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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고전)팬미블 깎던 남자
글쓴이
el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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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1486133
  • 2017-11-21 03:51:21

벌써 4일전이다내한콘 가는 길에 물판에 가기 위해 일단 발산역에서 내려야 했다.

 

아레나 안쪽 정자 옆에 앉아서 팬미블을 파는 한 남자가 있었다팬미블을 한 벌 사가지고 가려고 한 개를 달라고 부탁을 했다값을 오만원이나 부르는 것 같았다좀 싸게 해 줄 수 없느냐고 했더니,

 

팬미블 하나 가지고 값을 깎으려오비싸거든 아마존에 가서 킹블이나 사우.”

 

대단히 무뚝뚝한 사람이었다더 깎지도 못하고 만들어나 달라고만 부탁했다그는 잠자코 열심히 필름을 블레이드 안에 넣고 있었다처음엔 잘 넣는 것 같더니날이 저물도록 이리 돌려 다시 놓고 저리 돌려 다시 넣고 굼뜨기 시작하더니이내 마냥 늑장이다내가 보기에는 그만하면 다 됐는데자꾸만 다시 필름을 넣고 있다.

 

인제 다 됐으니 그냥 달라고 해도 못 들은 체한다콘서트 시작 시간이 바쁘니 빨리 달라고 해도 통 못 들은 체 대꾸가 없다점점 콘서트 시간이 빠듯해 왔다갑갑하고 지루하고 인제는 초조할 지경이다비뚤어지게 넣어도 좋으니 그만 달라고 했더니화를 버럭 내며,

 

제대로 넣어야 팬미블이 되지마스코트챰이 재촉한다고 갓굿즈가 되나?”

 

하면서 오히려 야단이다나도 기가 막혀서,

 

살 사람이 좋다는 데 무얼 더 한단 말이오외고집이시구려콘서트가 곧 시작한다니까...”

 

그는는

 

기회의 땅이나 가 사우난 안 팔겠소.”

 

하는 퉁명스런 대답이다.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그냥 살 수도 없고 콘서트는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았으니될 대로 되라고 체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럼 마음대로 해 보시오.”

글세재촉을 하면 더 비뚤어지고 늦어진다니까물건이란 제대로 만들어야지만들다가 놓으면 되나?”

 

좀 누그러진 말투다이번에는 넣던 것을 바닥에 놓더니 태연스럽게 지휘를 하고 있지 않은가나도 그만 지쳐버려 그의 지휘를 구경하고 말았다얼마 후에 그는 다시 필름을 조정하기 시작한다저러다가는 필름이 닳아 없어질 것만 같았다얼마 후에 팬미블을 들고 이리저리 돌려 보더니다 됐다고 내준다사실다 되기는 아까부터 다 돼 있던 팬미블이다.

 

결국 콘서트 입장에 5분 늦어버린 나는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그 따위로 장사를 해서 장사가 될 턱이 없었다손님 본위가 아니고 자기 본위이다불친절하고 무뚝뚝한 사람이다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그러다가 뒤를 돌아다보니그는 태연히 허리를 펴고 정자에서 다시 춤을 추고 있다그때 어딘지 모르게 마에스트로다워 보이는그 열정적인 움직임그리고 지휘자다운 머리카락과 손놀림에 내 마음은 약간 누그러졌다그에 대한 멸시와 증오심도 조금은 덜해진 느낌이다.

 

아레나에 들어가 팬미블을 내놨더니옆의 호랑이가 팬미블이 예쁘다고 야단이다자기 것보다 참 좋다는 것이다그러나 나는 그가 들고 있는 것과 다른 것 같지가 않았다그런데 호랑이의 설명을 들어보면팬미블 빛이 너무 강하면 울오 깔 때 정작 티가 나지 않으며 너무 구조가 복잡해서 무거우면 흔들다 팔이 아프니요렇게 꼭 알맞은 것은 좀처럼 만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나는 비로소 마음이 확 풀렸다 그리고 그 사람에 대한 내 태도를 뉘우쳤다참으로 미안했다.

 

옛날 뮤즈 시절부터 전해 내려오는 블레이드는 좀처럼 부서지지 않는다그러나 요사이 블레이드는한번 부서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가 없다예전에는 극적인 순간에 오렌지색 LED를 꺾었다이를 울오깐다’ 고 한다.

 

굿즈만 해도 그렇다옛날에는 굿즈를 사면 보통의 것은 얼마공식의 것은 얼마의 값으로 구별했고공식 굿즈는 3배 이상 비쌌다공식이라는 말을 믿고 사는 것이다신용이다지금은 그런 말조차 없다마스코트 챰이나 곰팡이 지갑에 3배나 값을 더 줄 사람도 없다.

 

1부가 끝나고 나는 그 사람을 찾아가 슈카슈 교복 브로마이드 한 장이라도 대접하며 진심으로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했다그러나 그 사람이 앉았던 정자에 그 사람은 와 있지 아니했다나는 그 사람이 있던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허전하고 서운했다맞은편 대로의 하늘을 바라다보았다그 때 그 사람이 저 하늘을 보며 지휘를 하고 있었구나열심히 팬미블을 만들다 하늘을 보며 지휘하던 그의 거룩한 모습이 떠올랐다.

 

2다시 아레나로 들어갔더니 사람들이 팬미들을 흔들며 오프닝 전 노래에 콜을 넣고 있었다전에 스노하레때 울오를 깠던 생각이 났다요사이는 콜은 둘째치고 호랑이 소리만 들릴 뿐이다문득 아까 전팬미블 만들던 마에스트로의 모습이 떠오른다.

타천점장 문풍당당 콘 입장해주세요 2017.11.21 03:52:34
최선자강 띵작추 2017.11.21 03:52:55
행복하루 문풍당당 2017.11.21 03:54:19
쿠니키다 문풍당당 2017.11.21 04:00:31
mor 문풍당당 2017.11.21 04:04:16
ㅇㅇ 호랑이 ㅅㅂ - dc App 2017.11.21 04:04:44
마리군주님 ㅋㅋㅋㅋㅋㅋㅋㅋ 2017.11.21 04:05:20
大明神 이걸 다 읽었네 2017.11.21 04:11:48
핀펫 문풍당당 - dc App 2017.11.21 04:59:27
초속4센치 마에스트로짤 하나 넣지 2017.11.21 10: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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