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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ss번역) Bullet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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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쓴모든화이트픽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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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29 17:05:32

원본 pixiv: https://www.pixiv.net/series.php?id=746511


1. 2016년 9월에 1화가 올라온 작품으로 지금이랑 설정이 다를 수 있음.

2. 전 16화 초장편

3. 작품 특성상 사망 묘사 나옴

4. 오, 의역 있을 수 있음 지적 대환영

5. 여름 휴가철 전에 완결하고 싶다.





"카난? 뭐해, 멍하니."



정신이 드니 마리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보고 있었다.

아, 이번이 몇 번째일까.

하지만, 이제 끝이다.

이걸로, 끝난다.

끝나지 않는 오늘과 내일은 이제 끝.

그렇게 생각하니 몸이 저절로 움직이고 있었다.

스윽 손을 뻗어 양팔로 마리의 몸을 끌어안는다.



"자, 잠깐...!? 갑자기 왜 그래, 카난!?"



그 순간 허둥대는 마리의 모습에 웃음이 새어나온다.

껴안은 몸은 따뜻하다.

살아있는 사람의 온도다.

살짝 풍기는 향기는 마리가 좋아하는 향수와 마리 자신의 냄새가 섞인 것으로 마음이 진정된다.

이제, 이걸로 끝이니까.

그러니까, 조금만, 진짜 조금만 마리가 여기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었다.

내일이면 더는 느낄 수 없는 감각을 기억하고 싶었다.

옆구리의 환상통이 약간 누그러진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을 하며 몸을 떨어뜨리니 마리가 약간 얼굴을 붉히며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이것 봐, 카난? 지금 연습 중이라고? 갑자기 멈췄다고 생각했더니 hug해오고, 뭐하는 거야?"

"정말입니다! 애초에 카난 양은 스킨십이..."

"다이아."

"말하는 중이...!?"



화를 내며 다가온 다이아에게 손을 뻗어 허그한다.

순간 딱딱하게 몸이 굳은 다이아의 모습에 마리가 그랬던 때처럼 웃는다.

다이아는 시간이 얼마나 지나도 익숙해지지 않는구나, 허그.

옛날부터 그래.

하지만 예전보다 다이아는 강해졌고 나는 도움만을 받을 뿐이다.

그런 걸 생각하고 있으니 문득 풍겨오는 다이아의 냄새.

분명, 향을 피우는 습관이 있다고 했던가.

그 향기와 다이아 자신의 냄새가 섞인 상냥한 냄새.

그것을 느끼고 나서 다시 몸을 떨어뜨렸다.

그러고 나서 두사람의 얼굴을 보고 웃는다.

이걸로 마지막.

제대로 기억해두자.

정말 좋아하는 소꿉친구들의 얼굴을, 제대로.

좋아하는 사람과 소중한 친구의 얼굴을.



"카난...?"

"...카난 양, 무슨 일이에요?"



이상하다고 할까,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 두 사람이 나를 본다.

...미안해, 그 걱정을 좀 이용해야겠어.

마음 속으로 그렇게 사과하고 나는 아픈 옆구리에 손을 대고 약간 얼굴을 찡그렸다.



"미안, 조금 몸이 안 좋아서, 약해졌나봐... 오늘은 돌아갈게."



거짓말을 하는 것은 이제 익숙해졌다.

몇 백번이고 거짓말을 해왔으니까.

그래서 이제 마음이 아프지 않다.

태연한 얼굴을 하고 거짓말을 하는 자신에게 구역질이 나지만 이제 아무래도 좋다.

이제 곧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하게 될 테니까.



"연습 멈추게 만들어서 미안해, 얘들아. 나, 집에 갈게."



모두를 보고 그렇게 말하니 다들 저마다 걱정과 염려의 말을 전한다.

거기에 미소를 보인 후 나는 옥상을 뒤로 했다.

옷을 갈아입고 부실을 둘러본다.

이 방에는 추억이 너무나도 많다.

안 좋은 것도 많지만 그래도 중요한 장소라고 단언할 수 있다.

스쿨 아이돌을 시작한 곳.

그리고, 끝낸 곳.

......마리와 화해한 곳.

이것도 기억해두자.

어차피 곧바로 알 수 없게 되어버린다하더라도 잘 기억해두자.

그러고 나서 조금 생각에 잠긴 나는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어 속의 연락선 정기티켓만 빼고 부실 선반 찾기 힘든 곳에 숨겼다.

이걸로 됐다.

이거면 발을 묶어둘 수 있다.

거기까지 한 시점에서 부실 문이 열렸다.

누구인가 하고 되돌아 보니 요시코 쨩이었다.

어쩐지 울 것만 같은 얼굴을 하고 요시코 쨩은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요시코 쨩, 왜 그래?"

"하... 하악... 카난, 선배..."



흐트러진 호흡을 가다듬으며 요시코 쨩이 매달리는 듯한 눈빛을 한다.

그걸 멍하니 보고 있으니 요시코 쨩은 크게 숨을 내쉬고 내 손을 꼭 잡았다.



"카난 선배, 뭐 하려는 거야?"

"뭐라니?"

"시치미 떼지 마. 마리를 구하려고 하는 거잖아? 죽지 않게 하기 위해서 과거에서 돌아왔잖아? 그건 알고 있어. 하지만..."



괴롭게 말을 끊은 후 요시코 쨩이 고개를 숙인다.

몸을 떨고 있었다.

아아, 정말로 이 아이는 상냥하구나.

너무나도 상냥하구나.

이런 아이에게 부담을 지워버렸구나.

자신의 어리석음을 통감하며 요시코 쨩을 보고 있으니 요시코 쨩이 고개를 숙인 채로 입을 열었다.



"무서워. 이런 거, 지금까지 생각해본 적 없었는데, 지금까지 반복하면서 이런 기분 든 적 없었는데..."

"뭐야? 무슨 생각을 한 거야?"



최대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렇게 묻자 요시코 쨩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

그리고 고개를 숙인 채로 이렇게 말했다.



"카난 선배가... 없어져버릴 것만 같, 아... 무서워..."



...아아, 요시코 쨩이 고개를 숙인 채여서 다행이다.

지금 분명히 굉장한 얼굴하고 있다.

요시코 쨩한테 보여주지 않아서 다행이다.

정말로, 이 아이는 너무나 상냥하다.

그리고 머리가 좋다.

단지 그 정도만의 대화로 눈치채다니.

하지만, 그것이 알려지면 분명히 막으려 하겠지.

상냥한 요시코 쨩 성격상 반드시 막으려고 하리라.

그러니까, 알려져선 안 된다.

들켜선 안 된다.

이미 결정한 거니까.

수도 없이 마리를 죽게 만든 나는 사라져야만 하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요시코 쨩을 꼬옥 껴안았다.

움찔하고 요시코 쨩의 몸이 긴장한다.

하지만 이걸로 내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고마워, 요시코 쨩."

"뭐, 가...?"

"요시코 쨩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나로서 존재할 수 있었어. 요시코 쨩이 있어줬기 때문에, 나는 꺾이지 않을 수 있었어. 그러니까 정말로 감사를 표하고 싶어."

"카난 선배..."

"걱정하지마, 요시코 쨩. 나는 괜찮으니까. 요시코 쨩을 슬프게 만들지는 않아. 약속할게."



이 무슨 거짓말쟁이인가.

내일이면 뒤집어버릴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뱉고있다.

하지만 지금만은 안심해주었으면 하는 건 본심이었으니까.

터무니없이 큰 거짓말을 하고 웃는다.

웃으며 몸을 떨어뜨린다.

글썽이며 나를 보고 있는 요시코 쨩에게 최고의 미소를 보이며 나는 거짓말을 했다.



"없어지거나 하지 않을 테니까, 안심해."



그 말에 안심한 것처럼 웃는 요시코 쨩에게 마음 속으로 사과했다.





돌아가는 길의 하늘은 열받을 정도로 맑은 하늘이었다.

내가 사라지기로 결정한 때의 날씨에 쓴웃음이 난다.

지금까지 아무리 발악해도 소나기는 피할 수 없었다.

반드시 소나기에 흠뻑 젖어서 돌아갔었는데.

하지만 날씨가 바뀌었다는 것은 내 선택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지금까지 바꾸지 못했던 것들이 변하고 있다.

그렇다면 마리의 죽음도 피할 수 있을 터.

그런 생각을 하며 연락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짐을 두고 방을 둘러본다.

청소라도 할까.

그러는 편이 가족을 곤란하게 만들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노골적으로 신변 정리를 하면 사라지려고 하는 것을 눈치채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소꿉친구 두 사람은 자기 탓이라고 자책하겠지.

그리고, 요시코 쨩도.

그렇게 생각하고 가볍게 정리하는 것만으로 끝낸다.

이 정도라면 들키지 않을 것 같은 범위 내에서.

정리를 마치고 나서 나는 다이빙 슈트로 갈아 입고 밖으로 나왔다.

작은 보트를 조종해서 가볍게 먼 바다까지 나간다.

스노클을 쓰고 바다에 가라앉는다.

바다 속의 전망은 언제나 그렇듯이 평온했다.

바다에 잠수한 것은 상당히 오랜만인 것 같았다.

겨우 2일 만인데.

끝없이 오늘과 내일을 반복하고 있었던 탓인지 마지막으로 잠수했던 때의 기억이 머나먼 과거의 일만 같았다.

그래도 바다는 변함없이 나를 받아들여준다.

가능하면 바다에서 죽고 싶었다.

그런 생각이 머리를 스치지만 그런 거 용서받을 리가 없다.

마리를 수없이 죽게 만든 나는 죽을 자리를 고를 자격이 없다.

그런 생각을 하며 마지막 스노클링을 하고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미안, 감기 걸린 것 같아. 오늘은 쉴게.'



아침에 일어나보니 열은 전혀 없고 목도 아프지 않았다.

그 사실에 무심코 웃고나서 거짓말이 담긴 메시지를 치카에게 보낸다.

그리고 즉시 전원을 끄고나서 사복으로 갈아입었다.

날씨는 오후부터 저녁까지 비가 오는 모양이다.

어제의 소나기와 내 감기 말고는 모두 언제나처럼 같았다.

언제나처럼 같았다.

다른 것은 내가 지금부터 하려고하는 일 뿐.

환상통이 꽤나 잦아들었다.

그럼에도 아픈 건 여전하지만.

이것도 곧 끝난다.

끝을 내주겠다.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그 시간까지 심심풀이로 앨범을 돌아보았다.

앨범에는 어렸을 때의 나와 마리, 다이아가 있었다.

3명 모두 순수하게 웃고 있다.

3명 중에 가장 장난꾸러기였던 나는 중학생이 되기 전까지는 어딘가에 반창고를 붙이고 있든지 찰과상을 입었든지 하는 사진이 많았다.

마리는 처음에는 다이아와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내성적이었는데 페이지를 넘길 수록 상처가 많은 사진이 늘어간다.

그 탓인지 다이아는 안절부절 못하는 표정에서 점점 손이 많이가는 여동생을 보는 표정으로 변하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웃으며 페이지를 넘긴다.

계속 함께였다.

만났을 때부터, 계속 함께였다.

떨어졌던 것은 스쿨 아이돌을 그만두었던 때의 2년간 뿐.

그 2년간 나는 항상 마리만을 생각했다.

계속 함께였다.

그래서 그 사실이 곧 끝난다고 생각하니 쓸쓸했다.

이런 걸 생각할 자격같은 거 나에게는 없지만.

그저, 쓸쓸했다.



"......함께 있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는데."



무심코 중얼거린 말은 떨리고 있었다.

함께 있을 수 있으면, 그것만으로 좋았다.

그런데 내가 어디선가 잘못한 탓에 그것은 이룰 수 없는 것이 되었다.

사진 속의 마리를 되짚어 본다.

2년의 세월을 넘어서서 다시 시작한 스쿨 아이돌 활동으로 3명이 마침내 하나가 될 수 있었던 기념 사진.

불꽃놀이 때의 사진.

그것을 되짚으며 웃는다.

좀 더, 함께 있고 싶었다.

계속, 함께 있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끝이다.

문득 시계를 보니 그 시간까지 앞으로 1시간 정도 남았다.

펼쳐놓은 앨범을 모두 정리하여 거의 차지 않는 손목시계를 차고 휴대폰만을 가지고 집을 나섰다.

전원을 켜니 치카와 다이아, 요시코 쨩한테서의 메시지가 와있었다.

마리한테도.



"카난, 무슨 일이야?"

"늦잠자는 거면 서둘러."

"치캇치한테 들었어. 뭐하는 짓이야?"

"야, 좀 읽어!"

"알림 올 거 아냐!? 정말!!"

"다이아가 보내는 메시지도 알림 꺼놨어?"

"아아 진짜 정말로 열받네!!"

"나 진짜 화났어!!"

"부활동 끝나면 각오하고 있어!!"

"느긋하게 쉬어."



언제인가 보았던 때와 같은 메시지.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며 걷는다.

이걸로 마지막.

이게 마지막.

그렇게 생각하니 무기질인 기계를 통한 메시지도 사랑스러웠다.

마리는, 화낼까.

화내겠지.

화내고, 그러고 나서는, 슬퍼해주는 것일까.

마리는 이러니 저러니해도, 상냥하니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 횡단보도에 도착했다.

시간은 앞으로 30분 남았다.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시야가 나쁘다.

그 때와 같다.

그것을 확인하고나서 나는 마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 번의 통화연결음 후에 전화를 받는 소리가 난다.



"이제 와서 전화 걸고 배짱도 좋네."



받자마자 들려오는 시비조의 말에 무심코 웃어버린다.

그러자 마리는 더욱 화가 났는지 목소리를 높였다.



"뭘 웃고 있어! 쉬면 쉰다고 연락 정도는 하라고! 걱정했잖아!"

"컨디션이 안 좋아서 자버렸어. 미안해."

"그래놓고 치캇치한테는 연락했잖아! 진짜 열받네!"

"그러니까 미안하대도. 다음에 한턱 쏠테니까 좀 봐주라."



거짓말을 한다.

그런게 가능할 리가 없는데.

그 자리만을 모면하기 위한 거짓말을 한다.

그 자리만 견뎌내면 그걸로 됐다.

비는 그치지 않는다.



"적당히 얼버무리려고 하는 거지! 이제 됐어. 지금부터 갈 거니까 각오하고 있어!"

"잠깐 기다려. 전화한 건 사과하려고 한 것도 있는데 용건이 있어서기도 해."

"용건? 이 정도로 angry한 상대한테?"

"그러니까 미안하다니까. 근데 진짜 중요한 용건이야. 부탁이니까 들어주지 않을래?"



사과하는 목소리를 만들어 그렇게 말하니 마리는 영어로 빠르게 무어라 악담을 토해냈다.

하지만 중요한 용건이라는 말에 마음이 걸린 것인지 크게 한숨을 내뱉고 마을 이었다.



"용건이라니 뭐야. 대단한 일이 아니면 용서안할 거야."

"미안해. 사실은 말이야, 어제 지갑을 부실에서 잃어버려가지고. 병원에 가려고 했는데 지갑이 없어... 부모님이 집에 없어서 돈도 빌릴 수 없어서 그래. 정말 미안한데 지갑 좀 찾아주지 않을래?"

"아아 진짜 열받게 하네! 왜 지갑같은 거를 잃어버리고 다니는 거야, 정말! 어디에 뒀는데?"

"부실에서 꺼낸 기억은 나는데, 음... 그 주변에 떨어져 있지 않아?"



떨어져 있을 리가 없다.

일부러 선반의 찾기 힘든 곳에 숨겼으니까.

그래서 진지하게 찾아봤자 찾을 수 없다.

그냥 시간 벌기용이다.

적어도 그 시간까지는 부실에 마리를 묶어두고 싶었다.

그 때문에 일부러 지갑을 숨겼다.

마리는 투덜거리면서 지갑을 찾고 있는 것인지 부스럭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다이아를 불러서 도와달라고 하는 소리도 들렸다.

그러고 나서 다른 아이들도 같이 찾고 있는 소리가 들린다.

시계를 보니 앞으로 10분 정도면 그 시간이 된다.

이거라면 Aqours 멤버는 그 누구도 여기까지 올 수 없다.

온다 하더라도, 늦는다.

그걸로 됐다.

그렇게 생각했을 때였다.



"모두 모여서 뭐하는 거야?"



갑자기 전화기에서 작지만 요시코 쨩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무래도 지금까지 부실에 없었던 듯하다.

그런 요시코 쨩의 말에 요우가 카난 쨩의 지갑을 찾는 중이야, 라고 대답한다.

다만, 그 뿐이었다.

그 뿐이었는데.



"마리, 전화 바꿔! 카난 선배지!?"

"요하네? 뭐하는 거야, 느닷없이."

"됐으니까 빨리! 부탁이야!"



그런 대화가 들리고 나서 곧바로 전화기에서 요시코 쨩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왔다.



"카난 선배, 지금 어디에 있어!?"

"왜 그래, 요시코 쨩. 굉장히 당황한 것 같은데."

"얼버무리지 마! 뭘 하려고 하는 거야! 왜 오늘 연습에 안 왔어!? 응? 뭘 할 생각이냐고!?"



들켰다.

순간적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시계를 본다.

앞으로 3분 조금 남았다.

이제부터 부실을 나선다 하더라도 시간에 맞추지 못한다.

하지만 들켜버린 건 좀 별로다.

이래가지곤 요시코 쨩이 불필요한 부담을 짊어지고 만다.

그렇지만, 이제 와서 어찌할 방법이 없다.

슬쩍 시선을 올리니 익숙한 승용차가 멀리 보이고 있다.

마지막의 마지막에, 최악의 실패다.

그래서, 적어도 조금이나마 부담을 가볍게 하고 싶어서 나는 입을 열었다.



"요시코 쨩, 들어줘. 요시코 쨩은 아무 잘못도 없으니까. 그러니까, 마음에 담지마."

"그만해!! 마지막인 것처럼 말하지 마! 약속했잖아! 없어지지 않을 거라고! 괜찮다고!! 약속했잖아!"

"응, 그랬지. 하지만, 이제는 이럴 수밖에 없어.

"싫어!! 싫다고, 카난 선배! 지금 어디야!? 갈게! 갈 테니까 가르쳐 줘!!"

"......약속, 깨버려서 미안."



그 말만을 전하고 전화를 끊었다.

동시에 전원도 꺼버린다.

고개를 든 앞에 승용차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고 웃는다.

정말,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실패하고 말이야.

보기 흉한 것도 정도가 있지.

하지만, 이제, 됐어.

이제 끝이니까.

사실은 깔끔하게 끝내고 싶었지만 어떻게 해보아도 나는 지나치게 서툴어서, 보기 흉하게 돼버렸지만.

보기 흉한 걸로 말하자면 지금까지 반복한 것 자체가 제일 심했지.

새삼스레.

너무나도 새삼스럽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몸의 왼쪽에 터무니 없는 충격이 왔다.

우지직하고 몸 속에서 무언가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몸 속이 폭발해 버릴 것만 같은, 그런 느낌.

그 직후, 몸이 날아오른 듯 부유감이 덮쳐온다.

조금 늦게, 격통이 찾아왔다.

그렇지만, 그걸 신경쓸 새도 없이 땅바닥에 내던져진다.

다시금, 무언가가 부러지는 소리가 몸 속에서 울려퍼진다.

격통이 덮쳐오고, 금방 멀리 물러난다.

너무 기세가 붙었던 탓인지 그대로 데굴데굴 굴러가서 멈췄을 때는 내 눈과 귀가 전혀 쓸모없게 되어있었다.

눈 앞이, 새빨갛다.

새빨개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귀도 자아자아, 하는 이상한 잡음이 심해서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이곳 저곳 손가락 하나도 움직일 수 없는데 이상하게도 통증은 없었다.

그저, 기분 나빴다.

몇 번인가 기침을 하니 철 냄새가 나는 무언가를 토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알 수 없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기 때문에 알 수 없다.

멀리서 누군가가 외친 것 같은데, 기분 탓인가.

춥다.

덥다.

기분 나쁘다.

졸립다.

이걸로, 끝낼 수 있다.

끝낼 수 있다.

멀리 물러나는 의식에 일그러진 안도의 마음을 품는다.





바이바이, 얘들아.

미안해, 마리.

잘 있어.






뚝, 하고 의식이 끊겼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카난의 타임리프는 여기서 끝이지만 이야기는 이어진다고 함

ㅇㅇ 선개추 후감상 - dc App 2018.06.29 17:06:35
SDS 2018.06.29 17:10:44
루퍼 와 시발 - 4센은 요싴이의 것 2018.06.29 17:12:27
컁리코 안 잔 보람이 있었다 추천ㄱㄱ - 7센린4센욧 2018.06.29 17:12:38
이나미안쥬 ㅠㅠ - dc App 2018.06.29 17:13:28
요솔로 2018.06.29 17:22:21
지모아이 서툴어서→서툴러서. 39.118.*.* 2018.06.29 18:01:42
코바야시아이카 ㅎㅓ미오졌다 이제 반정도 온거같은데 뒤에 내용 개궁금하네 2018.06.30 01:26:52
코바야시아이카 요싴이 불쌍해서 어쩌누 ㅠㅠㅠ 2018.06.30 01:2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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