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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ss번역) Bullet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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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쓴모든화이트픽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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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23 15:42:59

원본 pixiv: https://www.pixiv.net/series.php?id=746511


1. 2016년 9월에 1화가 올라온 작품으로 지금이랑 설정이 다를 수 있음.

2. 전 16화 초장편

3. 작품 특성상 사망 묘사 나옴

4. 오, 의역 있을 수 있음 지적 대환영

5. 여름 휴가철 전에 완결하고 싶다.






"카난? 뭐해, 멍하니."



정신을 차려보니 마리가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 나를 보고 있었다.

약간 어질어질한 머리를 흔들고 나도 모르게 떨고 있던 손을 쥐었다.

돌아온 거야.

마리가 죽기 하루 전으로 돌아온 거야.

그 사실을 새겨넣고 마리를 돌아 본다.

마리.

마리가 있다.

그것만으로도 조금 울 것 같은 기분이 되었다.



"카난? 얘, 진짜 괜찮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내가 불안했는지 마리가 내 눈 앞에서 팔랑팔랑 손을 흔든다.

아아, 안 된다. 정신차려야 한다.

나는 마리를 구하기 위해 과거로 돌아왔으니까.

그것 이외에는 생각하지 마.

그렇게 혼잣말을 하고 나는 실실 미소를 지었다.



"미안, 잠깐 멍하게 있었어."

"Really? ...또 뭐 하고싶은 말 안하고 있는 거 아니야?"

"그런 거 없어. 미안해, 연습 멈추게 해버려서."



의심에 차 가까이 다가온 마리에게 웃어보이고 모두에게 말한다.

마리가 못마땅한 듯 나를 노려보고 있는 것은 눈치챘지만, 진실 따위 말할 수 없다.

말할 수 없어.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내일, 마리가 죽는다니.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나는 미래에서 돌아왔다니.

말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러니, 말하지 않는다.

실실 웃으며 자신의 스타트 포지션까지 돌아가려고 할 때 갑자기 팔을 잡아 끌렸다.

뒤돌아 보니 다이아가 진지한 눈을 하고 나를 보고 있었다.



"......정말로, 아무 일도 아닌가요?"



그렇게 말한 목소리는, 진심을 담고 있었다.

그런 점에 쓴웃음이 새어나올 것만 같다.

이런 때에 다이아의 통찰력은 정말로 성가시다.

하지만 다이아에게도 말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다시금 배실배실 웃는다.



"아무 일도 아니야. 고마워, 다이아. 걱정해줘서."



나의 그 말에 다이아는 마리와 똑같이 못마땅해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팔을 놓아주었다.

이 정도쯤 되면 고집을 부려서라도 입을 열지 않는 내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에 감사하며 나는 짝, 하고 손을 맞부딪쳤다.



"자, 연습 재개하자! 아니, 멈추게 한 내가 할 말은 아닌가."



그렇게 말을 하니 모두 어딘가 안심한 것처럼 떠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마리도 이 이상은 추궁할 수 없다고 생각한 건지 마지못해 스타트 포지션으로 돌아갔다.

그 모습을 눈으로 좇으며 마음 속으로 마리에게 전한다.

반드시, 구해줄게.

내가 죽어도 상관없어.

마리만큼은 반드시 구할 거야.

스스로를 채찍질하듯 반복해서 그것만을 생각했다.



마리와 다이아의 시선을 느끼면서 진행한 연습이 끝나고 옷을 갈아입고나니 밖이 어두워지고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렇다.

이 다음, 소나기가 온다.

그것을 떠올린 나는 재빨리 옷을 갈아 입은 후 모두를 돌아보았다.



"아무래도 쏟아질 거 같으니까 얼른 돌아가는 게 좋겠다."

"어, 우와!? 정말이다. 당장이라도 비올 거 같잖아!"



내 말에 리코, 요우와 장난치고 있던 치카가 당황해서 짐을 싼다.

1학년들도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짐을 싸기 시작했다.

그것을 안심하고 보고 있으니 마리가 슬쩍 나에게 다가와 히죽거렸다.



"희한한 일도 다 있네. 카난이 날씨 걱정도하고 말이야."

"그, 그런가? 평소대로라고 생각하는데."

"카난 성격상 여름이니까 괜찮다고 경박하게 말할 거 같은데?"

"그건, 아무래도 부정 못하겠네..."



쓴웃음이 섞인 대답을 하며 자신도 짐을 싼다.

이 비를 맞으면 자신은 분명히 내일 열이 난다.

그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피하고 싶었다.

지금까지 거쳐온 두 번은 치카의 장난에 어울려서 결국 비를 맞고 말았다.

그러니 치카를 움직이게 만들면 비를 맞지 않고 끝날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담은 발언이었지만 확실히 평소대로의 나라면 하지 않을 말이다.

마리는 히죽거리고 있지만 눈 속이 웃고있지가 않다.

아아, 역시 내 비밀을 드러내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생각해서 한숨이 나오려고 하던 것을 참았다.

어떻게 얼버무릴까.

말하지 않으면 될 일이긴 하지만, 끈덕지게 물고 늘어지는 것은 역시 곤란하다.

어찌됐든 비가 내리기 전에는 돌아가고 싶다.

그런 걸 생각하고 있으니 마리는 히죽거리는 것을 멈추고 조금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있잖아, 카난. 나도 이런 일 저런 일 전부 다 듣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그렇지만, 역시 걱정은 된단 말이야."

"마리......"

"소중하니까, 걱정하는 거야. 카난은 남에게 의지하는 거 서투르니까 일이 스스로가 품지 못할 정도가 되어도 계속 품고 있곤 하잖아? 그걸로 카난이 무너져버리거나 하면 나 슬플 거야."

"마리 양도 남한테 얘기 잘 안하지만 말이죠."



마리의 말에 아무 말 않고 있으니 다이아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 표정은 어딘가 기가 막힌 듯 했고, 걱정하는 듯 했다.



"카난 양도 마리 양도 스스로의 힘을 과신하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무슨 뜻이야, 다이아?"

"당신들은 강하다고 생각합니다만, 동시에 약하다고 말하고 있는 거예요."

"미안, 잘 모르겠어, 다이아."

"......다르게 말씀드릴까요? 두 사람 모두 스스로가 생각하는 것 만큼 강하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있는 거예요."



고개를 갸웃거리는 마리에게 다이아가 곤란한 듯이 웃으며 말했다.



"스스로의 힘을 잘못 판단하면 한계를 넘어서더라도 눈치채지 못하는 것이죠. 그러니 두 사람은 좀 더 자신의 힘에 대해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요."

"나는 둘째치고서라도 카난에 대해서는 같은 의견이야."

"그거, 내가 할 말인데."

"둘 다라고 말하고 있잖아요. 피차일반입니다."



나와 마리의 말다툼에 다이아는 성대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 나서, 내 쪽을 보고 진지한 눈으로 입을 열었다.



"......카난 양이 아무래도 말씀하고 싶지 않으시다면 저는 묻지 않겠어요. 하지만... 정말로 곤란할 때는 제대로 이야기해주세요."

"...응, 알고 있어."

"다이아는 정말 카난한테 무르다니까."

"제 분수를 알고 있을 뿐입니다. 그보다, 마리 양은 우선 남의 이야기를 좀 들으세요."

"......알고 있다고."



다이아의 말에 둘이서 같이 고개를 끄덕인다.

지금까지의 일을 생각하면, 어떤 일이 있어도 다이아에게는 대들 수가 없다.

고집스럽고 때때로는 덜렁이인 주제에 중요한 때에서는 반드시 나와 마리를 도와준다.

자신의 고집을 굽혀서라도 나와 마리의 마음을 헤아리고 지켜봐주는, 사실은 무척이나 심지가 강한 다이아.

그런 다이아가 그렇게나 초췌해져버렸던 미래.

그런 미래, 역시 바꿔버려야만 한다.

나는 가슴 속에서 다시금 결의를 다지며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삐빅, 하고 체온계가 울린 것을 확인한다.

거기에는 이전과 변함없이 보통 체온보다 2도 높은 값이 표시되어 있었다.



"정말, 돌겠구만 이거."



평소보다 뜨거운 호흡에 지긋지긋한 한숨이 나온다.

목이 아프다.

몸도 심하게 나른하다.

빼도박도 못하는, 어름감기.

알고는 있었지만 피할 수 없었다.

이후 마리, 다이아와 이야기하고 학교를 나오니 도중에 소나기가 쏟아졌다.

다이아와는 헤어진 후였고 마리는 이사장 일로 함께가 아니어서 우산을 중간에 조달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았다.

돌아가고 나서 곧바로 목욕하고 옷을 갈아입었지만 역시나 안 되었던 것 같다.

몸이 괴롭다.

솔직히, 잠들고 싶다.

하지만 그런 일을 하면 마리가 죽는 것을 손가락 빨면서 보고있는 게 된다.

그런 거,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우선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해 집에 있던 약을 물과 함께 마시고 옷을 갈아입는다.

어질어질한 상태로 옷 매무새를 정리하고 휘청거리는 발걸음으로 연락선 선착장까지 가니 이미 와 있던 마리가 놀란 듯한 얼굴을 했다.



"아, 안녕, 마리......"

"안녕할 때가 아니지! 지독한 안색이잖아!"

"하하하, 그런가?"

"열은 쟀어? 잠깐 이마 보여줘 봐."

"괜찮아. 그렇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이마에 손을 대려하는 마리를 피하면서 배시시 웃는다.

여기서 열이 나는 걸 들키면 귀찮다.

컨디션 불량을 눈치채 버린 건 쓰라리지만 얼버무려서 위기를 넘길 수밖에.

나만 아니까.

나말고는, 오늘 마리가 죽는 것을 모르니까.

그러니까, 여기서 집으로 돌려보내지는 것은 견딜 수 없다.



"봐, 이제 연락선 나오니까 타자."

"그럴 상황이 아니잖아! 카난, 어제부터 이상하다고?"

"평소대로라니까, 마리는 걱정이 지나치네."

"그런 kids라도 눈치챌 수 있는 거짓말로 변명하지 마! 나 좀 봐, 카난!"

"먼저 탄다~"



붙잡으려는 마리를 어떻게든 회피하고 연락선에 탑승한다.

그것을 쫓듯이 연락선에 오른 마리의 손을 피하고 있는 와중에 배가 출항하여 안심한 찰나 팔을 잡아끌렸다.

아차하고 생각했을 때는 이미 늦어서 마리가 억지로 내 이마에 손을 파묻고 곧바로 미간에 깊은 주름을 만들었다.



"이것 봐, 역시 열나잖아!"

"싫다, 아까 소란피워서 몸이 뜨거운 거 뿐이야."

"새파란 얼굴하고는 뭔 소리하는 거야! 게다가 아까부터 눈도 멍하게 뜨고 있는데!"

"어제 좀 늦게 자서......"

"...진짜 돌아버리겠네!! 적당히 하라고!!"



그렇게 말하자마자 마리의 오른손이 휘둘러졌다.

순간적으로 눈을 감고 충격에 대비하고 있으니 지체없이 왼뺨에 마른 통증이 달린다.

이윽고 짝! 하고 마른 소리가 울려퍼진다.

핑하고 눈이 돈다.

신체의 균형이 무너져 무심코 쓰러져버릴 것 같았던 것을 억지로 참았다.

따끔거리는 뺨을 만지며 눈을 뜨니 마리가 진심으로 화가난 눈을 하고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으......갑자기 때릴 것까지는 없잖아."

"카난이 고집불통인 게 잘못한 거야. 응? 이래도 또 말 안들을 거야?"



마리의 분노 속에서 나를 걱정하는 기색이 엿보인다.

알고 있다.

마리가 나를 걱정하고 신경써주고 있는 것은 알고 있다.

그래도 있잖아, 마리.

지금은, 지금만은 그걸 무시할 수밖에 없어.

그러지 않으면 마리가 죽는다고.

알아달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미워해도 상관없다.

그걸로 마리가 살아난다면... 나는 아무래도 좋다.

그러니까, 미안.

정말로, 미안.

지금부터 나, 마리를 상처입힐 거야.

마음 속으로 그렇게 사과하고 나는 마른 입을 어떻게든 열어재껴서 떨리는 목소리를 죽을 힘을 다해 억눌렀다.

마리를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마리하고는, 상관없는 일이잖아."



그렇게 말한 순간 마리가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심하게 상처입은 듯한 얼굴을 한 후에.



"읏, 이제 나도 몰라!! 마음대로 해!!"



마치 그 표정을 숨기듯 나에게서 등을 돌렸다.

그것이 심하게 가슴을 아프게 했지만 모른 체하고 과장되게 한숨을 토하는 것을 보여준다.

이걸로 됐다.

이걸로 된 거야.

마리를 구하기 위해서니까.

필사적으로 자신을 타이른 나는 목소리가 떨리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후속타를 날린다.



"마음대로 할 거야."



아슬아슬하게 가슴이 조여왔지만 그것을 삼킨다.

도착한 배에서 거친 발소리로 떠나가는 마리를 보내고 나도 배에서 내렸다.





당연하다고 해아할까, 연습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격노해서 이쪽을 쳐다보려고 하지도 않는 마리와 컨디션 불량으로 생각하는 만큼 움직일 수가 없는 나.

그런 두 사람을 보고 있는 힘껏 기막혀 하는 다이아와 어쩐지 무서워하고 있는 후배들.

그런 멤버로 연습같은 게 될 리가 없다.

삐걱거리며 진행된 연습은 정말로 힘들었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그래도 실실 웃으면서 연습을 이어나가고 있었는데......



"으, 하아.....앗!"



머리가 아프다.

망치로 땅땅 두들겨맞는 듯이 아프다.

목도 아프고 몸은 납처럼 무겁다.

방심하면 시야가 일그러져서 의식이 날아갈 것만 같다.

열이 오르고 있는지 눈이 끓는 듯이 뜨거웠다.

어째선지 이명도 들린다.

토하는 숨이 뜨겁고 건조하고 목이 불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스텝이 불안정적이다.

그래도 억지로 춤을 추니 땅이 흔들리는 듯한 착각이 들어 무심코 무릎에 손을 올렸다.



"카난 양."

"...응? 뭐, 야, 다이아......"

"지금 당장 보건실에 가주세요."



헐떡이는 호흡을 반복하고 있으니 다이아가 굉장히 엄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일그러진 시야를 다이아 쪽으로 돌리니 다이아는 눈 속에 분노와 걱정을 품고 힘든 표정을 하고 있다.

이에 배시시 웃어보이자 다이아의 표정은 점점 더 엄하고 험해졌다.



"어째서 고집을 부리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상태로는 연습을 해도 의미가 없습니다."

"아, 하하...... 싫다, 다이아까지 걱정이 지나치고, 말이야......"

"걱정이 지나치고 말고를 떠나서요. 새파랗게 질린 얼굴을 하고 제대로 서있을 수도 없는 당신을 보고 그 말 말고 무슨 말이 할 수 있나요?"

"괜, 찮, 다니까...... 호들갑, 이야......"

"......다르게 말할게요. 다른 사람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하는 거예요."



자기가 아픈 얼굴을 하면서 다이아가 독한 말을 날린다.

그 말에 쓴웃음이 난다.

실제로 다이아의 말대로였다.

이런 휘청휘청거리는 상태로는 뭘해도 잘되지 않으며 후배들에게 불필요한 걱정을 끼쳐버리고 만다.

그것은 잘 알고있다.

하지만 지금만큼은 물러설 수 없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떨리는 팔에 힘을 주고 몸을 일으킨 순간이었다.



"아, 앗......"



아찔, 하고 한층 더 시야가 일그러진다.

균형감각이 없어지고 자신의 몸이 어떤 자세인지 알 수 없게 된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지만 이명이 심하여 들리지 않는다.

눈이, 보이지 않는다.

거기까지 느꼈을 때, 나의 의식은 블랙아웃했다.





정신을 차리니 보건실 침대 위였다.

두통과 이명은 여전히 꼬리를 잇고 있지만 꽤나 괜찮아진 것을 보면 꽤 잤던 것일까.

그런 걸 생각하면서 비틀대며 몸을 일으키자 침대 주위의 커튼이 열리며 연습복을 입은 다이아가 얼굴을 내밀었다.



"정신이 좀 드세요?"

"다이아... 그......"

"사과할 정도의 일이라면 처음부터 얌전히 있으시지 그러셨어요."



사과하려고 하니 선수를 빼앗겨 말문이 막힌다.

그런 나를 보고 다이아는 한숨을 내쉬며 침대 옆에 있던 파이프 의자에 앉아 체온계를 건넸다.



"안색을 보아하니 조금 열이 내린 것 같습니다만 일단은 확인해 보죠."

"응, 미안해."

"정말... 다들 걱정하고 있었다구요? 계속 휘청거리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니나다를까 쓰러져버리니까."



체온계를 받아 겨드랑이에 끼운 채 사과하니 다이아는 어이없어하면서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다이아와 이야기하다가 내가 갑자기 쓰러진 것.

요우가 보건실까지 옮겨준 것.

그 때 열을 재니 40도에 이를 정도로 열이 올라있었던 것.

일단 지금은 보건실에 눕히고 연습이 끝나고 병원에 데려가자고 다이아가 말해 모두를 진정시킨 것.

그리고.



"마리 양, 계속 괴로운 얼굴을 하고 있었어요. 당신, 마리 양한테 무슨 말을 한거죠?"

"......말 못 해."

"...뭐, 대충 예상은 되지만요. 이번에는 카난 양이 잘못했네요."

"그건, 알고 있어."



내 말에 다이아가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뜬다.

말대답하지 않고 인정한 것이 의외였던 것일까.

그 점에 쓴웃음을 짓고 있으니 체온계가 울렸다.

보니 오늘 아침에 쟀던 때와 같은 온도였다.

역시 잠을 잔 것이 도움이 됐는지도 모른다.

체온계를 다이아에게 전달하니 다이아도 조금 안심한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것을 곁눈질로 보면서 침대 위에서 다리를 내린다.

돌아가야 돼.

마리가 있는 곳에 돌아가야 돼.

그러지 않으면, 마리를 상처입히면서까지 이곳에 온 의미가 없다.

연습화에 발을 들이밀고 아직은 약간 휘청거리는 다리로 일어서려고 하니 다이아에게 팔을 붙잡힌다.



"뭐하는 짓이에요?"

"돌아갈 거야. 이제, 괜찮아."

"이 열로 괜찮을 리가 없잖아요. 정말로, 오늘 이상하다고요, 카난 양."

"...제발 놓아줘. 내일은 제대로 쉴 테니까. 그러니까, 오늘만큼은 눈감아줘, 다이아."



열과 초조함에 목소리가 떨렸다.

그것에 깜짝 놀란 것인지 다이아가 진심으로 걱정하며 나를 보았다.

거기에 쓴웃음으로 화답하고 나는 다이아의 손을 떨쳐냈다.

하지만.



"카난 양, 오늘 연습은 벌써 끝났어요."

"어...?"



다이아가 날린 한마디에 핏기가 싹 가셨다.

연습이 끝났다고?

조심스레 보건실 시계를 쳐다보니 15시가 조금 넘었다.

호흡이 가빠진다.

기다려, 그런, 거짓말이지?

나는 대체 얼마나 잔 거야?



"비가 와서 중지되었어요. 그래서 제가 여기에 온 거예요."



그렇다.

내가 눈을 떴던 때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래서 연습이 중지되었으리라고 나는 생각한 것이 아닌가?

그 이후에, 어떻게 됐지?

다이아... 다이아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건 언제였지?

거기까지 생각한 순간, 나는 보건실을 뛰쳐나가 달리고 있었다.



"카난 양!?"



뒤 쪽에서 다이아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개의치 않는다.

컨디션 불량도 머리 속에서 모조리 빠져나가 있었다.

어쨌든 달리고, 달리고, 달린다.

부실 문을 박살낼 기세로 열어젖히니 안에 있던 치카 일행이 깜짝 놀라 튀어올랐다.

하지만, 거기에, 마리는, 없다.



"우, 우와, 카난 쨩? 무, 무슨 일..."

"마리는!?"

"헤?"

"마리는 어디 갔어!?"



치카의 말을 가로막고 덤벼들 기세로 묻는다.

그러자, 요우가 걱정스럽지만 어딘가 화가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마리 쨩이라면 돌아갔는데. 있잖아, 카난 쨩..."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는 요우를 무시하고 나는 곧바로 발길을 돌려 다시 달려갔다.

신발을 갈아 신지도 않고 현관을 뛰쳐나와 길을 달리고 달리고 달린다.

늦지 말아라.

제발, 늦지 말아라...!

기도하는 듯한 말을 반복하며 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달린 그 때.

비닐 우산을 쓰고 횡단보도 앞에서 멈추어 있는 마리의 뒷모습과.

그 마리 쪽을 향해 속도도 늦추지 않고 돌진해 오는 승용차가 눈에 들어왔다.



"마리, 위험해!!!"



목이 터질 정도로 큰 소리로 외쳤다.

그 소리에 반응하여 마리가 이쪽을 돌아보았다.

그 찰나.

마리와 눈이 맞았다.

그렇지만.

직후에 심각한 충돌음이 들린다.

마리는 돌진해 온 승용차에 치여 날아가며 하늘에 흩날린다.

철퍼덕.

그대로 바닥에 내던져지고 데굴데굴 굴러간다.

그리고 위를 본 상태로 멈추었다.

소리가 멀어진다.

몸이 떨린다.



"마, 리...... 마리이이이이이이이!!!"



외치는 소리가 입에서 멋대로 용솟음쳤다.

다리를 엉켜가며 달려서 마리 옆에 주저앉는다.

심각한 모습이었다.

왼팔과 왼다리가 엉뚱한 방향으로 구부러져 있고 머리에도 피가 흐른다.

희미하게 열린 눈은 초점이 맞지 않아 어디를 보는지도 알 수 없다.

후우 후우하고 미약한 호흡만이 귓전을 맴돈다.

끔찍했다.

발 밑에서 한기가 올라온다.

그것을 떨쳐버리듯 마리를 필사적으로 불렀다.



"마리! 마리! 정신차려, 마리!!"

"아, 카......카, 난......?"



내 목소리에 반응하여 공허한 눈이 두리번두리번 움직인다.

하지만 눈이 보이지 않는 것인지 전혀 시선이 맞지 않는다.

그것이 무서워서, 무서워서 어쩔 줄을 모른다.

마리가 괴롭게 얼굴을 돌려 기침을 한다.

순간 쿨럭하고 마리의 입에서 검붉은 피가 흘러 넘쳐 땅을 더럽힌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기침하고 피를 토한다.

그것은 마치 마리 속에서 생명이 흘러 떨어지는 것처럼 보여 오한이 심해졌다.



"싫어, 마리, 싫어! 정신차려!"

"카......아.......카, 난......어디야.......?"

"여기 있어! 여기 있다고! 마리!!"



불안한 듯 헤매는 공허한 눈이 무서워 힘없이 내던져진 오른손을 잡고 호소했다.

곁에 있다는 것이, 전해질 수 있게.

그런 나의 손을 마리가 되잡아오지만 그 힘은 너무나도 약하다.

거기에 공포를 느끼면서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이름을 부른다.

또 마리가 기침한다.

쿨럭하고 피를 토하고 후우 후우하고 괴롭게 숨을 내쉰다.

손이.

손이, 점점 차가워진다.

그 때.



"윽......지, 않......아......"



가냘픈 목소리로 마리가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입을 움직였다.

순간적으로 입가에 귀를 갖다대니 들려온 말은.



"죽, 고......싶지, 않......아......"



그런, 비통한 말.

무심코 숨을 삼킨 나를 눈치채지 못하고, 마리는 후우 후우하고 목을 울리면서 피를 토하고 말을 자아냈다.



"싫, 어...... 좀, 더......카, 난, 이랑......같, 이, 있...고, 싶어......죽고, 싶, 지......않아......."

"마리...!!"

"화, 해, 해야, 되.....는데, 그.....런, 데...... 이래, 가, 지...곤....... 싫, 어......."



그 말이, 마지막이었다.

그 말을 마지막으로 마리의 호흡이 멈추었다.

멈춰, 버렸다.

텅 빈 채로 열린 눈이 빛을 잃는다.

꼭 쥔 손에서 힘이 빠진다.

움찔거리는 움직임도 없다.

후회의 말만을 남기고, 마리는, 마리의 생명의 불꽃은, 꺼져버렸다.





늦어, 버렸다.

늦어버렸다.

알고 있었는데.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는데.

그런데도, 나는, 힘없이 죽게 만들어버렸다.

꾸물거렸기 때문에, 우물쭈물댔기 때문에.

마리를, 구하지, 못했다.





정신이 드니 집에 있었다.

자신의 방에서 멍하니 바닥에 앉아 있었다.

구하지 못했다.

구하지 못했다.

죽게 해버렸다.

그 말만이 머리를 맴돈다.

빙글빙글 맴돌고 몸이 떨린다.

그 때.

문득 낯익은 상자에 눈이 갔다.

저것, 은.....

휘청휘청 손을 뻗어 상자를 연다.

열어보니 역시나 본 적 있는 종이와 권총과 탄환이 있었다.



"하, 하하......"



건조한 웃음이 나온다.

그렇다.

이게, 있으면.

이것만 있으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

다시 할 수 있다.

한 번 더, 다시 하면 된다.

그래, 한 번 더, 과거로 돌아가면 된다.

한 번 더, 구하러 가면 된다.

이런 결말 따위 절대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권총에 탄환을 장전하고 내던지듯 관자놀이에 총구를 갖다댔다.



"지금, 갈게...... 마리......."




방아쇠를, 당겼다.

루퍼 허미.... - 4센은 요싴이의 것 2018.06.23 15:58:55
요솔로 2018.06.23 17:57:34
코바야시아이카 진짜 재밌네 2018.06.24 00:19:16
ㅇㅇ 61.254.*.* 2018.06.24 00: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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