지는 걸 준비해왔는데, 진짜 내면의 나는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야.」 테이블에 앉아 Dinner party를 시작할 적당한 커뮤니케이션의 theme로 가볍게 작년 칠석에 뭐했는지 물었는데, so dark. 카난은 먼 눈을 한 채, 음식을 입에 가져가는 것도 까먹은 것 같았다. 그러면 여기는, 이 Ms. Mari가 나설 차례. 「no no, 카난! 거기가 견우와 직녀랑 닮았다는게 아니라, 다른 중요한 부분이 있잖아?」 「응...? 닮았다고? 뭘 말하는지 잘 모르겠는 걸.」 「카난도 참, 당연히 견우와 직녀의 relationship이 우리랑 닮았다는 거겠지?」 「아, 그 릴레, 뭐?」 '릴레, 뭐?'라니. 알고 있으면서도 단어를 입 밖에 내지 않는 카난. 명백하게 시치미였다. 「그러니까! 그!」 '꼬르르르륵' 「미안. 오늘 마리와의 약속 때문에, 바다에 나갔다 오고 나서 아무것도 안 먹었거든. 그러고보니 여기 호텔은 양식인데도 미역이 나와있네?」 「what??? 미이여엌??? 잠깐, 카난!」 「한 번 먹어볼까...응, 이 바삭한 튀김도 맛있게 생겼는 걸. 」 이..무슨 타이밍...하.. 그래. 무심한 면에다가 그런 둔감한 면도 추가해야지. 그게 카난이니까. 그런데, 방금 말 자른 거 일부러 그런거지? 「마리도 이 크림스튜 좀 먹어봐. 해산물은 들어 있지 않은데도 제법 바다의 향이 느껴지는 걸? 굉장해.」 「당연한거겠지?! 오하라호텔의 주방장은 일류 쉐프라구? 그리고 오늘은 특별히 카난을..」 「아! 주방장님에게 이 요리 만드는 방법 좀 물어봐 줄 수 있어? 고마워, 마리.」 「...」 말을 걸 틈도 없이 다음 dish로 손을 뻗는 카난. 요리 만드는 방법을 묻자마자 답도 듣지 않고 '고마워, 마리'하고 말하는 대화방식이 의도한 것 같으면서도 자연스러워서, 나도 모르게 그녀를 보는 눈이 가늘어진다. 「relationship이라는 단어는 말야. 일본어로 옮기면.」 「음음. 올 때마다 느끼지만 음식들이 정말 대단하네.」 「...」 ...그러니까, 실은 다 알고 이러는거 맞지? 그런거지?! 「마리, 안 먹어?」 「먹을거야, 먹을 거라구.」 「??? ...마리, 화났어?」 「마츠우라 카나아아아아안!!!」 결국, 그게 도화선이 되어서 힘 써 준비한 만찬은 무슨 맛인지도 모르게 되어버렸다.
3 (romantic한 dinner party를 원했는데.) 산만했던 분위기 속에서 식사가 끝났다. 예정대로라면 애프터디너로 커피를 하려 했지만, 왠지 카난에게 진 것 같아서 그런 걸 즐길 기분도 아니었다. 그래서 '좀 이르지만, 별을 보러 가지 않을래?'하는 카난의 제안에 무턱대고 밖으로 따라나선다. 「마리는 칠석 이야기 싫어한다고 했던가?」 텐션이 낮아서 카난의 옆에서 걷지 않고, 등을 바라보며 뒤를 좇으니 앞에서 질문이 들려왔다. 「그야..milky way 너머로 그저 바라만 볼 뿐, 만나지도 못하는 연인이라는 게 맘에 안드는 걸.」 「확실히 그건 안타깝지.」 「게다가 칠석에 비라도 오면 은하수 건너편은 보이지도 않을텐데.」 대답을 하면서 괜시리 더 기분이 다운되었다. 그런 슬픈 이야기가 어째서 잊혀지지도 않고 긴 시간을 거쳐 전해져 내려왔는지. 이 나라는 체념이라는 감정이 미의 기준이라도 되는 것인지. 고등학교의 교육까지 일본에서 받았음에도 여전히 그 관점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 마리에게 연인이 만나게 되는 다른 나라의 칠석이야기를 해줄게.」 「다른 나라? 다른나라에도 칠석이 있어?」 「응. 옆나라인 한국에서는 까마귀와 까치가 '오작교'라는 다리를 만들어서, 칠석마다 두 사람이 재회한다는 것 같아.」 「what?? 까마귀와 까치가 bridge를 만든다구? 은하수를 건넌다는 거야?」 같은 칠석의 설화인데도 뒷부분이 다른 것이 신기해, 발걸음을 서둘러 카난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또 다른 칠석을 물어볼 요량으로 포니테일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카난이 기다렸다는 듯이 싱긋 웃고 있었다. oh...방금 그건 좀 반칙인데. 지지 않을 생각으로 못마땅한 얼굴을 유지했다. 「맞아, 처음 들었을 때 무척 근사하다고 생각했어.」 「birds를 밟고 만난다는게, 그렇게까지 wonderful한 일인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지.」 「마리, 그런 부분은 상상하면 안돼.」 「부우~ 인간은 상상의 animal이라구.」 저녁식사의 일로 여전히 맘상한 채 입을 쭈욱 빼고 트집을 잡다보니, 어느새 별을 올려다 볼 장소가 가까워졌다. 목적지는 호텔 뒤 쪽 헬기장이 위치한 간이 부두. 어렸을 적에 카난과 다이야가 손전등을 사용해, 막 전학 온 lovely한 금발의 소녀를 불러낸 곳이다. 「다 왔다.」 이윽고 장소에 다다르자 카난이 '휴우'하고 땀을 훔쳤다. 꽤 무거웠던 모양이다. 어딘지 아저씨 같은 그 모습에, 바라만 봐도 만족감이 느껴져서 멍하니 쳐다보다가, '마리!'하고 부르는 소리에 어깨에 매고 온 망원경 세트를 풀르는 것을 돕는다. 그리고 조립을 시작하는 카난 옆에 앉아, '철썩철썩'하는 기분 좋은 파도소리에 귀기울이며 구름낀 밤하늘을 올려다봤다. 「...있지 카난, 왜 일본의 두 사람은 만나지 않았던 걸까?」 「글쎄? 확신은 없지만, 그냥 자연현상이 그래서인지도 몰라. 실제로 두 별은 멀리 떨어져 있고, 밤하늘에 두 별을 연결해주는 건 아무것도 없지 않을까.」 바라만 봐도 좋은 그 사람에게, 그 사람 때문에 갖게된 의문점을 던졌더니, 나온 것은 단순한 대답. 하지만 원했던 답이 아니어서, 근처에 있는 나뭇가지를 주워 애꿎은 땅을 손으로 찔러댄다. (아니야, 카난. 견우와 직녀 말고 다른 두 사람을 말하는거야.) 아무리 서로를 배려한다고해도, 왜 우리가 2년 동안 어떠한 connection도 갖지 못했는지. 왜 상대방에게 진실한 속마음을 내뱉지 않았는지. 이미 이해하고 있으면서도, 지나간 시간들이 아쉬워서. 카난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추궁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전해지지는 않은 것 같았지만. 「일단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지 않을래?」 들려온 목소리에 시선을 위로 향하니 어느새 망원경을 완성한 카난이, 앉아서 땅을 찌르는 이 쪽에 손을 내밀고 있었다. 4 「보이질 않네.」 하늘을 올려다보는 카난의 눈이 점차 날카로워져간다. telescope는 제대로 설치했건만 weather가 도와주질 않고 있었다. 「비가 오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구름이 이렇게 많이 껴있을 줄은.」 아무래도 견우성과 직녀성은 구름 너머 어딘가로 숨어버린 듯 했다. 그야, 1년만에 이루어지는 연인의 만남이니 그렇게 공공연하게 남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그런거겠지. 두 사람은 아무도 모르게, 드넓은 galaxy의 어딘가에서 서로 사랑을 확인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렇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미안, 마리. 오늘은 별을 보지 못할지도 모르겠어.」 「it's fine, 그런 거 언제든지 볼 수 있고.」 「그래도 모처럼 칠석인데, 날씨 변화를 제대로 체크하지 않은 내 탓이 커.」 「그러니까 괜찮대두. 카난이 사과할 일이 아니야.」 답지 않게 고개를 떨구는 포니테일의 소녀. 좀처럼 보기 힘든 시무룩한 카난을 위로했다. 본인도 꽤나 기대해왔던 것이 분명한 표정이었다. 「그보다 카난. 나, 진짜 보고 싶은 star가 따로 있어.」 「진짜 보고 싶은? 하지만 오늘은 구름이.」 「그거 말구 다른 star.」 「..무슨 별이 보고 싶은 건데?」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카난의 고개가 갸우뚱 하고 기울어진다. 그 각도를 따라 머리를 숙여본다. 건너편에 선 그녀의 눈동자가 궁금함으로 차올랐다. 「후훗.」 카난이 애타는 얼굴을 하게 하는 것은 꽤나 기분이 좋다. 그래서 일부러 정답을 말해주지 않고, 조금 더 대답을 기다렸다. 「저기, 마리.」 「그럼 힌트라도 줄까?」 정답을 말해줄 때 그리고 정답의 의미를 알려줄 때 카난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 그걸 보는 나는 어떤 표정을 지으면 좋은 걸까. 「내가 보고 싶은 star는, 사실 카난이 지금 들고 있어.」 「응? 들고 있어? ....그렇지만 이건 별이...」 감정의 파도가 살짝 밀려오는 걸 느끼며 말을 이어나간다. 「That's it. 그거야, 그 손전등.」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르겠다는, 설명을 요구하는 얼굴. 그 얼굴에, 그간 간직했던 마음을 천천히 쏟아낸다. 「내가 친구를 사귀지 못해 방에만 있던 초등학교 시절에도, 유학 때문에 이곳을 떠나게 된 날에도,
유학 중에도. 내 앞길을 밝혀 준 별은 그거 하나 뿐이야.」 「...마리」 카난의 손이, 이미 파르르 떨리고 있는 나의 눈가처럼 조금씩 방황하기 시작했다. 애처롭게 헤매고, 뒷걸음 치며 이윽고 어떤 고동에 의해 멈춰버릴 그 모습을 바라본다. 칠석의 두 사람을 갈라놓고 있는 은하수의 간격을 좁히듯 천천히 다가가서 양손을 붙잡았다. 「그리고 오늘 보지 못한 칠석의 별들이 궁금하다면, 늘 밤하늘을 올려다 본 카난의 눈동자를 통해서 볼 거니까.」 손을 올려, 별이 떨어질 것처럼 가득한 그 눈을 살며시 닦았다. 투명한 보라색의 눈에, 은하수 너머 서로 만난 두 별이 사이좋게 비춰지고 있었다. 5 '쏴아아아아' 「물에 빠진 생쥐 꼴이네.」 「따지고 보면 카난이 도중에 cry하니까 그런거라구.」 「에? 무슨? 나에게 책임을 돌리는 거야?」 눈동자에 비친 서로를 찾아내고 그 안에 조금 빠르게 박동하는 심장소리를 느끼며 바다의 것인지 카난의 것인지 알 수 없는 체취 속에 서로의 숨을 하나 둘 씩 세던 마치 온 우주에 둘만 존재하는 것 같은 시간 모처럼 분위기가 형성되어가나 했는데 난데 없이 소나기가 쏟아졌다. 갑작스러운 그 비에 망원경은 정리할 생각도 못하고, 근처에 가장 가까이 있는 나무를 향해 손을 잡고 달렸다. 「칠석날 하늘에서 내리는 rain이 두 사람이 흘리는 tears라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겠지?」 「그렇다 한들, 난 딱히 견우나 직녀가 아닌 걸. 그리고 먼저 운 건 마리쪽이었다고 생각하는데.」 「oh my...카난은 진~짜 고집쟁이야. pretty한 나를 보고서도 한 번도 져주지 않는거야?」 「애초에 말도 안되는 걸로 걸고 넘어진 건 마리잖아.」 축축하게 젖은 옷에 조금 심통이 나서 카난을 찔러본 거였는데, 이렇게 완강하게 늘어질 줄이야.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는 점이 그녀답다. 그리고 그런 점이 지난 2년간 내가 주욱 바래왔던, 누구에게도 양보할 수 없는, 나만 알고있는 그녀의 모습이어서, 그래서 단 한마디도 양보하지 않는 카난을 노려보다가 갑자기 긴장이 풀어지듯 웃음이 터졌다. 그 웃음에 상의를 비틀며 빗물을 짜내던 카난도 기다렸다는 듯이 미소. 이윽고 우리는 쏟아지는 시끄러운 빗소리마저 작게 느껴질 정도로 서로 누가 할 것 없이 크게 웃었다. 「마리, 진짜 돌아왔구나.」 「응.」 웃음을 멈춘 카난이 평소처럼 두 팔을 벌린다. 허그시늉을 하는, 넓은 그 품에 뛰어들었다. 「어서와.」 「..다녀왔어.」 호시아이. 두 사람의 해후로 눈물이 내린 어느 여름 밤. 별이 만났다. |
지모아이아이 | 2018.08.07 14:58:28 | |
Myosotis | 같은 날을 다르게 해석하는게 성격 잘 드러난거 같아서 좋아 개추 | 2018.08.07 15:03:59 |
하카 | 퍄퍄 마리의 별 손전등에 감탄하고 간다 | 2018.08.07 15:16:32 |
Tummy | 고마워요 정말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홧팅! - dc App | 2018.08.07 16:35: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