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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ss번역) Bullet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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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쓴모든화이트픽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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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22 18:08:21

원본 pixiv: https://www.pixiv.net/series.php?id=746511


1. 2016년 9월에 1화가 올라온 작품으로 지금이랑 설정이 다를 수 있음.

2. 전 16화 초장편

3. 작품 특성상 사망 묘사 나옴

4. 오, 의역 있을 수 있음 지적 대환영

5. 여름 휴가철 전에 완결하고 싶다.





삐빅, 하고 체온계가 울렸다.

나른한 팔을 어떻게든 움직여 겨드랑이에서 그것을 꺼내 보니 평범한 체온보다 2도 정도 높은 온도가 표시되어 진절머리가 난다.



"그럼 그렇지......"



중얼거리듯 내뱉은 말은 듣기 싫을 정도로 쉬어 있고 말과 함께 새어나온 숨결이 뜨겁다.

빼도박도 못하게 여름감기구만.

원인은 아마도 어제 소나기를 맞은 것 때문이겠지.

그렇게까지 내리리라고는 생각지도 않아서 우산 같은 거 가지고 있지도 않았으니까.

여름이니까 괜찮겠지하고 느긋한 태도를 취한 다음날에 이 꼴이다.

마리나 다이아에게 얼추 이소리 저소리 다 들었는데 이 상태여서는 무슨 소리를 들을지 불보듯 뻔하다.

할 수 있다면 한소리 안 듣고 넘어가고 싶지만 공교롭게도 오늘은 연습날이니까 숨길 수 있을 리가 없다.

두 사람의 잔소리를 상상하고 두통을 느끼면서도 연락하지 않을 수는 없어서 느릿느릿 휴대폰을 쥐었다.

최소한의 저항으로써 마리랑 다이아가 직접 볼 수 있는 Aqours 단체방이 아닌 치카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내기로 한다.

이 몸상태로 두 사람의 잔소리를 듣는 건 사양하고 싶다.



'미안, 감기 걸린 것 같아. 오늘은 쉴게.'



열 때문에 나른하니까 간결한 메시지를 보내고 마리와 다이아한테서 오는 메시지 알림을 꺼놓는다.

내가 보기에도 어린애같은 저항이지만, 뭐, 컨디션이 안 좋아서 자고 싶었으니까 알림을 꺼놨다고 변명하기로 하자.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휴대폰을 버리듯 던지고 이불 속에 기어들어갔다.

자자.

누가 뭐래도 감기는 자는 게 최고야.

그렇게 혼잣말을 하고 이불 속에서 몸을 둥글게 말았다.

역시나 열과 인후통으로 인해 곧바로 졸음이 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가만히 누워있으니 꾸벅꾸벅 졸게되었다.

그걸 틈 타 나는 조용히 의식을 잃었다.




꿈을 꾸고 있다.

그것을 깨달은 것은 눈 앞에 어린 시절의 나와 다이아가 있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교실 뒷자리에 나란히 앉은 어린 다이아와 나를 바라보고 있다.

그런 신기한 일이 있을 리가 없기 때문에, 아, 꿈이구나 하면서 자각했다.

이렇게 꿈 속에서 꿈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은 처음이어서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어린 다이아와 나는 어쩐지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그래서, 아, 이건 마리가 전학왔을 때의 기억인가하는 생각에 이른다.

담임 선생님께서 전학생이 왔다고 하는 걸 보니 분명 틀림이 없다.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으니 아니나 다를까 교실 앞 문으로 어린 마리가 어색한 긴장을 품은 채 들어왔다.

이 때, 마리는 무척 긴장했었구나.



조금은 흐뭇하게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니 선생님이 칠판에 마리의 이름을 쓰고 가볍게 마리를 소개한 뒤에 마리에게 자기소개를 시켰다.

어린 마리는 꾸벅하고 거친 몸짓으로 고개를 숙인 후에 조금 굳은 얼굴을 들었다.

교실이 술렁거린다.

마리는 혼혈이니까 외형이 외국인처럼 또렷한 이목구비와 금빛 머리를 하고 있어서 반 친구들이 흥미진진하게 마리를 보고 있었다.

그것 때문에 진정할 수가 없었다고 마리가 말했었나.

그런 어린 마리를 보며 어린 다이아는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이건 마리랑 친해지고 난 뒤에 한 말이지만 다이아는 이 때 마리를 공주님이라고 생각한 듯하다.

그림책에 나오는 귀여운 공주들은 금발이 많았기 때문에 비교적 꿈 많은 다이아는 바로 그것에 결부시켰던 것이겠지.

그런 어린 다이아 뒤에서 어린 나는 조금 눈을 동그랗게 뜬 후에 언뜻 미소를 지었다.

나는 이 때 무슨 생각을 했었나.



......아, 맞다.

심하게 긴장하는 마리를 보고 어쩐지 내버려둘 수 없다고 생각했었다.

조금이지만 세상일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기 십상인 귤색 머리를 한 소꿉친구의 모습과 마리의 모습을 겹쳐보았으니까.

무서워할 거 없어, 괜찮아, 라고 말해주고 싶어졌었다.

그런 내 반응이 신기하게 보였는지 어린 마리는 어린 나를 보고 약간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다.

그리운 마음에 조금 흐뭇한 기분이 들었다.

이후, 사실 바로 말을 걸고 싶었지만 반 친구들이 마리를 둘러싸고 질문 공세를 해대고 있었기 때문에 말을 건넬 수 없었었지.

무리에 둘러싸여 배려없는 질문 공격을 받았던 마리는 지금에 와서 생각하니 조금 무서워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하던 중 장면이 변하고 아와시마 호텔 근처로 장소가 옮겨져 있었다.



이건 그거다. 학교가 끝난 후에 마리를 미행해서 아와시마 호텔까지 왔을 때의 기억이다.

안절부절 못하는 다이아를 끌고 호텔 부지에 잠입했다.

그렇게 해서 마리와 이야기하려고 했던 때의 기억.

나도 참 무모한 짓 하는구만하고 쓴웃음 지으며 보고 있으니 어린 나는 어린 다이아가 말리는 것을 웃어넘기고 있다.

그러고 있으니 멍하니 바다를 보고 있던 어린 마리를 발견하여 당황하여 어쩔 줄을 모른다.

이야기하려고 미행한 주제에 무슨 이야기를 할 지는 정하지 않았던 나는 이 때 약간 패닉에 빠졌다.

그래서 멍한 머리에 조금 전에 본 서양 영화의 한 신이 스쳐지나갔을 때 이것밖에 없다고 생각했었지.


"허, 허그..."


"호에?"


"허그, 하자."



혀짧은 소리로 갑작스럽게 허그하자고 말한 뒤 의기양양한 얼굴을 하고 있는 나를 보고 조금 빵터졌다.

정말, 당돌하구만, 나.

어쩜, 나이스 아이디어다! 같은 얼굴하고 말이야.

그리고 놀란 마리를 문답무용으로 껴안고 만족하고 있다니 정말로 웃긴다.

어린 다이아는 안절부절 못하고 있고 어린 마리는 깜짝 놀란 듯 굳어 있었다.

그래도 우선은 내가 사이좋게 지내고 싶어한다는 것이 전해졌는지 허그를 풀고나니 쑥쓰러워하고 있다.

아, 생각해보면 이 때 마리가 신경쓰이기 시작했었지.

수줍은 그 미소가 귀여워서 두근했던 것을 잘 기억하고 있다.



꿈은 계속된다.

자러 왔던 다이아를 이끌고 할배 몰래 집을 빠져나와 아와시마 호텔에 갔다.

손전등 신호로 마리를 호출하여 아와시마 신사의 별을 본 일.

그렇게 호텔에선 난리가 났고 결국에는 할배한테 꿀밤을 맞았던 일.

어렸을 때는 내성적이었던 마리가 조금씩 밝은 아이가 되어 갔던 일.

마리의 아버지가 하이 텐션으로 나랑 다이아가 친구가 되어준 것을 기뻐하고, 마리는 뾰루퉁해진 일.

중학교 학생회장이 된 다이아에게 이끌려 마리와 함께 학생회에 들어가게 된 일.

마리가 좋아하는 음악에 깜짝 놀랐던 일.

고등학교 수험 때 마리와 다이아는 추천으로 합격했는데, 나만 일반입시를 보게된 일.

공부가 서툰 나에게 공부를 가르쳐줬던 일.

합격이 결정되어 셋이서 손에 손 잡고 기뻐했던 일.

스쿨 아이돌을 시작하여 마리를 억지로 끌어들였던 일.

도쿄에서 있었던 일.

마리를 떨쳐내는 나.

떠나가는 헬기에 손전등을 흔들었던 일.

그리고...... 부실에서의 화해.

지금까지의 사건이 담담하게 흘러가서 드는 그리운 마음과 따끔하게 아픈 가슴과, 화해의 기쁨.

전부 마치 영화와 같이 장면이 변해간다.

슬픈 일도 힘든 일도 있었지만 그것을 넘어서서 지금이 있음을 느껴서 약간 가슴이 뜨거워졌다.



이상한 꿈.

하지만, 굉장히 멋진 꿈.

역시, 좋아하는구나......

이렇게 되돌아보니 얼마나 자신이 마리를 좋아하는지 이해할 수 있어서 조금 쑥쓰러워졌다.

마리에게 이 마음은 전하지 않았다.

전할 생각은 없다.

곤란하게 만드는 걸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생각할 뿐이라면 괜찮잖아.

그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니까.

그런 생각이 드는 따뜻하고, 조금은 안타깝고, 상냥한 꿈이었다.



무슨 소리가 나서 잠을 깼다.

눈을 떠 보니 밖이 어둑어둑하다.

쏴아 소리가 나서 비가 내리는 것이라는 걸 알았다.

벽걸이 시계를 보니 시간은 16시 정각.

아무래도 상당히 오랫동안 잠들었던 것 같다.

컨디션 쪽은 아침보다는 상당히 좋아져 있었고 목은 여전히 아프지만 나른함은 상당히 사라져 있었다.

빗소리에 깨버린 건가?

그건 그렇고 무언가 행복한 꿈을 꾸었지.

그런 걸 생각하면서 기지개를 펴니 또 뭔가 소리가 났다.

이 소리는...... 휴대폰 진동?

비가 아니라 이 소리에 일어난 걸까.

내던졌던 휴대폰에 손을 뻗어보니 다이아한테서 전화가 와있었다.

으아, 잔소리 전화인가 싶어 낙심한다.

비가 내리고 있기 때문에 부활동도 중단되었다고 생각하면 타이밍적으로는 딱 맞다.

내키지는 않지만서도 받지 않는다면 그 후폭풍이 두려워서 어쩔 수 없이 통화버튼을 누르고 휴대폰을 귀에 댔다.



"미안 다이아, 잔다고......"

"카난 양, 카난 양, 카난 양, 카난 양, 카난 양......!!"

"어?"



자고 있었기 때문에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변명하려고 했더니 휴대폰으로부터 다이아가 우는소리로 나를 찾아서 어리둥절해졌다.

어, 잠깐만 기다려봐.

왜 다이아가 울고 있지?

아니, 무슨 일이지?



"잠깐, 다이아? 무슨 일 있어?"

"아, 카난, 양...... 카난 양......!!"



잠꼬대를 내뱉 듯 이름을 부르기를 계속하는 다이아의 목소리를 멈출 요량으로 큰 소리로 이름을 부르니 다이아는 내가 전화를 받은 것을 깨달았는지 끊어지듯이 나를 불렀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다이아는 상당히 이성을 잃은 것 같고 흐느껴 우는 소리가 들린다.

그것이 어쩐지 불안했지만 어쨌든 상황을 알지 못하는 나는 가능한 한 차분한 목소리로 다이아에게 말을 걸었다.



"응, 카난이야. 다이아, 진정하고. 지금 어디야?"

"으, 카난, 양......어, 떡, 하죠......저, 는...... 대체 어찌하면......"

"다이아, 심호흡해. 괜찮아, 잘 듣고 있으니까. 지금, 어디야? 장소 가르쳐줄래?"

"장, 소......? 장소, 같은 거......"

"지금부터 갈 거니까, 어디 있는지만 말해주지 않을래? 걱정마, 전화 안끊을게."



이성을 잃고 지리멸렬한 말밖에 하지 않는 다이아에게 불안이 점점 커져만 간다.

하지만 어떻게든 마음을 진정시키며 전화를 귀에 댄 채로 옷을 갈아 입는다.

이렇게 다이아가 이성을 잃다니 심상치 않다.

그런 다이아를 혼자 둘 수는 없는 일이다.

컨디션 불량같은 거 생각할 때가 아니야.

빠르게 갈아 입고 우산도 없이 밖으로 튀어 나왔다.



"다이아, 다이아 듣고 있지? 지금, 집 나왔어. 연락선 탈 거야. 어디 있어?"

"카, 난, 양...... 어떡해, 저는, 저는......!"

"다이아, 이제 곧 선착장에 도착해. 배도 정시에 나와. 지금 바로 갈 거니까 다이아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가르쳐줄래?"



대화가 되지 않는 것에 초조감을 느끼면서 필사적으로 계속해서 호소한다.

그러자 점차 내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는지, 다이아가 숨을 죄며 목소리를 짜낸다.



"벼, 병, 원......"

"어? 미안, 한 번 더 말해줄래? 어디라고?"

"병, 원, 이에요..... 학교, 근처, 에......"



오싹.

오싹, 하고 온 몸의 털이 곤두섰다.

병원...?

지금, 병원이라고 했지?

불안이 부풀어 오른다.

좋지 않은 예감이 등에 들러붙는 착각이 든다.

심장이 아플 정도로 경종을 울리기 시작해 현기증이 나는 건지 파도를 타는 건지 잘 모르게 되었다.

듣고 싶지 않다.

이 다음 말은, 듣고 싶지 않다.

좋지 않은 예감이 그런 마음을 가져온다.

하지만 울면서 이성을 잃은 다이아를 방치할 수는 없다.

하, 하고 작게 숨을 토하고나서 나는 필사적으로 부드럽게 말을 꺼냈다.



"알았어, 병원이구나. 곧 연락선이 도착할 거야. 조금만 가면 그 쪽에 도착해. ......무슨 일이 있었어?"



그 말에 다이아가 다시 이성을 잃는다.

어떡해, 제 탓이에요, 미안해요, 용서해줘, 하고 마치 잠꼬대를 하듯 반복한다.

연락선이 도착하자마자 날 듯이 내려 달리면서 나는 필사적으로 다이아를 달랬다.

그리고 다이아는 점차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입에 담기 시작했다.



"마, 마리 양, 이...... 저를, 감싸고, 차에, 치여, 서......!!"



그걸 듣는 순간 다리가 멈추었다.

머리부터 얼음물을 쏟아부은 듯 온몸이 차가워진다.

목이 아프다.

어째서인가?

감기에 걸렸기 때문이다.

감기에 걸렸는데 나는 왜 우산도 들지 않은 채로 우뚝 서있는 걸까.

감기가 더 심해지겠다.

그러니까 얼른 젖지 않는 곳으로 가야한다.

현실도피를 하는 듯 머리 속에 아무래도 좋은 것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그런 내 상태를 눈치채지 못한 다이아는 울먹이며 추가타를 넣어왔다.



"어떡해요......마, 마리 양, 이...... 죽었다, 고요......!!"



세상이, 흑백으로 바뀌었다.






영안실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추웠다.

내 감각이 이상해지고 있을 뿐인지도 모른다.

소리가 멀다.

풍경도 흑백이다.

영안실 중간에 받침대가 있었다.

그 받침대에 휘청휘청 다가간다.

받침대에 매달려 다이아는 울고 있었다.

옆에는 화면이 꺼진 휴대폰이 떨어져 있다.

그걸 멍하니 바라보면서 나는 받침대에 누워있는 것에 다가갔다.

흰 천을 들어 올리니 분명 익숙할 터인데 낯선 얼굴이 나타난다.

마리.

마리가, 있었다.

하지만 마리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살며시 뺨을 만지니 얼음처럼 차가웠다.

그것이 무서워서 무심코 손을 뗐다.

마리.

마리, 마리, 마리.

일어나 봐.

이런 데서 자다니 부주의하잖아.

장난도 이정도 되면 질이 나빠.

봐, 다이아도 울잖아.

적당히 하자.

응? 마리.



"미안, 해...... 미안, 해......요! 마리, 양... 마리양......!



다이아는 흠뻑 젖어있었다.

교복 곳곳에 진흙도 묻어있다.

그런 건 신경쓰지도 않고 다이아는 계속해서 사과의 말을 입에 담고 있었다.

그런 다이아에게 걸 말을 나는 찾지 못한다.

나는 그저 멍하니 마리의 창백한 얼굴을 바라보았다.



불운한 사고였다.

비가 내리기 시작해 부활동이 중단되고 집에 돌아가는 길이었다고 한다.

마리와 다이아는 자신들에게 연락도 하지 않은 나에게 화가 났고 그래서 지금부터 우리 집에 쳐들어 가는 이야기를 했다는 듯하다.

그렇게 모두와 헤어져 둘이서 우리 집을 향하고 있었다.

비가 세차게 내려 시야가 꽤 나빴다고 한다.

두 사람이 학교에서 나와 잠시 걷던 중.

교차로에서 신호 대기를 하며 대화를 나누던 두 사람에게 갑자기 승용차가 돌진했다.



비 때문에 시야가 나쁘고 소리도 잘 안들리는 상태.

그런 가운데에 마리는 돌진해 오는 승용차를 빠르게 눈치채고 있는 힘껏 다이아를 들이받았다.

그 덕분에 다이아는 승용차의 진행 방향에서 비껴나가 무사했지만 마리는 도망칠 수가 없었다.

상당한 속도를 내고 있던 승용차에게 노브레이크로 부딪쳐 나가떨어졌다.

운전자는 떨어뜨린 휴대폰을 주우려고 곁눈질을 하는 바람에 핸들이 빗나가 있는데도 앞에 마리 일행이 있는 줄도 몰랐기 때문에 브레이크에 발도 올라가 있지 않았다는 듯하다.



운전 중 한눈을 팔아 생긴 사고.

그래도 그때까지 아직 마리는 살아있었던 것 같다.

다이아가 달려갔을 때에는 간신히 의식이 있었고 조금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내장 파열을 일으킨 탓인지 괴롭게 몇번이고 피를 토했다고 한다.

마리를 친 사람이 구급차를 부르는 동안 다이아는 필사적으로 마리에게 계속해서 말을 걸었다.

그렇지만 그런 보람도 없이 마리는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었다.



장례식은 조용하게 진행됐다.

영정 속 마리는 최고의 미소를 하고 있었지만 모두가 울고 있어 심하게 우울했던 것만 기억난다.

Aqours 멤버들 모두 눈물이 마를 기세로 울고 있었다.

특히 심했던 것은 다이아로, 루비 쨩과 마루에게 의지하지 않으면 걸을 수조차 없을 정도였다.

관 속에 누워있는 마리에게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사과했다.

미안해요, 내 잘못으로, 미안해요, 주변 사람들이 가엾게 여길 정도로.

자신을 감싼 탓에 마리가 이렇게 되어 버린 것이 큰 마음의 상처가 되어버린 것이다.

다이아는 잘못하지 않았는데.

그리고.

마리의 부모님도 울고 있었다.

의외였던 것은 마리의 아버지가 다부졌던 점이다.

관 옆에 쓰러져서 움직이지 않던 다이아의 어깨를 안고 눈물을 흘리면서도 '너는 잘못한 게 아무 것도 없단다. 마리는 너를 지킬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생각할 거야.'하고 위로했다.

그리고 Aqours 모두에게 계속 감사를 표했다.

마리와 함께 있어줘서 고맙다, 친구로 지내줘서 고맙다고, 울며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나는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멍하니 영정을 바라볼 뿐.

이것이 현실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의식을 희미하게 하고.

정신을 차렸을 때는 화장장이었다.

그 곳에서 모두가 마지막 작별을 고하고 불 너머로 사라져가는 관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러는 사이에 정신을 차려보니 집에 있었다.

아무 것도 할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그냥 멍하니 앉아 있었다.

모든 것이 현실감이 없었다.

흑백 세계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움직일 기력도 없이.

그리고 어째서인지 나는 문득 휴대폰을 꺼냈다.

그 때 이후로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어떤 메시지가 와 있는지 확인하던 중 마리에게서 온 메시지가 읽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음을 깨닫고 떨리는 손으로 화면을 터치했다.



"카난, 무슨 일이야?"

"늦잠자는 거면 서둘러."

"치캇치한테 들었어. 뭐하는 짓이야?"

"야, 좀 읽어!"

"알림 올 거 아냐!? 정말!!"

"다이아가 보내는 메시지도 알림 꺼놨어?"

"아아 진짜 정말로 열받네!!"

"나 진짜 화났어!!"

"부활동 끝나면 각오하고 있어!!"

"느긋하게 쉬어."

"지금, 부활동 끝났어."

"아직 자고 있니?"

"지금부터 갈 거야."

"각오하고 있어."



"마, 리......"



휴대폰에 남아 있던 마리의 메시지.

그 것을 읽은 순간,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이렇게나, 이렇게나 마리의 흔적이 있는데.

마리가 여기 있었던 것, 확실하게 느껴지는데.

이제, 없다.

없어져버렸다.

이제 두번 다시, 만날 수 없다.



"으, 아......아아, 아, 아......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나는 그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는데.

그런데, 어째서.

어째서 두고 간 거야.

왜 가버린 거야.

휴대폰을 가슴에 껴안고 바닥에 이마를 문지르며 울었다.

슬픔이 몸을 집어삼키는 착각을 느끼며, 그저, 그저 큰소리로 울부짖었다.

다시는 만날 수 없다니 싫다.

다시는 이야기를 나눌 수 없다니 싫다.

다시는 만질 수 없다니 싫다.

다시는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니 싫다.

다시는 웃는 얼굴을 볼 수 없다니 싫다.

싫다싫다싫다싫다싫다싫다싫다싫다싫다!!!!



"마리, 이...... 마리......!!"



싫어.

싫어.

만나고 싶어.

이야기하고 싶어.

만지고 싶어.

목소리가 듣고 싶어.

웃는 얼굴이 보고 싶어.

그렇게 생각하며 오로지 울고 울고 울었다.

얼마나 울었던 것일까.

격정을 쏟아낸 것으로 인해 조금은 진정이 되었다.

하지만 집어삼킨 슬픔은 사라지지 않았다.

흐느껴 울면서 몸을 일으킨 순간이었다.

문득 방에 낯선 상자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눈물을 흘리며 상자에 손을 가져가니 묵직한 중량감이 느껴졌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상자를 열어보니 종이가 들어있었다.



'어리석은 나로부터, 어리석은 나에게.'

'지금을 바꾸고 싶니?'

'그러면, 방아쇠를 당겨.'

'지금을 바꾸기 위해 저항해.'

'그것이 그대가 해야만 하는 것.'



어딘가 낯익은 글씨로 쓰여진 글.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나는 상자의 내용물을 다시 보았다.



"이, 거......"



들어있는 것은 1정의 권총과, 1발의 탄환.

그리고 사용법을 쓴 설명서였다.

왜 이런 것이 있는지 모르겠다.

모르겠지만.

그래도 잘됐다.

나는 망설임 없이 권총을 손에 들고 총알을 장전했다.

설명서에는 일절 눈길을 주지 않고 권총을 쥔다.

누가 무슨 목적으로 두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그저, 마리를 만나고 싶었다.

그러니까.

철컥, 관자놀이에 총구를 가져다 댔다.



"마리...... 지금, 갈게......"



그렇게 중얼거리고, 나는 방아쇠를 당겼다.





"카난? 뭐해, 멍하니."

"헤?"



갑자기 누군가가 말을 걸어서 깜짝 놀랐다.

주위를 둘러보니 학교 옥상이다.

모두가 걱정스럽게 나를 보고 있었다.

마리도.

마리, 도......?



"마리!?"

"What!? 뭐야, 갑자기 소리지르고..."

"사, 살아 있는 거지!? 정말로 마리 맞지!?"

"자, 잠깐..."



눈 앞의 마리를 붙들고, 여기저기 만지고 확인한다.

따뜻하다.

살아있다.

살아있구나.

마리는 진짜로 여기에 있다.

그 자체에 울상이 되어 있으니 다이아가 어깨를 두드렸다.



"왜 그러세요, 대체? 그렇게나 당황해가지고는..."

"다, 이아....."

"정말, 댄스 연습 중에 갑자기 멈추더니 갑자기 뭐야? 백일몽이라도 꾼 거야?"



나를 보고 기가막힌 것처럼, 하지만 걱정스럽게 마리가 한숨을 내쉰다.

백일몽......?

그게?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으면 이상하다.

왜냐면, 마리는 이렇게 살아 있고 다이아도 평소대로다.

그래...... 내가 백일몽을 꾸었던 건가.

그렇다면 뭐 그런 꿈을 꾼 걸까.

마리가 죽는 꿈이라니 너무한다.

그렇게 생각하니 방금 당황했던 게 쑥쓰러워져 나는 아하하, 하고 마른 웃음을 흘리고 머리를 긁적였다.



"미안, 잠이 덜 깬 것 같아."

"댄스 연습 중에 잠들다니, 솜씨도 좋으시네요."

"정말이야! 무슨일 있나하고 생각했잖아!"



관자놀이를 벌렁거리며 불쾌감을 말하는 다이아와 뾰루퉁하게 화가 난 마리에게 쓴웃음을 보내며 내심 가슴을 쓸어내린다.

다행이다, 꿈이었구나.

그치만 봐, 마리는 살아있다.

다이아도 평소대로다.

다들 웃고 있다.

봐, 언제나처럼의 일상이다.

그런 꿈을 꾸다니 피곤한 건가.

오늘은 일찍 자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완전히 화가 난 두 사람을 진정시키기에 집중했다.





삐빅, 하고 체온계가 울렸다.

나른한 팔을 어떻게든 움직여 겨드랑이에서 그것을 꺼내 보니 평범한 체온보다 2도 정도 높은 온도가 표시되어 진절머리가 난다.



"그럼 그렇지......"



중얼거리듯 내뱉은 말은 듣기 싫을 정도로 쉬어 있고 말과 함께 새어나온 숨결이 뜨겁다.

빼도박도 못하게 여름감기구만.

원인은 아마도 어제 소나기를 맞은 것 때문이겠지.

그렇게까지 내리리라고는 생각지도 않아서 우산 같은 거 가지고 있지도 않았으니까.

여름이니까 괜찮겠지하고 느긋한 태도를 취한 다음날에 이 꼴이다.

마리나 다이아에게 얼추 이소리 저소리 다 들었는데 이 상태여서는 무슨 소리를 들을지 불보듯 뻔하다.

할 수 있다면 한소리 안 듣고 넘어가고 싶지만 공교롭게도 오늘은 연습날이니까 숨길 수 있을 리가 없다.

두 사람의 잔소리를 상상하고 두통을 느끼면서도 연락하지 않을 수는 없어서 느릿느릿 휴대폰을 쥐었다.

최소한의 저항으로써 마리랑 다이아가 직접 볼 수 있는 Aqours 단체방이 아닌 치카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내기로 한다.

이 몸상태로 두 사람의 잔소리를 듣는 건 사양하고 싶다.



'미안, 감기 걸린 것 같아. 오늘은 쉴게.'



열 때문에 나른하니까 간결한 메시지를 보내고 마리와 다이아한테서 오는 메시지 알림을 꺼놓는다.

내가 보기에도 어린애같은 저항이지만, 뭐, 컨디션이 안 좋아서 자고 싶었으니까 알림을 꺼놨다고 변명하기로 하자.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휴대폰을 버리듯 던지고 이불 속에 기어들어갔다.



"......뭐야, 데자뷰인가."



어쩐지, 전에도 이런 생각을 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두 사람의 잔소리를 피하려고 쓸데없는 저항을 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럴 리가 없나.

감기에 걸린 건 오랜만이고.

컨디션이 나쁘니까 이런 생각을 해버렸는지도 몰라.

자자.

누가 뭐래도 감기는 자는 게 최고야.

그렇게 혼잣말을 하고 이불 속에서 몸을 둥글게 말았다.

역시나 열과 인후통으로 인해 곧바로 졸음이 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가만히 누워있으니 꾸벅꾸벅 졸게되었다.

그걸 틈 타 나는 조용히 의식을 잃었다.



무슨 소리가 나서 잠을 깼다.

눈을 떠 보니 밖이 어둑어둑하다.

쏴아 소리가 나서 비가 내리는 것이라는 걸 알았다.

벽걸이 시계를 보니 시간은 16시 정각.

아무래도 상당히 오랫동안 잠들었던 것 같다.

컨디션 쪽은 아침보다는 상당히 좋아져 있었고 목은 여전히 아프지만 나른함은 상당히 사라져 있었다.

빗소리에 깨버린 건가?

그건 그렇고 무언가 행복한 꿈을 꾸었지.

그런 걸 생각하면서 기지개를 펴니 또 뭔가 소리가 났다.

이 소리는...... 휴대폰 진동?

비가 아니라 이 소리에 일어난 걸까.

내던졌던 휴대폰에 손을 뻗어보니 다이아한테서 전화가 와있었다.



오싹.



소름이 돋았다.

이 상황, 기억 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잘은 기억나지 않지만 이 상황은 처음이 아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정체 모를 불안감에 한기를 느끼며 나는 통화 버튼을 눌러 휴대폰을 귀에 댔다.



"다이아......?"

"카난 양, 카난 양, 카난 양, 카난 양, 카난 양......!!"

"읏!!"



두려워하며 전화를 받으니, 휴대폰으로부터 다이아가 울먹이며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와 한기가 심해진다.

왜 다이아가 울고 있지......?



"다이아, 무슨 일이야?"

"아, 카난, 양...... 카난 양......!!"



잠꼬대를 내뱉 듯 이름을 부르기를 계속하는 다이아의 목소리를 멈출 요량으로 큰 소리로 이름을 부르니 다이아는 내가 전화를 받은 것을 깨달았는지 끊어지듯이 나를 불렀다.

다이아는 상당히 이성을 잃은 것 같고 흐느껴 우는 소리가 들린다.

한기가 오한으로 바뀌어간다.

섬뜩한 기시감에 땀이 등을 타고 흐른다.

어쨌든 상황을 확인하려고 나는 가능한 한 차분한 목소리로 다이아에게 말을 걸었다.



"응, 카난이야. 다이아, 진정하고. 지금 어디야?"

"으, 카난, 양......어, 떡, 하죠......저, 는...... 대체 어찌하면......"

"다이아, 심호흡해. 괜찮아, 잘 듣고 있으니까. 지금, 어디야? 장소 가르쳐줄래?"

"장, 소......? 장소, 같은 거......"

"지금부터 갈 거니까, 어디 있는지만 말해주지 않을래? 걱정마, 전화 안끊을게."



어떻게든 마음을 진정시키며 전화를 귀에 댄 채로 옷을 갈아 입는다.

오한이 점점 심해져 간다.

기시감에 머리가 아파온다.

하지만 어쨌든 다이아가 있는 곳으로 가자는 마음만으로 움직였다

그러지 않으면 움직일 수조차 없게 될 것 같았다.

빠르게 옷을 갈아입고 우산도 없이 밖으로 튀어나간다.



"다이아, 다이아 듣고 있지? 지금, 집 나왔어. 연락선 탈 거야. 어디 있어?"

"카, 난, 양...... 어떡해, 저는, 저는......!"

"다이아, 이제 곧 선착장에 도착해. 배도 정시에 나와. 지금 바로 갈 거니까 다이아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가르쳐줄래?"



오한을 뿌리치며 계속 필사적으로 호소한다.

그러자 점차 내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는지, 다이아가 숨을 죄며 목소리를 짜낸다.



"벼, 병, 원......"

"! 병원, 이야......?"

"병, 원, 이에요..... 학교, 근처, 에......"



오싹.

오싹, 하고 온 몸의 털이 곤두섰다.

오한으로 쓰러질 것만 같다.

호흡이 잘 되지 않는다.

기시감이 점점 심해진다.

그래도 어떻게든 목소리를 짜낸다.

확인해야만 한다.

이 기시감의 정체를 확인하지 않으면 안된다.

하, 하고 작게 숨을 토하고 난 후 나는 심한 고통을 느끼면서 최대한 부드럽게 말을 걸었다.



"알았어, 병원이구나. 곧 연락선이 도착할 거야. 조금만 가면 그 쪽에 도착해. ......무슨 일이 있었어?"



그 말에 다이아가 다시 이성을 잃는다.

어떡해, 제 탓이에요, 미안해요, 용서해줘, 하고 마치 잠꼬대를 하듯 반복한다.

연락선이 도착하자마자 날 듯이 내려 달리면서 나는 필사적으로 다이아를 달랬다.

그리고 다이아는 점차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입에 담기 시작했다.



"마, 마리 양, 이...... 저를, 감싸고, 차에, 치여, 서......!!"



그걸 듣는 순간 다리가 멈추었다.

머리부터 얼음물을 쏟아부은 듯 온몸이 차가워진다.

기시감의 정체를 겨우 깨달았다.

아아.

아아, 아아, 아아!!!

어째서 곧바로 깨닫지 못했던 걸까.

왜 이런 중요한 일을 깨닫지 못한 거야.

이건.

이, 상황, 은.



"어떡해요......마, 마리 양, 이...... 죽었다, 고요......!!"



그 때 꾸었던 백일몽이랑, 똑같잖아.





영안실에 누워있는 마리와 거기에 매달려 우는 다이아.

그것을 보면서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어째서 바로 눈치채지 못한 걸까.

이렇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막을 수 있었는데.

그런데 왜 난 아무것도 못한 거야?

이런 상황이 될 때까지 눈치채지 못하다니, 얼간이 짓도 정도가 있다.

내가 더 빨리 눈치챘다면, 마리는 죽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눈치챘다면, 다이아가 이렇게 울지도 않았다.

나 때문이다.

내가, 내가 마리를 죽인 셈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죄책감으로 망가질 것만 같아 나는 도망치듯 영안실을 뒤로했다.

정신없이 달리고, 달렸다.

연락선에 뛰어들고, 아와시마에 도착하자 다시 달렸다.

그리하여 도망치는 듯이 집에 뛰어들어 방에 틀어박혔다.

나 때문이다.

나 때문이다.

나 때문이다.

머릿속에서 그런 말이 넘쳐난다.

호흡이 빨라진다.

어질어질한 와중에 방에 낯선, 하지만 낯익은 상자가 있음을 깨달았다.

이건......

황급히 상자를 손에 들고 초조해하며 상자를 찢어서 열어보니 그때와 같은 종이가 들어 있었다.



'어리석은 나로부터, 어리석은 나에게.'

'지금을 바꾸고 싶니?'

'그러면, 방아쇠를 당겨.'

'지금을 바꾸기 위해 저항해.'

'그것이 그대가 해야만 하는 것.'



이건, 무엇인가?

왜 꿈에서 본 것과 같은 상자가 여기에 있지?

상자의 내용물을 확인하니 역시 설명서와 권총과 1발의 탄환이 들어있었다.

조심스럽게 권총과 총알을 손에 든다.

꿈과 같은, 묵직한 감촉.

그것에 당황하면서도 나는 꿈 속에서는 거들떠뵞도 않았던 설명서를 손에 들었다.

설명서에는 손글씨가 써져있었다.

낯익은 글자가 마치 휘갈겨 쓴 듯한 필체로 춤추고 있었다.



'이 권총과 탄환은 머리를 관통한 사람의 의식을 과거로 보낸다.'

'타임 리프라는 현상을 일으키는 장치.'

'사용법은 권총에 탄환을 장전해 머리를 쏠 뿐.'

'의식이 도착하는 곳은, 정확히 네가 마리를 죽이기 하루 전.'

'과거로 돌아가서, 마리가 죽는 운명을 바꾸어라.'



상세한 설명도 있었지만 너무 어려워서 잘 이해가 안되어서 간단하게 써져있는 부분만 읽는다.

즉 이건 의식만을 과거로 보내는 타임머신이라는 건가?

그렇다는 건, 그 꿈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현실에 일어났던 일?

그 꿈의 끝에, 분명 나는 이 권총으로 자신의 머리를 쏘았다.

나는, 그 때 과거로 돌아가버린 거야?

뭔 소린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지만.

이 글씨체는...... 이 글자는 내가 쓴 것과 같았다.

그렇다는 것은 미래의 내가 과거의 나에게 보내온 것...이겠지.

마리를 죽게 만든 것을 계속 후회해왔던, 미래의 내가 보낸.

이상하게 그것만은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그렇다면, 나는.

권총에 탄환을 장전한다.

총구를 관자놀이에 갖다댄다.

그리고 작은 숨을 토하고, 앞을 응시했다.



"마리가 죽는 운명 같은 거, 내가 바꿔주겠어."



방아쇠를 당겼다.

ㅇㅇ 오타 발견 - 그것에 당황하면서도 나는 꿈 속에서는 [거들떠뵞도] 않았던 설명서를 손에 들었다. 121.142.*.* 2018.06.22 18:17:47
ㅇㅇ 번역 고마워. 121.142.*.* 2018.06.22 18:19:08
컁리코 재밌다 고마워 2018.06.22 18:25:52
애플이쓴모든화이트픽셀 오타 수정했어 2018.06.22 23:34:27
파랑색플라스틱라무네 번역끝날때까지 숨참아요 2018.06.22 23:45:19
파랑색플라스틱라무네 후우우우우우우우우웁 2018.06.22 23:45:27
타천빵야✨ 2018.06.23 00:02:11
요하네리리 제발 다음 좀 - dc App 2018.06.23 02:07:48
ㅇㅇ 이거 예전에 원문으로 읽은적 있는데 개씹명작ㄷㄷ 번역 고마워 1.236.*.* 2018.06.23 03:43:24
루퍼 빨리 다음편 좀 현기증 난다 - 4센은 요싴이의 것 2018.06.23 04: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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