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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물갤문학][지모아이]타천사 소녀-3-
글쓴이
el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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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1555863
  • 2017-12-12 16:51:05




쓰다보니 어째 점점 요시코 시점의 애니 다시쓰기가 되는 것 같다 ㅠㅠ...

요시코 심리묘사 하려다 보니 점점 사족이 길어지는데 여튼

다시 말하지만 점점 시간 지날수록 전개가 요시코 시꺼매지는 타천 전개니까 거부감 들면 안보는게 좋음...


1편 : http://gall.dcinside.com/m/sunshine/1535049


2편 : http://gall.dcinside.com/m/sunshine/1537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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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코는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이대로라면 정말 초라한 라이브가 되어 버릴 것이 불 보듯 뻔했다. 물론 30분이라는 시간 동안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올 지는 솔직히 미지수이긴 하지만 그래도 스무 명도 채 안 되어 보이는 지금 보다는 많을 것이다. 애초에 날씨 탓에 평소보다 사람들이 늦을 것을 감안해서 조금 공연을 늦게 시작해도 모자란 마당에 대체 이게 무슨 사태란 말인가. 그때 요시코는 눈앞이 환해지는 것을 느끼고 고개를 들었다. 결국 조명까지 완전히 켜져서 무대 위가 훤히 보이고 있었다.


‘망했다...’


이래서는 더 이상 무를 수도 없다. 여기서 ‘어! 실수로 너무 빨리 시작했네요! 30분 후에 봐요 우리!’ 라고 해봐야 정말 웃기지도 않는 코미디가 될 것이다. 요시코는 저 무대 위에 있는 타카미의 바보스러움에 정말 자기까지 민망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냥 이대로 확 집에 가버려? 요시코는 그런 생각을 하며 체육관 입구 쪽을 바라보았다.



‘으엑...즈라마루랑...그때 그 익룡 소리 내던 애가 저기 있잖아?’



이래서야 나가기도 여의치가 않다. 변장을 하긴 했지만 왠지 저 즈라마루에겐 100퍼센트 확률로 간파당할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만이 들었다. 그리고 보통 요시코의 부정적인 예측은 잘 들어맞는 편. 하지만 이런 민망한 분위기를 버텨내는 것도 요시코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찌해야 할까 고민하던 그녀는 무대 위로 다시 시선을 옮겼다. 그리고 그 순간 요시코의 머릿속에서 체육관을 나가겠다는 생각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뭐...뭐야...저 표정은...’



무대 위의 세 사람은 기운 없는 자세로 어깨를 늘어뜨리고 있었다. 하긴 그렇게 열심히 라이브 홍보를 했는데 결국 이 정도 인원뿐이라면 실망하는 것도 당연지사였다. 강당 안의 사람들이 그들을 향해 박수를 쳐 주고 있었지만 워낙 사람이 적은 터라 그 소리는 텅 빈 체육관을 안을 공허하게 울리고 있을 뿐. 그 덕에 사람이 적다는 것이 더 강조 되어 버렸다. 하지만 요시코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무대 위에 있는 그녀들의 슬픔과 절망에 빠진 표정이었다.



‘저 사람도...그리고 저 사람도...저런 표정을 짓는구나.’



요시코는 멍하니 타카미와 와타나베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솔직히 저 두 사람을 많이 본 것은 아니지만 요시코의 머릿속에서 두 사람이 저런 표정을 짓는다는 것은 그다지 잘 떠오르지 않는 일이었다. 그만큼 그 잠깐의 시간 동안 요시코의 머릿속에 각인된 두 사람은 정말 반짝반짝 빛나는 존재들이었다. 자신과 똑같이 고민하고, 힘들어하고, 절망하는 그런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요시코는 그런 외로움과 절망 속에서 외면당하는 고통을 그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걸 아는 이상 민망함 따위는 이미 생각해야 할 여지조차 없었다. 나갈 수 없어. 아니, 나갈 수 없어. 설령 이 강당이 무너진다고 해도 끝까지 여기 서서 저 사람들을 지켜보겠어. 요시코는 그런 생각을 하며 똑바로 눈을 뜨고 무대 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무언가 결의한 듯 굳은 표정을 하고 앞으로 나섰다.



“저희들은 스쿨아이돌...아쿠아 입니다!”


“저희들은 반짝임과”


“그 포기하지 않는 마음과”


“믿는 힘을 동경해서 스쿨아이돌을 시작했습니다. 목표는 스쿨아이돌...뮤즈입니다!”


“...들어 주세요.”



그리고 곧 음악이 흘러나오고 라이브가 시작되었다. 요시코의 솔직한 감상은 서투르다 였다. TV나 컴퓨터로 보던 프로 아이돌들의 라이브 공연과는 큰 차이가 느껴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요시코는 무대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세 사람의 얼굴에서는 최선을 다해 자신들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반짝이고 싶다는 소망, 보는 사람이 없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음, 동경하는 누군가를 앞에 두고 달려 나가겠다는 의지... 그런 감정들이 요시코에게, 아니 라이브를 보고 있는 체육관의 모든 이들에게 절절히 전해지고 있었다.


그래, 이게 바로 저 사람들이 가진 반짝임이었어. 내가 바랬던, 보고 싶었던, 동경해왔던 반짝거림. 요시코는 숨도 쉬지 못 하고 무대 위의 세 사람을 바라보았다. 좀 전의 절망적인 상황 같은 건 이미 기억 저편으로 날려버릴 정도로 세 사람은 정말로 온 힘을 다해 반짝이고 있었다. 하지만...


탁, 탁, 콰릉!


갑자기 음악이 끊기며 체육관 내의 모든 조명이 다 나가버렸다. 어두워진 체육관 안에서 놀란 사람들의 짧은 비명소리가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 바람 때문인지 아니면 번개 때문인지 체육관 내의 전기 배선에 무언가 문제가 생긴 모양이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체육관은 정적으로 가득 찼다. 그리고 당연히, 라이브 역시 중단되었다.


관객은 물론이고 무대 위의 세 사람 역시 당황한 듯 서로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원래대로라면 라이브를 중단하고 전력이 복구 된 다음 다시 라이브를 재개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애초에 학교의 낡은 전력 설비가 언제 다시 복구 될 지도 알 수 없는 노릇인데다가, 관객조차 몇 없는 작은 무대. 냉정히 따져보면 솔직히 기다렸다가 다시 시작할 필요가 없는 그런 상황이었다. 만약 라이브를 중단한다면, 그건 중단이 아니라 그냥 여기서 끝나버린 실패한 라이브가 될 뿐이다.


결국 반주도 조명도 없이, 타카미가 스스로의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나머지 두 사람도 뒤이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하지만 요시코는 알고 있었다. 이결국 이건 무의미한 발버둥에 불과하다고. 어떻게든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손끝에 힘을 주고 매달려 있지만 결국 끝에서 기다리는 것은 손가락에 힘이 풀려 그대로 떨어진다는 결말뿐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은 요시코보다 무대 위의 저 세 사람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결국 노래하는 타카미의 목소리는 점점 잦아들더니, 목소리에 울음소리가 섞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노랫소리가 완전히 끊겨버렸다. 들썩거리는 그녀의 어깨를 요시코는 차마 더 바라볼 수가 없어서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역시...기적 같은 건...반짝임 같은 건...없었던 거야.’



요시코는 고개를 숙인채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 온 몸에서 힘이 다 빠져나가버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저 사람들이라면, 저 스쿨아이돌이라면 요시코가 바라고 동경하던 그런 ‘반짝거림’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현실이란 잔혹한 법이었다. 그때 체육관 안쪽으로 강한 빛줄기가 쏟아졌다. 그리고 어떤 여성의 큰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이 바보 치카! 너 개시 시간 착각했지?!”



그리고 몇 초 뒤, 조명들까지 다시 완벽하게 복구 되어 체육관 안의 모든 어둠이 걷혔다. 그리고 밝아진 강당 안은 좀 전과는 천지 차이였다. 요시코의 주위는 어느새 수많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요시코는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대체 언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온 거야? 그리고 그것은 무대 위의 세 사람도 마찬가지였는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연신 체육관을 둘러보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뒤, 다시 노래가 흘러나오며 라이브가 재개되었다.


무대가 성공적으로 끝나고, 체육관 안은 박수소리로 가득 채워졌다. 그렇게 모두의 박수를 받으며 행복한 표정으로 무대 위에서 한껏 반짝이고 있는 세 사람을 보며 요시코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마스크를 벗었다. 자신의 존재를 들킨다던가 하는 문제는 이미 그녀의 머릿속에서 사라진 지 오래였다. 조금이라도 더 그들의 반짝임을 보고, 느끼고 싶었다. 그렇게 그녀는 상기된 얼굴로 그저 넋 나간 표정으로 무대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가 무대 앞으로 빠르게 걸어 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요시코의 기억으로 아마 저건 설명회 때 보았던 학생회장이라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회장은 큰 목소리로 세 사람을 향해 말하기 시작했다.



“이건 지금까지 다른 스쿨아이돌들이 해온 노력과, 마을 사람들의 선의가 있었기에 이룬 성공입니다. 착각하지 마시길!”



조금 거친 언사이긴 했지만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요시코 자신도 무대가 성공한 것에 대해 감동하고 있긴 했지만, 처음에 생각했다시피 무대 자체는 객관적으로 그리 훌륭한 무대가 아니었다. 만약 스쿨아이돌 대회에서 이 정도의 공연을 보여준다면 아마 좋은 성적을 얻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그 말에도 타카미는 딱히 화가 나거나 당황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침착한 표정으로 학생회장을 향해, 그리고 체육관 안의 모든 사람을 향해 입을 열었다.



“알고 있어요. 하지만...보고만 있어서는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아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요시코는 마음 한쪽을 세게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 저 사람의 말이 맞아. 그냥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시작되거나 해결되지 않아. 하지만 난...기껏 이 학교까지 와 놓고 정작 뭐 하고 있는 거지? 학교를 안 나간다고 해서, 내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닌데...요시코는 그렇게 자신을 자책했다.


물론 저 세 사람에게 일어난 기적은 분명 그들만의 능력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이 처음부터 스쿨아이돌을 시작하려는 의지조차 없었다면 애초에 기적은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포기하고 그대로 주저앉아 버렸다면 그냥 그대로 영원히 끝나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 아파하고 슬퍼할지언정 끝까지 희망의 끈은 놓지 않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렇게 지금 반짝일 수 있는 것이겠지.



“잘 표현할 수는 없지만...지금 밖에 없는 순간이니까요.”


“그러니까!” 


“반짝이고 싶어요!”



그 순간 요시코의 눈에 세 사람의 표정은 정말 보석처럼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은 요시코의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전환점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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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나는 학교에 꼭 다시 나가서 리얼충이 되고 말겠어! 변하고 말 거야!”



‘보고만 있어서는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는다.’는 타카미의 말처럼, 요시코는 실천하지 않으면 자신 역시 변화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그리고 그 실천의 첫 단계는 일단 다시 학교에 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막상 행동에 옮기자니 영 여의치가 않았다. 개학 첫날 자기소개 시간부터 타천사 퍼포먼스를 해버렸으니, 아마 이미 ‘이상한 애’라고 낙인 찍혀 버린 지 오래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말 언제까지나 학교에 가지 않을 수도 없는 셈이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요시코는 결국 교복을 입고 집을 나섰다. 다만 등교를 하는 것은 아니고, 학교 분위기가 어떤지나 살펴볼 요량으로 점심을 지나 느지막히 집을 나섰다. 정말 예전에 엄마에게 말한 ‘학교 가는 연습’을 진짜로 하게 되었다는 것에 조금 자괴감이 밀려오긴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일단 대부분의 학생들은 집으로 돌아갔는지 학교는 텅텅 비어 있었다. 약간 기분이 좋아진 요시코는 어디에 갈까, 하고 고민하다가 옥상이나 올라가보자 하고 결정을 내렸다. 중학교 시절의 습관이 남아서인지 요시코에게 옥상이란 아무도 오지 않는, 그야말로 정말 마음 놓고 안심할 수 있는 공간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기대는 옥상 문을 여는 순간 여지없이 깨지고 말았다.



“어째서 선객이...”



옥상 위는 스쿨아이돌 멤버들에게 먼저 차지되어 있었다. 이래서야 옥상에 머무는 것은 무리인 상황이었다. 요시코는 몸을 숨기고 고개만 내민 채 잠시 그들의 모습을 관찰했다. 그들은 서로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재밌어 보이는걸... 요시코는 그런 모습을 보며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요시코는 그만 시선을 돌린 하나마루와 눈이 딱 마주치고 말았다. 착각일 리는 없었다. 하나마루의 입이 ‘요시코 쨩?’ 이라고 움직이는 모습이 정확하게 보였으니까.



“즈라마루...!”



아마 하나마루의 성격상 높은 확률로 자신을 쫓아올 것이다. 다들 요시코를 보고 ‘좀 이상한 애’라고 여길 때에도 하나마루는 항상 요시코를 쫓아다니며 같이 놀자고 하며 어울려주었다. 조금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마음 씀씀이가 넓은 아이이니, 학교에 나오지 않는 요시코에게 높은 확률로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러 올 것이 뻔했다. 요시코는 급히 몸을 돌려서 눈에 띄지 않게 기어서 옥상을 빠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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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이 옥상에서 타천해버렸네...”



요시코는 무릎을 감싸 안고 앉아서 작게 푸념했다. 지금 그녀는 복도의 청소 도구함 안에 숨어 있었다. 수업이 끝났다고는 해도 아직 학교 안에는 몇몇 학생들이 돌아다니는 중이었고 선생님들도 아직은 퇴근을 하지 않은 시간이다. 괜히 학교 복도를 배회하다가 마주치면 요시코에게는 이래저래 곤란한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그래서 택한 곳이 다름 아닌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을 이 청소도구함 안이었다. 굉장히 안쓰러운 상황이었지만, 나름 요시코에게는 마음에 드는 장소 중 하나였다. 아무도 오지 않는데다가 어두컴컴하고 조용한 터라 예전부터 마음의 안정을 찾고 싶으면 종종 이곳에 숨곤 했었다.


그렇게 마음의 안정을 찾아가던 요시코는 문득 한 가지가 궁금해졌다. 어째서 하나마루와 그 빨간 머리 애가 스쿨아이돌 멤버들과 같이 있는 것일까? 설마 그 두 명도 스쿨아이돌 멤버로? 확실히 가능성이 없는 일도 아니었다. 라이브 당일 그 두 명도 와 있던 모습을 보았으니까. 하지만 그 ‘즈라마루’ 가 스쿨 아이돌? 전등이 켜지는 것을 보고 ‘미라이즈라~!’를 외치던 즈마라루가? 그렇게 생각하니 요시코는 왠지 웃음이 나왔다. 물론 ‘타천사’ 인 자기가 할 말은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웃긴 건 웃긴 거니까. 그렇게 요시코가 혼자 킥킥 대고 있던 순간 갑자기 청소 도구함의 문이 벌컥 하고 열리더니 즈라마루의 얼굴이 나타났다.



“으아아악! 나왔다!!! 전 아무 생각도 안 했어요!!!”


“즈, 즈라?! 요시코 쨩 무슨 말을 하고 있는 즈라?”



갑작스런 하나마루의 등장에 놀란 요시코는 청소도구함을 급히 청소도구함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곧 이어 다리에 힘이 풀려서는 그대로 건너편 복도 벽에 기대 스르르 주저앉았다. 놀란 심장을 진정시키며 요시코는 진짜 기절할 정도로 놀란다는 것이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 요시코의 모습을 보며 하나마루는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이내 웃으며 질문했다.



“학교에 온 거 즈라?”


“...와...왔달까...우연히 주변을 지나던 중이어서...”


“우연...?”



그 후로 요시코는 하나마루에게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었다. 사실 반 친구들이 그렇게 자신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던가, 오히려 무슨 일이 있는 게 아닌가 하고 걱정하고 있다던가, 아무도 그날 일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고 있다던가 등등의 이야기. 요시코에게는 정말 의외의 이야기들이었다. 아직 요시코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냥 애들이 착한 걸까. 가끔 바보 같긴 해도 절대 거짓말은 하지 않는 하나마루 였기 때문에 요시코는 이야기 내용 자체는 분명한 사실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렇다면 이건 정말 놓질 수 없는 기회였다. 그리고 하나마루라면 분명 나를 잘 도와줄 거야, 요시코는 그렇게 생각했다.



“좋아! 아직 할 수 있어! 다시 시작 할 수 있어! 지금부터 평범한 학생으로 지낸다면... 즈라마루!”


“뭐...뭐야 즈라?”


“요하네에게 몇 가지 부탁이 있는데 말이지...”

.

.

.

“왜 말리지 않은 거야!!!”



분명 하나마루와 계약(?)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 까지만 해도 요시코는 앞으로의 학교생활에 대한 기대가 다시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엄마에게 ‘내일 부턴 학교에 갈 거야.’ 라고 했을 때 엄마의 기쁨과 안심으로 가득 찬 표정도 요시코에게 행복감을 더해주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등굣길에서 마주친 클래스메이트들의 반응도 하나마루의 말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교실에 들어서서 자신에게 다가온 아이들과 인사를 나눌 때 까지만 해도 이정도면 성공이라고 혼자 속으로 자축하며 팡파레를 터트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너무 섣부른 판단이었다.



“기껏 다 잘 되고 있었는데!!!”


“설마 그런 걸 학교에 가지고 왔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즈라...”



온 교실의 관심이 순식간에 자기에게 쏠려서 안 그래도 좀 긴장 반 흥분 반 인 상태인 마당에 자기가 잘 아는 ‘점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니 요시코는 그만 폭주해버렸다. 말 그대로 ‘아! 점괘! 점보는 거 아시는구나?!’를 타천사 모드로 실천 해 버린 셈. 원래 평소엔 얌전하다가도 자기가 잘 아는 이야기가 나오면 과하게 나서다 날아올라버리는 것이 덕후의 특징이라면 특징이지만, 적어도 이번엔 말려줄 사람도 있고 하니 설마 그러겠어? 하는 마음에 안심해버린 탓이 컸다.


요시코는 그 후 자기 자리에서 그대로 굳은 채 남은 시간을 다 보냈다. 자괴감에 빠진 요시코는 수업이 다 끝날 때 가 되었음에도 거의 무슨 그라운드의 돌멩이 마냥 주변과 물아일체가 되어 미동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결국 그런 요시코를 보다 못한 하나마루가 루비와 합세해서 반강제로 스쿨아이돌 부실까지 끌고 왔다. 반쯤 영혼이 빠져 나간 상태였기 때문에 딱히 끌고가는데 큰 힘은 들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그 끌려가는 곳이 그녀들이 있는 ‘스쿨아이돌 부실’ 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그야말로 온 힘을 다해 저항했겠지만 지금의 요시코는 불구덩이에 데려다 놔도 반응이 없을 정도로 현실과 분리된 상태였다.


그리고 잠시 후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요시코는 자신이 어디에 와 있는지를 깨달았다. 하지만 딱히 뒤집어질 듯이 놀라거나 하지는 않았다. 더 이상 버텨낼 수 없는 정신적인 타격을 받으면 사람은 놀라기보다는 오히려 순간적으로 푹 가라앉아 버리게 된다던데, 지금의 요시코가 딱 그 짝이었다. 그런 늘어진 요시코를 양쪽에서 붙잡은 채 하나마루와 루비는 부실 안의 세 사람과 인사를 나누었다.



“어서 와.”


“네, 어쩌다보니 조금 늦었어요.”


“괜찮아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다들 잘 왔어~! 어? 하나마루쨩? 그 애는 누구야?”


‘아, 저기에 타카미 치카가 있네. 오 저기 있는 건 와타나베 요우야. 앗! 저번에 봤던 그 예쁜 사람도 있잖아? 저 세 사람이 다 날 쳐다보고 있네?’


“어디서 봤던 것 같은데...아! 그때 그 나무에서 떨어진 그 애야!”


“에? 그런 애가 있었어?”


“치, 치카쨩...”


“그치만 모르겠는걸. 리코쨩은 혹시 알아?”


“아니 나는 잘...”


“봐봐 요우 쨩. 나만 모르는 게 아니잖아.”


“리코쨩은 모르는 게 당연한 거고...”


“하지만 어디선가 본 것 같기도 한데...착각이려나?”


“어...일단 그 나무에서 떨어진 애 맞즈라...이름은 츠시마 요시코 이고, 요시코쨩과는 어려서부터 친구였즈라...”


“헤에...그렇구나...”


‘나무에서 떨어진 아이라는 건 아마 내 이야기인가보네. 그나저나 역시 저 타카미라는 사람은 바보 맞구나. 그 일도 기억을 못 하는걸 보면 진짜 바보 맞나봐. 어? 그러고 보니 여기가 스쿨아이돌 부실이었나? 하긴 스쿨아이돌 부실이니 스쿨아이돌이 있는 건 당연하지 뭐. 그럼 난 여기 왜 있는 거지? 나도 그럼 스쿨아이돌인가? 아하하, 아하하하하하하...일 리가 없잖아!!!!!’



요시코는 갑작스러운 상황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하마터면 이상한 망상 속에 빠질 뻔한 자신을 간신히 추슬렀다. 그러고 보니 진짜 교실에서 대형 사고를 친 이후의 기억이 거의 사라져 있었다. 대충 누군가에게 이끌려 여기까지 끌려 온 것 정도는 얼핏 기억이 나는데 이곳이 다름 아닌 스쿨아이돌 부의 부실일 줄이야.



‘대체 즈라마루는 무슨 정신으로 날 여기로 데려온 거야! 즈라마루 바보 멍청이!’



요시코는 속으로 하나마루를 향해 마구 원망의 말을 쏟아냈다. 반 시체 상태의 자신을 챙겨준 것은 고마운 일이긴 하지만, 무슨 생각으로 자신을 여기로 데려온 건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를 않았다. 애초에 하나마루가 잘 말려주기만 했더라도 교실에서 그런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거기까지 생각이 다다른 요시코는 일단 숨을 곳을 찾다가 책상 밑으로 뛰어 들어가 웅크리고 앉았다. 갑자기 축 늘어져있던 사람이 움직일 것은 예상 못했는지 하나마루도 루비도 더 붙잡을 생각은 하지도 못하고 그저 멍하니 서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책상 밑에 숨은 채 요시코는 그렇게 하나마루를 향해 푸념을 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게 다 즈라마루가 말려 주지 않았기 때문이야~!”


“그, 그렇게 말해도 곤란하즈라...대체 타천사 그만둔다면서 그런 건 왜 학교에 들고 온거즈라...”



그렇게 하나마루와 한편의 촌극을 찍고 있는 요시코의 귀로 타카미에게 ‘리코쨩’이라고 불렸던 학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야?”


“루비도 좀 전에 여기로 오면서 들은 이야기인데요...요시코 쨩 중학교 때는 계속 자신이 타천사라고 굳게 믿고 있었데요. 그리고 아직 그 습관을 완전히 다 떼지 못한 모양인가 봐요.”



그리고 루비의 그 말을 듣는 순간 요시코는 정신을 차렸다. 그래, 솔직히 하나마루의 탓을 할 일이 아니다. 말려달라고 부탁을 해놓긴 했지만, 일이 이렇게 된 건 결국 자신이 자제를 하지 못 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부끄러움에 모든 원인이 하나마루인 양 그녀에게 푸념하고 있지만 그게 아니라는 것 정도는 자신도 잘 알고 있었다.



“알고 있어...내가, 타천사 일리는 없다고.”



자기 자신이 특별하다고, 겉으로 보이는 자신의 모습은 단지 껍데기일 뿐이고 진정한 자신은 반짝반짝 빛나는 그런 존재라고. 사람들이 자신을 멀리 하는건 그런 특별한 자신의 모습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그렇게 생각했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잘 알고 있다. 그냥 남들 눈에 비치는 자신은 그냥 특이한 사람이지 절대로 특별하지 않다는 것을. 다른 평범한 사람들을 특별한 자신이 멀리 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평범하지 않은 자신을 멀리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그녀는 진작부터 깨닫고 있었다. 몰랐다면 애초에 이 학교에 오려고 하지도 않았겠지.



“그런 건...이 세상엔 없다고.”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요시코는 그렇게 선언했다. 사실 이런 말을 남들 앞에서 해본 것은 처음이었다. 애초에 인정조차 하기 싫었던 사실이었으니까, 남들에게 자신의 입으로 이런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그녀에게 있어 큰 결단인 셈이었다. 어쩌면 이렇게 입 밖으로 이렇게 이야기를 한 것도 사실 남들에게 말한다는 목적 보다는 자기 자신의 속마음에 선언하고 싶어서였는지도 모른다.



“그러면 저런 걸 왜 학교에 가지고 온 거야?”



하지만 그런 진지한 분위기는 리코의 질문 하나에 와장창 박살나고 말았다. 사실 그렇게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저런 도구들을 바리바리 싸 들고 학교에 온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긴 하니까. 아마 무슨 말을 해도 제대로 된 변명이 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진퇴양난의 상황이 되자...



“그건 뭐...요하네의 정체성과 같은 것이고...저게 없다면 나는 나로 있을 수 없다고 할까...앗!”



자기도 모르는 사이 타천 포즈를 취하며 대답하던 요시코는 순간 아차 싶었지만 이미 때는 늦어버렸다. 또 무심결에 폭주해버렸다. 이쯤 되면 요시코 자신조차 ‘나 혹시 일부러 이러는 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조금만 긴장되거나 구석에 몰리는 상황이 되면 거의 조건 반사 수준으로 타천사 캐릭터가 튀어나와 버리니 이래저래 정말 곤란하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타천사 포즈로 굳어있는 요시코를 향해 리코는 약간의 한숨과 함께 반달 모양의 시선을 보내왔다.



“뭔가...마음이 복잡한 상태라는 건 잘 알거 같아.”


“아 맞다. 그러고 보니 요시코쨩, 인터넷으로 점 봐주는 것도 하고 있는 모양이에요.”



리코의 말을 이어받은 루비는 뭔가 노트북 자판을 타닥타닥 두드리더니 뭔가 동영상을 하나 재생하고는 뒤로 물러났다.



[다시 요하네랑 타천하자.]



‘음?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목소리인데...잠깐! 저건 내가 방송에서 목소리잖아! 쟤, 쟤는 저걸 왜 보여주는 거야!’



“보, 보면 안 돼!”



요시코는 정말 번개 같은 몸놀림으로 몸을 날려 노트북을 덮어버렸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노트북을 보던 네 사람 모두 못 볼 것을 본 것 같다는 애매모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와... 그 와타나베가 저런 표정을 두 번이나 짓게 만들다니 역시 난 대단해...가 아니지! 으아아! 이게 대체 무슨 창피야! 그 말로만 듣던 ‘수치플레이’가 이런 거였던 거야?!’



일이 이렇게까지 될 줄 알았다면 차라리 아까 정신이 들었을 때 여기서 도망칠 걸 그랬다. 좀 전에 몸이 멋대로 해버린 타천사 퍼포먼스도 그렇고, 자신이 한 방송이 모두에게 보여진 것도 그렇고 정말 요시코는 이곳이 1층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안 그랬으면 ‘나 타천할래!’라고 뛰어내리니 마니하며 난리를 쳤을지도. 일단 어떻게든 지금 이 분위기를 수습해야만 했다. 요시코는 그나마 이곳에서 부담이 제일 덜 가는 사람인 하나마루를 향해 푸념하듯 외쳤다.



“어, 어쨌든 나는 평범한 고등학생이 되고 싶다고! 어떻게 좀 해줘!”


“즈라...”



물론 그렇다고 정말 하나마루가 뚝딱 하고 해결책을 내놓을 리는 없었다. 그건 누구보다 요시코 자신이 더 잘 알고 있었지만, 지금은 정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렇게 필사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내비친 요시코는 노트북을 덮은 채 눈을 감았다. 진짜 태어나서 부끄러움을 한순간에 이렇게 많이 느낀 적이 있었는지 의문이었다. 그러다 요시코는 문득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 네 명? 다섯 명이 아니고? 분명 자신을 제외한 이 부실에 있는 사람은 총 다섯 명이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상한 반응을 보인 사람이 넷이라면 나머지 하나는...



“...귀여워.”


“응?”


“에?”



타카미는 정말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노트북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나저나 좀 전에 뭐라고 그랬지? 귀엽다고? 뭐가? 설마 저 노트북 안에서 타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자신이? 요시코는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을 하며 혹시 화면 안에 다른 것이 있나 하고 구석구석을 살펴보았다. 혹시 저 화면에 있는 멘트에 섞인 이모티콘 중 하나가 귀엽다고 하는 것인지 모른다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타카미는 아예 노트북을 들어 올리더니 손가락으로 화면 한가운데에 있는 요시코를 가리켰다.



“이거야! 이거 말이야!”


“치카쨩?”



와타나베의 부름을 들은 체 만 체 하며 타카미는 몸을 바짝 일으키더니 책상 위로 올라와 요시코의 얼굴을 마주보았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순간 굳어버린 요시코를 향해 반짝이는 눈동자로 입을 열었다.



“츠시마 요시코 쨩, 아니 타천사 요하네 쨩!”



꿀꺽. 요시코는 침을 삼켰다. 이렇게 가까이서 타카미의 얼굴을, 그것도 저렇게 반짝거리는 눈동자를 한 타카미를 마주보게 되니 긴장감이 극도로 치달았다. 요시코는 그렇게 제대로 대답조차 하지 못하고 그저 눈만 끔뻑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뒤이어 들려오는 타카미의 말에 요시코는 한순간에 모든 긴장감이 날아가다 못해 그만 어이가 없어짐과 함께 온몸에 힘이 쭉 빠지고 말았다.



“스쿨아이돌 하지 않을래요?!”


“...뭐?”



순간 요시코의 마음속에는 한 가지 명제가 확실하게 각인되었다. 타카미 치카. 나름 귀엽고, 반짝반짝 거리는 선배지만, 정말 ‘바보’다.


-계속-

ㅇㅇ 네 글 재밌게 읽고있음. 재미쪙. 121.142.*.* 2017.12.12 17:25:05
ㅇㅇ 애니대로의 해피한 전개라면 요싴이 속이 시꺼매지는건 힘들것같은데, 도중에 창작스토리로 전향이야? 121.142.*.* 2017.12.12 17:26:12
ellin ㄴㅇㅇ 그러함 어느정도 욧쨩 개인 에피 끝날 때쯤 창작+설정비틀기로 전향될 예정 2017.12.12 17:45:05
ㅇㅇ 다음것도 기대할게. 121.142.*.* 2017.12.12 17:46:57
보급형주먹밥 재밌다 잘 읽고 있어 - dc App 2017.12.12 22:58:57
다이아 갑작스런 하나마루의 등장에 놀란 요시코는 청소도구함을 급히 청소도구함을 빠져나왔다. 오타 2017.12.13 05: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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