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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ss번역) Bullet -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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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쓴모든화이트픽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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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7-15 15:54:17

원본 pixiv: https://www.pixiv.net/series.php?id=746511


1. 2016년 9월에 1화가 올라온 작품으로 지금이랑 설정이 다를 수 있음.

2. 전 16화 초장편

3. 작품 특성상 사망 묘사 나옴

4. 오, 의역 있을 수 있음 지적 대환영

5. 여름 휴가철 전에 완결했당ㅎ





이거는 작품 표지인데 마지막화 돼가지고 있는 거 알아서 늦게나마 올림; 1~15화도 수정해서 올려놓을 예정






두근, 두근, 두근.

귓가에 들려오는 고동소리에 안심한다.

아, 마리는 살아있구나하고 안심해서 이어서 눈물이 번져온다.

그것을 어떻게든 참으면서 마리의 심장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마리가 살아있다.

살아서 내 곁에 있어준다.

그것만으로도 괴로울 정도로 행복했다.

욱신욱신 쑤시는 옆구리의 통증이 누그러질 정도로.



"......카난, 진정됐어?"

"응...... 미아......"

"미안은 금지. 몇 번이나 말했잖아?"

"......그랬, 었지. 미안......"

"......정말. 아직 그 사과하는 버릇은 고쳐지지 않았구나."



후, 하고 쓴웃음을 짓고 그렇게 말하며 마리가 내 머리를 꽉 고쳐 안았다.

더 강하게, 마리의 고동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두근, 두근, 하고 마리의 심장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를 듣고 있으면 정말로 안심되어서 옆구리의 환상통이 조용히 누그러져간다.

더는 그때처럼 심각한 환상통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여전히 때때로 조금씩 이렇게 아픈 것은 아직도 내가 마리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있기 때문인 것일까.

멍하니 그런 생각을 하며 몇 주 전에 있었던 일을 회상한다.

마리에게 구해졌던, 다이아와 요시코 쨩에게 구해졌던, 그 날.

마리를 죽였다는 죄책감에 짓눌려 무너져가던 나를, 마리는 구해주었다.

내가 지은 죄를 알아주고, 이해해주고, 전부 용서한다고 그렇게 말했다.

그것만으로도 미칠 정도로 아팠던 옆구리도, 도려내고 싶을 정도로 아팠던 가슴도, 거짓말처럼 아프지 않아졌으니, 나는 이해타산적이다.

용서해줬으면 했다. 줄곧.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실패해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마리를 죽게했던 나를.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용서해줬면 했다.

하지만 용서받을 수 없었으니, 사는 것이 괴로웠다.

살아있는 게 힘들고 괴로워서 죽고 싶었다.

도망치고 싶었던 것이다. 스스로의 죄로부터.

용서받지 못할 죄를 안고 살 바에야 죽어서 편해지고 싶었다.

무책임한 이야기지만 그만큼 괴로웠던 것이다.

하지만, 마리는 용서해줬다.

몇 번이고 마리를 죽인 나를 용서하고 살아 있어서 다행이라고 함께 있어서 다행이라고 그렇게 말했다.

내가 지은 죄를 모두 받아들이고, 그러고 나서 용서해주었다.

그것만으로도 아무리 감사해도 모자랄 정도다.

그런데 마리는 이렇게 내 환상통에도 함께해준다.

그 지옥같이 반복되었던 이틀 간을 플래시백하면 환상통을 일으키고 마는 나를 껴안고 통증이 안정될 때까지 그대로 있어준다.

환상통, 그 때에 비하면 대단한 것도 아닌데.

그래도 마리는 함께 있어주었다.

괜찮다고, 나는 여기 살아있다고, 그렇게 말해서 안심시켜준다.

그것은 상냥하고 기뻐서, 때로는 울고 싶어진다.



"......이제, 괜찮아."

"정말? 무리하는 거 아니지?"

"괜찮아. 미안해, 마리."

"그러니까, 사과하는 거 금지입니ㅡ다!"

"아얏!"



딱하고 이마를 튕겨서 무심코 소리가 새어나온다.

이마를 누르며 마리를 보니 마리는 불룩 뺨을 부풀리고 있다.

왠지 그 표정이 웃겨서 웃고마니 마리는 곤란한 것처럼 눈썹을 내리며 웃었다.



"카난은 사과할 필요 없다고.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니까."

"응......"

"오히려, 고마워해라ㅡ!고 뽐내도 괜찮을 정도인데? 카난은 나를 구해줬으니까."

"그치만......"

"그치만도 저치만도 아닙니ㅡ다!...... 나는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 그러니까 카난, 가슴을 펴?"



상냥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해서 대꾸할 수도 없게 된다.

가슴이 꽉 답답해지지만 어딘가 기쁘기도 하고.

이런 식으로 마리와 이야기 할 수 있는, 마리와 함께 있을 수 있는 사실 전부가 둘도 없는 보물이라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괴로워진다.

지은 죄는 사라지지 않지만 그래도 이렇게 함께 웃는 날들을 만들어주는 마리가 있다는 사실이 괴로울 정도로 행복했다.

울고 싶을 정도로 행복했다.

아아, 이제 이걸로 충분하다, 고 생각한다.

마리가 살아 있다.

그것만으로도 다른 건 필요 없다고 그렇게 생각한다.

마리가 살아서 웃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 자체로도 이미 충분할 정도로 행복하니까.

그 외에는 아무것도 필요 없어.

그런 생각을 하며 눈에 새길 요량으로 마리의 얼굴을 응시한다.

조금 곤란한 듯이 웃는 마리의 표정을, 눈부셔서 가늘게 뜬 눈으로 보고 있으니 마리는 더욱 곤란한 듯이 웃었다.






"카난 쨩은 말이야, 정말로 귀찮아!"

"정말 그렇지, 치카 쨩."

"헤, 에?"



오늘은 일요일이라 연습이 없어서 여유롭게 가게 심부름을 하고 있으니, 찾아온 치카와 요우가 갑자기 그런 말을 해서 어리둥절했다.

무심코 멍청한 목소리를 흘리고 두 사람 쪽을 보니 둘 다 어딘가 화난 모습으로 뺨을 부풀리고 있다.

저 둘한테 내가 무슨 짓을 했나하고 고개를 갸웃하니 치카가 테이블을 쾅! 하고 두드렸다.



"카난 쨩, 거기 앉아봐!"

"에, 아니 일하는 중인데......"

"됐으니까 빨리! 아니, 오늘은 손님도 없잖아!"

"치카 쨩, 그래도 그건 좀 실례가 아닐까."

"요우 쨩도 카난 쨩한테 하고 싶은 말 있잖아!?"

"그건 뭐, 잔뜩 있지만......"

"그러니까, 빨리 앉아봐!"



쾅쾅하고 테이블을 두드리는 치카에게 압도당해서 맥없이 사이드 덱의 테이블에 허리를 가져다 대니 치카는 눈썹을 들어 올려서 나를 노려봤다.

도움을 요청하듯 요우 쪽으로 시선을 돌려보았지만 요우도 요우대로 찡그린 얼굴을 하고 있어서 구해줄 것 같은 모습은 아니었다.

큰일이구만, 하고 등을 구부리니 치카가 거친 콧김을 내며 쾅!하고 다시금 테이블을 두드렸다.



"요전에도 상당히 화가 나서 참으려고 했었는데, 역시 못 참겠어!"

"요전이라고 하면...... 시간 역행을 숨겼던 때의 일, 말하는 거지?"

"그거에 대해서는 지금도 화나있는데! 이번 건은 별개야!!"

"에에......"



노발대발하여 하늘을 찌를 듯한 치카의 기세에 압도당해 , 약간 멈칫했다.

이런 식으로 화난 치카를 보는 건 그렇게 오랜만은 아니었다.

마리가 날 구해주고, 제정신으로 돌아온 직후일 때.

조용히 넘어가는 건 좋지 않다며, 모두가 걱정했다며 마리랑 다이아, 요시코 쨩이 말해서, 시간 역행에 관한 일을 Aqours의 모두에게 말했다.

그때의 일은 솔직히 별로 떠올리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모두 불같이 화를 냈으니까.

왜 혼자서 끌어안고 있었냐고, 어째서 의지해주지 않았냐고 모두가 하나같이 격노했다.

특히 치카나 요우는 평소 두 사람의 모습에서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화나서, 각각 나를 한 대씩 때렸을 정도였다.

그것만은 견뎠는데, 마지막에는 두 사람 모두 엉엉 울기 시작하고, 눈치채지 못해서 미안하다,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니까, 더더욱 견디기 힘들었다.

슬프게하려던 건 아니었다.

그냥 말려들지 않게 하고 싶었을 뿐이다.

저런 힘든 생각을 모두에게 하게 하고 싶지 않았고, 무엇보다 함부로 끌어들여서 다른 사람이 마리 대신이 되는 것도 싫었다.

게다가...... 아무래도 그 사건의 방아쇠가 된 것은 나였으니까, 내가 어떻게든 해야한다는 생각도 있었다.

단지 그것 뿐이었는데 결과적으로 모두를 슬프게 만들어버렸다는 사실이 꽤나 힘들었다.

게다가...... 이건 나중에 마리랑 다이아에게 들은 말이지만.

나는 거의 기억나지 않지만 치카와 요우는 매일같이 병문안을 와서 나에게 필사적으로 말을 걸어서 어떻게든 제정신을 되찾아 주려고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화났던 게 아닐까하는 말을 들어서, 정말로 면목이 없었다.

여동생들한테 걱정을 끼치는 언니라니, 어쩐지 한심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그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답답하고 면목이 없다.

다이아는 그 당시의 내가 상당히 심각한 상태였으니까 기억이 누락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위로해줬지만.

그래도, 글쎄.

역시 다소나마 생각나는 것도 있어서.

그래서 이 둘이 이렇게 화를 내면 면목이 없어 쭈그러들어버린다.

또 걱정을 끼친 걸까, 하고.

힘든 생각을 하게 만들어버린 걸까, 하고.

그렇게 생각하니 욱신, 하고 옆구리가 아프다.

그것 때문에 살짝 얼굴을 찌푸려서 당황하며 표정을 수습한다.

환상통을 들키면 또 불필요하게 걱정을 끼쳐버린다.

하지만 두 사람의 눈은 속일 수가 없어서.

두 사람 다 똑같이 슬픈 듯 눈살을 찌푸리고 한숨을 내쉬었다.



"있잖아, 카난 쨩. 나도 치카 쨩도 카난 쨩을 괴롭히려고 하는 게 아니야."

"......응, 미안."

"아니, 그게 아니고...... 봐, 카난 쨩. 나도 치카 쨩도 괴로운 게 싫은 것 뿐이야. 괴로운데도, 아픈데도, 아무한테도 말 안하고 혼자 끌어안고 고통받는 게, 싫은 거야."

"그렇다니까! 그치만...... 그치만, 분하잖아. 카난 쨩, 계속 힘들어하고 있었는데, 치카, 그 사실을 눈치채지도 못하고 태평하게 있었다고 생각하면...... 분하잖아."

"치카......"

"뭘 할 수 있었는지, 그런 건 몰라. 그래도...... 조금 정도는, 뭔가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아무것도 못했어. 그게 싫었을 뿐이야. 그것 만은 알아줬으면 해."

"나도 치카 쨩도 말이야, 카난 쨩한테는 정말로 감사하고 있어. 왜냐하면, 카난 쨩이 노력해줘서, 마리 선배와 지금도 이야기할 수 있는 거잖아. 그래도...... 그 일로, 카난 쨩이 부서져버린다면, 슬플 거야."



조금 전 까지의 기세에서 벗어나 괴로운 듯 그런 말을 하는 두 사람을 보고 가슴이 답답해진다.

내가 혼자서 품고 있던 일로 이렇게나 두 사람을...... 모두를 상처입혔다고 생각하니 정말로 미안해서 괴롭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생각해주고 있었던 사실은 솔직하게 기뻐서.

어떤 얼굴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어떤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미안'하고, 쉰 목소리로 이야기할 수밖에 없어서.

그랬더니 두 사람이 더욱 슬픈 얼굴을 하니까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러자 문득 치카가 한숨을 쉬고 짝! 하고 손뼉을 쳤다.



"네,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 어쨌든 카난 쨩은 좀 더 남한테 의지하라는 걸로!"

"......응. 미아,"

"사과하는 거 금지! 그보다, 요즘 카난 쨩 너무 사과해! 그런 거 좋지 않아!"

"미, 미아......"

"그ㅡ음ㅡ지ㅡ!"

"뉘, 뉘예......"



꽉하고 양 볼을 꼬집혀서 바보같은 목소리로 대답하니 치카는 좋다! 하고 만족스럽게 웃었다.

그게 웃겨서 조금 웃으니 치카도 요우도 기쁜 듯이 웃어주었다.

그 모습에 안심하고 있으니 치카는 방긋하고 환하게 웃으며 뺨에서 손을 떼었다.



"게다가, 아까도 말했지만 오늘은 다른 이야기를 하러 온 거니까 말이야."

"그래그래, 본론은 다른 거니까."

"본론?"



그러고 보니 그런 말을 했었지하고 생각하며 되물으니 두 사람은 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나서 잠시 둘이서 얼굴을 마주본 후, 요우가 작게 끄덕이고 내 쪽을 똑바로 보았다.



"카난 쨩, 요즘 뭐라고 해야 하나...... 자기 주장 안하게 됐지?"

"어?"

"뭘 하고 싶다든가, 그런 말 전혀 안하게 됐다고 할까...... 자신의 희망이나 하고 싶은 것, 입에 담지 않는구나하고 생각했어. 모두가 좋다면 그걸로 됐어,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것도 늘었고."

"그런, 가......?"

"응. 뭐라고하면 좋을까...... 더는, 아무것도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여."

"......!"



요우의 말에 움찔한다.

그게 전해졌는지 역시나, 하고 둘의 목소리가 겹쳐졌다.

그런 두 사람에게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입을 다문다.

두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듣고 싶어한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뭐라고 설명해야할지 모르겠다.

그치만, 정말로 이제 충분한데.

마리가 죽지 않고, 내 죄를 용서해주고, 옆에 있어도 된다고 말해줬다.

마리가 죽지 않은 것도, 죄를 용서받은 것도, 곁에 있는 것도, 사실은 이루어질 수 없는 소원이었다.

이것도 저것도, 내 분수에 넘칠 정도의 행복이다.

그래서 이 이상으로 원한다면 벌 받을 것 같다.

충분하다고, 진짜로.

마리가 살고, 웃어주고, 그걸 가까이서 보는 게 가능하다.

그것 만으로도 정말로 행복하다.

그 외에는 무엇도 필요 없을 정도로.

그저, 그 뿐이다.

하지만 그런 설명을 해도 분명 두 사람은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도 알고있다.

납득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렇게 나한테 왔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멍하니 테이블의 나뭇결을 눈으로 쫓고 있으니 치카가 큰 한숨을 토했다.

슬쩍 시선을 드니 치카는 눈썹을 팔자 모양으로 하고.



"카난 쨩은, 좀 더 욕심내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한숨 섞인 말을 했다.



"치카는 말이야, 맛있는 귤이 있으면 얼마든지 먹고 싶고, 즐거운 일이 있으면 언제까지나 하고 싶어. 그게, 평범한 거 아니야?"

"그건...... 그렇, 지만......"

"그걸 참지 않으면 안 되는 경우도 있긴 한데. 예를 들면, 미토 언니 몫을 남겨야 한다든가 숙제가 끝나지 않았다든가 그런 이유로. 하지만 더 먹고 싶다, 더 놀고 싶다, 그런 마음을 억누를 필요는 없잖아?"

"그런데 카난 쨩은 그런 것까지 억누르는 것 같아. 마치 이 이상은 원하면 안된다든가,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보여. 나도 치카 쨩도 그게 굉장히 싫어."

"왜냐하면 카난 쨩 노력했잖아. 방식은 정말로, 정말로 열받지만 그래도 카난 쨩이 노력했으니까 마리 선배는 죽지 않았어. 노력한 거라고, 카난 쨩은. 그러니까 조금은 포상이 있어도 괜찮잖아?"



치카와 요우가 호소하듯 그렇게 말하지만.

하지만, 그래도.

그치만 진짜로 행복한걸.

이 이상을 바랄 수 없을 정도로 지금 나는 행복한데.

이 이상으로 또 뭘 바라야 하는 거야?

마리가 살아 있는데.

살아서, 웃어주는데.

나에게 살아있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데.

그것만으로도 행복해서 눈물이 나는데.



"모, 르겠, 어....."

"카난 쨩......"

"진짜로, 행복한걸...... 더는, 아무것도 필요없을 정도로, 행복한걸...... 이 이상으로 또 뭘 바라야 좋은지...... 모르겠어......"



토해낸 말이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게 내 본심이다.

그렇게나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죽었던 마리가 살아 있잖아?

그 이상은 없잖아.

그렇게 말하자 치카는 성난 얼굴이 되고, 요우는 슬픈 얼굴이 되었다.



"카난 쨩은, 정말로 귀찮아!"

"카난 쨩은, 좀 더 제멋대로여도 괜찮아."



화난 것 같은, 슬퍼하는 것 같은, 그런 상냥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저, 실은 굉장히 제멋대로예요."

"헤?"



드물게도 리코 쨩이 신곡의 상담을 해줬으면 한다고 해서 찾은 음악실.

리코 쨩이 즐겁게 연주하는 피아노 소리를 듣고 정말로 리코 쨩은 피아노를 좋아하는구나하며 어쩐지 편안한 기분으로 있으니 갑자기 그런 말을 해서 어리둥절했다.

멀뚱멀뚱 리코 쨩의 얼굴을 응시하고 있으니 리코 쨩은 눈썹을 내리며 곤란한 듯한 얼굴로 웃었다.

갑자기 무슨 일일까하고 고개를 갸우하니 리코 쨩은 건반 위에서 손가락을 움직여서 변덕스러운 소리를 만들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해보고 싶은 게, 하고 싶은 게, 잔뜩 있어요. 피아노도, 스쿨 아이돌도, 작곡도, 그림도 그리고 싶어요. 어쨌든 여러가지 일을 하고 싶다고 최근 생각하고 있어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 분명, 리코 쨩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감사합니다...... 그래도, 카난 선배. 제가 하고 싶은 일은 여러 사람의 도움이 없으면 할 수 없는 거예요."

"무슨 말이야?"

"저는, 별로 능숙한 타입은 아니라고 할까, 어느 쪽이냐고 묻는다면 서투른 사람이어서, 한 가지에 집중하면 다른 걸 할 수가 없게 돼요. 피아노에 집중하면 다른 게 손에 안잡히고, 스쿨 아이돌에 집중하면, 다른 것 전부가 머리 속에서 빠져나가 버려요."



딴, 하고.

어떤 음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나의 음을 깨끗하게 울리며 리코 쨩의 변덕스러운 연주가 멈춘다.

그것을 어쩐지 아쉽다고 생각하며 리코 쨩의 얼굴을 보니 리코 쨩은 역시나 곤란한 얼굴로 웃고 있었다.



"아마도 저는 한 가지에 집중하는 편이 좋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 편이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 수 있고 화가 나거나, 좌절하는 것도 거의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요."

"그건...... 어쩐지 알 것 같아. 나도 비교적 한 가지에 집중하고 싶은 타입일까하고 스스로 생각하니까."

"그렇군요."

"응."



그렇게 말하고 리코 쨩은 쿡쿡 웃으며 또 딴, 하고 건반을 울렸다.

딴, 딴, 하는 소리가 태어나 음악실 안에서 춤추고 있다.

그렇지만, 멜로디가 되지 못하고 사라져 간다.

리코 쨩은 무언가를 말하고 싶은 거라고 생각했다.

뭔가 나에게 할 말이 있으니까 불러냈구나 하고, 지금 깨달았다.

그래서 리코 쨩의 말을 기다리며 조용히 있으니 리코 쨩은 조금 주저하듯 건반을 연주하고 나서 작게 심호흡을 했다.



"여러 일을 하고 싶어도, 한 가지에 집중해버리는 성격이니 하나를 하면 하나는 멈춰야 돼요. 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그걸로 괜찮아요. 하지만, 스쿨 아이돌은 저 혼자로는 못해요.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것.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하면 치카 쨩이나 모두에게 폐를 끼치고 말지요."

"그런 거, 다들 신경 안써."

"알고 있어요. 다들,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해도 좋다고 말해주고 협력해줘요. 제 고집을 받아들여줘요. 정말로 모두 상냥하다고 생각해요."



거기까지 말하고 리코 쨩은 건반을 연주하는 손을 멈추고 올곧은 눈으로 나를 보았다.

너무나도 올곧은 눈이었기 때문에 조금 주춤해버린다.

하지만, 그런 나에게 상관않고 리코 쨩은 온화하게 웃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카난 선배도 제 고집을 언제나 들어주네요. 다이빙하러 데려다 주기도 하고, 이렇게 상담도 들어주고. 그러니까, 은혜를 갚고 싶어요."

"갚는다니......"

"으응, 지금 말투는 비겁하네요. 은혜를 갚는다니, 생색이라도 내는 것 같은 말투네요. 결국, 저는 또 카난 선배에게 고집을 말하려고 하고 있으니까."

"......무슨 말이, 하고싶은 거야?"



조심스럽게 묻자 리코 쨩은 눈썹을 팔자 모양으로 하고 활짝 웃었다.

굉장히 상냥한 얼굴로 활짝.



"저, 카난 선배가 좀 더 제멋대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헤?"

"치카 쨩네한테 들었어요. 카난 선배, 지금이 행복해서 더는 아무것도 필요 없다고 말했다고. 그걸 들으니 저, 어쩐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리코 쨩......"

"제 고집이에요. 이런 거. 하지만 저는 제멋대로니까 말하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으니까, 어떻게든 말하고 싶어서 불러냈어요."



리코 쨩은 그렇게 말하고 곤란한 듯 웃으며 조용히 내게 다가와 살며시 내 손을 잡았다.

가늘고 연약한, 그래도 강함도 느껴지는 손에 감싸져 당황한다.

그래도 리코 쨩은 웃고 있었다.

곤란한 듯, 웃고 있었다.



"카난 선배는 지금 행복의 문턱이 굉장히 낮아져버렸다고,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그것은 분명히 굉장히 힘든 마음을 해서, 괴로운 마음을 해서, 아픈 마음을 했었기 때문이겠죠."

"리코, 쨩......"

"제가 당연하다고 느끼는 것도 분명 카난 선배한테는 둘도 없는 행복이라고 느껴지는 것일까요. 그건 그거대로 굉장히 멋진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그것만으로는 굉장히 쓸쓸하니까. 제가 쓸쓸하다고 생각하니까. 그러니까 제멋대로 말할게요. 카난 선배, 더 욕심부려주세요. 더 제멋대로가 되어주세요."

"하지만...... 나는, 진짜로, 지금, 행복한데......?"



어쩐지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니 리코 쨩은 곤란한 듯 웃으며 꽉 내 손을 강하게 잡았다.

조금 망설이는 듯 시선을 방황한다.

그래도 똑바로 내 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만약에, 만약에요...... 마리 선배가 카난 선배를 사랑한다고 한다면, 어쩌시겠어요?"



그런 말을 했다.

그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상상했다.

마리가 나에게 그런 말을 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너무나 행복해서 가슴이 터질 듯이 괴로웠다.

왜냐하면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으니까.

그런데 그런 일이 일어났으면 하는 자신이 있었다.

그런 미래를 갖고 싶다고 제멋대로 말하는 자신이 마음 속에서 태어나버렸다.

......아니, 태어난 게 아니다.

사실 처음부터 마음 속에 있었다.

그냥 계속 못본 척하고 있었을 뿐이다.

계속 잊고 있었던 자신의 본심을 목격하고 가슴이 아파졌다.

마리가, 좋다.

좋아하니까, 구하고 싶었다.

좋아하니까, 죽게 내버려둘 수 없었다.

좋아하니까, 죽인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다.

그런 생각이 가슴을 조여와서, 뚝뚝 눈물이 쏟아졌다.

마리 곁에 있고 싶다.

허락된다면, 마리와 계속, 계속 함께 있고 싶다.

...... 허락된다면, 계속, 계속 함께 있고 싶다.

이런 이기적인 마음, 안된다고 생각하는데 멈출 수 없어.



"어, 째, 서...... 어째서, 이런 짓을, 하는 거야......?"



울면서, 아픈 가슴을 억누르며 리코 쨩에게 물었다.

이런 이기적인 마음, 잊은 채로 있고 싶었다.

이런 제멋대로인 자신을 발견하고 싶지 않았다.

그토록 수도 없이 마리를 죽게 만들고서도 이 마음을 버리지 못한 자신을, 발견하고 싶지 않았는데.

뚜껑을 덮고 무거운 돌을 눌러 놓은 채로 외면하던 자신이 리코 쨩에게 폭로되어서 괴롭다.

무심코 새어나온 질문은 비난의 색을 진하게 띠고 있었다.

리코 쨩은 굉장히 미안하다는 듯 눈꼬리를 내리고 있었다.

그래도, 눈은 올곧은 그대로였다.



"제 고집이에요...... 카난 선배의 그 마음, 뚜껑을 닫은 채로 있는 걸 원하지 않았어요. 제대로 원해주었으면 했어요. 그 뿐이에요."

"왜, 냐, 고...... 이런 거, 용서받을 수, 없는 건데...... 바라면, 안되는, 건데......!"

"카난 선배."



흘러 넘치는 눈물을 훔치며 그렇게 말하니 리코 쨩이 부드럽게 나를 불렀다.

보기 흉하게 흐느끼며 리코 쨩을 보니 리코 쨩은 상냥하게 웃고 있었다.

어째서 그런 상냥한 얼굴을 하고 있는지 몰라 고개를 흔드니 리코 쨩은 탁탁 상냥하게 등을 두드려줬다.



"치카 쨩이랑 요우 쨩한테서 온 전언이에요...... 나도, 같은 말을 하고 싶어. 카난 선배의 그 마음, 소중히 해주세요."

"하, 지만......!"

"카난 선배의 그런 마음을 용서하지 않을 정도로 마리 선배는 못된 사람이 아니에요. 그건 카난 선배가 제일 잘 알고 있잖아요? 분명히 괜찮을 거예요."

"읏......으으, 읏......!"

"리코 쨩, 어떻게 됐어......어, 와악!? 카난 쨩 울잖아!? 왜 그래!?"

"자, 잠깐 기다려, 리코 쨩,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에엑!?"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난 직후 치카와 요우의 목소리가 날아들어왔다.

소리가 나는 쪽을 보니 치카도 요우도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허둥지둥하고 있다.

그런 두 사람에게 리코 쨩은 쓴웃음을 보이며 '미안해, 울려버렸네.'하고 미안한 듯 말했다.

그러자 두 사람은 어딘가 납득을 했다는 듯 웃으며 뛰어들 듯이 내게 안겨왔다.



"진짜~! 왜 우는 거야, 카난 쨩!"

"울 것까지는 없잖아! 괜찮아, 나도 리코 쨩도 치카 쨩도 응원할 거니까ㅡ!"

"맞아요, 카난 선배, 그러니까, 괜찮다니까요."



세 명이 그렇게 말해줘서 기쁜 건지 괴로운 건지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나는 잠시간 엉엉 소리를 높여 울었다.





있잖아, 괜찮은 걸까?

나, 마리한테 좋아한다고 전해도 괜찮을까?






"무슨 일이야? 갑자기 불러내고."



밤, 부두에서 마리가 부드럽게 웃으며 그렇게 물었다.

그것을 멍하니 보며 생각한다.

치카와 요우와 리코 쨩에게 등을 밀려 그 기세 그대로 부두에서 손전등을 흔들었다.

이런 걸 해도 괜찮은 건지 아직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이걸로 충분했으니까.

마리가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우고있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을 텐데.

그런데, 잊었을 터였던, 보고도 못 본 척하고 있었던 마음과 마주하니 가만히 있을 수 없게 됐다.

전하고 싶다고, 그렇게 생각해버렸다.

하지만, 이렇게 마리 앞에 서니 마음이 흔들리고 있었다.

말하고 싶다, 하지만, 말하고 싶지 않다.

모순된 기분이 빙글빙글 소용돌이쳐서 말이 나오질 않는다.

한 때의 기세로 마음을 전하고, 그렇게 해서 만약에 지금의 평화가 무너져 버린다면?

함께할 수 있는 지금이 소리를 내며 무너져내린다면?

그렇게 생각하니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무서워서 말이 목에 걸려버린다.

거절당하는 것 뿐이라면 괜찮다.

쓰지만, 아프지만, 마리가 없어져버리는 건 아니니까 괜찮다.

하지만 만약에 그 때처럼.

내가 감기에 걸린 걸로 마리가 죽을 운명이 되어버렸을 때처럼 엉뚱한 계기로 또 마리의 운명이 비틀려버린다면?

그런 거, 더는, 견딜 수 없다.

그렇게 생각하니 주저하게 된다.

하지만, 그래도, 말하지 않는 게 더 괴롭다.

마주한 것만으로도 억누르던 마음이 부풀어 오르고 말았다.

그래서 조용히 있는 것도 괴로워서.

불러낸 주제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꼼짝도 못하고 있다.

그러자 갑자기 마리가 작게 한숨을 토했다.

흠칫하고 어깨가 마음대로 튀어오른다.

조심스레 얼굴을 드니 마리는 외로운 얼굴로 웃고 있다.

그게 내 가슴을 죄어왔다.

아니야, 아니야, 마리를 슬프게하고 싶은 게, 아니야.

그게 아닌데,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

그런 나를 보고 마리는 쓸쓸한 얼굴로 천천히 내게 다가와 꼭하고 내 손을 양손으로 감싸듯이 잡았다.



"있잖아, 카난...... 나, 최근 생각해. 카난이 멀리 있는 것만 같다고."

"읏, 에......?"

"카난이 나를 볼 때 말이야, 카난, 굉장히 먼 곳을 보는 것 같은 눈을 해. 손에 닿지 않는 걸 보는 것 같이."



알고 있어? 라고 말해서 심하게 당황한다.

그런 눈을 하고 있는 자각 같은 거 있을 리가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내 감정을 되돌아 보면 마리가 하는 말이 그렇게 틀린 것 같지도 않았다.

마리에게 용서받고 나서도 나는 '마리를 죽였다는' 사실이, 그 때의 일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살아있다.

그렇게 생각할 때는, 지금 여기에 마리가 있다는 게 기쁘다고, 그렇게 생각했지만.

그러니까 더욱...... 마리에게 다가갈 수 없었다.

손을 뻗는 게 무서웠다.

또다시 죽이고마는 게 아닐까하고 그런 생각만 들어 움직일 수 없었다.

그런 나를 마리는 간파하고 있었던 것일까.

그렇다고 한다면, 마리는 그걸 어떻게 생각했을까.

그런 생각을 하니 마리는 쓸쓸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나는 카난 곁에 있을 거야.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떠나지 않을 거라고, 그렇게 정했어. 그래도, 그게 카난한테 부담이 되는 걸까하고, 조금 불안해져. 카난은...... 카난은 아직도 그 반복되는 이틀 간에 갇혀있는 게 아닐까, 하고."

"마, 리......"

"내가 곁에 있는 걸로 카난이 괴롭다면, 곁에 있는 게 안 좋은 걸까. 내가 곁에 있으면 싫어도 그 이틀 간을 떠올려버려서 괴로운 걸까. 그런 걸, 생각하고 말아. 있잖아, 카난. 내가 곁에 있으면, 괴로워?"



그렇게 말한 마리의 눈은 굉장히 쓸쓸해 보였다.

그게 답답하고 괴로워서 가슴이 아프다.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이 슬퍼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되어서.

꼬옥 하고.

아플 정도로 꼬옥 하고 마리를 껴안았다.

움찔하고 마리가 어깨를 떤다.



"카, 난......? 왜, 그래?"



당황한 듯 마리가 목소리를 떤다.

말해야 한다.

내가 마리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어떤 마음을 가졌는지, 분명하게 전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는데 좀처럼 말이 나오지 않아서.

그래도 어떻게든 목을 쥐어짰다.



"좋아, 해......"

"뭐......?"

"마리, 를......좋아, 한다고......!"



짜낸 목소리는 한심하게 쉬어있었다.

그래도 목소리를 내니 이번에는 멈출 수가 없었다.



"마리가, 좋아...... 계속, 계속 예전부터, 계속......! 하지만, 나는 마리를 죽였으니까......말할 수, 없었어......!"

"카난......"

"마리가 살아 있다면...... 그걸로 됐다고, 이제, 아무것도 필요없다고...... 바라면 안된다고, 그렇게, 생각했어......! 하지만, 하지만...... 이, 마음을, 버릴 수 없어서......! 미안, 해...... 미안, 마리......좋아해서, 미안...... 미안해......!"

"카난, 왜 사과하는 거야?"

"나, 마리를 죽였는, 데...... 계속 좋아해서, 미안...... 떨어질, 수 없어서, 미안...... 미안, 해......!"



이제 뭘 말하는지도 몰랐다.

모르겠지만 어쨌든 마리가 슬퍼하지 않았으면 했다.

마리를 상처입히려고 했던 건 아니었다고 전하고 싶었다.

그랬더니.



"......바보구나."



마리가 울먹이며 그렇게 말했다.

상냥한 목소리로, 부드럽게.

동시에 꼬옥하고 되안아왔다.

아플 정도로 강하게, 강하게.



"바보 카난(バカナン). 그런, 생각하고 있었어? 정말로, 바보라니까."

"마, 리.....?"

"전에도 말했잖아? 카난이 있어줬으니까, 발버둥쳐줬으니까, 나는 지금 여기에 있는 거라고. 카난이 나를 죽인 게 아니고, 카난이 나를 구해준 거야. 카난이 책임을 느껴야하는 건 하나도 없어."

"하, 지만......!"

"게다가 어째서 사과하는 거야? 카난이 좋아한다고 말해줘서, 이렇게나 생각해줘서, 나는 행복한데. 사과할 건 하나도 없잖아. 오히려 내가 고맙다고 할게, 카난. 고마워, 생각해줘서, 좋아해줘서...... 정말로, 고마워."



마리가 조용히 몸을 떼었다.

마리는 눈에 눈물을 가득 머금은 채로 웃고 있었다.

진심으로 행복한 얼굴로 웃고 있었다.

그것을 보니 눈물이 계속 흘러넘쳐서, 멈출 수 없었다.

이렇게 행복하게 웃는 마리를 보는 건 처음이어서, 그게 기쁘고 괴로워서,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그랬더니 마리는 탁하고 이마를 맞부딪쳤다.

뚝하고 눈물을 흘리며, 꽃이 피는 듯이 웃었다.



"나도, 정말 좋아, 카난. 서투르고 고집쟁이지만, 바보처럼 상냥한 카난이, 계속, 계속 예전부터, 정말 좋았어."



그렇게 말하고, 닿기만 할 뿐인 키스를 주었다.

상냥하고 상냥해서, 가슴이 괴로울 정도로, 호흡이 멈출 정도로, 따뜻한 키스.

놀라서 마리를 보니 마리는 뺨을 붉히며 수줍게 웃었다.



"저기, 카난, 약속해줄래?"

"약, 속......?"

"응...... 계속, 함께 하자? 괴로운 일도 슬픈 일도 전부 나누고, 즐거운 일, 기쁜 일 많이 많이 하자? 앞으로도 계속."

"괘, 괜찮, 아......? 나, 마리를......"

"No, 그 이상은 말하면 안돼...... 나는 카난이랑 계속 함께 하고 싶어. 내가 듣고 싶은 건 지금까지에 대한 것, 과거에 대한 것이 아니고, 미래에 대한 것. 카난이 웃으며 살아가는 미래에 대한 게 듣고 싶어. 응? 카난, 가르쳐줄래?"



상냥하게 웃으며 마리가 그렇게 말했다.

그 목소리가 상냥해서, 너무나도 상냥해서 참을 수 없었다.



"나, 는......"

"응. 뭐야, 카난?"

"나, 는...... 마리랑, 함께, 하고 싶어...... 계속, 계속, 함께, 하고 싶어......!"



마음 속 가장 순수한 생각이 멋대로 입에서 흘러나왔다.

마치 뗑깡부리는 아이처럼 어리고 서투른, 있는 그대로의 마음.

그것을 마리는 웃으며 듣고 행복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떨어지게 두지 않을 거야."



그렇게 말하고 다시 강하게 안아왔다.

그 순간 가슴 속에 계속 남아 있던 마지막 죄책감이 녹아 없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대신 내 가슴속에는 흘러넘칠 정도의 행복함이 가득 차올랐다.

강하게, 강하게 마리를 끌어안고 울었다.

목소리도 시들시들했지만, 울었다.






가슴에 묻어두었던 죄책감이라는 이름의 탄환.

평생 그대로일 거라고 생각했던 죄책감은, 마리의 상냥한 손에 의해 흔적도 없이 지워져서 사라졌다.







오랜만에 긴거 하나 잡아서 3주 정도 만에 끝냈네

번역하는 중에 핫산 떡밥도 좀 나왔었는데

나는 그냥 이걸로 여가 보내는 거라서 애초에 소설같은 텍스트를 좋아하기도 하고

그냥 일 끝나고 키보드 잡고 재밌는 거 번역하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짐

솔직히 돈 나오는 것도 아니고 글쓰기나 번역이 내 경력에 도움되는 일도 아닌데

하면서 재미를 느끼는 거 보면 내가 러브라이브 선샤인을 좋아하긴 하는 것 같아

일본어 공부도 되는 것 같고... 나중에 일본어 공부할 생각 있으면 한번 해봐

글에 자주 쓰이는 한자는 얼추 알게되는 것 같다


그건 그렇고 카나마리 다이마리 다이카난 3학년 쓰까 아무거나 상관 없으니 미번역 띵작있으면 추천좀 해줘

개인적으로 다이마리가 저 중에서 제일 좋다 아는 거 있으면 꼭 좀 부탁ㅎ

ㅇㅇ 저 나중에 몰아보려고 안봤는데 이게 마지막화에여?? 번역 감사합니다 211.178.*.* 2018.07.15 15:56:01
캉캉미캉 2018.07.15 16:08:58
애플이쓴모든화이트픽셀 내가 정신이 없어 완을 안썼구나 수정할게ㅎ; 2018.07.15 16:11:20
루퍼 와 씹 수고했다 진짜 재밌게 읽었어 - 4센은 요싴이의 것 2018.07.15 16:18:56
ㅎㅅㄷ 완결 수고 2018.07.15 17:16:50
lifemasters 이거 진짜 재밌게 봤어요 감사합니다 - dc App 2018.07.15 17:32:01
컁리코 재밌게봤슴다..! 2018.07.15 17:56:08
카난마츠우라 띵작 번역 리얼리 땡큐합니다 - dc App 2018.07.15 17:59:51
SDS 2018.07.15 18:13:39
기랑즈라 띵작이다....핫산님 땡큐 - dc App 2018.07.15 20:19:10
Myosotis 2018.07.15 21:37:57
Myosotis 초장편 고생했어ㅅㅅ 일러는 오히려 마지막에 보니깐 소름 돋아서 괜찬은듯 2018.07.15 21:39:39
ㅇㅇ 번역 고마워요. 121.142.*.* 2018.07.16 00:07:12
코바야시아이카 개띵작이였다.. 몰아서 한번더읽어야지.. 고생했습니다 고맙습니다 2018.07.16 00:35:21
파란거북 해피엔딩이라 다행이다 번역 수고했어 2018.07.16 00:35:29
ㅇㅇ 2018.07.16 01:22:30
ㅇㅇ 잘 읽을게요 2018.07.16 01:22:34
귤맛의상냥함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번영감사합니다 잘읽었어유ㅠㅠㅠㅠ 2018.07.17 21:5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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