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라이브 선샤인 마이너 갤러리 저장소

제 목
일반 ss번역) Bullet - 7
글쓴이
애플이쓴모든화이트픽셀
추천
20
댓글
5
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1880039
  • 2018-06-30 06:56:38

원본 pixiv: https://www.pixiv.net/series.php?id=746511


1. 2016년 9월에 1화가 올라온 작품으로 지금이랑 설정이 다를 수 있음.

2. 전 16화 초장편

3. 작품 특성상 사망 묘사 나옴

4. 오, 의역 있을 수 있음 지적 대환영

5. 여름 휴가철 전에 완결하고 싶다.






요하네가 내게서 휴대폰을 빼앗아 당황한듯 소리를 지르며 잠시간 통화를 한 후에 갑자기 부실을 뛰쳐나가서 무슨 일인가 하고 쫓아갔다.

좋지 않은 예감은 들었지만 그건 요하네의 행동이 이상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발이 빠른 요하네를 따라잡지 못하면서도 어떻게든 달리고 있으니 요하네가 갑자기 멈춰서서 듣는 사람이 울고싶어지는 목소리로 무언가를 울부짖었다.

겨우 따라잡았다고 생각한 순간 요하네가 왜 울부짖었는지 이해하고 나는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무너져내렸다.

땅에 카난이 누워있었다.

아니, 누워있다는 식으로 부드럽게 표현할 수 없는 상태였다.

나뒹굴고 있다고 표현하는 게 맞는 것 같은 그런 상태다.

왼팔과 왼다리가 있을 수 없는 방향으로 구부러져 있고 피부와 살을 찢고 흰 무언가가 튀어나와 있다.

머리에서 피가 줄줄 흐르고 있고 몸이 망가진 장난감처럼 움찔움찔 경련하고 있다.

그 경련에 질질 끌리는 듯한 기침을 하고는 쿨럭하고 입엣어 검붉은 덩어리를 토해내는 카난의 눈은 떠진 상태였지만 공허하고 빛을 잃은 채였다.

한눈에 봐도 카난이 심각한 상태인 것을 이해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

너무나도 비현실적인 광경에 한순간에 살아가는 기력을 송두리째 빼앗긴 착각이 들었다.

근처에 범퍼가 움푹 들어간 차가 멈춰있었다.

그 차의 운전자로 보이는 남성이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카난을 보고 있었다.

교통사고.

마비된 것 같은 머리에서 그런 단어가 떠오른다.

그 단어의 의미를 겨우 이해할 즈음에 뒤에서 비명처럼 카난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느릿느릿 되돌아 보니 새파란 얼굴을 한 다이아가 있었다.

그 뒤로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정신을 차리니 수술 중이라고 쓰여진 램프를 주시하면서 요하네와 다이아가 내 등을 문지르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수술실의 문이 열렸다.

들것에 실려 나온 카난은 붕대투성이의 몸에 새파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의사가 심각한 표정으로 목숨은 건졌지만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늘 밤을 넘기지 못하면 카난은 두번 다시 눈을 뜰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오늘 밤이 고비다.

그런 말을 멍하니 듣고 있었다.





언제부터였으까.

기억도 못하고 계기조차 모를 정도로 자연스럽게 나는 카난을 특별하게 여겼다.

카난이 웃으면 기쁘다.

카난이 슬퍼하면 나도 슬프다.

다이아에 대해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지만 그것과는 다른 온도를 가진 그 마음이 사랑이라는 것을 알게된 것은 언제였을까.

분명 그 결정적인 엇갈림으로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잠시 유학을 떠났을 무렵이었을 것이다.

깨달은 순간에 끝나버린 사랑이었다.

그 때는 카난의 마음을 전혀 알 수 없었고, 무엇보다도 물리적으로 너무나 멀었다.

맺어진다는 희망은 눈꼽만큼도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그래도 포기를 잘 못하는 나는 그 연심을 버리지 않고 발버둥쳤다.

반드시 카난의 곁으로 돌아간다.

돌려보낼 수도 없을 정도로 해주겠다.

나는 카난 곁에 있고 싶다. 그것이 내가 가장 원하는 것.

그렇게 결의하고 터무니없다는 소리를 주위로부터 들으면서도 필사적으로 공부에 몰두했다.

그리하여 유학 중에 고등학교 졸업에서부터 박사 학위까지 따고 그 자격과 부모의 힘을 무기로 해서 우라죠의 이사장실의 의자를 차지했다.

그렇게 카난 곁에 되돌아가고 다이아의 도움 덕에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2년 분의 틈새와 엇갈림을 간신히 메웠다.

간신히, 간신히 카난을 되돌아보게 할 수 있겠다며 분발했던 찰나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

신은 나와 카난이 맺어지는 게 어지간히도 마음에 안드는가 보다.

아니, 분명 내가 카난을 마음에 둔 게 싫은 것이다.

그렇다면 내 잘못이었다.

내가 카난을 좋아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

내 억지 때문에.

하지만 그렇게 생각해도 이 마음은 사라져주질 않는다.

어쩌면 좋아?

억지스러운 나는 카난을 생각하는 것조차 그만두지 못한다.

하지만, 만약 내가 카난을 괴롭게하는 것이라면?

나는 이 마음을 버릴 수 있을까?






1주일 동안 카난은 혼수상태에 빠져있었다.

도중에 몇 번이나 위험한 상태가 되어서 다시는 눈을 뜨지 못할까 불안했다.

그래도 카난은 살아나주었다.

살아남아주었다.

즉사해도 이상하지 않았는데.

그래서, 정말로 기뻤다.

혼수상태였던 카난이 눈꺼풀을 떨면서 눈을 떴을 때.

그 눈으로 나를 보았을 때.

정말 기쁘고 기뻤기 때문에 눈치채지 못하고 말았다.

조용히 눈물을 흘리는 카난의 눈에, 절망이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하아, 하고 무거운 한숨이 학생회실에 울려퍼진다.

나혼자 한숨을 쉰 줄 알았는데 눈 앞의 다이아도 동시에 한숨을 내쉬어서 무게가 2배가 되어서 공기가 더더욱 무거워진 것 같았다.

자기도 한숨을 내쉰 주제에 턱없이 다이아의 한숨 때문에 애가 탄다는 듯 다이아를 노려보니 다이아는 뜻밖이라는 표정으로 눈살을 찌푸렸다.

뭐, 당연한 reaction이구만.



"마리 양도 한숨 쉬었을 텐데, 그 눈은 뭡니까?"

"화풀이야."

"성가시네요."

"...sorry, 약간 지쳐서."

"아뇨... 저도 똑같아요. 마리 양한테 화내는 건 아닌데 심한 말을 해버렸군요."



다이아는 이마에 손을 대고 고개를 저었다.

다이아도 다이아 나름대로 상당히 지쳐있는 것 같다.

당연한 일인가.

나만큼 심하지는 않았지만 다이아도 꽤 노골적으로 카난이 거리를 두고 있으니까.

정말 왜 이런 일이 일어난걸까.

카난이 사고를 당한 지 벌써 한달이 지났다.

정말 심각한 부상이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카난이랑 대화도 할 수 없었다.

의식이 있어도 몽롱한 때가 많았고 의식이 분명하다해도 이야기를 나눌 상태가 아니었다.

그게 걱정되고 불안해서 어쩔 줄을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가 오히려 나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생각하는 자신이 화가 나지만 그 때는 아직 카난이 우리한테서 거리를 두거나 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 거리를 두려해도 말도 못하고 움직일 수도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겠지만.

카난의 부상은 순조롭게 회복하고 있다.

아직 제대로 걸을 정도는 아니지만 평범하게 말하는 정도는 가능하다.

하지만 몸의 회복과 비례하여 카난은 점점 나를 멀리했다.

말을 걸어도 거의 대답하지 않는다.

표정도 공허하고 이 쪽을 전혀 의식해주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 뿐이라면 화라도 낼 수 있을 텐데.

때때로, 카난이 내 쪽을 볼 때가 있다.

그 때의 표정이, 너무나도.

너무나도, 괴롭고 고통스러워 보여서.

그런 얼굴을 할 정도라면 아예 이쪽을 보지 않는 게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심한 얼굴을 하기 때문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게 되어버린다.

마치, 나를 보는 것으로 심장에 둘러져 있는 가시 철사가 조여오는 듯한 그런 심한 얼굴.

나를 보고 있지만 나를 통해 다른 무언가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눈으로 괴로워하니까.

그러니까 화를 낼 수가 없다.

게다가...



"...있잖아, 다이아."

"왜 그러세요?"

"카난이 겪는 환상통의 원인은, 대체 뭘까...?"

"......모르겠어요."

"그치만... 나, 겠지...?"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네요."



괴로운 말이지만, 얼버무리는 쪽이 나를 더욱 신경쓰게 만드는 것을 알고 있는 다이아는 살며시 긍정했다.

그 상냥함에 조금은 구원받은 듯한 기분으로 고개를 숙인다.

처음으로 카난의 환상통을 목격한 것은 카난의 의식이 안정된 직후였다.

내 쪽을 보지 않고 공허한 얼굴로 일방적으로 말하고 있는 나의 말을 흘려듣고 있던 카난이 갑자기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옆구리를 잡았다.

거기서부터는 정말로 무서웠다.

짐승처럼 신음하며 카난은 옆구리를 잡고 괴로워 몸부림치면서 뒹굴었다.

심상치 않은 카난의 반응에 패닉을 일으키면서도 어떻게든 너스콜을 했다.

하지만 의사가 달려와서 카난의 모습을 진단하고 내린 결론은 옆구리에 이렇게 격렬한 고통을 주는 원인을 찾지 못하겠다는 것이었다.

카난은 심하게 부상당했고 내장도 상당히 손상되었지만 아파했던 옆구리 쪽은 거의 멀쩡한 곳이었다.

다른 곳이 안좋아서 옆구리가 아픈 일도 있는 것 같지만, 그런 것도 아니라고 한다.

환상통일 것이라고 의사는 말했다.

상처도 질병도 없는데 환상 속의 통증이 발생한다.

정신적인 것이 아닐까.

그것이 의사가 낸 최종 결론이었다.

카난 마음 속의 어떤 상처가 환상통을 일으키며 카난을 괴롭히고 있다.

그렇게 진단받고 정신과 의사도 카난의 치료에 참여했다.

하지만 카난이 가진 마음의 상처가 어떤 것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카난은 완고하게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것 같아서 의사도 속수무책인 상태같다.

몸은 순조롭게 회복하고 있는데 마음은, 카난의 환상통만은 무엇 하나 진전된 게 없었다.

진전되기는 커녕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최근에는 환상통이 일어나면 기절해버릴 정도로 심해졌다.

침대 위에서 뒹굴며 손톱이 벗겨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침대 시트를 움켜쥐고 고통받는 카난을 벌써 몇 번이나 보았을까.

어떻게든 해주고 싶다.

그렇게 고통받는 카난을 더는 보고싶지 않다.

보고있는 것만으로도 이쪽이 울고싶어질 정도인데.

하지만 카난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으려고 하니 어쩔 도리가 없다.

다만, 하나 알아낸 게 있다.

Aqours의 모두도 카난이 환상통에 고통받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기절할 정도로 고통받는 카난을 본 건 내가 유일했다는 점이다.

다른 아이들은 카난이 아픈 듯이 몸을 웅크리고 괴로워하는 모습밖에 볼 수 없었다는 듯하다.

그래도 다소나마 대화는 가능했다고 한다.

괜찮아, 아무것도 아니야, 라며 전혀 믿을 수 없는 말만을 했지만.

대화가 불가능해질 정도로 괴로워하는 것은 나와 다이아 앞에서만이었다.

그리고, 기절할 정도로 고통받는 것은 내 앞에서만.

Aqours의 모두는 나랑 다이아 앞에서는 긴장이 풀리기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아마 그건 아닐 것이다.

나랑 다이아이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다.

......어쩌면 내가 환상통의 원인과 관련되어 있으니까 그럴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있으면 그렇게까지 격렬하게 괴로워하는 것이겠지.

다이아 앞에서도 심해지는 것은 다이아를 보면 싫어도 내가 연상되기 때문이리라.

우리들은 계속 함께였고, 카난과 내가 엇갈렸을 때 도와준 것은 다이아였으니까.

그래서 어떻게해도 다이아를 보면 나를 떠오르니까 다이아 앞에서는 다른 애들보다 심하게 고통받는 것이겠지.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게 가장 납득이 가는 설명이었다.

...이럴 수는, 없어.

카난을, 정말 좋아하는데.

카난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해주고 싶고 이 생명도 바칠 수 있을 정도로 좋아하는데, 나의 존재가 카난을 괴롭게 만들고 있다.

내가 있으니까, 카난은 고통받는다.

그 사실이 내게는 너무나도 힘들게 다가왔다.

만나고싶어.

얼굴이 보고싶어.

이쪽을 봐주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하지만 내가 그 억지를 부리면 카난은 고통받는다.

나 때문에 고통받는다.

그것이 힘들고, 보고싶지 않았고, 나 때문이라는 생각에 병문안도 갈 수 없게되었다.

왜냐하면 카난이 괴로워하는 건 싫으니까.



"마리 양."

"왜?"

"심한 얼굴하고 있어요."

"...내버려두셔."

"내버려둘 수가 없잖아요... 뭐, 나도 지금은 남한테 그런 말할 얼굴은 아니겠지만."



그렇게 말하며 웃는 다이아는 많이 애처로워보였다.

다이아도 다이아대로 괴롭다.

내 정도는 아니더라도 카난은 다이아 앞에서도 환상통이 심해지니까 다이아는 만날 때마다 심하게 괴로워하는 카난을 몇 번이고 보았다.

나와 카난을 생각하고 정말 좋아하는 스쿨 아이돌을 버릴 정도로 상냥한 다이아에게 그것은 너무한 일이겠지.

나 때문이다.

내가 있으니까, 다이아까지 끌어들여서 괴롭게 하고 있다.

...역병신인 걸까, 나는.

카난도 다이아도 괴롭게 만들고 게다가 다른 애들도.

내 억지 탓에 여러사람이 힘든 마음을 가진다.

그런데 카난을 향한 마음을 버릴 수가 없다.

제멋대로인 나는 여전히 카난과 함께 있고 싶다고 이 지경에 이르러서도 생각하고 있다.

아마도, 살아있는 동안은 계속 그대로일까.

......살아있는 동안은.



"......없어지는 편이, 좋을까."



내가 없어지면 모두 괴로워하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살아있는 동안 어떻게해도 이 억지를 버릴 수 없으니까.

모두를 고통스럽게 하는데도 모두와 같이 있고 싶으니까.

그렇다면 차라리 사라지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모두에게서 떨어지는 게 아니고 문자 그대로 사라진다면.

그렇게 하면, 카난은 더이상 고통받지 않아도 되고 카난이 고통받지 않음으로 인해 다이아도 괴로워하지 않을 것이다.

다른 아이들도.

제멋대로인 역병신이 사라진다면.

그렇게 생각하고 무심코 그 말을 입에 담았다.

정말로 작은 목소리로.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을, 그런 목소리로.

그랬는데.



"헛소리 하지 마!"



학생회실을 찢어놓는 듯한 날카로운 소리를 지르며 다이아가 내 양 어깨를 잡았다.

놀라서 다이아의 얼굴을 보니 분노와 참을 수 없는 슬픔을 품은 눈으로 다이아가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런 걸, 카난 양이 원하는 거 같아요!? 제가 그런 걸 원하기라도 할 것 같냐구요!? 카난 양을, 저를 모욕하는 것도 정도껏 하세요! 저희가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합니까, 당신은!"

"하, 하지만 내가 있으니까 모두가 힘들잖아! 내가 있으니까! 내가 있으니까 카난이 환상통에 괴로워하잖아!? 그렇다면 내가 사라지는 게 제일 합리적일 거 아냐!"

"남을 깔보는 것도 정도껏 하세요! 카난 양을, 저를 바보취급하지 마세요! 그런 걸 해가지고 누가 기뻐한다는 거죠!? 적어도 저는 진짜 요만큼도, 먼지만큼도 기쁘지 않아요! 당신이 사라져서 기뻐할 쓰레기라고, 당신은 절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겁니까!?"

"그런 말 안했어! 넘겨짚지 마!" 

"그렇게 말하는 거랑 같은 거라구요! 당신이 사라지는 게 합리적이라고?! 헛소리 하지 마세요! 그런 거... 그런 거, 그냥 고통이 배가 될 뿐이라구요!"



다이아의 눈에서 뚝, 눈물이 흘러내린다.

그것에 놀라 무심코 말을 잃었다.

다이아가 우는 걸 보는 것은 오랜만이었다.

어렸을 때는 울보여서 자주 울었지만.

중학교를 다니기 전 쯤부터는 다이아는 어떤 일이 있어도 우는 일이 없었는데.

그 사실에 동요하고 있으니 다이아가 눈물을 떨쳐내듯 닦아내고 괴로운 듯 눈썹을 깔았다.



"카난 양이 고통받는 걸 보는 건, 분명히 힘든 일이에요. 저도 그렇게 된 카난 양을 보고싶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만약에 카난 양이 고통받지 않게 된다하더라도 거기에 마리 양이 없으면 의미가 없어요. 저한테는 그런 거 아무런 의미도 없다구요...!"

"다, 이아..."

"세명인 게 좋아요... 누구 하나도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세명인 게 좋아..."

"......미안, 다이아."



조용히 눈물을 흘리는 다이아를 살짝 껴안았다.

어깨 주위가 축축해지는 것이 느껴지지만 상관없었다.

내 발언이 다이아에게 심한 상처를 주었다는 사실에 비하면 아무 일도 아니었다.

바보같은 말을 해버렸다.

다이아가, 내가 사라지는 게 좋다고 생각할 리가 없는데.

그런 생각을 할 아이였다면 나와 카난의 엇갈림을 메워주려고 할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버릴 정도로 참는, 그런 일 따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까지 상냥하게, 대해주지 않았을 것이다.

자기가 힘들다고 그런 상냥한 다이아의 마음을 무시하고 심한 말을 해버렸다.

면목이 없어서 눈물이 배어나왔다.

세명이서 함께하는 것을 무엇보다도 소중하게 여기는 다이아.

그런 다이아가 정말로 소중하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나는 꼬옥, 팔에 힘을 주었다.



"진짜 미안... 바보같은 소리해서..."

"정말이에요... 다시는 그런 바보같은 말 하지 마세요..."

"응, 약속할게. 이제 그런 말 안해. promise you."

"그러면, 용서해드릴게요..."



그렇게 말하고 고개를 든 다이아는 눈물로 젖은 새빨간 눈을 하고 있었지만 기뻐보였다.

그 사실에 안심하며 나도 웃었다.

뭐랄까, 다이아랑은 싸움만 하는 것 같다.

그래도, 틀림없는 친구구나.

지금은 솔직히 힘들지만, 다이아가 있으면 어떻게든 될지 모른다.

...약한 마음이 들다니, 답지 않구만.

나도, 다이아도.



"솔직히 어떻게하면 좋을지 모르겠고 전혀 떠오르는 것도 없지만... 반드시, 카난을 구하자."

"당연하지요. 아무것도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해보이겠어요."

"그렇게 폼잡아 놓고, 중간에 우는소리하면 안 봐준다?"

"아까 방금 우는소리한 당신한테 그런 말 듣고싶지 않네요."



그리 말하고 둘이서 얼굴을 마주보며 웃었다.

그래, 그래, 이게 우리들이다.

이렇게 바보처럼 고집을 부리고 부딪치는 게 나와 다이아다.

반드시 어떻게든 한다.

카난을 고통받게하는 무언가를, 둘이서.

그렇게 결심하니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다.







집에 돌아와서 차분해지니 문득 카난의 지갑에 대한 것이 떠올랐다.

사고 직전에 카난한테서 전화가 와서 지갑을 좀 찾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던 것.

그러고 보니 그건 조금 이상했다.

카난이 사경을 헤매던 것과 깨어난 후에 계속 환상통에 시달렸던 것 때문에 머리 속 구석에 밀려나 있었지만.

카난의 지갑은 부실 안쪽 선반에 억지로 집어넣은 듯한 곳에 있었다고 지갑을 찾아준 요우가 가르쳐주었다.

그 선반은 깜빡하고 놓고 가는, 그런 장소가 아니다.

하물며, 떨어뜨려서 굴러들어갈 만한 곳도 아니다.

의도적으로 두지 않으면 그런 장소에 지갑이 있을 리가 없다.

그리고, 그런 곳에 보관했다면 잃어버릴 리가 없다.

게다가, 연락선도 그렇다.

카난은 언제나 지갑에 연락선의 정기권을 넣고 다녔다.

그래서 연락선을 탈 때 지갑이 없는 것을 깨달을 터였다.

휴대폰이 있으니까 보통 깨달으면 연락을 했을 텐데.

그거야 뭐, 연락선 선장이랑 알고 지낸 사이니까 정기권이 없어도 태워는 주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지갑이 수중에 없다는 것을 뭐 됐어, 하고 말 정도로 카난은 적당한 성격이 아니다.

게다가 카난은 연락선의 정기권을 가지고 있었다.

일부러 지갑에서 꺼냈다.

차분하게 생각해보면 어떻게 생각해도 카난의 행동에는 위화감이 있다.

일부러 잃어버린 척 한 건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딱 들어맞지만, 잃어버린 척을 해야할 이유가 떠오르지 않는다.

그냥 장난친 건가?

하지만, 카난은 그런 장난을 칠 타입은 아니다.

거기까지 생각했더니 그밖에도 사고 직전 카난의 행동이 이상했다는 것이 떠올랐다.

애초에 왜 카난은 그 횡단보도에 있었을까.

병원에 가려한다고 말했지만 카난의 집에서 생각해보면 그 횡단보도에 있을 이유가 없다.

왜냐하면, 그 횡단보도는 완전히 병원을 지나쳐서 있으니까.

지갑을 되찾으러 온 건가?

하지만, 그렇다면 왜 나한테 전화를 했지?

직접 되찾으러 온다면 나한테 지갑을 찾아달라고 할 필요는 없잖아.

부실 안쪽 선반에 억지로 집어넣어진 카난의 지갑.

지갑에 들어있어야 했던 정기권.

병원을 지나친 곳에 있던 횡단보도.

일부러 나한테 전화를 건 카난.

차분하게 생각하면 이상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왜 카난은 그런 위화감투성이의 행동을 한 것일까.

마치... 마치 시간을 벌고 싶었던 것 같은 그런 행동을.

만약, 만에 하나, 정말로 카난이 시간을 벌고 싶었다면... 그것은 무엇을 위한 시간 벌기일까.

나한테 전화를 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나를 잡아두기 위해서...?

아니, 하지만 대체 왜 나를 잡아두려한 거야?

내가 부실에 있는 걸로 카난한테는 아무런 메리트가...

게다가... 그러고 보니, 사고 전날 카난도 이상했다.

댄스 연습 중에 갑자기 멈춰섰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나와 다이아한테 안겨오고.

그 때 카난의 표정도 이상했다.

마치 뭔가를 포기한 듯한, 모든 것을 내던진 듯한, 그런 표정.

그러고 나서, 나와 다이아를 보는 눈.

마치 기억에 새겨두자는 듯한 그런 진지한 눈을 하고 있었다.

왜 그런 표정을 했을까.

그것도, 그렇게나 갑자기.



"앗, 아야...!"



거기까지 생각했더니 갑자기 날카로운 두통이 머리를 짓눌렀다.

고통은, 잠시 머리를 누르고 있으면 바로 수그러들지만.

어째서일까, 최근 수면부족 기미가 있어서, 그 때문일까.

후우,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카난이 한 의미를 알 수 없는 행동의 이유는, 분명 아무리 생각해도 해답이 나오지 않겠지.

카난한테 직접 듣는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지금 카난은 나랑 말도 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니까, 물어봐도 대답해주지 않겠지.

카난이 나한테서 거리를 두는 상황을 해결하지 않는 이상.

그것은 분명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거기에 시간을 쓸 바에야, 지금은 어찌됐든 카난의 환상통을 어떻게든 해주고 싶다.

통증에 괴로워서 몸부림치는 카난을 어떻게든 구하고 싶었다.



"...억지라도 괜찮아. 나는, 카난을 구하고 싶어."



말로 하니, 어쩐지 더욱 결심이 서는 느낌이 든다.

카난에 대한 마음은 버릴 수 없다.

함께 있고 싶은 마음도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카난이 괴로워하는 것은 보고싶지 않다.

억지투성이인 자신의 마음에 기가 막히지만, 모든 게 본심이었다.

그렇다면 마지막까지 억지를 부려주겠어.

그렇게 마음먹고, 나는 주먹을 쥐었다.

SDS 2018.06.30 07:12:13
요솔로 2018.06.30 08:17:16
컁리코 추천추천.. 이제 타임리프물은 끝난건가 2018.06.30 09:36:17
지모아이 나를 떠오르니까→나를 떠올리니까. 39.118.*.* 2018.06.30 10:09:32
코바야시아이카 이제 마리가 요시코를 떠올리려나 2018.06.30 13:30:02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1904710 일반 땡큐프렌즈랑 넘버텐 mp3파일 만들어논거 있어? 1 향님이야 2018-07-09 0
1904709 일반 그럼 이제 갤에서도 8밑으론 힘드려나 2 SServ 2018-07-09 0
1904708 일반 후쿠오카타워 갤에 타워투척 2 KonFrost 2018-07-09 0
1904707 일반 시카코 뉴인스타 1 SServ 2018-07-09 6
1904706 일반 근데 갓념석이 정확히 어느 자리임?? 3 산삼맛쿠우 2018-07-09 0
1904705 일반 도쿄돔 정도 규모면 8 나무/젓가락 2018-07-09 0
1904704 일반 클럽 왔다 1 요솔로 2018-07-09 0
1904703 일반 돔 선행권 1일차 bd본체가격이얼마였지? 2 물린이 2018-07-09 0
1904702 일반 이거 가는데 몇 시간이 걸렸다고? 3 ㅇㅇ 110.70 2018-07-09 0
1904701 일반 앗 ! 누마즈 시즈오카 직항보다 싼 곳 2 여권 2018-07-09 0
1904700 일반 후쿠오카 타워 나도 찍어봤다 3 영양실조걸린게 2018-07-09 0
1904699 일반 1일차선행권이 8이라고? 5 SServ 2018-07-09 0
1904698 일반 슼페 시즈쿠 일반부원 콜라보 짤 1 집가고싶다 2018-07-09 0
1904697 일반 선행권 몇장이나 넣으려고 8만원에사냐;; 제조씨 2018-07-09 0
1904696 일반 분고모리 교통 왜 이러냐 노숙하게 생겼다 10 데이4 2018-07-09 0
1904695 일반 [자막영상] Thank you, FRIENDS!! 5 요시아이컁 2018-07-09 31
1904694 일반 내한와서 빨리 1 ㅇㅇ 2018-07-09 0
1904693 일반 만약 한국 내한해서 해파트하면 멤버솔로별로 색 맞추기 어떠냐? 9 쿠모동 2018-07-09 0
1904690 일반 1일차 선행권이나 일본 현지 BD사요 4 jefuty 2018-07-09 0
1904689 일반 후쿠오카 직관 택시비로 3만엔 날린 물붕이 이제 귀국한다.. 8 피아노 2018-07-09 1
1904688 일반 투샷하면 시간 보통 얼마나 걸림? 5 스플로지 2018-07-09 0
1904687 일반 이거 가챠에 단풍다이아 있음? 2 집가고싶다 2018-07-09 0
1904684 일반 쿳승 인스타 올라왔었음? 7 Nayuta 2018-07-09 25
1904683 일반 미쳤다 1 집가고싶다 2018-07-09 0
1904681 일반 이거 누구임 2 코노하나시 2018-07-09 0
1904680 일반 분고모리에서 가방 잃어버린 사람 있음? 5 oreimo 2018-07-09 0
1904679 일반 히나슈카 움짤 떠봄 3 싴싴영 2018-07-09 10
1904678 일반 오 후쿠오카 마츠리 시작한다 ㄷㄷ 7 쿠모동 2018-07-09 0
1904677 일반 리스트밴드 여기 뭐넣는거야 7 향님이야 2018-07-09 0
1904676 일반 길티아이즈피버 2분 50초쯤에 8 에메제발내한좀 2018-07-09 0
1904675 일반 알라딘에 2학년 넨도로이드 싸다 2 4cm 2018-07-09 0
1904674 일반 자연스럽게 좌측통행하다 어깨빵당함 8 요-소로 2018-07-09 0
1904673 일반 아직 후쿠오카에 있다면 라멘스타디움 가봐 1 직관호시이 2018-07-09 0
1904672 일반 담뷰잉 목동가는갤러 맛집 여기추천함 5 치카챤이치카치카 2018-07-09 0
1904671 일반 쌍머장 검색할때마다 격세지감을 느낀다 Windrunner 2018-07-09 0
1904670 일반 근데 선행권 8만원 누가 사냐??? 5 sia06 2018-07-09 0
1904669 일반 파일인스타 ㄷㄷ 1 SServ 2018-07-09 1
1904668 일반 후쿠오카 질문요 4 읍읍이 2018-07-09 0
1904667 일반 스탭업 지르면 뜨냐? 4 집가고싶다 2018-07-09 0
1904666 일반 7권 선행권은 안사야지 1 ㅇㅇ 2018-07-09 0
념글 삭제글 갤러리 랭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