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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물붕문학] 애플콜라보 카페
글쓴이
유동불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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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1878539
  • 2018-06-29 09:52:16

이른 아침, 여름 햇살의 뜨거운 포옹과 참매미의 우렁찬 구애의 노래가 물붕이의 귓전을 괴롭혔다.


분명 공식에서 내놓은 뮤쿠동, 알람시계를 맞춰놓고 잠을 잤건만. 일어난 시간은 8시


새벽 내내 모기에 뒤척여서인지, 아니면 여신들의 목소리가 너무 달콤해서인지. 예정 시각보다 30분이나 더 늦게 일어난 것이다.


오늘은 애니 플러스 콜라보 선샤인 카페가 문을 여는 날, 좀 더 빠르게 일어났어야 했건만...!


늦게 일어나버린 물붕이는 누굴 탓하지도 못한채 에꿎게 자신의 멍청함에 한탄하며 붕 떠 버린 머리를 물로 적실 뿐이었다


늦은 만큼 경쟁에 뒤떨어진 물붕이, 자신을 꾸밀 시간도, 무언갈 챙길 정신도 없었지만 일단 사람이 많이 오다니는 합정역,


아무리 그래도 사람의 눈을 신경 쓰기에 물붕이는 평소에는 잘 꺼내입지 않던 여름용 엷은 체크무늬 남방을 꺼내입었다.


'이런 또 살이찐건가..'
꾸깃꾸깃 주름진 남방은 어느샌가 몸에 빡빡하게 달라붙고 있었다.


"물붕아 아침부터 어디 가니? 밥은 먹고 가야지. "
어머니가 부르는 소리를 뒤로한 채 물붕이는 집을 뛰쳐나왔다.
빈속에 즐기는 디저트가 더 달콤한 법이리라.


이른 아침 출근러쉬에 북적거리는 2호선 지하철, 사람들의 땀냄새와 후덥지근한 공기에 치솟는 불쾌지수는 물붕이가 지금 신고 있는 허름한 캔버스처럼 구질구질한 느낌이었다.


남은 정거장은 두 정거장 얼마 남지 않았다.
제아무리 여름의 불쾌지수가 기분 나쁘더라도 이 화산의 열기처럼 아지랑이 핀 러브라이브를 향한 마음은 주체하지 못하리라.


합정역- 9시 즈음 후덥지근한 미냉방차량을 벗어낫지만 애플 콜라보 카페까지 가는 길을 모르는 물붕이는 오래된 핸드폰을 꺼내들어 네이버 지도를 펼쳤다.

그럼에도 평소 길을 헤매던 물붕이.. 하지만 문득문득 물붕이의 눈에는 알게 모르게 동지애가 느껴지는 사람들이 보였다. 본능이 호소했다. 이들을 따라가라고.

본능에 몸을 맡긴 물붕이는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애플콜라보 카페에 도착해있었다. 대략 30명 즈음 서있었을까.

자그마한 네소베리를 옆에 낀 사람부터 이 더운날씨에 핫피, 캔뱃지, 블레이드까지 보는사람의 눈을 휘둥그레 만드는 무장을 한 사나이까지,

물붕이는 내심 의기소침해졌다. 자신도 이들처럼 무언가를 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마음이 자신을 짓눌렀다.


하지만 어쩌랴, 이미 늦어버린 것을 그저 자신의 준비 부족을 비웃듯이 혼자서 중얼거리던 앞사람의 테라네소가 그 허여멀건 눈으로 물붕이를 멀뚱멀뚱 쳐다볼 뿐이었다.


물붕이는 자신의 침대에 누워있을 네소베리만 한없이 떠올렸다.


카페를 기다린지 40분 즈음- 어느새 애플에 사람들이 그득그득 들어차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스쿠페스의 샹샹 거리는 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했고, 자신의 굿즈를 타인과 교환하거나 판매하려는 보따리상이 즐비했으며, 개중에는 물갤을 들락날락하는 이도 보였다. 필시 유동고닉이리라.

이와중 애플에 러브라이브 선샤인의 2기 오프닝 '미래의 우리들은 알고있어' 가 매장에 울려퍼지자, 흥얼거리며 콧노래를 부르는 뒷사람, 미라보쿠의 춤을 따라추는 안경멸치, 단단하게 무장을 하고 온 사나이에 블레이드엔 진작 오렌지 빛이 아롱거렸다.


그런 혼란의 도가니 속에 무장을 하고 서로 도킹을 하는 따쿠들 사이에 낀 물붕이는 그저 한없이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이럴거면 무장좀 하고올걸...' 하는 생각이 든 물붕이는 애플의 굿즈를 흘끔 살펴보았다.


애플에 진열되어있는 러브라이브 굿즈중 태반은 벌써 다 팔려나가고 남은건 이른바 '창렬굿즈'


하지만 변변찮은 무장을 하지 못한 물붕이에겐 그 창렬굿즈마저 반짝거리는 고올든 에디션같아 보일 뿐이였다.


'앞으로 5명...'

수난과 굴욕을 당한 물붕이의 앞에 남은 인원은 5명, 물붕이도 슬슬 메뉴를 선정할 차례였다. 이런저런 고민을 했지만, 오랜 고심끝에 유닛 메뉴, 샤론의 메뉴를 고르기로 했다.

그렇게 메뉴를 정한 물붕이, 꾸깃꾸깃한 자신의 주머니속 지폐를 펼친 물붕이는 수줍게 캐릭터의 이름이 들어간 메뉴를 주문하고서 자리에 앉았다.

혼자 온 자신과 다르게 주변은 다른 이와 함께 오거나, 소위 도킹이라는 행위로 친목을 다지고 있는 따쿠들 뿐이였다

외로워진 물붕이, 하지만 이내 곧 캐릭터와 콜라보를 한 자신의 디저트가 자신의 앞에 나오자 이런 고민은 한 순간 날아가버렸다.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루비의 머리색을 따온 그 케이크의 영롱한 빛에 물붕이는 그저 한없이 이죽일 뿐이였다.
떨리는 마음으로 사진을 찍는 물붕이,

오늘따라 자신의 오래된 핸드폰의 구질구질한 카메라 화소가 미울 뿐이였다.

그렇게 모든 거사를 마친 물붕이, 남은것은 여유롭게 케이크를 맛보고 집으로 들어가는일,

오랜 기다림이였으니 분명 보상도 달콤하리라. 그렇게 향기로운 케이크를 입에 넣으려는 순간, 코끝에는 상상치도 못한 향기가 스쳤다.

'음식이 상했나...?'
그렇기 기대하던 콜라보 케이크였건만.. 어째서인지 상상도 못할 냄새가 퍼졌다.

당황한 물붕이. 하지만 이내 물붕이는 깨닫고 말았다. 이것은 케이크의 달콤한 향이 아닌, 파오후들의 액취라는것을..!

그 뜨거운 한여름의 열기에 수없이 모여든 파오후들.. 그들의 열기처럼 흘러나온 그 육수는 어느새 애플 매장안을 자그마한 구름으로 채우기에 충분한 양이였다.

아찔한 냄새에 정신을 차린 물붕이.. 주위를 둘러보자 물붕이는 그 광란의 도가니 한가운데에서 그저 홀로 쓸쓸히 케이크를 입에 우겨넣고 있을 뿐이였다

-






그냥 갑자기 써보고싶었음 이런분위기 아닐까 하고

ㅂㅇㅂ 만화로 그려줘 2018.06.29 09:54:34
일어나요허넠카쨩 시발련아 진짜 팩트 자제좀 하라고 ㅠㅠ - dc App 2018.06.29 09:57:11
ㅊㅇㅂ 이걸 만화로 그리리고 2018.06.29 09:57:30
타카츠키카나코 끔찍 - dc App 2018.06.29 09:59:10
sia06 2018.06.29 10:02:10
호엥호엥 호우 글좀써본 물붕인가? 2018.06.29 10:05:17
제조씨 시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dc App 2018.06.29 10:05:48
치나미니 2018.06.29 10:08:30
둥글마루 필력 무엇?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8.06.29 10:09:14
귤자후 호우~ 글 좀 쓸줄 아는녀석인가 - dc App 2018.06.29 10:14:30
5K 2018.06.29 10:27:00
민트초코맛감귤 꺼ㅡㅡㅡㅡㅡㅡㅡㅡ억 이미 카페 다갔다왔내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8.06.29 11:12:14
호노car 만화로 그려주시면 되시겟습니다 - dc App 2018.06.29 11:14:03
ㄷㅇ 물갤문학 단편선에 등록되엇습니다 - dc App 2018.06.29 11:23:10
ㅇㅇ 시발;;;; 118.216.*.* 2018.06.29 14:04:08
텐노지 존나 재밌다 ㅋㅋ 2018.06.29 14:33:07
데이4 2018.06.29 14:39:08
카드가 ㅋㅋㅋㅋㅋㅋㅋ - dc App 2018.06.29 16:2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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