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목
- 일반 [물갤 단편문학] 월식 구경 요하리리
- 글쓴이
- Nayu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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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gall.dcinside.com/sunshine/1943292
- 2018-07-27 23:35:59
"저기 말야, 리리" "왜? 요시코쨩" "리리는.. 그.." 시선을 피하는 눈, 무언가를 말하려는 입술 그녀는 표정에 감정이 쉽게 드러난다 "묻고 싶은 거라도 있어?" 이런 점은 정말 예전부터 변하질 않는다 "리리는.. 날 어떻게 생각해?" "....." 우라노호시를 졸업한 지 어느덧 3년이 되어간다 나는 추억이 가득한 장소로 돌아와 친했던 후배와 함께 달을 보고 있다 "개기월식?" "그렇다, 나의 리틀데몬 리리여!" "붉은 달이 피어나는 그때가.. 운명의..!" "네네, 그래서.. 다른 멤버들은?" "그게.. 다들 그땐 바빠서.." "그럼 욧쨩이랑 나 둘뿐이네?" "어? 와 주는 거야!?" "마침 여유로운 날이기도 하고" "크큭.. 역시 나와 상급 계약을 맺은 리틀데몬!" "그럼 이만" "끊지마!" '누마즈인가..' 요시코쨩과의 통화를 일단락 하곤 우치우라의 풍경을 떠올려본다 '오랜만이네.. 다들 진학 때문에 도시로 옮겼으니까..' 3학년에 이어서 2학년이, 시간이 흘러 재작년에는 1학년이. 우치우라라는 무대에 올랐던 모두가 흩어져 이제 그곳에 남아있는 멤버는 아무도 없다. 멤버들과는 꾸준히 연락하고 있다. 오히려 대학 사람들보다 더 많을 정도로 중에서도 요시코쨩과는 방금처럼 자주 통화하면서 시간을 보내거나 한다 거리가 멀어 만날 일은 거의 없지만.. 추위가 다가오는 12월, 요시코쨩의 말로는 다음 주가 개기월식인듯하다. 올해엔 한 번도 얼굴을 보질 못했으니 만나자고 붉은 달이니 타천사의 시대니 했지만 단순히 외로우니 만나자는 거겠지 요시코쨩은 그런 아이다. "크큭.. 오랜 세월을 지나.. 드디어 만났구나 나의 상급 리틀데몬 리리여!" "네네, 오랜만이야 욧쨩" "반응이 너무 차갑잖아!" "노는 게 기대돼서 그래, 얼른 가자" "우으..." 갸름한 볼살을 잔뜩 부풀린 타천사 이런 점은 변하질 않는다 이대로라면 불쌍하니 조금은 상냥하게 대해주자 "오랜만이야 욧쨩" "...오랜만이야 리리" 무심하지만 따스함이 느껴지는 말투에 문득 미소를 짓게 된다 "요시코쨩은 하나도 안 변했네, 거의 1년 만인데" "그러는 리리도, 작년에 봤을 때랑 똑같아" "정말?" "....헤어스타일 빼고" "용케 알아봤네, 조금 다르게 묶어봤을 뿐인데" "알아 ..그 정돈" 역시 이런 점은 변하질 않는다 "역시 욧쨩은 그대로네" "무슨 의미야 그거-!" "오늘의 의식은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리리여" "그러게, 너무 걸어서 다리가 아파" "리리, 졸리진 않아?" "응 조금 피곤하긴 한데, 괜찮아" 오랜만에 방문한 누마즈에 취해 너무 돌아다닌 것 같다. "앞으로 10분 정도야 조금만 버텨!" "알았다니까- 여기까지 왔는데 걱정 안 해도 꼭 볼 거야" 요시코쨩이 보고싶 어 하는 건 붉은색달 붉은 달은 월식 동안 달이 그림자에 가려진 뒤에 천천히 나타난다는 것 같다. "많이 가려졌네" "응" 모래를 굴리는 파도 소리, 우리는 서로의 옆에 앉아 달을 바라보고 있다. "리리, 대학 친구들은 어때?" "... 사이좋아" "그래? 다행이네" ".. 더 안 물어봐?" "리리가 좋다면 됐어" "그럼 요시코쨩은?" "나? 나야 뭐.." "...다들 착해, 이런 나라도 친절하게 대해주고" "요시코쨩이 뭐 어때서?" "그게 그.. 있잖아 타천사.. 같은 거" "자각은 있구나" "로망 같은 거야!" 요시코쨩의 외침에 차가웠던 공기가 누그러졌다. "...사실 조금 부족해" 요시코쨩이 조금 쓸쓸한 목소리로 말한다 "다들 착하고 좋은 친구지만, 조금 부족해" "뭐가 부족하단 거야?" "...나도 잘 모르겠어" 어딘가 허탈해 보이는 눈동자가 내 마음까지 허탈하게 한다. "아쿠아가 그리운 거야?" "그것도 있는 거 같지만.. 뭔가 달라" "요시코쨩이 모른다면... 나도 잘 모르겠네" "......" "아, 10분 지났다" "어!? 그럼 이제 슬슬.." 급하게 하늘을 올려다보는 요시코쨩 천천히, 끝에서부터 달이 빛을 머금는다 이윽고 주황빛 달이 우리 두 사람을 비춘다 "..신기하네" "...응" "지금은 아직 주황빛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피와 같은 붉은색이 비칠 거야" "하필 비유하는 게 피야? 요시코쨩 답네" 쓴웃음을 지으며 요시코쨩을 바라본다 기대가 흘러넘치는 듯한 표정, 요시코쨩 답다 "녹턴.." 요시코쨩의 의외의 말을 뱉는다 고요하고 낭만적인 밤을 의미하는 곡 지금 상황에 어울리는 곡이지만 우리에겐 조금 다른 의미의 이름이다. "그립네.. 그때가" 비가 오는 날 요시코쨩과 함께 보냈던 추억 이곳에 와 있으니 그날의 기억들이 더욱 생생해진다 "돌아가고 싶어?" 요시코쨩의 물음 "아니, 그냥.." 돌아가고 싶냐는 물음에 그때의 추억들을 하나씩 떠올린다 멤버 모두와 즐거웠던 추억 그리고 둘이었기에 즐거웠던 추억 "....저기, 나도 요시코쨩의 부족하다는 말의 의미를 조금 이해한 것 같아" 지금의 삶에 만족한다 하지만 뭔가 부족하다 절친한 친구들의 부재가 아닌 다른 무언가의 부재가 나와 요시코쨩은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 그리고 그 부족함의 정체가 어떤 감정인지 부재의 대상이 누구인지 아마 우리 둘 다 이미 알고 있으리라 "......" 우리를 둘러싼 분위기는 누그러지다 못해 열기를 풍기기 시작한다. 몇 분이 지난 걸까, 우리는 서로가 깨달은 감정이 정리되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그 정리는 요시코쨩 쪽에서 먼저 끝난듯하다 "달...." "어?" "완전히 붉어졌네" 눈치채지 못한 사이 주황빛을 띄던 달빛은 어느덧 아름다운 붉은색을 띠고 있었다 "리리, 닮지 않았어?" "어.. 뭐가?" "리리의 머리색이랑" 투명하면서도 아름답게 빛나는 붉은빛 예상치 못한 말에 얼굴이 화끈거린다 내 동요를 눈치챘는지 요시코쨩은 악동처럼 웃고 있다 "예쁘다" "...그러게" 들뜬 마음을 그만 진정시키고 달을 바라본다 "욧쨩" "왜?" "달이 참 아름답네" "............!!!" 아무래도 한방 먹은 게 억울해서 요시코쨩 에게도 마음의 동요를 가르쳐줬다 표정을 보니 제대로 들어간 듯하다 " 저기 리리 그거 무슨.." "글쎄~" "정말! 뭐냐구!" 씩씩거리며 얼굴을 달빛으로 물들인 요시코쨩 심호흡으로 진정이 됐는지 이쪽을 쳐다보며 말을 건넨다 "저기 말야, 리리" "왜? 요시코쨩" "리리는.. 그.." 시선을 피하는 눈, 무언가를 말하려는 입술 그녀는 표정에 감정이 쉽게 드러난다 "묻고 싶은 거라도 있어?" 이런 점은 정말이지 예전부터 변하질 않는다 "리리는.. 날 어떻게 생각해?"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월식 하면 중2 중2 하면요시코 요시코 하면 요하리리니 달구경 하는 요하리리 생각나서 써봤음 글에 리코가 말한 달이 참 아름답네 대사는 일본에서 당신을 사랑합니다란 표현으로 통하는데 정 궁금하면 꺼라에 나쓰메 소세키를 검색해보자 |
낭랑18세우미 | 크 빛빛빛빛 | 2018.07.27 23:50:09 |
Myosotis | 뒷부분도 써주지ㅠ 잘 읽었어 개추 | 2018.07.28 00:20:46 |
지니선자 | 뒷부분 ㅇㄷ - dc App | 2018.07.28 04:08:59 |
지모아이 | 중에서도→그중에서도. 39.118.*.* | 2018.07.28 05:3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