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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물갤문학][리코]피아노 치던 소녀 -1-
글쓴이
el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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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1860999
  • 2018-06-20 13:43:06


그동안 라이브 뽕에 빠져 사느라 글 못 올림 ㅎㅎ;

리코 과거 이야기에 대한 썰 듣고

오토노키 시절 리코 친구들과 리코, 그리고 아쿠아 2학년 멤버들이 서로 만나면 어떨까

하고 상상하면서 써본 글임


SID라도 있으면 참고할텐데 그것조차 없어서 리코의 오토노키 친구들은 오직 내 상상으로 만들어 냈음 ㅎㅎ;

재밌게들 읽어 줘

소재글은 곧 써서 올릴게


오토노키 친구들의 이름은 어딘가에서 적당히 차용해 어레인지 한 거라 익숙할 수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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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노키자카 고교의 음악실 안. 늦여름 매미가 맴, 맴 하고 마지막 우렁찬 울음을 내는 것을 들으며, 소녀 하나가 책상에 앉아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가 입고 있는, 보는 것 만으로도 시원해지는 오토노키자카 하복의 하얀 셔츠 한 구석에는 ‘마에다 토모’ 라고 적힌 작은 이름표가 붙어 있었다. 토모는 따가운 햇살이 내려쬐는 교정을 바라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사쿠라우치 상, 잘 지내고 있을까요…”


그때 토모의 옆으로 한 소녀가 다가왔다. 인기척에 고개를 돌린 토모를 향해 그녀는 약간 쓴웃음을 지으며 스마트폰을 내밀었다.


“잘 지내는 것 같던데?”

“아, 나츠상. 미안해요, 혼잣말인데…들려 버렸나 보네요.”

“미안할게 뭐 있어. 나도 비슷한 마음인걸. 그나저나 저번에 보니까 리코 그 아이, 스쿨 아이돌 라이브도 했다던 거 같더라구. 이거 봐.”


나츠는 스마트폰을 조작해 영상 하나를 틀었다. 그 영상에서는 하늘을 가득 메운 폭죽 불빛 아래에서 소녀 여러 명이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정말 예쁘네, 토모는 그렇게 생각하며 계속해서 영상을 보았다. 그리고 거기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다시 입을 열었다.


“아, 저도 이 그룹 알아요. 아쿠아라고 했던가요?”

“맞아. 리코는 물론이고, 여기 다른 사람들도 다 정말 예쁜 것 같아. 그치?”


그렇게 두 사람은 잠시동안 말없이 계속해서 pv 영상만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영상이 끝나고, 


“그나마 이렇게라도 잘 지내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물론…”

“연락을 할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말이지. 물론 연락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좀 그렇지?”

“네…”


두 사람은 말꼬리를 흐리더니, 이내 서로를 마주 보며 폭, 하고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리코가 바닷가의 고등학교로 전학을 가 버린 지 어느새 반년이라는 꽤 긴 시간이 흘러 있었다. 하지만 그 시간동안 두 사람은 리코에게 단 한번도 연락을 하지 못 했었다. 물론 토모도 몇 번인가 하려고 했던 적은 있었다. 하지만 연락을 위해 스마트폰을 들었다가도, 다시 조용히 내려놓는 일을 몇 번이나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은 모두 리코가 오토노키자카에 있던 시절, 같이 합주부를 하던 사이였다. 그래서 리코가 피아노를 치지 못하게 된 그 날을, 직접 두 눈으로 보았다. 그 후 슬픔에 빠진 리코를 두 사람은 열심히 위로 해 주었지만 결국 리코는 홀연히 다른 곳으로 전학을 가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리코가 느꼈을 슬픔과 절망의 깊이를 두 사람은 누구보다 더 잘 알 수 있었다. 그들도 마찬가지로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이었으니까.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악기 앞에서 움직이지 않는 손가락. 그것은 자신들 역시 꿈에도 상상하기 싫은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떠나는 리코를 차마 붙잡지 못 했다. 리코의 뒷모습을 하염 없이 지켜보며 그저 그 곳에서 리코가 잘 지낼 수 있기를, 다시 한번 악기 앞에 나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예전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며 약간 침울해져 있었다. 그런데 그때 두 사람의 침울함을 한번에 깨 버리는 말이 들려왔다.


“저기…”


약간 떨어진 곳에서 비올라를 켜고 있던 작은 소녀가 두 사람을 향해 말을 걸어왔다. 토모는 소녀를 향해 물었다.


“왜 그러나요, 치에상?”


무슨 말을 할 건지 몰라도, 치에는 약간 긴장한 모습이었다. 평소에도 소심해 말을 잘 하지 못 하는 편인 치에를 위해 토모는 긴장을 풀어 주기 위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뒤 이어 나온 치에의 말에 토모의 얼굴에서는 순식간에 미소가 사라지고 말았다.


“나, 리코랑 계속 가끔 연락하고 있었는데.”

“뭐라고요?!”

“뭐어어어?!”


토모는 물론이고 나츠까지 기겁하며 치에를 향해 괴성에 가까운 소리를 질렀다. 두 사람의 기세에 치에는 놀라 들고 있던 바이올린 활을 떨어트리고 말았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놀란 모습은 안중에도 없이, 두 사람은 귀신 같은 형상으로 치에를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치에상? 사쿠라우치 상이 더 부담을 느낄 지도 모르니까 먼저 연락 오기 전 까지는 연락하지 말자고 했던 거…기억 안 나요?”

“맞아 치에! 너 대체 뭐야!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그리고 연락하고 있었으면 말을 할 것이지 혼자 그러기냐! 치사하게!”


두 사람의 기세에 눌려 치에는 조금씩 뒷걸음질을 쳤지만, 곧 음악실 벽에 등이 닿고 말았다. 치에는 울먹이며 자신을 잡아먹을 기세로 다가오는 두 사람을 향해 항변했다.


“그, 그치만! 리코랑 연락하고 싶었단 말야!”

“그건 저도 마찬가지였답니다 치에상…”

“나 참…우리한테 말도 안하고 그러고 있을 줄이야…치에, 오늘 한번 제대로 대화를 나눠 봐야 했는 걸? 어째서 그런 행동을 한 걸까?”

“으, 으으…솔직히 너무 걱정이 돼서 그랬다구…그런 이유로 전학을 가 버렸는데 걱정되는 게 당연하잖아. 그것도 전혀 연이 없는 완전 바닷가 시골 마을로 갔다구. 리코는 안 그래도 조용조용하고 소심한 편인데 그런 마을에서 잘 지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그런 치에의 말을 듣은 두 사람의 얼굴에서는 분노가 조금 옅어졌다. 사실 두 사람도 저런 생각 때문에 리코에게 연락하고 싶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으니까. 물론 리코를 생각해서 연락 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내심


‘만약 연락했는데…안 받으면 어쩌지?’

‘반가워하지 않으면 어떡하지…이미 우리 같은 건 다 잊어버린 거 아닐까…’


같은 생각들 때문에 연락을 주저 한 것도 없잖아 있었다. 결국 어쩌면 치에가 우리보다 조금 더 용감했던 걸 지도 모르겠네. 토모는 그렇게 생각하며 나츠의 표정을 살폈다. 아마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나츠 역시 쓴웃음을 짓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나츠는 어깨를 한번 으쓱 하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뭐, 사실 그 마음이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지만 말야. 토모도 그렇지 않아?”

“…네. 그건 그렇죠.”


토모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나츠는 슬쩍 한번 미소 짓고는 치에를 향해 물었다.


“그래서, 리코는 잘 지낸데?”

“응, 그런 모양이야. 친구도 많이 생기고, 그 친구들이랑 스쿨 아이돌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대.”

“그렇구나. 뭐…확실히 인터넷으로 리코가 스쿨 아이돌 공연을 하는 영상이 올라왔을 땐 정말 놀라 기절하는 줄 알았었지.”

“나도 처음엔 동명이인인가 했어. 그런데 생긴 것도 똑같고, 거기다 노래의 작곡자에 리코의 이름이 써 있는 걸 보고 나니. 정말 리코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 그래서 물어보니 맞다는 소리를 들었어. 정말 놀랐었지.”


치에의 말에 나츠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그리고 떨리는 손가락으로 치에를 삿대질하며 분노에 가득 찬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너…너…그걸 알면서도 우리 앞에선 모른 척 했단 말이지?! 나랑 토모가 거의 몇 날 며칠 동안 리코가 맞는지 아닌지로 고민했던걸 봤으면서도!”

“꺄, 꺄악! 미안해! 나츠! 잘못했어어어!!!”


결국 치에는 나츠에게 분노의 헤드락을 당하며 고통을 비명을 질러야만 했다. 그런 두 친구의 모습을 보며 토모는 혼자 생각에 잠겨 있었다. 자신이 리코에게 연락을 하지 않은 이유는 대체로 나츠와 비슷한 것이긴 했다. 하지만 그것 말고도 나츠가 모르는, 토모 자신만이 알고 있는 말 할수 없는 이유가 한가지 더 있었다. 그 이유로 자신조차 음악을 그만 둬야 하나, 하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무거운 이야기. 그래서 그 누구도, 심지어 가장 친한 나츠에게조차 말 할 수 없었던 이야기였다.


치에 덕분에 알게 되긴 했지만, 과연 그렇다 한들 내가 사쿠라우치 상에게 연락을 할 수 있을까? 아냐, 무리라고 생각해. 나를 위해서도, 사쿠라우치 상을 위해서도 말야. 토모는 두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생각에 빠져 있었다.


“야! 토모!”

“꺄, 꺄아아아아악!”


갑자기 옆에서 들려온 큰 소리에 토모는 비명을 지르며 눈을 떴다. 어찌나 놀랐는지 하마터면 의자째 뒤로 넘어갈 뻔했다. 토모는 자신을 놀라게 한 원인을 노려보며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뭐, 뭐에요! 왜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그래요! 놀라 죽는 줄 알았잖아요! 나츠상 멍청이!”

“무슨 소리야? 누가 누굴 보고 멍청이라는 거야?! 몇 번이나 불러도 혼자 멍하니 생각에 잠겨서 대답 안 한 건 너잖아. 그래서 소리를 지른 건데, 화를 내면 어쩌자는 거야?”

“제, 제가 그랬나요?”

“응. 그치?”


나츠의 말에 치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정말 깊게 생각에 빠져 있었나 보네. 토모는 그렇게 생각하며 나츠에게 대답했다.


“뭐, 치에상까지 저러는 걸 보면 사실인가 보네요. 그래서, 무슨 중요한 일이길래 갑자기 생각에 빠져 있는 사람을 굳이 놀래켜 가면서까지 부른 거죠?”

“난 못 믿겠다는 거냐…거기에 적반하장…나 참. 그래라. 치사하게. 말 안 해 줄란다.”

“흐응…그러시겠다?”


토모는 슬쩍 눈을 돌려 치에를 바라보았다. 조금 미안하긴 했지만, 토모는 도끼눈을 뜨며 치에를 향해 ‘어서 빨리 부시죠.’라는 무언의 압박을 보냈다. 결국 이리저리 눈을 피하던 치에는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토모를 향해 말했다.


“그, 그러니까! 리코가 우리 보고 싶다고, 자기가 사는 우치우라에 한번 놀러 오라고 했어!”

“뭐, 뭐라고요?!”

.

.

.

“리코쨔앙~ 기다려~! 좀 천천히 가!”

“나 참, 그러니까 지금 약속 시간에 늦었다고 했잖아 치카쨩. 지금은 천천히 갈 때가 아니라구.”


리코는 울상 짓는 얼굴의 치카를 향해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초조한 표정으로 다시 손목의 시계를 살폈다. 이런, 정말 이대로면 늦을 지도 모르겠는 걸. 리코는 입술을 살짝 깨물며 치카의 손목을 붙잡았다.


“자, 이제 충분히 쉬었지? 그럼 가자.”

“자, 잠깐 리코쨩! 우리 지금 5초도 안 쉰 것 같은데!”

“그 정도면 충분해! 아쿠아를 위한 체력 단련한다고 생각하라구!”

“에에에에엑!”


리코는 그렇게 치카를 질질 끌고 가다시피 하며 걸음을 재촉했다. 그때 리코의 휴대전화가 진동했다. 리코는 남은 손 하나로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확인했다.


[리코쨩, 난 도착했는데. 두 사람은 어디야? 좀 늦는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아직 멀었어?]


리코는 요우로부터 온 메시지를 확인하고는 서둘러 답장을 써 보냈다.


[아니 그리 멀진 않아. 곧 갈 테니까 너무 걱정 마. 혹시 열차도 도착했는지 확인해줄래?]

[벌써 확인했지 말입니다!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열차가 마침 좀 연착되고 있대. 그러니 너무 무리해서 급하게 올 필요는 없을 것 같아.]

[알았어. 그래도 최대한 빨리 갈 테니 조금만 기다려 줘.]

[그래. 두 사람 다 누마즈역을 향해 요소로~!]


리코는 메시지를 보내느라 잠시 늦춰졌던 걸음을 다시 재촉했다. 요우의 말대로, 지금 리코와 치카 두 사람은 누마즈역으로 가는 중이었다. 바로 리코의 도쿄 친구들을 맞이하기 위해서였다. 혹시라도 너무 늦어서 친구들을 기다리게 만들면 곤란해. 리코는 그렇게 생각하며 누마즈역을 향해 뛰다시피 걸었다. 그리고 점점 누마즈역이 가까워질수록 리코는 조금씩 긴장하기 시작했다. 사실 애초부터 친구들을 초대할 생각은 그다지 없었다. 이렇게 된 것은 지금 리코 자신의 손에 잡혀 있는 치카 때문이었다. 


스쿨아이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우연히 뮤즈나 오토노키자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 이야기의 연장선으로 리코의 학교 생활이나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리고 그 이야기 끝에 치카가 ‘나, 리코의 도쿄 친구들도 한 번 만나보고 싶어!’라는 말을 꺼냈고, 옆에서 같이 이야기하던 요우도 그런 치카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하필 정말 타이밍 좋게, 그 때 같은 합주부 친구였던 치에로부터 연락이 왔던 것이다.

.

.

.

“치카쨩도 참. 여기서 도쿄까지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니깐…아 잠깐, 나 전화 왔어. 잠시만.”


리코는 그대로 도쿄로 달려갈 기세의 치카를 진정시키며 걸려온 전화를 확인했다. 그리고 화면에 뜬 ‘치에’라는 이름을 확인하고는 살짝 미소 지었다. 치에쨩, 호랑이야? 정말 이런 타이밍에 전화라니 우연도 이런 우연이 없는 걸. 리코는 그렇게 생각하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치에?”

[아, 리코. 잘 지내고 있지?]

“아 응, 뭐 그렇지. 그러는 치에도 잘 지내지?”


이 우치우라로 온 뒤로, 전에 다니던 고등학교에서 이렇게 가끔이나마 연락을 하는 건 치에 정도였다. 솔직히 처음 이 곳으로 이사 온 계기가 계기이니만큼 ‘합주부 출신’ 친구에게서 연락이 오는 건 조금 부담스럽고 꺼려지긴 했다. 하지만 이 곳에서의 생활도 조금씩 안정되고, 도쿄에 대해서도 약간 그리워져서 그런 연락이 조금 반가워지게 되었다. 


거기다 무엇보다 치에가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 해서 연락했다는 마음이 충분히 전해졌고, 나름 신경 써주는 듯한 태도를 보여주었기에 가끔은 리코 자신이 먼저 연락을 할 정도로 발전하게 되었다. 거기다 치카의 도움으로 도쿄에 가서 연주회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나니, 합주부에 대해 가지고 있던 꺼림도 거의 다 사라져 있었다. 물론 연주회를 했다는 것은 다른 도쿄 친구들은 물론이고 치에에게도 말 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그렇게 짧은 순간 동안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치에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리코에게 물었다.


[응. 잘 지내고 있어. 저기 근데 리코…한 가지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물어보고 싶은 거? 그게 뭔데?”

[그…리코는 지금 ‘아쿠아’라는 스쿨 아이돌 그룹을 하고 있지?]

“어, 응. 맞아.”


치에도 스쿨 아이돌에 관심이 있었나? 리코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긴 나중에 알긴 했지만 자신이 다니던 오토노키자카 고교는 전설적인 스쿨 아이돌 뮤즈가 있었던 곳이기도 하고, 유행에 빠른 도쿄에 위치하고 있으니 학생들이 스쿨 아이돌에 관심이 있다고 해도 딱히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그럼 그 아쿠아에…혹시 와타나베 요우라는 사람도 있지 않아?]

“있지. 나랑 같은 학년인 걸? 같은 반이기도 해.”

[저, 정말이야!? 진짜야?! 와타나베 상이랑 같은 반이라고?!]


순간 전화기가 터질 기세로 들려오는 치에의 큰 목소리에 리코는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며 귀를 감싸 쥐었다.


“꺄, 꺄악! 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면 어떡해?”

[미, 미안…너무 흥분해서…]

“참…그래서, 그건 왜? 요우쨩한테 할 말이라도 있는 거야?”

[요우쨩이라니…와타나베 상에게 요우쨩이라 부르다니…리코 대단해…]

“그…그런 거야…?”


리코는 애매하게 말꼬리를 흐리며 되물었다. 요우쨩, 역시 인기 좋구나. 전혀 모르는 사람이 이렇게 관심을 보이다니 말야. 혹시 어딘가에 스쿨 아이돌인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도 있을까?...는 나도 참 주책이지! 내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리코는 살짝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저었다. 이렇게 평범한 자신을 좋아해주는 팬이라니, 있을 리가 없잖아. 그런 생각이 들자 약간은 우울해지고 말았다.


[그런 거야. 그럼 혹시 그…싸인 좀 받아줄 수 있어?]

“…뭐? 싸인? 누구의? 설마 요우쨩의?”

[응…와타나베 상의 싸인 받고 싶어. 나, 와타나베 상의 팬이거든.]

“그렇구나…뭐, 알았어. 부탁 해 볼게.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고.”


조금 뜻밖의 말이긴 했지만 리코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에 카난에게 다가와 대놓고 사인을 해 달라는 여학생도 이미 봤던 터라, 치에의 부탁이 납득은 되고 있었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 건 엄연한 사실이었지만. 리코의 말에 치에는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했다.


[정말?! 진짜야?! 고마워! 사랑해 리코!!!]

“사랑한다니…아무튼 치에의 이야기는 꼭 전할게.”

[응응! 고마워 리코! 정말 고마워!]

“고맙긴. 그럼 이만 끊을게. 나도 친구들하고 좀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거든.”

[친구? 설마 아쿠아 멤버들이랑? 그럼 와타나베 상도? 설마 말로만 듣던 아이돌 토크인가? 정말 대단해…]

“아이 참 그런 거 아니라니까…”

[헤헤. 그럼 리코, 스쿨 아이돌 활동 힘내.]

“그래 그래 알았어. 그럼 치에도 비올라 열심히 해.”


리코는 그렇게 인사를 하고 통화를 끊었다. 자신의 전학 오기 전 학교 친구가 지금 전학 온 학교 친구의 팬이라니. 사실을 알고 나니 조금 마음이 복잡해졌다. 그렇게 살짝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리코는 어느새 코 앞까지 다가와 있는 치카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리코쨩!!!”

“꺄, 꺄아아아악! 뭐, 뭐야! 치카쨩까지 대체 왜 그래?!”

“리코쨩, 방금 그 통화한 사람, 오토노키자카에 다니는 리코쨩의 친구지? 맞지?”

“응, 맞긴 한데…어떻게 안 거야?”

“그리고 그 사람, 요우쨩의 팬이랬지?”

“그러니까 어떻게 안 거냐고?!”


리코는 거의 달려 들 기세인 치카의 얼굴을 살짝 밀어내며 물었다. 그리고 약간 떨어진 곳에서 얼굴을 살짝 붉히고 있던 요우와 눈이 마주쳤다. 요우는 겸연쩍은 미소를 지으며 리코에게 대답했다.


“그…친구분이 나에 대해 하는 이야기가 너무 커서…여기까지 다 들리던 걸…”

“아, 아하하…그랬구나…”


리코는 요우에게 약간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본인 앞에서 좋은 이야기이든 나쁜 이야기이든 그 본인의 이야기를 한 셈이니까. 거기다 내용 자체도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부끄러워질 만한 내용이니 더더욱. 리코는 요우에게 일단 사과하기로 했다.


“미안…좀 경우가 없었지?”

“아니야 리코쨩.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어디까지나 전화 통화였는데 뭐. 괜찮아 괜찮아.”


요우는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응, 요우쨩 기분 나쁜 건 아닌 것 같네, 다행이야. 리코는 약간 안심하며 요우를 향해 더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 그럼 그 혹시…좀 실례지만 사인…부탁해도 될까?”

“에이, 실례라고 할 게 뭐 있어. 내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오히려 내 사인을 받고 싶다는 사람이 있다니 정말 감사한 일인 걸. 그리고 우리 아쿠아가 이제 그 정도로 인기가 생긴 건가, 하는 생각도 들어서 좀 뿌듯하기도 하고.”


요우는 그렇게 말하며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나중에 도쿄에 가게 되면 싸인을 전해주고 와야 겠다. 리코는 싸인을 받고 기뻐할 치에의 모습을 떠올리니 왠지 웃음이 나왔다. 


“리코쨩! 그 요우쨩 싸인, 어떻게 전해줄 거야?”

“어떻게냐니…그냥 직접 가서 줄 생각인데?”

“에에, 그럼 재미 없잖아.”

“재미를 따질 문제가 아니지 않아…?”


리코는 약간 질렸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살레살레 저었다. 하지만 그에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치카는 리코를 향해 반짝이는 표정으로 말을 이어 나갔다.


“그러지 말고, 나한테 좋은 생각이 있으니까? 응?”

“좋은 생각? 그게 뭔데?”

“그건 말이지…바로 리코쨩의 친구들을 이 우치우라로 초대하는 거야!”

“그렇구나. 친구들을 우치우라로 초대….뭐, 뭐어어어어어어?!?!?!?”

.

.

.

‘그리고 그 뒤로…내가 말릴 새도 없이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 버렸지…’


리코는 가까워지는 누마즈역을 보며 다시 한숨을 쉬었다. 치카는 팬서비스가 확실하면 아쿠아의 팬이 더 늘어날거라는 말도 안되는 논리를 펴며 어떻게든 리코의 친구들을 초대하려 했다. 그에 리코는,


“그냥 치카쨩은 내 도쿄 친구들을 보고 싶은 거고 내 예전 이야기를 듣고 싶은 것뿐이잖아!”


라고 하며 반대했다. 하지만 요우를 직접 보고 요우의 싸인을 받으면 친구도 기뻐할 거란 말에 그만 순간 살짝 혹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 잠깐의 흔들림을 눈치 챈 치카가 요우까지 끌어들여 적극적으로 밀어붙인 바람에 결국 ‘한번 오고 싶냐고 물어라도 보자.’라는 결론이 나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결국 리코는 두 사람이 보는 앞에서 ‘치에쨩, 너랑 토모쨩, 나츠쨩 셋이서 한번 여기 우치우라에 놀러 오지 않을래? 바닷가 구경도 하고, 아쿠아 멤버들도 만나 볼 수 있을 거야.’라고 메시지를 보내야 했다. 그리고 리코의 바람과는 달리 치에는 ‘좋아! 나머지 애들도 다 좋대!’라는 답장을 보냈다. 치카는 환호했고 리코는 절망을 맛봐야 했다.


그 결과 리코는 이렇게 연휴 첫날 도쿄에서 오는 친구들을 치카, 요우 두 사람과 함께 맞이하기 위해 누마즈역으로 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역에 다다르자, 리코는 역전을 서성이는 요우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요우쨩, 우리 왔어!”

“두 사람 다 왔구나! 요~소로! 아직 열차는 도착하지 않은 것 같아!”

“다행이네. 늦을까 봐 걱정했는데.”


리코는 비로소 안심했다. 그 옆에서 치카는 거의 죽어가는 얼굴을 한 채 힘없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으으…힘들어…죽을 것 같아…”

“그러게 누가 늦잠 자래? 다 자업자득이라구.”

“그치마안…리코쨩의 친구들을 본 다니 왠지 두근거려서 잠이 오질 않았다구. 거기다 세 사람 모두 우리 아쿠아의 팬이라니 더 긴장되서…”

“부른 건 치카쨩이잖아? 정작 그래 놓고 나보다 더 긴장하면 어떡하자는 거야.”


리코의 핀잔에 치카는 약간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요우는 그런 치카를 살짝 달래며 리코를 향해 말했다.


“아, 아하하…뭐, 너무 그러지 마 리코쨩. 솔직히 나도 조금 두근거리긴 했거든.”

“요우쨩도?”

“응. 늦잠을 자진 않았지만 덕분에 조금은 잠을 설쳤어.”

“그랬구나…미안, 괜히 내 친구들 때문에 요우짱이 고생이네.”

“아냐 아냐. 치카쨩도 말했지만, 나도 한번쯤 리코쨩의 도쿄 친구들을 만나 보고 싶었거든.”


요우는 괜찮다는 미소를 지으며 리코에게 대답했다. 그때 치카가 약간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리코를 향해 말했다.


“우우…리코쨩…나한테 말할 때랑은 완전 달라…”

“치카쨩? 아까도 말했지? 다 자.업.자.득 이라구? 거기다가 치카쨩 아직도 가사 다 안 썼지? 그런 치카쨩이 나한테 불만을 가져도 되는 걸까?”

“으…그건…앗! 저기 기차 온 것 같아!”


치카는 리코의 눈을 슬슬 피하다 손가락으로 누마즈역을 가리키고는 전속력으로 달려 가 버렸다. 리코는 그런 치카의 뒤를 황급히 쫓기 시작했다.


“정말 치카쨩! 말 돌리고 도망가는 거야?! 거기 서!”

“으으! 잡히면 혼 낼 거잖아!”

“그걸 알면서도 그래?!”


결국 치카의 필살의 도주는 역 개찰구 앞에서 끝을 맺고 말았다. 리코에게 붙잡힌 채 치카는 울상인 얼굴로 푸념하듯 말했다.


“우우…리코쨩의 도쿄 친구들도 리코쨩처럼 이렇게 무서울까? 도쿄 사람들은 다 이런게 아닐까…괜히 초대했나…”

“치카쨩, 이건 도쿄 사람이 아니라 우치우라 사람이나 하코다테 사람이라도 화 낼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아하하…어? 리코쨩, 혹시 저기 나오는 저 사람들, 리코쨩의 친구분들 아니야?”


뒤따라온 요우는 두 사람의 실랑이를 보고 웃다가 손가락으로 개찰구 한 구석을 가리켰다. 두 사람은 싸움을 멈추고 그 방향으로 눈을 돌렸다. 그리고 리코는 자신의 예전 도쿄 친구들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그쪽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역 안을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던 세 사람 역시 리코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서둘러 다가오기 시작했다.


“토모- 나츠- 치에-!”

“앗! 리코다! 리코오!”

“정말 리코다!”


그렇게 그들은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서로를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가까워진 순간 치에가 먼저 달려오더니 리코의 두 손을 덥석 붙잡았다.


“리코, 정말 리코다! 리코오!”


치에는 그렇게 기쁜 듯 리코의 이름을 연신 외치며 붙잡은 손을 붕붕 흔들었다. 리코 역시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정말 반가웠지만, 사람들이 보는 역 한복판에서 그러고 있으니 왠지 조금 부끄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살짝 얼굴을 붉히며 애매한 미소를 지은 채 대답했다.


“그래 그래, 치에. 정말 반가워.”

“야 야 치에, 너무 그러지 마. 리코가 곤란해 하잖아. 뭐 치에의 맘이 이해가 안 가는건 아니지만말야. 리코 너, 연락도 없고 감감 무소식이고, 얼마나 걱정했는 지 알아?”

“아하하…미안 미안.”


리코는 검지 손가락으로 살짝 볼을 긁으며 사과했다. 실제로 좀 자기가 생각하기에도 심하다 싶을 정도로 소식을 끊고 산 것도 사실이었으니까. 솔직히 먼저 연락이 오지 않았다면 치에와의 연락도 하지 않았을 것이 뻔했다. 그때 두 사람의 뒤에서 토모가 모습을 드러내며 리코를 향해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오랜만이에요, 사쿠라우치 상.”

“으응, 토모도 정말 오랜만이야. 잘 지냈어?”

“네, 덕분에요.”


리코 역시 미소 지으며 토모에게 답례했다. 여전하네 토모는, 정말 아가씨 같다니까. 뭐, 덕분에 여기 전학 와서도 다이아 상 같은 타입에도 금세 익숙해질 수 있었지만. 리코는 그렇게 오랜만에 본, 그리웠던 세 친구를 바라보고 있었다. 세 친구 역시 살짝 젖은 눈으로 리코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 짧은, 잔잔한 그리움과 아련함으로 물들었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깨져버리고 말았다.


“아앗! 이 분들이 리코의 도쿄 친구분들이구나! 세련 됐어! 정말 도쿄 사람들 같아!”

“치카쨩, 예의! 예의!”


어느새 다가온 치카가 리코의 뒤에서 흥분한 말투로 리코의 친구들을 이리 저리 살피고 있었다. 요우가 어떻게든 흥분한 치카를 진정시키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그리고 그 직후, 치카와 요우를본 리코 친구들 사이에서도 소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아, 아앗! 와,와,와,와, 와타나베 상이야! 진짜 와타나베 상이라구!”

“야 임마 치에! 예의 지키라구, 예의! 삿대질을 하면 어떡해!”

“그, 그치만! 실제로 눈 앞에서 보는 건 처음이라구! 스쿨 아이돌 말야!”


치에, 스쿨 아이돌을 정말 좋아하는구나. 그런데 막상 전화로 이야기할 때와는 달리 친구가 자신 말고 다른 멤버를 보고 흥분한 모습을 보자 살짝 작은 질투심이 생겼다. 리코는 일부러 약간 가라 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기 치에…나도 일단은 스쿨 아이돌인데…?”

“그, 그건 그렇지만…리코도 무척 좋아하긴 하지만…난 일단 와타나베 상 오시라서…헤헤.”


치에는 그렇게 말하며 뒤통수를 긁었다. 뭐야 이 차여 버린 것 같은 기분은! 리코는 한 대 살짝 얻어 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이젠 연기가 아니라 정말 진심으로 힘 빠진 목소리로 나츠를 향해 물었다.


“…나츠는? 나츠도 아쿠아에 좀 관심이 있다고 들었는데 말야. 그럼 좋아하는 멤버라도 있어?”

“어 그러니까 난…타카미 상이…”


쿵. 리코는 옛 고향 친구로 부터 또 배신당해 버린 기분을 맛봐야만 했다. 하지만 그런 리코는 안중에도 없는지 그녀의 고향 친구 두 명은 자신이 보고 싶었던 멤버들을 살피는 데 푹 빠져 있었다. 리코는 샐쭉해진 표정을 지으며 서 있다가 문득 자신을 바라보고 있던 토모와 눈이 마주쳤다. 원래 예전에도 말이 없는 편이긴 했지만, 오늘은 더 이상할 정도로 말이 없는 그녀를 보자 리코는 왠지 좀 신경이 쓰였다. 


거기다 무슨 할 말이라도 있는 듯 리코를 향해 입을 열려다가 굳은 표정으로 다시 다물어버리는 행동을 반복하고 있었다. 뭐지? 설마 토모마저 나 말고 다른 멤버가 좋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건가? 왠지 토모에게까지 배신당하면 정말 충격이 클 것 같아. 그런 생각을 하자 왠지 더 우울해지고 말았다. 그리고 그때 다행히 눈치 빠른 요우가 서둘러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말을 꺼냈다.


“자자 모두들, 일단 여긴 역이니까 카페 같은 어디 좀 앉아서 이야기 할 만한 곳으로 가면 어떨까요? 아직 서로 자기 소개도 하지 않은 상황이니까요. 좀 사람이 적은 곳에서 천천히 이야기하면 좋겠네요.”

“오, 그게 좋겠네 요우쨩.”

“확실히…그게 낫겠네요.”

“아…와타나베 상 역시 말하는 것도 멋져…저 리더쉽…너무 멋져…”

“…치에는 완전히 맛이 갔네.”

“자, 그럼 다들 동의하는 거죠? 그럼 제가 안내할 테니 절 따라오세요! 치카쨩은 리코쨩 좀 챙겨 주고! 그럼 요~소로!”

“요~소로!”


치에는 요소로 까지 따라 외치며 요우의 뒤를 따랐다. 다른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한번 피식 웃고는 다들 요우의 뒤를 따라 역을 나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일행은 역 근처에 위치한 노천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더운 날씨에 다들 목이 말라 일단 마실 것부터 먼저 주문했다. 그 와중에도 여전히 리코는 기분이 풀리지 않은 상태였다. 그렇게 뚱한 표정으로 주스를 마시고 있는데, 나츠와 치카가 리코를 향해 말을 걸었다.


“뭐야, 리코. 왜 그렇게 혼자 부어 있는 거야?”

“그러게. 그러고 보니 지금 리코쨩 표정이 좀 이상한데?”

“이제 알아 챘구나 치카쨩…”


요우의 곤란해하는 말을 뒤로 하며 리코는 여전히 뚱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흥. 뭐 다 그렇지. 하긴 뭐 아무리 스쿨 아이돌이라고 해도, 나처럼 평범한 아이를 좋아해 줄 사람은 없지 않겠어?”


리코는 그렇게 말하며 샐쭉한 표정으로 앞에 놓인 주스 빨대에 입을 가져가 댔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말에 모두가 묘한 표정을 짓는 것을 보고 리코는 주스 마시기를 멈추고 모두의 눈치를 살펴야 했다.


“왜, 왜들 그렇게 봐…?”


리코의 말에 나츠가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입을 열었다.


“맙소사. 저 버릇…스쿨 아이돌이 됐다는 소리를 듣고 고쳐진 줄 알았는데…아니었구나.”

“어…거기서도 저랬어요?”


치카의 물음에 치에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거기서도 매일 저랬어요. 여기서도 그랬어요?”

“그랬어요. 뭐 하긴 저 버릇이 하루이틀에 생겼겠냐만은…”

“뭐 그렇죠. 그 버릇이 어디 가겠나요?”

“대, 대체 무슨 말들을 하는 거야 지금?”


리코는 자신을 두고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이 오가는 것을 보고 그저 당황스러울 뿐이었다. 하지만 그런 리코의 말에 다들 그저 애매한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약간 혼란스러움을 느끼는 리코를 향해 요우가 배시시 웃으며 말을 걸었다.


“아니야. 그냥 리코쨩은 리코쨩이구나~라는 걸 알게 됐을 뿐이니까. 그건 그렇고, 우리 아직 서로 소개를 못 받았는데…좀 서로를 정식으로 소개 해 주지 않을래?”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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