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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물갤문학][다이루비]그 분수 아래서 (그냥 다 합쳐서 올림;; ㅈㅅ;;
글쓴이
el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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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gall.dcinside.com/sunshine/1495083
  • 2017-11-23 05:28:59



글 용량 잘 못 조절해서 다시올림;

ㅈㅅㅈㅅ;;

목표는 물붕이들 울리기 였는데 아마 안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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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라는 장소는 학생들에게 있어서 꿈의 장소와도 같은 곳이다. ‘대학생’이라는 직함을 다는 순간 완전한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사회로부터 어른에 준하는 대우를 받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성인 혹은 사회인으로서 학생의 제약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리라. 고로 이제 막 대학에 들어가게 되는 신입생들은 ‘캠퍼스 생활’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어오고, 이제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날들을 시작하게 되리라는 꿈에 부풀어 대학 생활로의 첫발을 내딛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항상 그렇듯이 현실과 이상은 그 차이가 아주 크다. 결국 대학이란 장소도 사람들이 모이는 곳. 그것도 전국에서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여드는 장소이니 만큼 이런저런 사건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법적으로는 성인이지만 아직 생각은 덜 자란, 그야 말로 어른도 아니고 애도 아닌 애매모호하고 미숙한 이들이 바로 ‘대학생’ 이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모 영화의 명대사처럼 성인으로서 권리를 얻었다면 그만큼의 책임과 의무가 따르는 법이지만, 신체의 성장이 꼭 정신적 성숙과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서 결국 자유를 방종화 시켜버리는 대학생들이 아주 많은 것이 현실이다. 결국 그러한 상황 속에서 대학 ‘새내기’들은 점점 꿈꿔왔던 캠퍼스의 로망을 잃어버리고 현실에 적응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상황 속에서 대학생들은 점차 현실을 깨닫고 ‘어른’이 되어가니...정말 아이러니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개개인의 차이는 있지만...그건 좀 더 현실을 빨리 아느냐 아니면 늦게 아느냐 정도의 차이 정도일 뿐이리라.


그리고 올해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 ‘쿠로사와 다이아’ 역시 그렇게 현실을 깨달아가고 있는 대학생 중 한명이다. 굳이 더 자세히 말하자면, 그녀는 지금 현실을 좀더 ‘빨리’ 깨닫고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 러브라이브를 ‘우승’하며 성공적으로 스쿨아이돌 활동을 마무리 지은 후, 그녀는 공부 끝에 원하던 대학에 진학하는데 성공했다. 집안 어르신들은 물론이고 아쿠아 멤버들을 비롯해서 모든 주위 사람들이 다이아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을 축하해주었다.


하지만 막상 대학에 합격하고 나니 새롭게 맞이할 대학생활에 대한 기대보다는 정들었던 고향을 떠나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너무나도 소중한 멤버들, 특히 동생인 루비와 떨어져야한다는 것이 다이아의 마음을 괴롭게 했다. 


‘그냥 대학에 진학하지 말고 고향에 남아 가업을 돕는 게 나을까요...’


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하지만 그녀의 자존심과 주위의 기대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애써 그런 마음을 억눌러야만 했다. 대신 앞으로의 대학 생활에 대한 기대감으로 허한 마음을 채우며 마음을 다잡았다. 물론 잘 되지는 않았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녀는 고향을 떠나기 전 마지막 남은 시간 동안 좀 더 사람들과 뜻깊게 보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시간은 빠르게 지나가고 어느새 떠날 날짜가 다가왔다. 떠나는 슬픔을 뒤로하고 다이아는 정든 고향을 떠났다. 부모님과 루비가 다이아가 새로 살게 될 집 까지 같이 와 주었다. 짐을 풀고 정리를 하다 보니 어느새 가족들이 떠날 시간이 다가왔다. 떠나보내기 전, 다이아는 루비와 함께 집 주변 공원을 걷기로 했다. 두 자매는 손을 잡고 천천히 공원을 산책하듯이 걸었다.


“이제 언니는 여기서 사는 거네...”


“그렇죠...그렇지만, 방학이 되자마자 바로 집으로 돌아갈 거에요. 제 집은 이곳이 아닌걸요. 잠시 머무르는 곳일 뿐이에요.”


“응...”


루비의 어두운 표정을 보며 다이아는 가슴이 아팠다. 자신의 외로움도 외로움이지만, 루비가 저렇게 기운 없이 슬픈 표정을 짓고 있는 이유가 다름 아닌 자신 때문이라는 사실이 다이아의 마음을 정말 괴롭게 했다.



“저기 루비, 저 분수가 보이나요?”


“어? 아...어라? 저 분수...”


“네, 정말 닮았어요. 거짓말 같이 느껴질 정도로 말이에요.”



다이아가 손으로 가리킨 것은 공원 한가운데에 있는 분수였다. 그 분수는 누마즈에 있는, 그 분수와 정말 똑같이 생긴 것이었다. 다이아와 마리, 카난의 추억이 담긴 그 분수와.



“혹시 마리씨가 언니가 여기 이사 온다는 걸 듣고...”


“...그럴 리는 절대 없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게 마리의 무서움이죠.”



자매는 잠시 동안 그렇게 손을 잡고 분수를 바라보았다. 물론 마리와 카난과의 추억이 가장 깊지만, 자매 역시 그 분수와는 여러 가지로 추억이 있다. 어렸을 때, 다이아는 종종 루비의 손을 잡고 그곳으로 가서 모두와 같이 어울려 놀곤 했었다.



“사실 제가 저 집을 고른 이유 중 하나가 저 분수 때문이에요. 고향이 생각나서 쓸쓸해지면, 저 분수를 보면서 조금이라도 마음을 달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부모님께선 저런 낡은 아파트 보다는 좀 더 나은 곳을 고르는 것이 어떻겠냐고 하셨지만, 결국 제 고집을 이해해 주셨어요.”


“그런 일이 있었구나...”



정말 그랬었다. 처음 이 근처에서 집을 보러 다닐 때 부모님이 추천한 곳은 좀 더 좋은 아파트였다. 하지만 이 공원의 분수를 본 순간 다이아의 머리를 지배한 것은 이 근처에서 꼭 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잘 없던 다이아의 고집에 부모님도 다이아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하고는 공원 옆 낡은 아파트에 집을 마련해주셨다. 다이아는 분수에서 눈을 떼고는 다시 루비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 그러니까 저는 외롭고 힘들어도, 저 분수를 보면서 힘낼게요. 그리고 이곳에서 열심히 살다가 방학이 되면 꼭 집으로 돌아갈게요. 그러니까 그때까지 루비도 잘 지내고 있어야 되요. 알았죠?”



다이아는 그렇게 말하며 루비를 꼭 안아주었다. 루비의 울먹거림이 그녀의 품속에서 느껴졌다. 다이아는 어느새 자신의 눈에서 역시 눈물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두 자매는 한참동안 울며 서로를 꼭 끌어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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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가족들이 떠나가고, 빈 방에 홀로 앉은 다이아의 눈에서는 눈물 한 줄기가 흘러내렸다. 차마 가족들 앞에서, 특히 루비 앞에서는 보여 줄 수 없었던 눈물이 하염없이 나왔다. 다이아는 그렇게 주저앉아 한참을 울어야만 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다이아는 눈가를 닦아내고는 남은 짐들을 하나하나 정리하기 시작했다. 루비와 함께 찍은 졸업식 사진은 책상 위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 올려놓았다. 


그렇게 짐 정리를 하다 보니 어느덧 늦은 시간이 되었다. 나머지는 내일 다시 하면 된다고 생각하며 다이아는 이불을 깔고 자리에 누웠다. 문득 옆에 루비가 누워있다면 어떨까요, 같은 생각을 해 보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어 생각을 털어냈다. 사실 자매는 집에서도 각자의 방에서 따로 잠을 잤다. 어렸을 때는 가끔 루비가 무섭다고 하며 종종 다이아의 방에 들어올 때가 있었지만, 나이를 먹고 나서는 그런 일도 거의 없었다. 가끔 어딘가를 가거나 할 때 같이 붙어 자는 정도가 다였다. 하지만 다이아는 오늘 정말 옆에 루비가 있다면 꼭 안아준 채 잠들고 싶은 심정이었다.


생각할수록 더 힘들어질 뿐이에요, 라 생각하며 다이아는 애써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꿈속에서라도 루비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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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되어 눈을 뜬 다이아는 조용히 몸을 일으켰다. 벌써 봄이 한창인 4월임에도 이부자리를 정리하려던 그녀는 왠지 춥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 같아선 그냥 도로 자리에 눕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몸에 밴 습관이 그런 그녀의 행동을 제지했다. 게으름 피우는 것도 쉬운 건 아니네요, 다이아는 그렇게 생각하며 이불을 접었다. 사실 오늘은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한 모임이 있는 날이니 마냥 게으름 피우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짐을 마저 정리하던 다이아는 책상 위에 있는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아까 휴대폰이 잠깐 진동하는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혹시 루비로부터 라인 메시지라도 온 것일까 하는 생각에 확인해보았지만 그냥 신입생들 관련한 공지 사항 메시지였을 뿐이었다. 조금의 실망감과 함께 다이아는 메시지를 확인했다. 대략 신입생들은 오늘 오후 2시에 학교 정문 근처로 모이라는 식의 내용이었다.


정리를 완전히 다 마무리 지은 뒤 조금 늦은 아침을 해 먹고 나니 어느새 12시가 다 되어 있었다. 매사 철저한 그녀답게 항상 약속시간 20분 전 까지는 약속 장소에 도착해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원칙이었다. 씻고 준비를 마친 그녀는 짐을 챙겨서는 집을 나섰다.


대략 15분 정도 걸었을까, 약속장소인 정문쯤에 다다랐을 때 다이아의 눈에 띈 것은 다닐 학과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 몇몇 서있는 모습이었다. 아마도 제 선배가 될 분들이신 모양이네요, 다이아는 그런 생각을 하니 다이아는 마음이 복잡해졌다. 


‘과연 제가 잘 해나갈 수 있을까요...’


그런 생각이 들며 다이아는 긴장감이 피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여기서 제대로 하지 못하면 부모님과 루비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 되니까. 그것은 다이아에게 있어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다시 마음을 다잡은 그녀는 살짝 숨을 몰아쉬고는 새로운 생활을 향해 조심스레 걸음을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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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다이아는 눈코 뜰 새 없는 바쁜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신입생을 대상으로 하는 과 자체의 행사를 시작으로 수강신청, 입학식, 전공서적 구매 등등 신입생인 다이아가 해야 할 일들은 넘치고 넘쳐났다. 그 덕분에 혼자 있다는 외로움의 감정은 점점 옅어져 갔지만 반대로 조금씩 ‘힘들다’는 생각이 다이아의 머리를 채워나가고 있었다. 그나마 가끔 루비나 카난이 보내 오는 안부 메시지를 볼 때 잠깐이나마 마음이 편해지긴 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너무 바쁜 탓에 답장이 항상 늦었고 다이아는 조금의 죄책감에 시달려야만 했다.


다행히 새롭게 사귄 신입생 동기들은 괜찮은 사람들 같아 보였다. 비록 자신과 같은 우치우라 출신인 사람은 없었지만, 시즈오카 현 출신 사람은 꽤 있었다. 물론 같은 현 사람이라는 것이  어떤 무언가를 공유할만한 가까운 동네 사람 같은 사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은 이야기가 통하는 곳이 있어서 사이가 조금 가까워 질 수 있었다.


하지만 다이아의 성격상 잘 모르는 누군가를 살갑게 대하거나 붙잡고 편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이란 꽤나 힘든 일이었다. 거기다 솔직히 그녀의 첫인상이 남들이 쉽게 다가올 만한 편하다고 보기는 좀 어려웠다. 엄격한 집안 분위기 속에서 교육받은 행동거지라던가, 학생회장으로서 타인에게 모범을 보이는 것이 몸에 베어버린 것이 아무래도 좀 문제였다.


같이 술을 마시러 가자는 권유를 거절하거나, 강의를 빼먹고 같이 놀자는 것을 몇 번 거절해버린 후로는 좀처럼 사람들이 다가오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 대학생이 되었으니 조금 여유를 가지고 자신에게 조금 덜 엄격해져도 될 법 한데, 그동안 자연스레 몸에 쌓인 습관이라는 것이 그렇게 쉽게 사라지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스쿨 아이돌 할 때도 비슷한 문제 때문에 고생 좀 했는데 말이죠...’


다이아는 그런 생각을 하며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땐 그나마 카난과 마리가 큰 도움을 주고, 다른 멤버들도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주었기에 해결할 수 있었던 문제였다. 학교에서도 역시 거의 십년 가까이 같은 동네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이 대부분이기에 다이아에 대해 대체로 잘 이해해주는 사람이 대부분이었기에 그럭저럭 교우 관계도 좋은 편이었다.


즉 그것은 반대로 생판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다이아가 딱 오해받기 좋은 상황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그나마 러브라이브에서 우승 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좀 있어서 사인을 해달라는 사람이나 같이 사진을 찍어달라는 사람이 종종 있긴 했지만, 오히려 그건 ‘친한 사이’가 되는 것에는 오히려 더 역효과로 작용했다. 그 사실이 과에 소문이 난 후부터는 더 ‘다가가기 어려운 유명인’이라는 이미지가 생겨버린 것이다.


보면 인사 해주는 사람은 분명히 있지만, 같이 밥을 먹자거나 놀자고 하는 사람은 잘 없는 그런 이도 저도 아닌 애매모호한 상태가 학과 안에서의 다이아의 위치였다. 그녀는 문과생이긴 하지만 교양 수업으로 재미삼아 이과계 강의인 천문학 기초 강의를 듣는 중인데, 거기서 교수님이 설명한 ‘카이퍼 벨트’에 관해서 들었을 때 웬지 자신의 이야기인 것 같아 더 서글퍼졌다. 태양계에 속해있긴 하지만 사람들에겐 태양계로 인식되고 있지 않은 그런 사람, 딱 자신의 이야기 같다고 여겨졌다.


학기 초반에 부모님이나 루비 혹은 카난에게서 잘 지내고 있냐는 안부 전화나 메시지가 올 때 그나마 조금 힘을 얻긴 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오히려 바쁘다는 핑계로 연락 받는 것을 조금씩 기피하게 되었다.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 마세요.’ 라고 대답하는 것조차 싫었던 것이다. 엄연히 거짓말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었다. 그랬다간 걱정을 끼칠 것이 분명하고, 설령 그것을 배제하더라도 그런 투정을 부리는 것 자체가 다이아의 자존심에 용납되지 않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결국 사단이 나고 말았다. 그날도 홀로 저녁을 먹고 집에 돌아왔는데, 루비에게서 전화가 왔다. 순간 받아야 하나? 라는 생각이 다이아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하지만 곧 다시 마음을 다잡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언니?]



막상 전화 너머로 루비의 목소리를 들으니 다이아는 조금 기분이 좋아졌다. 루비의 목소리를 듣는 것 자체가 다이아로서는 힘이 되는 것이기도 했으니까. 다이아는 그런 루비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밝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루비. 학교는 잘 다녀왔나요?”



[응! 오늘도 공부 열심히 했어. 아 맞다 그리고 오늘은 학교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요시코쨩이랑 하나마루쨩과 같이 오랜만에 카페에 들렀는데 말이야...]



루비는 신이 난 목소리로 재잘거렸다. 하지만 그런 밝은 루비의 목소리와 달리 그 말을 듣는 다이아의 마음속에는 스멀스멀 검은 감정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전 여기서 이렇게 외롭고 힘든 생활을 보내고 있는데...홀로 숨죽여 쓸쓸함을 참고 있는데...루비는...루비는 어째 행복해 보이네요? 내가 없어서 쓸쓸하지도 않은 건가요?’



순간 다이아는 세차게 고개를 내저었다.



‘제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건가요. 여동생이 잘 지낸다면 좋은 건데. 오히려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하는 거잖아요.’



다이아는 연신 고개를 저으며 마음을 다잡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미 나버린 생각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토록 좋아하는 여동생의 전화를 받았음에도 다이아는 점점 우울해져만 갔다. 그때, 루비의 한마디가 그런 다이아의 혼란스러운 마음에 커다란 돌을 던져왔다.



[언니는 거기서도 잘 하고 있겠지? 난 아무래도 언니처럼 야무지지 못하니까...그래도 요시코쨩이나 마루쨩이 있어줘서 다행이야. 오늘도 말이지...]



순간 다이아는 마음속에서 무언가 폭발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쥐어짜듯 전화기를 움켜쥐며 토하듯 말했다.



“루비!”


[에?]



다이아의 외침에 루비는 하던 말을 멈추며 놀란 소리를 내었다. 하지만 그 소리도 지금 다이아의 귀에는 완전히 닿지 않고 있었다. 다이아의 마음속에서는 더 이상 말해서 루비에게 상처를 줘선 안 된다는 감정과 루비에 대한 알 수 없는 질투와 원망이 마구 뒤섞여, 그녀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계속해서 입이 제멋대로 움직이며 말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연락해주는 것은 기쁘지만 지금은 그보다 좀 더 자신의 학업에 신경 써 주는 게 저로서는 더 기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도 요새 솔직히 학교 공부를 따라가느냐 좀 힘들답니다. 되도록 중요한 용건이 아니라면 나중에 말해주면 좋겠네요.”



다이아의 말은 정말 냉정하고도 차가워서, 다이아 자신도 정말 자기 목소리가 차갑게 들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전화기 너머로 듣는 루비도 당연히 알아차릴 정도로. 루비는 잠시 후 다이아의 말에 대답했다.



[아, 그...그렇구나...미안해 언니. 너무 내 생각만 했구나. 대학생은 공부가 정말 어려울 텐데... 그것도 모르고...정말 미안해 언니.]



그 목소리는 정말 풀이 죽어 있었다. 그런 루비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다이아는 순간 정신이 번쩍 돌아왔다. 하지만 무슨 말을 하려고 해도, 목이 턱 막힌 듯한 느낌이 들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도무지 떠오르질 않았다.



“아...”


[그럼...이만 끊을게 언니. 공부...열심히 해야 해?]



그리고 루비의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달칵, 하고 전화는 끊어졌다. 하지만 다이아는 전화가 끊어진 줄도 알아채지 못했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죄책감에 그녀는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대체 난 무슨 짓을 한건가요! 하나뿐인 동생이, 나름 신경써주려고 전화해 준건데 거기다 화풀이나 하고! 연락하지 말라는 소리나 하고!



“정말...저는...최악이네요...”



하지만 이미 끊어진 전화기에서 루비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마음 같아선 다시 루비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자신이 루비에게 전화를 걸 자격이 있는지 조차 의심스러웠다. 아니, 자신이 과연 루비의 언니로서의 자격이 있기는 한 건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결국 다이아는 다리에 힘이 빠지는 것을 느끼며 그 자리에 스르르 주저앉았다. 어느새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렇게 불이 꺼진 어두운 방, 밀려오는 수많은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다이아는 엎드린 채 한참을 펑펑 울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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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가끔 사인을 해 달라는 사람들 때문에 곤란하단 말이지?]


“뭐 그런 거죠. 부끄럽기도 하고,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와서 사인을 해 달라거나 사진을 찍자고 하는건 아무래도 부끄러워서 말이죠. 하지만 막상 그렇게 기대하는 얼굴을 보여주는 사람들에게 대놓고 거절하기도 조금 곤란해서...최대한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쪽으로 다니려고 하는 중이에요.”


[뭐 다이아의 심정이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지만, 정 곤란하면 정중히 거절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 그나저나 예전에 다이아가 루비 대신 사인을 해주겠다고 나섰던 일이 떠올라서 말야... 사인을 피해서 도망 다니는 다이아라니, 도저히 상상이 안 되는 걸?]


“그, 그런 건 관계없다고 생각해요!”



다이아는 당황한 목소리에 카난은 그만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휴대폰 너머로 들려오는 카난의 웃음소리에 다이아는 갑자기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이대로라면 왠지 엉엉 울어 버릴 것만 같았기에 다이아는 급히 화제를 돌렸다.



“그, 그건 그렇고...그러고 보니 다른 분들은 잘 지내나요? 치카상이나...요우상, 리코상 말이에요.”


[어...뭐 항상 똑같지 그 아이들은. 이제 수험생이니 공부를 해야 하는데, 정작 치카랑 요우는  공부하기 싫다고 도망 다니는 중이고, 그걸 리코가 잡아서 공부 시키느냐고 좀 고생하는 모양이야. 뭐 그 둘이 합심해서 도망 다니고 있으니 리코도 어지간히 고생 중이지 뭐.]


“그렇군요...”



다이아는 말꼬리를 흐렸다. 혹 떼려다가 혹 붙인다는 것이 이런 느낌일까. 화제를 돌리려다가 오히려 더 외로워지고 말았다. 머릿속에 환하게 웃는 세 사람의 모습이 그려지자 다이아는 외로움이 뼛속까지 사무치고 있는 것을 느껴야만 했다. 그 순간 다이아를 향해 카난은 폭탄을 하나 던졌다.



[저기 있지...다이아, 아무래도 이상해.]



아주 조금의 비껴감도 돌려 말함도 없는 그 돌직구는 정말 ‘카난스럽다’ 라고 밖에 할 수 없는 발언 그 자체였다. 듣는 사람이 시원해보일 정도의 발언이었지만, 그 대상이 된 다이아로서는 그저 한 대 세게 얻어맞은 느낌밖에 없었다. 혹시 마리가 카난을 때렸던 그때 카난이 이런 심정이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그렇게 정신적으로 반쯤 그로기 상태에 빠진 다이아는 조심스레 카난의 물음에 대답했다.



“...뭐가 말이죠?”



다이아는 일단 잡아떼고 보기로 했다. 어쩌면 그냥 카난이 별 생각 없이 단순히 던진 질문일지도 모르니까. 이렇게 반문한다면 그냥 ‘아니 그냥 좀.’ 같은 식으로 말하며 별 일 없이 넘어가겠죠, 라는 것이 다이아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그게 아닌 모양이었다. 카난은 계속해서 다이아를 추궁해왔다.



[나한테 거짓말 하면 실망할거야. 지금 다이아, 정말 이상해.]


“그러니까 뭐가 이상한 거냐고 묻고 있잖아요!”



순간 무언가 들킨 듯한 기분에 다이아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 목소리를 높여버리고 말았다. 말한 직후 후회했지만 이미 입에서 나가버린 후였다. 다이아는 자신의 경솔함을 자책했다. 전화를 걸어 주어 자신의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려는 카난에게 고마워하지는 못할망정...이번에는 루비에 이어 카난에게 까지 도리어 화를 내고 말았다. 하지만 카난은 그런 다이아의 과민반응을 탓할 생각은 없는지 조용한 목소리로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왜냐면 말이지, 치카에 대한 소식은 같은 학교에 다니는 루비에게 물어봐도 되는 거잖아? 그런데 같이 학교를 다니는 여동생이 있는 다이아보다 지금 학교에 다니지도 않는 중인 내가 더 잘 알고 있다는 건... 결국 지금 다이아는 루비와 연락을 별로 하고 있지 않은 것 같아 보이네.]


“그건...”


[...바로 대답이 나오지 않는 걸 보니 내 생각이 맞았나보네. 그렇지?]


“...”



다이아는 아무런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했다간 마지막 남은 의지마저 완전히 와르르 무너져 내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사실 요즘 좀 바빠서 말이에요...그래서 이쪽에서 먼저 연락 하는 일도 거의 없고, 전화가 와도 부득이하게 받지 못했던 경우가 많아요. 뭐 그리고 카난도 알다시피...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그러다보니 여러 가지로 좀 몸도 마음도 피곤한 상태인 것이 사실이에요. 사실 일 하느라 바쁜 카난에게 이런 얘기를 하는 건 결국 투정인 것 같아 말하기 미안해서 말이에요. 그래서 사실대로 말하기가 좀 힘들었어요. 미안해요, 카난.”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학교생활로 인해 자신이 힘들다는 건 엄연한 사실이었으니까. 다만 루비에 대한 일은 차마 말 할 수가 없었다. 그것까지 말해버리면 정말 자신의 마지막 남은 의지마저 완전히 무너져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건 거짓말이 아니라 그냥 진실을 덜 말하는 거에요, 다이아는 속으로 그렇게 되뇌이며 죄책감을 덜어냈다.



[...그랬구나. 미안할 게 뭐가 있어. 다이아의 성격이나 여러 가지를 고려해보면 아무래도 모르는 사람이 친해지기는 좀 어려울 거라는 사실 정도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인데 뭐. 아마 마리도 똑같이 생각할걸? 어릴 때의 다이아는 참 귀여웠는데 말야, 어쩌다가 이렇게 엄격한 아이로 자란 걸까?]


“카난이 제 어머니인가요...그러는 카난도 어렸을 땐 절 끌고 아무데나 막 다니던, 여러 가지로 곤란한 아이 였다구요?”


[헷, 그런가? 뭐 하여튼...엄마라는 소리를 들어도 좋으니까 조금이라도 힘든 일이나 괴로운 일이 있으면 나한테 바로 말 해 줬으면 좋겠어.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다이아가 나한테 뭔가를 숨기거나 거짓말 하는 게 나한테는 더 괴로운 일이니까. 알았지?]


“알았어요. 걱정 말아요. 정말 카난이 걱정해야 할 정도로 큰일은 없으니까요.”


[그래...이크,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그럼 이만 끊을게. 나중에 또 전화 할 테니까 받아야 돼?]


“알았어요. 카난도 너무 무리 하지는 말아요.”



그렇게 카난과의 전화를 끝내고, 다이아는 이부자리에 털썩 소리가 나도록 누웠다. 


하지만 다이아는 몰랐을 것이다. 카난은 루비가 자신을 찾아와서는 ‘혹시 언니로부터 연락이 온다면 저에게 언니가 어떻게 지내는지 좀 전해주세요.’라고 말했다는 것에 대해서 차마 말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다이아를 잘 아는 카난에게 차마 마지막 남은 다이아의 자존심까지 무너뜨릴 용기는 없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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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다이아는 밤새 잠을 설쳐야만 했다. 늦은 새벽 즈음에 간신히 잠에 들었지만, 하필 그날은 1교시 수업이 있는 날이었기 때문에 얼마 눈도 붙이지 못한 채로 다시 일어나야만 했다.



“...그냥 한번만 강의를 빼먹고 쉴까요...”



하지만 다이아는 고개를 저어 생각을 털어 내고는 나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애초에 이렇게 강의를 빼먹는다면 예전에 동기들이 강의 빼먹고 같이 놀러가자고 할 때 거절한 자신이 우스워질 것이라 생각했다. 준비를 마친 다이아는 가방을 챙기고는 학교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다이아는 차라리 그냥 집에서 쉬는 게 나을 뻔 했다는 생각을 했다. 강의 내용이 도저히 귀에 들어오지를 않았다. 결국 강의를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노트에다 낙서를 하며 시간을 때우고 말았다. 그리고 나머지 남은 모든 강의 시간들 역시 그렇게 의미 없이 보낸 다이아가 내린 결론은 어째서인지 강의를 열심히 듣는 것보다 강의를 듣지 않고 다른 짓 하는 것이 더 피곤하다는 사실이었다.


뭔가 이상한 깨달음을 얻은 하루였다. 하지만 그렇게 피곤함에도 다이아는 바로 집으로 돌아갈 수가 없었다. 도서관에서 해야 하는 과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워낙 찾아서 참고해야 할 문헌이 많은 과제라 집에서는 과제를 하기가 좀 힘들었다. 낑낑대며 과제를 마무리한 다이아가 도서관을 나선 것은 밤 아홉시가 다 되어서였다.


다이아는 서둘러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냥 빨리 침대에 몸을 뉘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저 멀리 자신의 집이 보이자 다이아의 걸음은 더욱더 빨라졌다. 하지만 점점 집에 가까워질수록 다이아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분명 자기 기억으로는 나올 때 집안의 불을 다 끄고 나왔는데 지금 다이아의 눈에 불 켜진 집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상하네요...너무 피곤해서 정신없이 그냥 나와 버린 걸까요?”



다이아는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며 더 빠르게 걸었다. 그리고 자물쇠를 열고 집 안으로 들어선 그녀는 순간 자신의 눈을 의심하고 말았다. 집 안 부엌 쪽 식탁에 엎드려 있는 낯익은 누군가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루비?”


“아, 언니구나. 왔어?”



식탁에 앉아 있던 것은 다름 아닌 그녀의 하나뿐인 동생 루비였다. 식탁을 보니 음식이 잔뜩 차려져 있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냄새에 다이아는 갑자기 허기가 밀려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 허기 이전에 다이아는 그저 당황스러운 감정이 떠오를 뿐이었다. 어째서, 루비가 여기에? 하지만 너무 당황한 탓에 다이아의 입에서는 제대로 말도 나오지 않고 있었다.



“늦었네? 대학생은 진짜 늦게까지 학교에서 공부하는구나...힘들겠다. 그러고 보니 저녁은 먹고 온 거야? 배는 안 고파?”


“...어째서.”


“응?”


“어째서...루비가 여기에 있는 거죠?”


“아니 그냥...언니가 보고 싶어서 말이야. 그래서 와 버렸 달까, 헤헤...”


“...와버렸달까, 가 아니잖아요!”



솔직히 자신의 눈에 보인 것이 루비라는 걸 알아 차렸을 때 다이아는 당장 뛰어가서 루비를 끌어안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꼭 안아준 채 정말 보고 싶었다고, 잘 왔다고, 보게 돼서 너무 행복하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정말 원망스럽게도 마치 습관처럼 또 ‘엄격한 언니’ 로서의 다이아가 먼저 튀어나오고 말았다. 



“이렇게 말도 없이 불쑥 찾아오면 어떡해요! 집에 연락은 제대로 하고 온 거에요? 부모님은 알고 계신 건가요? 그리고 오늘은 평일인데, 학교는 어떻게 하고 와 있는 거에요? 설마 학교를 빼먹은 건 아니죠?”



아니야, 이게 아니야. 다이아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지만, 입은 이미 멋대로 움직이고 있는 상태였다. 물론 지금 한 말도 진심이 아닌 것은 아니다. 루비가 온 것은 정말 기쁘지만, 혼자 여기까지 와 있는 루비가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었으니까. 하지만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은 이게 아니었다.



“정말 이렇게 멋대로 행동하면 곤란하니까...”



순간 다이아는 말을 멈췄다. 어느샌가 루비의 고개가 푹 숙여져 있던 것이다. 설마 울고 있는 것일까요? 다이아는 자기 스스로를 자책했다. 하지만 이미 말은 나와 버렸고, 주워 담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녀는 그저 멍하니 고개 숙인 루비를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윽고 숙여져 있던 루비의 고개가 천천히 들어 올려졌다. 그리고 루비의 얼굴을 본 다이아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루비의 눈에서는 눈물이 한가득 흘러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다이아가 정말 놀란 이유는, 루비의 눈물도 눈물이지만, 루비의 눈에 가득 담겨있는 원망이라는 감정 때문이었다. 루비는 천천히 입을 열어 말했다.



“언니는...내가 보고 싶지 않았어?”


“...네?”


“나는...나는...언니가, 언니가 너무 보고 싶어서! 이렇게 달려 온 건데, 난 언니를 본 사실만으로도 너무 기쁜데! 언니는 왜 화부터 내는 거야?” 


“루...루비...그건...”



루비가 자신에게 이렇게 화를 내는 것은 처음 겪는 일이었기에 다이아는 정말 당혹스러웠다. 어떻게 해야 할지 쩔쩔매며 제대로 대답도 하지 못한 채 그대로 굳어버렸다. 루비는 흐르는 눈물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다이아를 향해 원망이 가득 섞인 말을 내뱉고 있었다.



“집에 있는 언니의 빈 방을 보는 것만으로도 쓸쓸해져서 일부러 그 방문을 닫아놓고 있는 거 , 언니는 모르지? 학교에 가서도 학생회장실에 언니가 없다는 사실 만으로도 슬퍼져서 일부러 멀리 돌아서 가는 걸 언니가 알고 있냐고?!”


“루비...”



그랬었군요, 그랬던거군요. 다이아는 진짜 자신의 뺨이라도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루비가 쓸쓸해하지 않는다고, 자기가 없어도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하며 원망하고 질투했던 과거의 자신이 정말 한심스러웠다. 결국 언니가 되어서 동생이 얼마나 쓸쓸해하고 있는지, 힘들어 하고 있는지, 외로워하고 있는지 그 마음을 전혀 이해해주지 못 하고 있었다. 그것도 자기 자신이 쓸쓸하고 외롭다는 핑계로.



“진짜 너무 보고 싶어서 목소리라도 듣고 싶어서 전화를 했어. 사실 전화로 이야기 하고 싶었어. 언니가 없어서, 언니를 못 봐서 너무 쓸쓸하고 외롭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말하면 언니가 걱정할까봐 차마 솔직하게 말하지도 못했어. 그래서 일부러 괜찮은 척, 행복한 척 하며 잡다한 이야기들을 한 거야! 하지만 언니가 그것마저 귀찮아해서 전화도 못 하게 됐어...알아, 언니도 바쁘겠지. 대학 생활이란 거, 나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바쁠 거야. 거기다 혼자 떨어져서 사는데 얼마나 외롭고 쓸쓸할지도 잘 알아! 그치만, 그치만 나도 그만큼 외롭단 말야! 요시코쨩이나 하나마루쨩에게 의지할 수 있는 건 사실이야. 하지만, 그래도 나한테 언니를 완전히 대신할 사람은 없다고! 언니는 그것도 모르는 거야?!”


“루...루비. 그건...”


“됐어! 언니는 이제 나 같은 건 보기도 싫은 거지? 알았어! 난 갈 거야! 나 같은 거 여기 있어봐야 언니한테 방해만 될 거 아냐?!”


“잠깐만요! 루비! 루비!!!”



루비는 그렇게 다이아가 말릴 새도 없이 그대로 현관문 밖으로 뛰어나가 버렸다. 잠시 멍해있던 다이아가 정신을 차리고 급히 현관문 밖으로 나섰을 때 깜깜한 밖에서 이미 루비의 모습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있었다. 다이아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솔직히 쫓아가야 한다. 어떻게든 루비를 찾아 다시 집으로 데려와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지금 다이아는 과연 자신에게 그럴 자격이 있는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 하나뿐인 여동생에게 괜히 짜증이나 내고 화풀이하고, 자신을 보고 싶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여기까지 찾아온 동생을 보고 반가워하지는 못할망정 화나 내는 자신이 과연 루비를 붙잡을 자격이 있는지, 아니 자기가 언니의 자격이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웠다.


그때 다이아의 눈에는 식탁위에 루비가 차려놓은 음식들이 눈에 들어왔다. 다이아는 일어나서 천천히 식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가까이 다가가서 살펴보니 식탁 위에는 다이아가 좋아하는 반찬들과 비닐에 쌓인 카레라이스 접시가 있었다. 카레라이스에 들어있는 감자들은 모양도 크기도 들쭉날쭉 했다. 다이아는 비닐을 벗기고 카레를 한 숟갈 떠서 입에 넣었다. 미지근해진 카레. 하지만 다이아의 입에는 정말 그것은 세상에서 최고로 따뜻하고 맛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다이아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대체 전 지금 뭘 하고 있는 겁니까!”



자신을 위해 이렇게 열심히 노력해 주는, 자기가 보고 싶다는 이유로 이 먼 곳까지 달려온 하나뿐인 동생을 울렸다. 언니로서의 자격이 어떻든 간에 일단 지금은 루비를 찾아야 한다. 이 시간에 동생을 밖에 내버려 둔다면, 정말 그녀에게 언니로서의 자격 따위는 없는 것이니까. 다이아는 입술을 꽉 깨물고는 현관 밖을 향해 뛰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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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는 한참을 달렸다. 일단 역으로 가 보았지만, 이미 막차는 30분 전에 끊겼다고 한다. 그건 곧 루비 역시 이곳을 떠나지는 못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하긴 아까 전 루비는 짐 챙길 사이도 없이 뛰쳐나갔다. 그녀가 가져온 것으로 보이는 짐들도 그대로 다이아의 방에 남아 있었다. 설령 막차가 있었더라도 아마 표를 사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 다이아는 일단 안심했다.


하지만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이 근처에 있다는 소린데, 돈도 없는 루비가 밖에서 헤매고 있을 것이 불 보듯 뻔했다. 다이아는 다시 집 방향으로 달리며 구석구석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의 눈에 루비의 모습은 좀처럼 들어오지를 않았다.



“대체 어딨나요 루비...”



5월이긴 했지만 아직 밤공기는 쌀쌀했다. 거기다 루비는 겉옷도 제대로 입지 않은 채 뛰쳐나간 상태. 더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다이아는 정말 울고 싶었다. 그녀는 우두커니 서서 고개를 푹 숙였다. 이대로 정말 찾지 못한다면, 전 어떡해야 하죠? 차라리 지금 경찰서에 가서 신고라도 하는 게 나을까요? 그때 무언가가 다이아의 머리를 번뜩 스치고 지나갔다.



“그 분수!”



마지막으로 루비와 함께 보낸 장소. 그 공원의 분수! 왜 그곳을 먼저 생각하지 못했던 가요! 다이아는 속으로 자신의 멍청함을 탓했다. 물론 그곳에 루비가 있으리란 보장은 없었다. 하지만, 왠지 루비라면 그곳에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그녀의 마음을 강하게 지배했다. 다이아는 자신의 감을 한번 믿어보기로 하고는 급히 공원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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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가 공원에 도착한 때는 어느덧 밤 10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달리느냐 숨이 턱까지 차왔지만, 멈출 시간은 없었다. 다이아는 입구를 지나쳐 공원 안쪽까지 계속 달려 들어갔다. 그리고 분수 근처에 다다랐을 무렵, 그녀의 눈에 띈 것은 우두커니 서서 분수를 바라보고 있는 루비의 뒷모습이었다. 다이아는 루비의 모습을 확인하자 안심



“루비!!!”


“아...언니...”



순간 다이아는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루비를 찾기는 했다. 하지만, 이젠 어떡해야 할까? 멋대로 뛰어나간 루비를 야단쳐야 할까? 별일 없어서 다행이라고 하며 루비를 꼭 안아 주어야할까? 아니 애초에, 자신에게 그럴 자격이 있기는 한 걸까? 그런 생각들이 다이아의 발걸음을 멈추게 만들었다. 그렇게 다이아가 멍하니 서서 루비를 바라보고 있자, 루비가 먼저 다이아를 향해 입을 열었다.



“그...막차가 이미 끊겼더라구...”


“그랬군요...”



그랬군요, 가 아니잖아요! 다이아는 순간 머리를 쥐어뜯을 뻔 했다. 무언가 말을 해야 하는데 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도저히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그렇게 머릿속에 뒤죽박죽인 다이아를 향해 루비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이 분수, 기억나?”


“...기억나요.”


“아까 그렇게 멋대로 뛰쳐나오고 나서...역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왔어. 막차도 끊기고, 지갑도 챙겨 나오지 않았더라구. 그런데 갑자기 언니와 여기서 같이 얘기했었던 기억이 났어.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새 여기 와 있었어.”


“루비...”


“있지, 진짜 여기 올 때 까지만 해도 언니가 엄청 미웠어. 그런데 말야...이 분수를 보는 순간 그런 마음이 사라졌어. 다른 친구들과 같이 있는 나도 외로운데, 혼자 남은 언니는 얼마나 외로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혼자 이 분수를 보며 외로움을 달랬을 언니를 생각하니까 내가 얼마나 철없고 바보 같은 생각을 했는지 알 것 같았어...”




루비는 그렇게 말하며 쓸쓸히 웃었다. 



“그래서, 그래서 말이야...당장 언니한테 가서 미안하다고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그렇게 멋대로 화내고 뛰쳐나오기까지 했는데, 언니한테 그렇게 소리까지 지르며 언니를 마음아프게 했는데...이제 정말 언니가 날 싫어하면 어쩌지 라는 생각이 들어서...그래서 차마 언니 얼굴을 볼 용기가 나질 않았어. 차마 다시 돌아갈 수가 없었어...”


“그럴 리가...그럴 리가 없잖아요! 이 바보 루비!”



결국 다이아는 참지 못하고 루비를 꽉 끌어안았다. 옷 너머로 전해지는 차가워진 루비의 몸에 다이아는 정말 자기 자신이 한심스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루비가 이렇게 추운 밖에서 떨게 된 것은, 혼자 울며 마음 아파한 것은, 결국 다 자신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제가 루비를 싫어할 리가 없잖아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있는 거에요! 저야말로, 그런 저야 말로 루비가 날 싫어하지 않을까 얼마나 걱정했는데요! 동생의 마음도 알아주지 못하는 이 못난 언니를 미워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다구요!!!”


“어...언니...”


“그러니까...그러니까 그런 말은 절대 하지 말아요. 혼자 멋대로 도망가지도 말아요. 루비를 보는 거, 루비와 이야기 하는 거, 루비와 함께 하는 그 모든 시간이 저에겐 가장 큰 행복이고 기쁨이에요. 아니, 그러지 않으면 정말 전...정말이지 저는...”


“언니...언니...언니! 으아아앙!”


“흑....루비...루비...”



어둠이 내린 공원에서 아무도 보는 이 없이, 그렇게 두 자매는 서로를 껴안고 눈물을 쏟아 냈다.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분수가 지키듯 내려다보며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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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참을 울던 두 사람은 손을 잡고 다이아의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젠 절대 놓지 않겠다는 듯 두 손은 정말 꼬옥 잡혀 있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와서 두 사람은 식탁에 마주앉아 늦은 저녁을 먹었다. 식탁에 마주 앉은 순간 두 자매는 너무 울어버린 탓에 퉁퉁 불어버린 눈과 얼굴을 보고 그만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잠깐 동안 웃고 난 후, 자매는 숟가락을 들었다. 어느 정도 마음이 놓이자 두 사람 다 잊고 이던 허기가 느껴진 것이다. 이미 다 식어버렸지만, 다이아는 먹으면서 이보다 더 따뜻한 카레라이스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연신 숟가락을 놀렸다.


식사를 마치고, 씻고 난 후 두 사람은 잠자리에 누웠다. 두 사람 다 그렇게 뛰어다녔으니 피곤할 법도 했다. 다만, 이부자리가 하나였기 때문에 두 사람은 1인용 이불에 함께 누워야 했다. 하지만 오히려 그게 더 좋아, 가 두 사람의 머릿속에 똑같이 떠오른 생각이었다.



“언니.”


“왜 그러죠, 루비?”


“...그냥. 언니랑 같이 이렇게 잠드는 것도 오랜만이다 싶어서.”


“후후...같이 집에서 살 때도 같이 자던 건 꽤 어릴 적 이야기잖아요? 그나마 종종 아쿠아 멤버들 끼리 합숙 하거나 도쿄에 가거나 할 때는 같이 자긴 했었네요.”


“응 맞아. 그래서 나 그래서 그때마다 정말 좋았어. 언니랑 같이 자면 정말 잠이 잘 오거든. 헤헤...”


“루비도 참...그럼 방학 때 집으로 돌아가면, 같이 자도록 할까요?”


“정말?!”


“네, 사실은 저도...그러고 싶으니까요.”


“응! 꼭 그러자!”



행복하게 웃는 루비를 보며, 다이아는 정말 그동안의 외로움과 쓸쓸함이 한 번에 다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이 아이의 웃음이야 말로 저에게 있어 최고의 행복인데, 왜 그동안 저는 사실을 잊고 있었던 걸까요. 다이아는 그렇게 생각하며, 웃는 루비를 꼭 안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렇게 두 자매는 서로를 끌어안고 미소 지은 채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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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한 꿈같은 시간이 지나고 어느새 루비가 다시 누마즈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역까지 같이 걷는 동안 두 자매는 아무 말도 없이 두 손은 꼭 맞잡은 채, 그 남은 시간을 최대한 였다. 이윽고 역에 도착했다. 다이아는 루비와 마주 본 채, 다른 손 하나도 뻗어 루비의 두 손을 맞잡으며 입을 열었다.



“이 못난 언니 때문에 루비가 정말 고생했는데...뭐 바라는 거 없어요? 들어줄 수 있는 한에서 이 언니가 소원 하나를 들어주도록 할 게요.”



다이아의 말에 루비는 잠시 눈썹을 모으며 입술에 손을 대고 고민하는 표정을 짓더니, 이윽고 무언가 생각난 듯, 밝은 표정으로 이렇게 말해왔다.



“다른 건 바라지 않아. 음 그냥...언니가 즐겁게 하루를 보내고, 나한테 ‘오늘도 정말 좋은 하루였어요. 루비도 그랬지요?’ 라고 말해준다면 난 그것만으로도 정말 행복할 거야.”


“루비...”



다이아는 루비의 말에 또 눈물이 날 뻔한 것을 간신히 참아냈다. 대체 이 아이는 절 어디까지 감동시키려는 걸까요, 다이아는 살짝 젖은 눈으로 루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방학이 돼서 돌아올 때, 정말 나한테 해줄 이야기가 잔뜩 있어서, 서로 마주 누운 채 이야기 하느냐 밤을 새도 모자랄 정도로 즐겁게 지내다 온다면...난 그것만으로도 정말 행복할 거야.”


“...알았어요. 그러면 루비도 내가 없다고 해서 더 이상 슬퍼하거나 그러면 안 돼요? 알았죠?”


“응 언니!”



그렇게 마지막으로 서로를 꼭 끌어안고 나서, 루비는 천천히 뒤로 돌아 역 개찰구 안으로 들어갔다. 다이아는 그런 루비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계속해서 그 자리에서 떠나는 루비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완전히 루비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나서야, 다이아는 비로소 안심하고 울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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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처럼 강의를 듣고 나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되었다. 다이아는 가방을 챙겨서 강의동을 나섰다. 그때 저 멀리 모여서 어디론가 향하고 있는 동기들의 모습이 보였다. 이대로 쭉 걸어가면 아마 저 사람들과 마주치게 될 것이다. 이대로 뒤돌아서 뒷길로 갈까요, 라고 생각하던 다이아의 머릿속에 문득 루비와 했던 약속이 떠올랐다. 그래, 루비와의 약속을 지켜야만 해요. 다이아는 그렇게 생각하며 마음을 가다듬고는 그대로 앞을 향해 걸어갔다.



“아, 다이아씨.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일단 인사를 먼저 해 주기는 했다. 그렇다면 여기서 부터는 다이아의 역할이다. 다이아는 다시 한 번 마음속으로 심호흡을 하고는 동기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저기 음...혹시 식사는 하셨나요?”


“네? 아, 아직 먹지 않았어요. 방금 강의가 끝난 참이거든요. 지금 막 먹으러 가던 참이었어요.”



동기 하나는 조금 놀란 모양이었다. 하긴 늘 인사만 하고 쌩하니 사라지던 다이아가 갑자기 대화를 이어나가니 놀랄 법도 했다. 그 표정을 보니 다이아는 왠지 긴장했던 자신이 우스워졌다. 이제부터는 더 놀라게 해 드릴 거라고요? 그렇게 생각하며 다이아는 재차 말을 이어나갔다.



“저기 실례가 아니라면, 저도 같이 가도 될까요? 아직 식사를 하지 못 했거든요.”



다이아의 말에 그 여학생의 눈이 거의 왕방울 만하게 커지는 것이 다이아의 눈에도 보였다. 너무 처음부터 허들이 높았던 걸까요? 그냥 적당히 대화하고 헤어지는 편이 나았을까요? 다이아는 속으로 애가 탔지만, 애써 침착한 표정을 유지하며 동기를 바라보았다. 이윽고 동기의 입이 열렸다.



“다, 당연히 괜찮죠! 같이 가요! 너희들도 괜찮지?”



마찬가지로 놀란 표정이었던 다른 동기들 역시 그 말에 정신을 차린 듯 앞 다투어 입을 열기 시작했다.



“무, 물론이지! 당연히 좋지!”


“어, 그, 그럼! 자자, 그럼 다이아상은 뭘 좋아하세요? 마침 메뉴도 안정했는데 다이아상이 좋아하는 걸 먹기로 하죠?”


“찬성! 그게 좋을 것 같아!”



그런 동기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다이아는 새어나오는 미소를 참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 쉬운 일이었는데 그동안 왜 그렇게 어려워했는지 도저히 과거의 자신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렇게 동기들을 바라보던 다이아는 문득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봄의 하늘은 정말 맑고 푸르렀다. 저, 잘 하고 있어요 루비. 그러니까 더 이상 걱정하지 말아요. 그런 생각을 하는 다이아의 얼굴에는 정말 꽃 같은 미소가 피어 있었다.

.

.

.

“루비?”


“응? 왜 그래 마루쨩?”


“아니 그냥...갑자기 루비가 하늘을 보길래유.”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왠지 갑자기 하늘이 보고 싶어서.”


“느~읒어! 꾸물거리다간 맛있는 건 다 없어 진다구?”


“참...어차피 요시코쨩이 좋아하는 건 어차피 입맛 독특한 요시코쨩만 좋아 하잖아유? 떨어질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해유.”


“그, 그렇지 않아! 그리고 요하네야!”



루비는 그렇게 투닥거리는 두 사람을 보며 빙긋 웃었다. 그리고 앞장서서 걷기 시작했다. 요시코의 말대로 이대로라면 늦을 지도 모르니까. 그때 그런 루비를 향해 하나마루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어? 오늘은 돌아서 가지 않는 거에유? 전에 루비쨩이 그곳을 지나가는 건 싫다고...”


“아...아니야. 이젠 괜찮아. 중요한건...그런 게 아니니까.”



언니랑, 약속했으니까. 루비는 그렇게 속으로 생각하며 앞으로 걸어갔다. 그런 루비와 두 사람의 뒤로 밝은 봄 햇살이 가득 쏟아지고 있었다.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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