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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ss번역) Bullet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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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쓴모든화이트픽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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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gall.dcinside.com/sunshine/1874046
  • 2018-06-27 14:26:38

원본 pixiv: https://www.pixiv.net/series.php?id=746511


1. 2016년 9월에 1화가 올라온 작품으로 지금이랑 설정이 다를 수 있음.

2. 전 16화 초장편

3. 작품 특성상 사망 묘사 나옴

4. 오, 의역 있을 수 있음 지적 대환영

5. 여름 휴가철 전에 완결하고 싶다.





돌아가도, 돌아가도, 결과는 같았다.

보건실 열쇠를 잠가 버텨봐도 유리창을 깨고 침입해 들어온다.

빗자루를 무기로 해서 맞서봐도 되받아쳐서 칼에 찔려 움직일 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차라리 죽일 셈으로 식칼을 들고 기다려보아도, 같다.

그러는 사이에 마리는 습격당해 죽는다.

아무리 감싸려해봐도, 아무리 지키려해봐도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것처럼 마리의 생명이 사라진다.

무엇을 해도 변하지 않는다.

결말이 변하지 않는다.

바꿀 수 없다.

찌릿하고 왼쪽 옆구리에 환상통이 왔다.

벌써 백번 이상은 찔려서 과거로 돌아가는 것을 반복한 탓인지 내 바보같은 머리는 아무런 상처도 없는 왼쪽 옆구리에 상처가 있다고 착각하고 통증을 호소한다.

그 탓에 털썩 무릎을 꿇으면 모두가 당황해서 달려온다.

다만, 이 장면에서 반복해서 바뀐 것은...



"카난 선배!"



가장 안색을 바꿔서 달려오는 게, 요시코 쨩이었던 것이다.

아무래도 요시코 쨩은 전부는 아니지만 내가 바꿔온 미래의 기억을 과거에서도 이어받는 것 같아 이 장면에서 항상 괴로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걸 보고 생각한다.

역시, 말할 게 아니었다.

내가 말했기 때문에 요시코 쨩은 꿈이라고 생각했던 반복을 현실이라고 인식해버렸다.

그 탓에 내가 바꿔가며 손상된 미래의 기억을 이어받을 때마다 괴로운 마음이 들게 해버린다.

요시코 쨩은 상냥하다.

그래서 매번 찔려서 피투성이가 되어 나타난 나를 보고 마리를 구하지 못한 사실을 눈치채서 상처받는다.

수십 번 째의 반복에서 그걸 깨닫고 나는 요시코 쨩에게 의지하지 않기로 했다.

요시코 쨩과 상담하는 것을 멈추고 홀로 생각하고 움직이려 했다.

그런데 매번 요시코 쨩은 피투성이가 된 내가 있는 곳까지 달려와서 나를 집까지 옮겨준다.

나에게는 그런 걸 해달라고 할 자격같은 거 없는데.



"카난 선배, 어디 아파? 괜찮아?"

하하, 괜ㅡ찮, 아. 요시코 쨩은 걱정도 많구나."

"그렇게나 얼굴이 창백한 사람이 하는 말 같은 거 아무도 안 믿어, 카난. 다이아도 그렇게 생각하지?"

"동감입니다. 후배에게 걱정을 끼치고 있다는 자각이 있으면 무리하게 연습에 나올 게 아니고 쉬는 게 정답이에요."



요시코 쨩의 걱정을 웃어 넘기려고 하니 마리와 다이아가 따지고든다.

아, 이건 연습 자체가 중단되는 패턴이구나하고 생각하며 그럼 어떻게 요시코 쨩을 뿌리칠지 머리를 굴린다.

몇 번인가 실험해봐서 안 거지만, 요시코 쨩이 내 사정을 들으면 그 때의 반복만은 선명하게 기억할 수 있는 것 같다.

반대로, 사정을 전혀 말하지 않으면 그 때의 반복은 기억을 잘 못한다.

희미하게 처음과 끝만을 기억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요시코 쨩이 처음에 꿈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기억이 애매했기 때문이겠지.

그래서 요시코 쨩은 내가 몇 번이나 과거로 돌아갔는지는 모른다.

말하지 않으면 요시코 쨩은 부담을 짊어지지 않아도 된다.

혼자서 품으면 된다.

혼자서 어떻게든 하면 된다.



"하하... 마리랑 다이아 말이 맞을지도. 미안, 오늘은 돌아갈게."

"어머, 엄청 솔직하잖아. 답지 않게."

"남이 솔직하게 말하는데, 너무하네..."

"싸우시지들 마시고. 자, 카난 양, 일어설 수 있겠어요?"

"카난, 선배..."



다이아의 손을 빌려 일어서니 요시코 쨩이 굉장히 괴로운 듯 얼굴을 찡그렸다.

거기에 웃어보이니 요시코 쨩은 한층 더 괴로운 얼굴이 된다.

아아, 그런 얼굴 하지 마.

왜 그렇게 괴로운 얼굴을 하는 거야.

괜찮아, 나는 괜찮아.

요시코 쨩이 짊어질 필요없어.

이걸 짊어지는 건 나 혼자만으로 족해.

내가 짊어져야만 하는 것이니까.

그러니까, 괜찮아.

요시코 쨩은 아무 걱정 안 해도 돼.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갑자기 다이아가 내 얼굴을 보고나서 요시코 쨩이 얼굴을 보고 침묵에 빠진다.

무슨 일일까 싶어 그 얼굴을 보니 다이아는 작게 고개를 저었다.



"요시코 양, 카난 양을 보건실까지 데려가는 거 좀 도와주실래요?"



갑자기 그런 말을 했다.

황당해 하고 있으니 요시코 쨩은 힘차게 대답하고 내 어깨에 손을 둘렀다.

반대편에서 다이아가 와서 등을 받친다.

그리고 모두에게 연습 중단을 선언하고 내가 끼어들 틈도 주지 않고 보건실까지 연행해갔다.

아아, 또 지금까지는 없었던 패턴이다.

하지만 이 정도의 오차로는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그건 지금까지의 반복으로 알고 있다.

그래도 이번에 개입해온 게 다이아인 건 마음에 걸렸다.

다이아의 통찰력은 잘 알고 있다.

어설프게 말하면 내가 처한 상황을 깨달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가지고는 요시코 쨩의 전철을 밟을 뿐이다.

그것만은 피해야 한다.

그렇게 마음먹고 다이아와 요시코 쨩에 의해 보건실 침대에 앉혀진다.

그리고 다이아가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하고 내 눈을 응시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카난 양, 당신 뭔가 숨기고 있죠?"

"갑자기 뭐야? 무슨 소린지 모르겠는데?"

"당신은 둔감하지만, 그렇게 바보는 아니라는 거 알고있어요. 제가 말하는 거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도요."



헤실헤실 웃어서 얼버무리려 하니 다이아가 불쾌한듯 눈썹을 찡그리며 단언했다.

이렇게 된 다이아는 만만치 않다.

항상 앞에서 끌어가는 입장에서 내 의지를 존중해주지만, 들어야겠다고 결심한 때의 다이아는 마리보다도 완고하다.

약간의 초조함을 느끼고 옆구리의 환상통을 의식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다이아를 바라보았다.



"에둘러 말하는구나. 하고싶은 말이 뭔데?"

"그것도, 알고 있을 테지요. ... 눈치채지 못한 거 같아서 가르쳐드리는데, 당신, 지금 자신이 어떤 눈을 하고 있는지 알고는 있으세요?"

"하? 눈이 뭐 어쨌는데?"

"꽉 막힌 눈을 하고 있어요. 제정신인 사람의 눈이 아닙니다."



진지한 표정으로 한 말에 놀라서 목소리도 나오지 않는다.

제정신이 아니라고?

내가?

당황하는 나에게 다이아는 굳은 표정을 풀지 않은 채로 말을 이었다.



"눈은 마음이라고들 하지요. 당신의 마음 상태는 그 눈을 보고 있으면 일목요연합니다. 지금 당신은 제정신이 아니에요. 2년 전에도 상당히 심했으니까 기억하고 있는데, 그때보다도 더 심해요. 왜냐하면 그때는 아직 제정신은 유지하고 있었으니까요."

"다, 다이아 선배......!"

"당신이 혼자 살아가는 사람이면, 이런 얘기 하지도 않아요. 그런 삶의 방식도 있다는 거 알고있어요. 하지만, 당신은 그렇게 살고 있지 않잖아요? 당신만큼 서투르지만 주변과의 유대와 인연을 소중히 하는 사람도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요시코 양이 당신을 걱정하고 Aqours의 여러분들이 당신을 걱정하지요. 그건 당신이 스스로 쌓아올린 거예요."



다이아가 도도하게 말한다.

내 눈을 응시하며, 도도하게.

그 기백에 압도당한 것인지 요시코 쨩이 옆에서 허둥지둥하고 있는 게 시야에 들어온다.

옆구리의 통증이 심해진다.

상처도 없는데, 너무나 아프다.

현기증이 난다.

식은 땀이 등을 타고 흐른다.

머리가 욱신욱신 아프다.

그래도 다이아는 멈추지 않는다.

말을 끝내주지 않는다.



"카난 양, 당신은 강한 편입니다. 하지만 서투른 부분도 있어요. 남에게 의지하기 싫어하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내민 손을 잡지 않는 마음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궁지에 몰려있는데도 혼자서 어떻게든 하려고 하는 건 역시 간과할 수 없어요."

"끄......러, 워......."

"당신이 말하지 않는다면 바라던 바는 아니지만 요시코 양에게서 듣겠습니다. 요시코 양은 뭔가 아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리고, 요시코 양이라면 대답해 주겠죠. 당신이 그런 상태인 걸 걱정하고 있는 요시코 양이라면."

"시끄러워!!"



비명처럼 소리를 지른다.

다이아와 요시코 쨩이 허를 찔린듯 굳는다.

그것과는 상관없이 귀를 막는다.

아니다.

아니다.

나는 제정신이다.

제정신이 아니라면 마리를 구할 수 없다.

내가 마리를 구할 거야.

그치만, 그치만.

...그치만...뭐였지?

모르겠다.

모르겠지만, 마리는 내가 구한다.

누구도 말려들게 하지 않겠다.



"시끄러워시끄러워시끄러워!! 내버려둬내버려둬관계없잖아다이아하고는관계없잖아내문제니까내가어떻게든하려고하는게당연하니까끌어들이는게잘못된거니까내가어떻게든할거야방해하지말고닥치고아무말도하지말고내버려두고신경쓰지마방해하지말고닥쳐닥쳐닥쳐닥쳐닥쳐시끄러워!!"

"카, 난... 양...?"

"내가어떻게든할거야내가구할거야닥치고내버려두고상관하지마관계없...!? ...커, 허...억... 허, 헉, 하악...하...악...!?"

"카난 양!!"



숨을.

숨을 쉴 수가 없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마셔도 마셔도 편해지지 않는다.

소리가 멀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옆구리가 아프다.

눈 앞이 새하얘져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심장이 아프다.

숨이, 숨이, 숨이.






눈을 뜨니 양호실 천장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왜 나는 천장을 보고있는 걸까.

그러자 빼꼼 시야에서 마루가 얼굴을 내밀었다.



"정신이 들었어유?"

"마, 루......?"

"카난 쨩, 과호흡이 일어나서 정신을 잃었어."



부드럽게 웃으며 마루가 가르쳐주었다.

당황하면서 마루의 얼굴을 보니 마루는 쓴웃음을 지으며 다시 입을 연다.



"깜짝 놀랐어유. 요시코 쨩이 울면서 전화를 해서 보건실에 와보니 다이아 선배도 굉장한 얼굴하고 있고, 카난 쨩은 정신을 잃었고. 하지만 카난 쨩이 정신을 차려서 다행이에유."



싱긋 기쁜듯이 웃고나서 마루는 침대 옆에 가져다 둔 의자에 자세를 고쳐 앉았다.

그걸 보면서 느릿느릿 몸을 일으킨다.

보건실에는 다이아도 요시코 쨩도 없었다.

내가 정신을 잃은 새에 돌아간 것일까.

그렇게 심한 말을 해버렸다. 당연한 일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마루가 쿡쿡 내 팔을 찔렀다.

유유히 마루 쪽을 보니 마루는 약간 걱정스러운 듯 웃었다.



"다이아 선배한테서 전해줄 말이 있어유."

"전해줄 말...?"

"'더욱 궁지에 몰아넣어서 정말로 죄송합니다.'라네."



그 말에 가슴이 조여왔다.

옆구리에 통증이 느껴진다.

그렇게 심한 말을 했는데, 다이아는 아직도 나를 걱정하는 것 같다.

그 사실이 무거운 돌처럼 나를 짓누른다.

그러자 마루가 갑자기 몸을 움직여.

꼬옥, 하고 나를 끌어 안았다.



"마루...?"

"허그, 예유."

"허그......"

"응. 마루, 카난 쨩이 해주는 허그 좋아해. 따뜻하고 굉장히 안심돼유. 그러니까, 카난쨩한테도, 허그."



꼬옥 나를 끌어안은 마루는, 그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나를 꽉 껴안은 채로 조용히 침묵하고 있었다.

그 침묵이, 마루의 체온이, 어째서인지 굉장히 고마웠다.

그래서 나는 가만히 꼼짝도 않고 마루의 포옹에 몸을 맡겼다.

얼마나 그렇게 있었을까.

스윽하고 마루가 조용히 몸을 떼어낸다.

그걸 멍하니 보고있으니 마루는 빙긋 웃었다.



"카난 쨩, 돌아가자?"



그 말에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이 조금이지만 가벼워진 것 같았다.

정말로, 조금이지만.







언제나처럼의 컨디션으로 눈을 떴다.

열과 인후통에 더해, 옆구리의 환상통도 있었지만.

휘청거리며 준비를 하고 언제나처럼 선착장으로 간다.

그러면, 언제나처럼 마리가 놀란 얼굴로 달려왔다.



"잠깐, 카난, 지독한 안색이잖아! 열은 쟀어? 잠깐 이마 보여줘 봐!"



마리가 하는대로, 이마를 만지게 한다.

마리가 얼굴을 찡그리고 화난 얼굴이 된다.

아아, 이걸로 몇번 째일까.

이제, 모르겠다.

200번을 넘은 정도에서 세는 것을 그만두었다.

앞으로 몇 번이면, 구할 수 있을까.

앞으로 몇 번 반복하면, 마리를 죽지않게 할 수 있을까.

앞으로 몇 번 누군가를 상처입히면, 끝낼 수 있을까.

모르겠다.



"카난...?"



마리가 걱정하는 눈빛으로 내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속여넘길 기력도 없었다.

속여넘겨봤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거랑 결과는 같을 터였다.

그렇다면 속여넘기는 의미가 없다.



"저기, 카난. 무슨 일 있었어? 어제, 다이아한테 전화왔는데, 카난을 상처입혔다고 다이아가 말했어. 다이아가 아무 이유도 없이 카난을 상처입힐 거라고 생각 안하고, 무엇보다 다이아도 상처입은 목소리였어. 카난이 아무 이유없이 다이아를 상처입힐 리 없잖아. 정말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왜 그러는 거야, 카난..."



달래듯이 등을 문지르며 마리가 정말로 걱정스럽게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그 얼굴을 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그만해, 그런 얼굴로 보지마.

나는 마리를 구하지 못했어.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죽게 만들었어.

그렇게 걱정해줄 자격도 없어.

옆구리가 고동치듯 아프다.

마치 나를 나무라는 듯 했다.



"카난... 진짜 왜 그러는 거야. 지금 카난, 눈뜨고 못 봐주겠어... 왜 그런 눈을 하고 있어...? 어째서 그렇게 돼버린 거야...? 왜 그렇게 죽을 것만 같은 얼굴하고 있어...?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거야...?"



꼬옥.

마리가 나를 끌어안았다.

마리의 몸이 떨리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울고있는 것일까.

요시코 쨩에게 부담을 짊어지게 하고, 다이아를 상처입히고, 마리까지 울리고, 나는 뭘 하고 있는 걸까.

구하고 싶은 것 뿐인데.

마리를 죽지 않게 하고 싶은 것 뿐인데.

무엇 하나 되는 게 없다.

내가 있는 탓에, 모든 게 다 미쳐가는 것 같았다.

내가 있으니까, 안되는 걸까.

내가 마리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내가, 있으니까.

내가, 없었으면.

내가 없었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이제, 모르겠어... 나는, 어쩌면 좋아...?

연락선이 출항한다.

우리를 두고 떠나간다.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니 의식이 몽롱해진다.

나는 마리에게 기대어, 의식의 끈을 놓았다.





눈을 뜨니, 마리의 방이었다.

마리의 방 침대에서 자고 있었다.

머리 맡의 시계를 보니 시간은 이미 그 시간을 지났다.

휘청휘청 몸을 일으키니 이마에서 젖은 수건이 떨어졌다.

왜 여기에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마리는 어떻게 됐을까.

훌쩍 침대에서 내려와 방을 둘러본다.

아무도 없다.

휘청휘청 걷는다.

마리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문득 물소리가 들린다.

욕실 쪽인가.

그 쪽을 향해 걷는다.

욕실의 수도꼭지가 열려서 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수도꼭지를 잠글 사람은 없다.

......왜냐하면,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니까.

마리는, 욕실 벽에 등을 기댄 채로 앉아서, 죽어있었다.

눈을 크게 뜬 채, 가슴을 누르며 죽어있었다.

심장발작일까.

이런 사인은, 내가 어떻게 발버둥쳐도 막을 수 없지 않은가.

무릎에서 힘이 빠져 털썩 무릎을 꿇었다.

슬픔이라는 감정이 올라오지 않는다.

괴로움이라는 감정이 올라오지 않는다.

그저, 그저, 옆구리의 환상통이 심했다.

나는 언제부터, 마리의 죽음에 동요하지 않게 되었나?

언제부터, 마리의 시체를 보고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않게 되었나?

제정신이 아니게 된 것은, 대체 언제부터일까.

모르겠다.

모르겠다.

모르겠다.

옆구리가, 아프다.

옆구리를 억누르며 몸을 웅크린다.

토할 정도로, 옆구리가 아프다.

비지땀과 식은 땀이 섞여 허리를 타고 흐른다.

숨쉬기 괴롭다.



"으, 으으으으으으으...!"



너무 아픈 나머지 짐승같은 신음 소리가 새어 나왔다.

세상이 빙빙 도는 느낌이 든다.

참을 수 없어서 토했다.

아무것도 먹지 않았기 때문에 위액밖에 나오지 않는다.

목이 타는 듯이 아프다.

이명이 들린다.

어쩌면 좋아?

뭘 잘못했는데?

누구 때문에, 마리가 죽는 거야?

맨 처음에, 왜 마리가 죽었지?

맨 처음에, 누구 때문에 마리가 죽었지?

누구지, 누구 때문이지?



"............하, 하하, 아하하, 아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



뭐야.

간단한 거잖아.

내가 있었으니까, 마리는 죽었다.

내가 감기에 걸렸기 때문에, 마리는 다이아와 함께 우리집에 오려고 했다.

내가 감기에 걸리지 않으면, 마리는 다이아와 함께 있지 않았다.

다이아와 함께 있지 않으면 마리는 자동차를 피했을 것이다.

자동차를 피했으면, 마리는 죽지 않았다.

내가 불렀으니까, 마리는 자동차를 피할 수 없었다.

내가 곁에 있었기 때문에, 마리는 나를 감싸고 자동차에 치였다.

내 팬처럼 보이는 사람은 내가 없었으면, 마리를 죽이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쓰러지지 않았으면, 마리는 욕실에서 죽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있었던 것이, 잘못이다.

내가, 살아있는 것이, 잘못이다.



"아하하하하! 아하하하하! 아하하하하! 내가, 내가, 없어지면 되는구나! 아하하하하하하하!!"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어째서 이런 간단한 걸 깨닫지 못한 것일까.

내가 없어지면 모든 게 해결되잖아.

내가 없어지면, 마리는 죽지 않는다. 다이아는 상처받지 않으며 요시코 쨩도 부담을 짊어지지 않고 끝난다.

이런 간단한 걸 눈치채지 못한 나는 어찌나 바보인지.

한바탕 웃고, 웃고, 웃었다.

목이 잠길 정도로 웃고 나서 나는 마리를 안아 침대에 눕혔다.

뜨고있었던 눈을 손바닥으로 지그시 감긴다.

그리고 그 차가운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이제, 괜찮아, 마리. 다음은 절대로 죽지않을 거니까. 이제, 죽지않아."



그것만을 말하고 나는 마리의 방을 나왔다.

밖은 비가 오는 모양이다.

그것을 신경쓰지 않고 달렸다.

몇 분 거리를 달려 자신의 방으로 향한다.

방에는 역시나 그 상자가 있었다.

과거로 돌아가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다.

이제 두 번 다시는 돌아가지 않는다.

상자를 열어 권총에 탄환을 장전한다.

여러번 반복한 덕인지 순식간에 장전완료.

그것을 관자놀이에 대고, 웃었다.



"필요없는 아이는, 사라져 줘야지."





방아쇠를, 당겼다.






쉬발 괜히 번역 잡았다 보는 거 존나 힘든데 다음화가 궁금함

요솔로 2018.06.27 14:35:16
SDS 2018.06.27 14:40:53
코바야시아이카 개꿀잼이자너;; 2018.06.27 14:49:37
유(부우)동 하 시벌.....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화... 다음화..... 2018.06.27 15:27:35
이나미안쥬 ㅗㅜㅑ 2018.06.27 15:42:36
컁리코 다음화 다음화..! - 7센린4센욧 2018.06.27 18:26:10
흡혈귀조일 2018.06.29 06:4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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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9137 일반 자리에서 일어나 오늘의 주인공을 환영해 주십시오 17 hirari 2018-07-05 56
1889136 일반 미국애들 덕질 진짜 힘들게 하는구나 AsTimeGoesBy 2018-07-05 0
1889135 일반 미라웨이는 뭐냐 타는잉어 2018-07-05 0
1889134 일반 카페 지금가도되냐 사루마센 2018-07-05 0
1889133 일반 일본애들은 그게 문제인거같음 4 citelg 2018-07-05 0
1889132 일반 후쿠오카도 외국인데 뭐 한번 해야지 이나미 2018-07-05 0
1889131 일반 미라클웨이브스트랩 요싴이 있음 미노즈라 2018-07-05 0
1889130 일반 la블 가지고싶다 코토리의간식 2018-07-05 0
1889129 일반 뽑기는 해로운 문명이다 16 쿠니키다 2018-07-05 16
1889127 일반 우리 이거 가자 사루마센 2018-07-05 0
1889124 일반 이 짤 레인보우 애니장면인줄 컁컁아이컁 2018-07-05 1
1889123 일반 미라웨이 성공해도 난 못보네 씨발 AsTimeGoesBy 2018-07-05 0
1889122 일반 역시 덕중에 덕은 양덕이군 1 zl존용사 2018-07-05 0
1889121 일반 우리는 그래도 직관 보러가는게 100 언저리로 해결 보잖아 일어나요허넠카쨩 2018-07-05 0
1889120 일반 미국애들은 직구 하는것도 힘들겠지 3 메가럽쿠쟈 2018-07-05 0
1889119 일반 배대지 조이포스트 쓰는 갤러 있냐? 귤다이스키 211.209 2018-07-05 0
1889117 일반 그래도 일본인들치고 타츠야는 잘나서는편이구나 베시미르 2018-07-0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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