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목
- 일반 (고전)(요하리리)동백꽃 -2-
- 글쓴이
- el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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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1-22 05:24:17
사람들이 없느면 틈틈에 제 집 네소를 몰고 와서 우리 네소와 쌈을 붙여 놓는다. 제 집 네소는 썩 무섭게 생기고 줘팸이라면 사족을 못 쓰므로 으레 이길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툭하면 우리 네소가 경단이며 볼때기며 줘팸당하도록 해 놓는다. 어떤 때에는 우리 네소가 나오지를 않으니까 요놈의 계집애가 딸기를 쥐고 와서 꾀어내다가 쌈을 붙인다. 이렇게 되면 나도 다른 수를 차리지 않을 수 없었다. 하루는 우리 네소를 붙들어가지고 넌지시 냉장고로 갔다. 네소에게 귤을 먹이면 병든 치카가 덤블링을 하는 것처럼 기운이 뻗친다 한다. 냉장고에서 귤 하나를 꺼내 네소 입에 들여 밀고 먹여보았다. 네소도 귤에 맛을 들였는지 거스르지 않고 곧잘 먹는다. 그리고 먹고 금시는 용을 못쓸 터이므로 얼마쯤 기운이 돌도록 내버려 두었다. 얼마 후 그 네소를 안고 밖으로 나왔다. 마침 밖에는 아무도 없고 리코만 저희 울안에서 피아노를 치는지 혹은 작곡을 하는지 피아노에 앉아서 있을 뿐이다. 나는 리코네 네소가 노는 밭으로 가서 네소를 내려놓고 가만히 맥을 보았다. 네소는 여전히 얼리어 쌈을 하는데 처음에는 아무 보람이 없었다. 멋지게 줘팸하는 바람에 우리 네소는 기랑 기랑 울기만 하고 그러면서도 푸드득푸드득하고 올라 구르기만 할뿐으로 제법 한번 줘팸 해 보지도 못한다. 그러나 한번엔 어쩐 일인지 용을 쓰고 펄쩍 뛰더니 경단으로 눈을 하비고 내려오며 볼떼기를 줘팸했다. 리코네 네소도 여기에는 놀랐는지 뒤로 멈씰하며 물러난다. 이 기회를 타서 작은 우리 네소가 또 날쌔게 덤벼들어 다시 이번엔 뒤통수의 버스 하차벨을 줘팸하니 그제서는 감때사나운 그 네소도 당황하지 않을 수 없다. 옳다 알았다, 귤만 먹이며는 되는구나 하고 나는 속으로 아주 쟁그러워 죽겠다. 그때에는 뜻밖에 내가 네소쌈을 붙여 놓는 데 놀라서 울 밖으로 내다보고 섰던 리코도 입맛이 쓴지 눈쌀을 찌푸렸다. 나는 두 손으로 볼기짝을 두드리며 연방, "잘한다! 잘한다!"하고, 신이 머리끝까지 뻐치었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서 나는 넋이 풀리어 노잼으로 묵묵히 서 있게 되었다. 왜냐하면 큰 네소가 한번 줘팸당한 앙갚음으로 호들갑스레 연거푸 줘팸하는 서슬에 우리 네소는 찔끔 못하고 막 곯는다. 이걸 보고서 이번에는 리코가 깔깔거리고 되도록 이쪽에서 많이 들으라고 웃는 것이다. 나는 보다 못하여 덤벼들어서 우리 네소를 붙들어 가지고 도로 집으로 들어왔다. 귤을 좀더 먹였더라면 좋았을 걸, 너무 급하게 쌈을 붙인 것이 퍽 후회가 난다. 냉장고로 돌아와서 다시 턱밑에 귤을 들이댔다. 흥분으로 말미암아 그런지 당최 먹질 않는다. 나는 하릴없이 네소를 반듯이 눕히고 그 입에다 궐련 물부리를 물리었다. 그리고 귤을 뭉개 즙으로 만들어서 그 구멍으로 조금씩 들여 부었다. 네소는 좀 괴로웠는지 킥킥하고 재채기를 하는 모양이나 그러나 당장의 괴로움은 매일 같이 줘팸 당하는 데 댈 게 아니라 생각하였다. 그러나 한 두어 종지 가량 귤즙을 먹이고 나서는 나는 고만 풀이 죽었다. 싱싱하던 네소가 왜 그런지 볼에서 솜이 빠지더니 살며시 뒤틀고는 손아귀에서 뻐드러지는 것이 아닌가. 아버지가 볼까 봐서 얼른 감추어 두었더니 오늘 아침에서야 겨우 정신이 든 모양 같다. 그랬던 걸 이렇게 오다 보니까 또 쌈을 붙여 놓으니 이 망한 계집애가 필연 우리 집에 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 제가 들어와 꺼내 가지고 나간 것이 분명하다. 나는 다시 네소를 잡아다 가두고 염려는 스러우나 그렇다고 엄마의 심부름을 하러 가지 않을 수도 없는 형편이었다. 심부름을 하지 않으면 온 동네방네 내가 유치원까지 젖병을 물고 다녔다고 소문을 내겠다고 하시니 별 수가 없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암만해도 고년의 목쟁이를 돌려놓고 싶다. 이번에 내려가면 망할 년 등줄기를 한번 되게 줘팸하겠다 하고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왔다. 거지반 집에 다 내려와서 나는 노랫 소리를 듣고 발이 딱 멈추었다. 산기슭에 널려 있는 굵은 바윗돌 틈에 노란 동백꽃이 소보록하니 깔리었다. 그 틈에 끼어 앉아서 리코가 청승맞게시리 노래를, 그것도 꿈의 문을 부르고 있는 것이다. 그보다도 더 놀란 것은 고 앞에서 또 기랑, 기랑 하고 들리는 네소의 울음소리다. 필연코 요년이 나의 약을 올리느라고 또 네소를 집어내다가 내가 내려올 길목에다 쌈을 시켜 놓고 저는 그 앞에 앉아서 천연스레 노래를 부르고 있음에 틀림없으리라. 나는 약이 오를 대로 올라서 두 눈에서 불과 함께 눈물이 퍽 쏟아졌다. 나뭇지게도 벗어 놀 새 없이 그대로 내동댕이치고는 내한블을 뻗치고 허둥허둥 달려들었다. 가까이 와 보니 과연 나의 짐작대로 우리 네소가 거의 빈사지경에 이르렀다. 네소도 네소려니와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눈 하나 깜짝 없이 고대로 앉아서 노래반 불러대는 그 꼴에 더욱 치가 떨린다. 동네에서도 소문이 났거니와 나도 한때는 걱실걱실히 작곡 잘 하고 얼굴 예쁜 계집애인 줄 알았더니 시방 보니까 그 눈깔이 꼭 표고버섯 같다. 나는 대뜸 달려들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리코네 네소를 단매로 때려 엎었다. 네소는 리엥~리엥~ 하면서 엎어진 채 울어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멍하니 섰다가 리코가 매섭게 눈을 홉뜨고 닥치는 바람에 뒤로 벌렁 나자빠졌다. "이놈아! 너 왜 남의 네소를 패서 울리니?" "그럼 어때?" 하고 일어나다가, "뭐 이 자식아! 누 집 네소인데?" 하고 복장을 떼미는 바람에 다시 벌렁 자빠졌다. 그리고 나서 가만히 생각을 하니 분하기도 하고 무안도스럽고, 또 한편 일을 저질렀으니, 인젠 큰일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비슬비슬 일어나며 소맷자락으로 눈을 가리고는, 얼김에 엉 하고 울음을 놓았다. 그러나 리코가 앞으로 다가와서, "그럼 너 이담부텀 안 그럴 테냐?" 하고 물을 때에야 비로소 살길을 찾은 듯싶었다. 나는 눈물을 우선 씻고 뭘 안 그러는지 명색도 모르건만, "그래!" 하고 무턱대고 대답하였다. "요담부터 또 그래 봐라, 내 자꾸 못살게 굴 테니." "그래 그래 이젠 안 그럴 테야!" "네소 다친 건 염려 마라, 내 안 이를 테니." 그리고 뭣에 떠다 밀렸는지 나의 어깨를 짚은 채 그대로 퍽 쓰러진다. 그 바람에 나의 몸뚱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 "너 말 마라!" "그래!" 조금 있더니 요 아래서, "리코! 리코! 이년이 작곡을 하다 말구 어딜 갔어?" 하고 어딜 갔다 온 듯싶은 그 어머니가 역정이 대단히 났다. 리코가 겁을 잔뜩 집어먹고 꽃밑을 살금살금 기어서 집으로 돌아간 다음 나는 바위를 끼고 엉금엉금 기어서 우리 집으로 치빼지 않을 수 없었다. -완- 나름 열심히 쓰긴 했는데 흠터레스팅... |
김즈라 | 2017.11.22 05:29:19 | |
핀펫 | 2017.11.22 05:57:50 | |
안녕하실카난 | 이새끼 ㅋㅋㅋㅋㅋㅋㅋㅋ - dc App | 2017.11.22 05:58:24 |
토게데마루 | 2017.11.22 06:11:19 | |
요하네사마 | 2017.11.22 06:28:00 | |
ㅇㅇ | 병든 치카 덤블링 시발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23.62.*.* | 2017.11.22 06:58: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