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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물갤문학][노조마키] 토마토 키우기
글쓴이
el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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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1773923
  • 2018-05-05 16:05:27



동원 야비군 간 동안 교육받으며 졸다가 문득 떠올린 노조마키 소재로 단편 하나 써 봤음

이제 다시 원래 쓰던거로 돌아가야지...

야비군 너무 지겨웠다...

재밌게들 봐 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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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 다들 휴식 끝이에요. 다시 연습입니다!”


“너무해! 우미쨩, 오늘은 너무 덥다구! 좀 더 쉬고 싶어!”


“안 됩니다 호노카! 당장 호노카만 해도 아까 같은 부분 스탭을 계속 틀렸잖아요? 그러고도 지금 쉬자는 말이 나오는 건가요?”


“그, 그치마안~!”


 


호노카는 우미를 향해 얼굴 가득 울상을 지으며 투정을 부렸다. 린과 니코 역시 좀 더 쉬고 싶은 마음은 같은 지 호노카를 향해 응원하는 듯한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확실히 지금 가을 햇볕은 정말 뜨겁다 못해 따가울 정도였다. 평소라면 마키는 그런 세 사람을 향해 한심한 시선을 보냈을 테지만, 지금은 자신 역시 좀 더 쉬고 싶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래도 한 가닥 남은 자존심 때문에 차마 입 밖으로는 말을 꺼내지 못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노조미가 나서서 우미를 향해 입을 열었다.


 


“자자, 우미쨩. 오늘은 확실히 날도 덥고, 가을 치고는 습도도 높아서 다들 빨리 지쳐버렸데이. 조급한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조금쯤 더 쉬어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음…노조미가 그렇게 말한다면…”


“우와! 우미쨩 치사해! 노조미가 하는 말은 듣고 내 말은 안 들어주다니!”


“…다들 좀 더 휴식을 취하고, 호노카만 지금 저와 특별히 틀린 부분을 연습 해 볼까요?”


“히, 히이익! 노, 노조미쨔앙~.”


 


우미의 무서운 표정에 호노카는 울상을 지으며 노조미에게 달라붙었다. 노조미는 빙그레 웃으며 그런 호노카를 토닥여 주었다.


 


“너무 그러지 말래이 우미쨩. 대신 나중에 다시 연습 시작 했을 때 같은 부분을 틀리면…그땐 호노카쨩에게 지옥의 와시와시를 보여 줄 거데이.”


“노, 노조미쨩 마저?!”


 


호노카는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표정으로 노조미를 바라보았다. 그런 호노카의 희생 아닌 희생 덕에 좀 더 휴식을 취하는 분위기가 되어, 다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기뻐했다. 역시 노조미, 사람 다루는 데는 능숙하네. 마키는 그렇게 생각하며 노조미를 바라보았다. 휴식을 취하게 된 것은 기뻤지만 묘하게 무엇인가 마음에 걸리는, 그런 껄끄러운 느낌이 들고 있었다. 뭐 별거 아니겠지. 마키는 그렇게 애매한 감정을 애써 넘겨 버렸다. 그때 갑자기 노조미가 마키에게로 다가오더니 부드럽게 웃으며 말을 걸었다.


 


“마키쨩. 표정이 안 좋데이. 무슨 일 있나?”


“…딱히.”


“그렇나? 그럼 다행이고. 하지만 무슨 일이나 고민이 있으면 꼭 얘기 해야 한데이. 그런 건 혼자 품고 있어 봐야 좋을 게 읎다.”


 


노조미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일어나 에리를 향해 걸어갔다. 그리곤 얼굴을 찡그린 채 어깨를 어루만지는 에리의 어깨를 두 손으로 잡더니 주물러 주기 시작했다. 오늘 에리는 마키가 보기에도 영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였는데, 역시 노조미는 그것을 눈치 챈 모양이었다. 휴식시간을 길게 갖자고 한 것도 아마 호노카의 투정뿐만 아니라 에리의 그런 컨디션도 감안 해서 내린 결정일 것이다.


 


정말, 눈치랑 배려심 하나는 대단하다니까. 저 너구리. 마키는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아까 들었던 그 작고 미묘한 불쾌한 감정의 정체가 무엇인지 어렴풋이 떠올랐다.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누구에게나 배려심이 깊으며, 얼핏 보면 마이페이스로 행동하는 것 같지만 그 누구보다 모두의 눈치를 살피는 노조미의 모습.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마키의 마음 속에선 작지만 뚜렷한 부정적인 감정들이 피어 오르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마키는 고개를 저어 그 감정들을 머릿속에서 털어냈다. 그런 생각을 해봐야 좋을 것이 없었다. 거기다 무엇보다 대체 왜 자신이 노조미의 행동에 대해 일일이 감정을 느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정작 노조미 본인은 싱글싱글 웃고 다니는 상황에 자신만 끙끙대는 것 자체가 왠지 지는 기분이 들어서이기도 했다. 결국 우미가 다시 연습 시작을 선언하기 전 까지 마키는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멤버들 사이를 돌아다니는 노조미의 뒷모습만을 바라보았다.


.


.


.


“배고프다냐…”


 


집에 돌아가는 길, 린은 배를 쓰다듬으며 그런 말을 꺼냈다. 하나요는 웃으며 그런 린을 향해 대답했다.


 


“그래? 그럼 뭐라도 좀 먹고 갈까? 마키쨩은 어때? 빨리 집에 가야 돼?”


“아니 뭐 딱히…상관 없어.”


“와! 그럼 라멘 먹으러 가자냐!”


 


린은 그렇게 말하고는 신나는 표정으로 콧노래까지 불러대며 힘차게 걷기 시작했다. 좀 전까지 기운 없이 늘어졌던 모습이 마치 거짓말인 것 처럼 느껴질 정도로. 그런 린의 모습에 하나요는 못 말린다는 표정으로 쓴웃음을 짓고는 걸음을 빨리 해 린과 맞춰 걸었다. 저런 게 배려라는 걸까? 마키는 그런 생각을 하며 두 사람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평소라면 그냥 린을 떼쟁이라 생각하고 가볍게 넘겼을 일이었다. 하지만 왠지 노조미의 행동을 신경 쓰게 된 이후부터는, 저런 누군가의 배려 섞인 행동들이 하나하나 신경 쓰이고 있었다. 어떡하면 저렇게 자연스럽고 어색하지 않게 남을 배려 할 수 있는 걸까, 문득 그런 생각들이 들었다. 분명 예전의 마키로서는 결코 떠올리는 것 조차 상상 할 수 없었던 생각들이었다.


 


“하나요는 대단하네.”


 


마키는 무심결에 그런 말을 입밖으로 꺼내고 말았다. 다행히 소리가 작았기 때문인지, 하나요는 제대로 듣지 못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마키를 향해 물었다.


 


“응? 무슨 말이야 마키쨩?”


“아, 아니야. 아무 것도. 그냥 혼잣말이야.”


“으응…”


 


애매한 표정의 하나요를 애써 무시하며 마키는 가슴을 쓸어 내렸다. 하나요에게는 좀 미안하지만,다른 사람에게 이런 고민을 얘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린쨩, 조심해!”


“아, 아하하. 고마워 카요찡.”


“나 참. 린쨩도…아무리 운동 신경이 좋아도 그렇게 앞도 안 보며 걷다가는 넘어진다구.”


“알았다냐. 앞으로 조심 하겠다냐.”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마키는 속으로 고민이 더 깊어졌다. 어쩌면 저런 배려는, 상대를 좋아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걸까? 하나요랑 린은 서로 좋아하니까.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래도 더 신경 쓰이는 법이잖아. 그럼 역시 노조미도?


 


하지만 마키는 이내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따지면 노조미는 자신은 물론이고, 뮤즈의 모두를 좋아한다는 뜻이 되니까. 물론 마키 역시 뮤즈의 모두가 좋은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친구로서, 혹은 같은 멤버로서 좋아한다는 감정에 가까웠다. 소중한 친구들, 딱 그런 감정. 옆에서 걸어가는 린과 하나요 사이에 흐르는 감정은 아무래도 그것과는 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노조미가 엄청난 바람둥이가 아닌 이상에야 모든 멤버들을 상대로 그런 감정을 가질 리는 없겠지…’


 


마키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걸음을 옮겼다. 라멘집으로 향하는 내내 고민했지만, 결국 아무런 답도 얻을 수 없었다.


.


.


.


그 뒤로도 마키는 종종 노조미를 볼 때마다 머릿속으로 그런 고민들을 떠올리고는 했다. 하지만 딱히 결론은 나지 않았다. 그리고 노조미가 다른 멤버들을 신경 쓰고 챙겨 주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키의 마음 속에는 조금씩 부정적인 감정들이 쌓여 갔다. 그리고 그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쌓이기만 하며 마키의 마음을 괴롭게 만들었다. 마키는 애써 자기 자신을 다독였지만, 이 감정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언제 터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내심 불안감을 느꼈다.


 


그리고 결국 그 불안감은 현실로 다가오고 말았다. 그날, 하나요와 린이 각자 개인적인 사정으로 먼저 돌아가 버려서, 마키는 혼자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그렇게 마키 혼자 집에 돌아가고 있는데 그런 그녀를 향해 뒤에서 노조미가 말을 걸어왔다.


 


“마키쨩, 같이 가제이.”


“…그래.”


 


거절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내심 기쁘기도 해서, 마키는 고개를 끄덕였다. 노조미는 마키의 옆에서 나란히 걸으며 연신 마키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귀, 귀엽잖아. 마키는 붉어진 얼굴을 감추기 위해 애써 앞만 보며 걸어갔다. 그때 그런 마키를 향해 노조미가 말을 걸었다.


 


“마키쨩, 요새 무슨 고민이라도 있는 기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냥 느낌이 그렇데이. 뭔가 혼자 멍~해져 있는 시간도 많고 말이다.”


“별 거 아냐. 그냥 생각할 게 많아서 그래.”


 


마키는 애써 태연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노조미는 그저 미소를 지은 채 지그시 마키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마키는 그 시선이 못내 신경 쓰였다. 마치 자신의 속마음을 다 꿰뚫어 보고 있는 것 같은 그런 눈빛. 노조미는 그렇게 재차 마키를 향해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런기가? 으음, 꼭 그것만은 아닌 것 같은데이. 마키쨩, 하고 싶은 말은 하는게 좋데이. 마키쨩은 아무래도 솔직하지 못한 면이 있으니까 말이다.”


 


그렇게 노조미의 말을 듣던 중 마키는 문득 부아가 치밀었다. 어쩌면 노조미는 이미 내 맘을 다 알면서 일부러 이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마키는 참지 못하고 노조미를 향해 목소리를 높이고 말았다.


 


“아니라고 했잖아! 다 안다는 듯이 말 하지 마!”


“마, 마키쨩?”


“……”


 


마키는 놀란 표정의 노조미를 뒤로 한 체 뒤돌아 걷기 시작했다. 화가 나서 그런 건 아니었다. 소리를 지른 시점에서 이미 화는 다 풀려 버린 뒤였다. 놀람과 약간의 슬픔이 섞인 노조미의 표정을 보고 싶지 않았기에, 마키는 그렇게 자리를 박차고 나온 것이다. 그런 마키의 머릿속에는 오직 후회라는 감정 밖에 없었다.


 


왜 소리를 지른 거야. 조금 참으면 될 걸, 대체 왜? 이런 모습, 절대 보여주고 싶지 않았는데. 어느새 눈물이 가득 고여 볼을 타고 흘러내리기 시작했지만, 그걸 닦아낼 생각 조차 들지 않았다. 이제 노조미가 날 싫어하면 어쩌지? 아니, 싫어할 게 분명해. 나름 신경 써 주고 있는데 그렇게 반응 해 버렸으니 싫어하지 않으면 이상한 거잖아. 난 정말 바보야. 싫어… 정말 싫어. 난 이제 미움 받을 거야.


 


그때, 마키는 볼에 물방울 하나가 톡 하고 부딪치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한두방울 점점 늘어나더니, 이내 기세 좋게 비가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우산도 없어 그래도 비를 맞아야 했지만 마키는 차라리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눈물 범벅이 된 얼굴을 들킬 일은 없겠네. 그렇게 생각하며 마키는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천천히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온통 젖은 채, 마키는 속으로 생각했다. 노조미는 정말 착해. 그 다정함이 너무 좋아. 하지만…그래서 싫어. 착한 사람은 내가 무슨 짓을 해도 다 받아 주니까. 내가 어떠한 행동을 해도 그걸 받아들여 주고 미소 지어 주니까. 나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모두에게 그러는 건데. 그것 때문에 결국 날 착각 하게 만들잖아. 단지 그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날 대했을 뿐인데. 난 멋대로 혼자 착각하고 오해하게 되어 버리잖아. 그 감정 때문에 혼자 애타고 마음 졸이게 되고…결국 마지막에 돌아오는 건 실망 뿐이야. 그래서 난…노조미가 너무 좋지만, 너무 싫어. 착한 사람은…너무, 너무 싫어…


 


집에 돌아가는 내내, 마키의 머릿속은 온통 그런 생각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마키는 결국 밤새 울고 뒤척이며 잠을 설쳐야만 했다.


.


.


.


다음날 마키는 온 몸이 쑤시는 것을 느끼며 잠에서 깨어났다. 비를 잔뜩 맞은 대다 밤새 울며 뒤척인 탓에 영 몸 상태가 좋지 못했다. 화장실에 가 거울을 보니 두 눈은 그야말로 애벌레 두 마리처럼 퉁퉁 부어 있었다. 꼴이 엉망이네, 그래도 싸지만. 마키는 나지막하게 중얼거리고는 얼굴을 씻었다.


 


학교 가는 길 내내 마키는 속으로 고민했다. 오늘도 분명 연습이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노조미와 마주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어떡하지? 그냥 사과 해야 하나? 하지만 사과 하러 갔을 때 노조미가 왜 그랬냐고 꼬치꼬치 캐 물으면 뭐라고 대답하지? 마키는 속으로 그렇게 고민했다. 하지만 이내 쓴웃음을 지으며 고민 할 필요도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적반하장으로 화를 냈는데, 아무리 사람 좋은 노조미라도 사과를 받아줄 지 조차 의문. 그런 고민을 하는 것 자체가 쓸데 없는 일이었다. 사과라도 받아 주면 정말 다행인 일이었다. 애초에 자신이 먼저 다가가 사과를 할 자격이 있는 지도 의심스러웠다. 마키는 결국 하루 종일 머릿속이 온통 자괴감과 후회로 가득 찬 상태로 지내야만 했다.


 


그렇게 결국 결론을 내리지 못 한 채 연습 시간이 다가오고 말았다. 맘 같아선 그냥 그대로 집으로 도망치고 싶었지만, 자신의 개인적인 이유로 모두에게 폐를 끼치는 것 역시 마키의 자존심에 차마 허락되지 않는 일이었다. 결국 머릿속이 여전히 엉망진창인 상태로 옥상을 향해야만 했다. 그런데 그 옥상에 노조미는 없었다. 그리고 연습 시간이 다 되도록 노조미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자! 다들 연습하죠!”


“잠깐 우미쨩, 지금 한 명이 모자란데?”


 


우미의 말에 호노카는 손을 번쩍 들며 한 사람이 모자란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그런 호노카의 질문에 우미는 약간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아아…노조미는 먼저 집으로 돌아갔어요.”


“엥? 왜?!”


“노조미, 아침부터 감기 기운이 좀 있었거든. 어제 비를 좀 맞은 모양이더라. 결국 허락 받고 먼저 조퇴 했어.”


“그 녀석 진작 집에 가라니까 끝까지 버티기나 하고 말야. 누굴 만나야 한다나? 나 참. 일단 안 아파야 누굴 보던가 말던가 할 거 아냐. 결국 이 넘버원 아이돌 님이 결국 교무실까지 찾아가서 선생님께 말씀 드려야 했잖아. 정말 귀찮게 시리.”


 


에리와 니코가 차례로 나서 호노카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었다. 그리고 그런 두 사람의 말을 듣는 순간 마키는 가슴속에 커다란 돌덩이 하나가 쿵 하고 내려 앉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프다고? 노조미가? 비를 맞아? 감기?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는 듯한 느낌에 마키는 자리에 주저 앉을 뻔 했다.


 


설마 노조미가 비를 맞은 건 자신 때문인가, 하는 불길한 생각이 마키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아니야, 아닐 거야. 노조미가 바보도 아니고 비가 오면 바로 집으로 돌아갔겠지. 하지만 자꾸 불길한 생각들이 마키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만약 정말 노조미가 감기에 걸린 것이 자신 때문이라면 마키는 자기 자신을 정말 용서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연습이 시작되었지만 마키의 머릿속은 온통 노조미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거기다 에리가 니코와 함께 노조미를 좀 돌봐 줘야 한다며 먼저 돌아간다는 말을 꺼내자 마키의 머리는 더 혼란스러워 졌다.


 


“우리도 같이 갈까?”


“아니야 호노카. 마음은 고맙지만, 괜히 여럿이서 가 봐야 노조미만 더 신경 쓰이게 될 거야. 나랑 니코 둘만 가는 게 나을 것 같아.”


“으응, 그건 그렇네. 노조미쨩한테 꼭 빨리 나으라고 전해줘. 알았지?”


“알았어. 다들 너무 걱정 하지 마.”


“엥? 나도 가는 거였어? 나 참. 니코는 넘버원 아이돌이라 이 뒤로도 스케쥴이 가득 차 있…야! 에리! 혼자 어디 가! 같이 가자고오!!!”


 


니코는 혼자 걸어가는 에리의 뒤를 허둥지둥 쫓아갔다. 그 둘의 뒷모습을 보며 마키는 자신도 데려가라고 말 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이미 호노카까지 거절 당한 마당에 그럴 수도 없었다. 결국 하릴없이 다른 멤버들과 함께 남아 연습을 해야만 했다. 거기에 우미가 이럴수록 우리가 더 열심히 연습 하는 것이 노조미에게 걱정을 덜 끼치는 것이라고 하며 죽어라 연습을 시키는 바람에 평소보다 더 늦게 끝나 버리고 말았다. 연습이 끝나고, 마키는 지친 몸을 이끌고 하나요, 린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교문을 나섰다.


 


“노조미쨩…많이 아픈 걸까?”


“그러게. 너무 걱정된다냐…마키쨩도 그렇지?”


“어? 어? 으, 응…”


“마키쨩. 마키쨩도 오늘 내내 별로 얼굴빛이 안 좋아 보이던데…마키쨩도 혹시 어디 아픈 거야?”


 


하나요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마키를 향해 물었다. 그리고 그 순간, 마키의 머릿속에선 걱정스러운 하나요의 표정과 노조미의 얼굴이 겹쳐 보이고 있었다. 그래, 하나요랑 마찬가지로 노조미는 그저 날 걱정 해 주었을 뿐인데 난 대체 뭘 한 걸까. 그런 생각이 들자, 마키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어쩌면 자신의 일방적인 욕심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착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이 여기서 이러고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키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미안, 두 사람 먼저 돌아가. 난 잠깐 들릴 데가 있어서. 그럼 이만!”


“마, 마키쨩?”


“어디가는 거다냐~!”


 


두 사람이 뒤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마키는 그런 두 사람을 뒤로 한 채 열심히 달렸다. 노조미가 사는 맨션을 향해.


.


.


.


한참을 달린 마키는 노조미가 사는 맨션 근처에 도착하고 나서야 멈춰서 숨을 골랐다. 막상 달려오긴 했지만, 생각해보니 너무 충동적인 행동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만약 아직 에리와 니코가 노조미네 집에 남아 있어서 마주치기라도 한다면 아무래도 좀 곤란해 질 것 같았다. 마키는 골목에 숨어 맨션 현관 1층을 살폈다. 그리고 정말 타이밍 좋게도, 그녀의 눈에 맨션 입구를 빠져나오는 에리와 니코 두 사람의 모습이 모였다. 마키는 두 사람이 멀어지는 것을 확인하고는 빠른 걸음으로 맨션 안을 향해 들어갔다.


 


그런데 막상 노조미의 방 앞 현관에 도착하자, 차마 초인종을 누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어제 노조미를 그렇게 대해 놓고는 내가 지금 뭐 하는 거지? 나한테 이럴 자격이 있긴 있는 걸까? 그냥 이대로 돌아 갈까? 그런 생각들이 마키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 돌아가기도 싫었다. 노조미의 얼굴을 보고 싶었다. 노조미가 괜찮은지 자신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받아주지 않더라도 사과 한마디를 건내고 싶었다. 결국 마키는 두 눈을 질끈 감고 손가락으로 초인종을 눌렀다.


 


“누구세요?”


“…아…그…나야. 마키.”


“마, 마키쨩? 잠시 기다리그래이.”


 


찰칵찰칵 하고 자물쇠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문이 열리며 노조미가 모습을 드러냈다. 약간 창백한 얼굴과 마른 입술, 약간 짙은 다크서클. 아픈 기색이 역력한 그 모습에 마키는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그럼에도 노조미는 싫거나 귀찮다는 기색 하나 없이 마키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


 


“마키쨩이 여기 왠일이고?”


“그…아, 아프다길래…병문안을 좀…”


“아이고야. 그런 기가. 기쁘구마…일단 들어오래이.”


 


노조미는 한쪽으로 비켜 서며 공간을 내 주었다. 마키는 그 사이를 통해 집 안으로 들어갔다. 슬쩍 집안을 둘러보니 아픈 사람의 집 치고는 생각보다 깔끔하게 정리 되어 있었다. 아마 좀 전에 왔다 간 두 사람이 정리 해 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키는 노조미를 향해 조심스레 물었다.


 


“몸은 좀…괜찮아?”


“응. 그리 심하게 아픈 건 아니데이. 거기다 아까 에리치랑 니콧치가 왔다 갔구마. 덕분에 죽도 먹고 약도 먹을 수 있어서 더 나아 졌데이. 니콧치가 청소를 해주고 에리치가 죽을 끓여줬는데…아무래도 좀 역할 분담이 잘못 된 거 같드라. 에리치, 죽 같은 건 영 서툴러서 죽이 아니라 거의 끓인 쌀 국 같았데이. 니콧치가 요리를 하는 편이 나을 뻔 했구마.”


 


그렇게 말하며 노조미는 살짝 미소 지었다. 그 표정을 보자 마키는 왠지 마음 한구석이 아려 왔다. 좀 전까지 사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건만, 어느새 다시 다른 감정들이 마키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노조미의 말은 분명 불평이지만, 그 속에는 기뻐하고 뿌듯해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두 사람이 와준 것이, 그렇게 기뻤어? 왠지 분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충동적인 감정에 휩싸이며, 마키는 입술을 질끈 깨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노조미는, 에리랑 니코를 좋아 하는구나?”


“응? 당연한 거 아니가. 내는 에리치랑 니콧치를 엄청 좋아한데이. 꽤 오래 알고 지낸 친구이기도 하고…”


“그런 거, 말고.”


“…마키쨩?”


“그런 우정이나 친근감이 아니라. 정말 신경 쓰이고, 좋아하느냐고 묻고 있는 거야.”


 


그렇게 마키의 말이 끝나고 한동안 두 사람 사이에선 정적만이 흘렀다. 마키는 또 다시 자기 자신을 탓해야 했다. 분명 노조미에게 사과 하러 온 건데, 자신의 감정을 조절 하지 못하고 그것을 다시 노조미에게 쏟아내고 말았다.


 


정말 난 최악이야. 아픈 사람한테 대체 이게 뭐 하는 거지? 더군다나 잘못한 건 나인데…화를 낼 사람은 내가 아니라 노조미인데…이제 정말 노조미가 날 싫어한다고 해도 난 정말 할 말이 없어.그렇게 오로지 자괴감과 후회만이 마키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쏟아지려 하는 눈물을 애써 참으며, 마키는 잔뜩 메인 목소리로 노조미를 향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미안…쓸데 없는 소리를 했지.”


“아니 그게 말이다…”


“정말 미안해. 저번에도 그렇고, 자꾸 노조미한테 이상한 소리만 하는 것 같아. 이만 돌아 갈게. 그럼…푹 쉬고 빨리 나아.”


 


그렇게 마키는 뒤로 돌아섰다. 하지만 그때 노조미가 마키의 손목을 덥석 붙잡았다. 놀란 눈으로 돌아보는 마키를 향해 노조미는 약간 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잠시 기다리래이!!!”


“…….”


“내가 가장 신경 쓰이는 건, 마키쨩이데이!”


“거, 거짓말 하지 마.”


 


노조미의 말을 듣는 순간, 마키는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신경 쓴다고? 노조미가? 나를? 아니야, 그냥 날 달려주려고 꺼낸 말일 거야. 노조미는 친절하니까, 다정하니까. 내가 상처 받을 까봐 저런 말을 해주는 걸 거야. 착각 해선 안돼. 마키는 그렇게 생각하며 애써 노조미를 외면했다. 하지만 노조미는 계속해서 마키를 향해 말을 꺼냈다.


 


“진짜데이. 그…이런 말 하는 건 좀 부끄럽지만 말이다, 내가 뮤즈 멤버중에서 그 누구보다 가장 많이 신경 쓰고 있는 건 마키쨩이 맞데이.”


“…정말이야?”


“이런 상황에서 까지 거짓말이나 장난을 치진 않는데이.”


 


마키는 슬쩍 시선만을 돌려 노조미의 표정을 살폈다. 노조미의 표정은 정말 진지해서, 그녀가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다는 건 분명해 보였다. 솔직한 노조미의 말에 마키는 마음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믿어도 되는 걸까? 노조미의 저 말, 정말인 걸까? 착한 사람을…한번 더 믿어 봐도 되는 걸까? 짧지만 깊은 고민 끝에, 결국 마키는 솔직하게 자신의 심정을 노조미에게 말 하기로 했다.


 


“…날 신경 써 주는 건 알고 있었어. 하지만 그건 뮤즈의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 잖아? 다른 멤버들을 신경 쓰듯이, 마찬가지로 그저 날 뮤즈의 멤버로서, 혹은 친구로서 신경 써 주는 것 뿐이었잖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기가…”


“노조미의 친절함과 다정함은 정말 고마웠어. 모난 성격 때문에 겉도는 나를 신경 써준 건 정말 감동이었어. 하지만 그건 다른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 였잖아. 노조미는 언제나 모두에게, 뮤즈의 모든 멤버들에게 다정하고 친절했으니까. 내가 특별한 게 결코 아니라고 생각 했어. 그래서…”


“질투…한 거였나?”


“…응.”


 


마키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노조미는 그런 마키를 말 없이 잠시 바라보았다. 그 짧은 시간동안 마키의 머릿속에는 온갖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렇게 심한 말을 해놓고 이제 와서 무슨 소리라고 하려나? 멋대로 착각 해놓고 누굴 원망 하냐고 화를 내려나? 그런 생각들이 떠오르며 마키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윽고 노조미의 입이 다시 천천히 열렸다.


 


“마키쨩, 마키쨩은 토마토를 좋아하제?”


“토, 토마토?”


“응, 토마토.”


 


갑자기 왜 뜬금 없이 토마토 이야기지? 마키는 속으로 당황했다. 혹시 장난 치는 건가 하는 생각도 해 보았지만, 여전히 노조미의 표정은 진지했기에, 결코 장난인 것 같지는 않았다. 마키는 노조미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토마토를 키울 때 조심해야 하는 점이 뭔지 알고 있나?”


“조심해야 하는 거? 그게…뭔데?”


“토마토는…물을 너무 많이 주면 안된다.”


“응?”


“뭐 다른 과일이나 채소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토마토는 물을 많이 주면 안된데이. 만약 물을 너무 많이 줘 버리면, 토마토는 물을 너무 많이 머금어서 익기도 전에 그냥 터져버리고 만데이. 그것을 열과(裂果)라고 한데이.”


 


마키는 그저 멍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물을 많이 준다는 이유로 터져 버린다니, 그렇게 토마토를 많이 먹었지만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이었다.


 


“그렇구나…몰랐어.”


“응. 그래서 잘 모르는 사람이 토마토를 키울 때, 잘 자라라는 마음으로 너무 지나치게 물을 많이 주면 오히려 그게 토마토에겐 독이 되어 버리는 기라. 분명 좋은 마음에서 잘 되라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행동인데, 오히려 그게 토마토를 망치는 것이 되어 버리는 기제. 어찌보면 참 너무하지 않나? 사랑해서, 좋아해서 한 행동이 오히려 상대에게는 폐가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노조미…”


“솔직히 말하면, 사람도 그렇데이. 좀 먼 옛날 이야기이기는 하지만…내도 물을 너무 많이 줘서, 상대에게 오히려 폐를 끼쳐버린 경우가 있데이. 그래서 그 뒤로는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최대한 남들과 비슷하게 대하려는 버릇 아닌 버릇이 생겨버렸데이. 혹시나 또 멋대로 내 마음을 밀어 붙이다가 그 상대에게 상처를 주진 않을까 걱정이 된 거제. 그리고 그 뒤로는 큰 문제가 생기지도 않았고…나름 잘 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오히려 이번엔 독이 되어 버렸구마…미안 하데이, 마키쨩.”


 


그렇게 말하고, 노조미는 마키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에 마키는 허둥지둥 노조미에게 다가가며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그렇지 않아! 노조미는 잘못한 거 없다구! 잘못은 그런 노조미의 마음도 몰라주고 질투나 해댄 나한테 있는 거야. 그것 때문에 노조미를 마음 아프고 신경 쓰이게 하고…다 나 때문이야! 그러니까 자책하지 말고 바보 같은 날 원망해…”


 


마키의 말에 노조미는 다시 천천히 고개를 들어 마키를 바라보았다. 눈이 마주친 순간 마키는 다시 얼굴이 달아올랐다. 노조미 역시 볼이 살짝 붉어져 있는 것이, 마찬가지로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는 듯 보였다. 그리고 노조미가 먼저 조심스레 다시 말문을 열었다.


 


“결국 서로 오해 하고 있었던 거구마…그렇제?”


 


노조미의 말에 마키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녀는 노조미를 향해 살짝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응…그렇네. 노조미가 바보여서 그런 거였네.”


 


마키의 말에 노조미는 살짝 놀란 듯 눈을 깜빡이더니, 이내 마찬가지로 짓궂은 표정으로 마키를향해 대답했다.


 


“그건 마키쨩도 마찬가지 아니가?”


“맞아. 둘 다 완전 바보야…”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 살짝 뾰로통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웃음이 터져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노조미의 집 안에선 두 사람의 웃음소리가 계속해서 한참 동안 울려 퍼졌다.


 


-완-

ㅇㅇ 노조마키라니ㅋㅋㅋㅋㅋㅋㅋ 1.245.*.* 2018.05.05 16:07:36
ㅎㅅㄷ 졸다가 이런 갓 소재를 떠올리는구나... 2018.05.05 16:07:58
두리번거리기 ㅁㅊㄷ - dc App 2018.05.05 16:45:40
지모아이 소소하게 좋다. 39.118.*.* 2018.05.05 20:57:56
지모아이 뒤로 한 체→뒤로 한 채,그래도 비를 맞아야 했지만→그대로가 적절할 듯.맞은 대다→맞은데다,건내고→건네고. 39.118.*.* 2018.05.05 20:5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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