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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ss번역) Bullet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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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쓴모든화이트픽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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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gall.dcinside.com/sunshine/1885040
  • 2018-07-03 13:21:53

원본 pixiv: https://www.pixiv.net/series.php?id=746511


1. 2016년 9월에 1화가 올라온 작품으로 지금이랑 설정이 다를 수 있음.

2. 전 16화 초장편

3. 작품 특성상 사망 묘사 나옴

4. 오, 의역 있을 수 있음 지적 대환영

5. 여름 휴가철 전에 완결하고 싶다.





"생각, 났다고...?"

"네... 생각났어요..."



심한 두통의 여운에 어지러워하면서도 어떻게든 그것만은 말한다.

방심하면 쓰러져버릴 정도로 맥이 풀려있었다.

요시코 양과 루비가 받쳐주지 않으면 앉아있는 것조차 힘들 정도다.

그렇지만 지금은 쓰러져 있을 때가 아니다.

기억났으니까.

전부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중요한 것은 기억났으니까.

반복되는 이틀.

무너져내리는 친구.

제정신이 아닌데 그것을 깨닫지도 못한 힘 없는 눈을 한 카난 양.

제정신이 아니라고 지적하며 몰아붙이니 반쯤 광란한 상태로 새된 소리로 소리를 지르고 그대로 과호흡 발작으로 의식을 잃은 카난 양의 모습을.

그리고.



'다이아!!'



나를 들이받은 마리 양.

나만을 구하고 자신은 차에 치여 날아간 마리 양.

바닥에 내던져져 손발도 엉뚱한 방향으로 꺾이고 머리에서도 심하게 피를 흘리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토혈을 반복한 마리 양의 모습을.

그렇게 심각한 모습인데도 나만을 걱정하는 그녀의 모습을.



'...다, 이아...... 안, 다......쳤, 어.......?'



피를 토하며 너덜너덜한 모습인데도 나를 보며 웃은 그녀의 모습을.

그리고.



'다이, 아, 가...... 안, 다쳐... 서... 다, 행......'



내가 무사함을 확인하고 기쁜듯이 웃으며 숨을 거둔 마리 양의 모습.

그 때의 절망.

전부, 다 생각났다.

어째서 잊고 있었는지 스스로도 신기할 정도다.

굳게 닫혀있던 기억의 문이 때려 부수어진, 그런 느낌.

덕분에 아직도 머리는 욱신거리지만.

겨우, 알았다.

카난 양이 그렇게나 남을 멀리하는 이유.

마리 양을 필사적으로 멀리하는 이유.

그리고...... 내가 왜 카난 양한테 물어보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꼈는지도, 모두.

...카난 양.

당신은 도대체 몇 번이나 마리 양의 죽음을 본 건가요.

수십 번, 마리 양을 구하지 못해 절망했나요.

수백 번, 구하지 못한 자신을 자책했나요.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얼어붙는 것만 같았다.

그 고통을, 눈 앞에서 마리 양을 잃는 절망을, 당신은 대체 얼만큼이나...!



"미치지 않은 게 기적입니다, 이건..."



무심코 흘러나온 말은 쉬어 있었다.

루비와 요시코가 걱정스레 나를 들여다보고 있지만 그 쪽에 신경을 돌릴 여유도 없었다.

되살아난 마리 양을 잃었을 때의 절망과, 그 절망과 계속해서 마주한 카난 양의 고통을 생각하면 이 자리에서 통곡하고 싶을 정도였다.

나는 요시코 양의 이야기를 머리 속에서 부정했다.

장난친다, 이런 때 장난을 치다니 믿을 수 없다고 곧바로 단정지었다.

비현실적인 이야기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비현실적인 이야기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당연하다는 듯 나는 그렇게 단정했다.

아니다, 그런 논리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요시코 양의 이야기를 믿으려고도 하지 않았던 이유는 그런 논리적인 이유는 아니었다는 것을, 기억이 돌아온 지금은 알 수 있다.

나는, 이 기억이 돌아오는 것이 두려워 요시코 양의 이야기를 머리 속에서 부정해버렸던 것이다.

이 절망을 떠올리고 싶지 않아서, 잊은 채로 살아가고 싶어서, 그래서 그 기억을 자극하는 요시코 양의 이야기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럴 생각은 없었다고는 하지만 제정신이 아닌 카난 양을 더욱 몰아붙인 자신을,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

카난 양이 자신의 목숨을 내버리는 것 같은 엉터리 결론을 내고 그것을 실행해버린 것은... 그렇게 만들어버린 것은 내가 몰아붙인 탓이니까.

절벽 가장자리까지 몰려있던 카난 양을 밀어 떨어뜨린 것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알고 싶지 않아서 무의식적으로 거부한 것이다.

그렇다니, 이 얼마나 제멋대로인가.

이 얼마나 자기중심적인가.

그래놓고는 두 사람을 구하고 싶다니, 염치가 없어서 눈물이 다 난다.

자기 죄와 마주볼 생각도 않고, 구하고 싶다니.

한심한 것도 정도가 있다.

자신이 너무 한심해서 적당한 날붙이라도 있으면 배를 갈라버리고 싶을 정도다.

하지만 그런 짓을 할 때가 아니다.

카난 양을 몰아붙여 그렇게나 비장한 결론을 내게 하여 하마터면 죽일 뻔한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

카난 양을 구해야 한다.

어떤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그러지 못한다면, 무슨 낯짝으로 카난 양과 마리 양의 친우라고 지껄일 수 있겠는가.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사태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생각하고 얼굴을 든다.

아래를 바라볼 틈이 없다.



"요시코, 양..."

"ㅇ, 왜...? 그보다, 괜찮은 거 맞아...? 안색이 심각한데... 역시 구급차 부르는 편이..."

"필요없어요... 솔직히 말하면, 아직 두통이 있고 혼란하기도 하지만... 곧 안정될 거예요."

"저, 정말로...? 언니, 무리하는 거 아니야...?"

"괜찮다, 고는 단언할 수 없지만... 그래도 병원 신세를 져야만할 정도는 아닙니다. 안심하세요, 루비."



걱정하는 두 사람을 보며 웃는다.

정말로, 두 사람에게는 감사를 표해야만 한다.

내 눈을 뜨게 해줬으니까.

특히... 요시코 양한테는.

카난 양이 지금까지 미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요시코 양이 옆에 있어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오로지 혼자 시간역행을 깨닫고 계속 카난 양 옆을 지켜준 요시코 양이 있었기 때문에, 카난 양은 버틸 수 있었다.

...요시코 양도 상당히 괴로웠을 텐데.

괴로워하고, 상처입고, 고민하고, 그래도 끝내 꺾이지 않고 계속 카난 양과 마주해주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이번에는 내 차례다.



"요시코 양, 힘든 이야기를 몇 번이고 하게 만드는 저를, 부디 용서해주세요. 한 번 더, 처음부터 말해주실 수 있으시겠어요?"

"조, 좋아, 근데... 정말로 괜찮지? 다이아 선배, 괜찮은 거 맞지?"

"괜찮아요. 약간 몸은 힘들지만, 이런 거 자고나면 낫습니다. 그보다 기억이 돌아온 지금, 당신이 봐왔던 카난 양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고 싶어요. 제대로 듣고... 카난 양을 구할 방법을 생각하고 싶어요."

"다이아 선배..."

"언니..."

"부탁합니다, 요시코 양."

"...알았어. 하지만, 부탁이야. 정말로 힘들면 말해. 무리하지 마. 제대로... 제대로, 의지해 줘. 나는... 나는 더는, 누군가가 그런 식으로 무너져내리는 거, 보고 싶지 않으니까..."

"네, 알고 있습니다."



괴로운 듯이 말하는 요시코 양에게 명확하게 그렇게 대답한다.

요시코 양을 슬프게 만들 짓을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누군가를 위해 이렇게까지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정말 어쩔 도리가 없을 정도로 상냥한 아이를 슬프게 만들 생각은 없다.

이 이상으로 누군가를 상처입히는 건 사양이다.

그 마음이 전해졌는지 요시코 양이 안심하며 웃었다.



요시코 양의 두 번째 이야기가 끝나고 나서 나는 가슴이 조여오는 것만 같았다.

요시코 양 이외에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시간역행.

카난 양의 외로운 싸움.

운명의 결투라고 해도 좋을지 모를, 너무나도 가혹하기 그지없는 싸움.

하물며 카난 양에게 마리 양은 특별한 사람이다.

특별하고, 중요하고, 소중해서 어쩔 줄 모르는 사람.

나조차도, 겨우 두 번밖에 마리 양의 죽음을 보지 못한 나조차도 일어서지도 못할 정도의 절망을 맛보았는데.

특별하고 중요하고 소중한 마리 양을 눈 앞에서 잃는 것은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겠지.

그래도, 소중하니까 포기하지도 못하고.

포기하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과거로 돌아가기를 계속했다.

그렇게 반복하면서 커져만 갔던 죄책감.

그 죄책감의 크기는 카난 양을 과거로 이끌었던 도구의 모양과 사용법에서도 읽을 수 있다.

......권총으로 머리를 쏜다니.

그야말로 자살과 같은 행위가 과거로 가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은 상식을 넘어섰다.

미래의 카난 양은 도대체 얼마나 자신을 자책하고, 증오하고, 원망했던 것일까.

그리고 그런 행위를 반복한 카난 양도 상식을 넘어선 것은 마찬가지다.

자신의 머리를 쏘는 것에 주저함도 없었다니.



"정말로... 얼마나 궁지에 몰려있었던 겁니까......"

"다이아 선배..."



혼자서 안고 가기에는 너무나 무겁다.

그런 것을 품고, 계속 싸우고 있었다는 것인가.

이 얼마나 무모한 짓인가.

그런 걸 혼자서 품을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래서 요시코 양이 내민 손을 잡은 것이다.

너무나도 힘드니까, 괴로우니까.

남에게 의지하는 게 서툰 카난 양이 체면불고하고 요시코 양에게 의지할 정도로.

하지만, 카난 양은 요시코 양에게 의지하는 것도 도중에 멈추고 말았다.

아마도 요시코 양을 괴롭게 만드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겠지.

말려들게 해버렸다고, 분명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요시코 양의 손을 떨쳐냈다.

혼자서 품으려고 애써 잡았던 그 손을 놓았다.

...참을 수 없었던 것이겠지.

마리 양도 구하지 못하고 있는데 요시코 양까지 괴롭히고 마는 그 상황을.

그래서, 손을 놓았다.

그 행동으로 자신이 얼만큼이나 몰아붙여질지, 분명 알고 있었을 터인데.

그리고.

어째서 나나 마리 양한테 말하지 않았던 것일까.

우리에게 상담하지 않았던 것일까.

그 이유도 어쩐지 상상이 됐다.

이런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를 우리가 믿을 까닭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도 있었을 테지만.

그것보다도 더 큰 이유는 역시 죄책감 때문이겠지.

마리 양이 죽은 날.

그 날, 카난 양은 열이 나서 드러누웠다.

그 문병을 가던 도중에, 사고를 당했다.

분명, 카난 양은 이렇게 생각했겠지.

'자신이 드러눕지만 않았으면, 마리 양은 죽지 않을 수 있었는데.' 하고.

그러니까, 말할 수 없었던 것이다.

자기 때문에 마리 양이 죽을 거라고, 우리에게 말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 죄책감을 품은 채로 몇 번이고 마리 양을 구하지 못한 카난 양은 더욱 더 죄책감을 쌓아올려갔다.

자기 때문에 마리 양이 죽었다.

자기가 구하지 못했기 때문에, 마리 양을 몇 번이고 죽게 만들었다.

그런 생각이 카난 양의 죄책감을 터무니없을 정도로 키워버렸다.

그 결과가, 왼쪽 옆구리의 환상통.

나나 마리 양과 같이 있으면 환상통이 심해지는 것은 애초에 카난 양의 죄책감의 뿌리에 우리가 있기 때문이다.

카난 양의 죄책감이, 자신을 용서할 수 없는 그 마음이, 환상통의 정체다.

특히 마리 양은 카난 양에게 있어 '몇 번이고 죽게 만든 소중한 사람'이다.

기절할 정도의 고통이 찾아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렇다면 해야할 일은 하나밖에 없다.

카난 양의 죄책감을 없애는 것.

그것만이 카난 양을 고통에서 해방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수단이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는...



"...마리 양이, 떠올려 주실 수밖에 없겠네요."

"하, 하지만... 자신이 죽었을 때의 기억을 떠올린다면... 마리, 어떻게 되어버릴지..."

"그렇죠. 최악의 경우, 마리 양은 정신적으로 죽어버릴지도 모릅니다."

"...!"



요시코 양의 표정이 굳어진다.

루비도 울상을 하고 있다.

나도 무섭다.

카난 양이 필사적으로 구한 마리 양을 최악의 경우 정신적으로 죽여버릴지도 모른다.

그런 짓, 두려워서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런 짓을 한다면 카난 양은 정말로 부서질 것이다.

나도, 이대로는 있을 수 없게 된다.

...하지만.



"...하지만, 지금 상태 그대로 두면, 조만간 두 사람 모두 없어져버릴 겁니다."

"뭐...?"

"어, 언니... 그, 그게 무슨, 말이야...?"

"말 그대로예요... 이 상태가 계속된다면, 조만간 두 사람 모두 한계가 옵니다... 특히 카난 양은 환상통과 죄책감으로 인해 이미 한계가 가까워요. 이대로 둔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쇠약해져서... 죽고, 말겠지요."

"!!"

"만약 그렇게 된다면, 마리 양은 부서져버립니다... 그 정도로 마리 양에게 있어 카난 양은 소중한 사람이에요... 카난 양을 위해 이사장이 되어서까지 우치우라로 돌아올 정도니까요."

"분, 분명히, 그렇긴, 한데..."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된다면 두 사람 모두 사라져버려요. 마리 양이 기억을 되찾고, 그 기억에 견디지 못하더라도 결과는 같겠지요. 그렇다면... 저는 가능성이 있는 쪽에 걸겠습니다."



불리한 내기다.

실패하면 마리 양도, 카난 양도 잃고 만다.

하지만, 이대로 있는다 하더라도 나는 두 사람을 모두 잃는다.

그렇게 되면, 나 뿐만 아니라 요시코 양이나 루비, Aqours 멤버 모두가 불필요한 죄책감에 평생 괴로워하게 된다.

누구를 탓하지도 못하고, 평생을.

가장 최악인 것은 그렇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내기를 건다.

그 대신 책임은 내가 지겠다.

어떤 결과든, 내가 책임을 진다.

카난 양을 몰아붙인 것은 나이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다.

어떤 결과가 됐든 간에, 내가 받아주겠다.

각오는...... 됐다.



"제가, 마리 양의 기억을 되돌려 보겠습니다."

"하지만... 그래서는 다이아 선배가!"

"다른 누구도 아닌, 제 친우들입니다. 다른 사람한테 맡기는 건 싫어요. 이것만큼은 누구한테도 양보 못 합니다."

"언니..."

"만약의 이야기도 하지 않겠습니다. 그런 약한 마음으로 두 사람을 구할 수 있을 리가 없어요. 그러니까... 당신들은 지켜봐주세요. 제가, 마리 양의 기억을 '무사히' 되돌려 놓는 모습을."



허세도 이 정도쯤 되면 우스꽝스러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말의 힘이라는 게 있다.

좋지 못한 것을 입에 담으면 좋지 못한 것을 끌어당긴다.

그러니까, 약한 소리는 하지 않는다.

각오는 됐지만, 최악의 사태가 일어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추태는 보이지 않는다.

반드시 마리 양을 부수는 일 없이, 기억을 되돌려 보이겠다.



"그리고... 마리 양이 그렇게 약할 리가 없으니까요."



이사장이 되는 것 같은 터무니없는 짓을 저지르는 마리 양이 고작 기억 정도에 무너질 리가 없다.

그렇게 믿고, 나는 내가 해야할 일을 다할 뿐이다.

캉캉미캉 2018.07.03 13:33:26
코바야시아이카 2018.07.03 13:42:29
kanan 광광우러따 2018.07.03 14:14:40
Myosotis 결말이 궁금하다 2018.07.03 14:52:42
코바야시아이카 선생님 많이바쁘십니까 다음편이 보고싶습니다 흑흑 2018.07.06 16:4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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