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라이브 선샤인 마이너 갤러리 저장소

시원한 가을 바람과 함께,

당신과 조금 가까워지고 싶은 계절의 문턱.

아, 요우!

잠깐, 잠깐 멈춰!

점심시간.

평소처럼 학교 복도를 한방 대쉬로 뛰어가는 요우를 발견하고 불러세우자

끼익- 하고 

마치 오래된 자전거가 급브레이크를 밟는 것처럼 급정지해선

크게 팔을 휘두르며 앞으로 기울어졌던 몸을 바로잡는 요우.

후후♥

역시 보고 있는 것 만으로 웃음이 나와.

저렇게나 네추럴하고, 순수하고 즐거운 오버액션.

원래도 커다란 눈을 더 크게 해선, 반짝반짝.

안구건조증 같은건 연이 없을 눈동자를 반짝이는 그녀는...

"미, 미안미안 학생회장님! 급한 일이 좀 있어서 뛰었어♡

여기부턴 안 뛸테니까...응?"

라고 말하면서, 웃으면서, 도망치듯 슬슬 도둑발로 걸어나가려는 모습

...아, 역시 오해하고 있는 거구나.

나는 그런 요우의 가슴팍에

아무 말 없이 손을 뻗으며

"타이가 비뚤어져 있어요"

라며 고쳐주자

"아! 아, 아~ 그거구나! 뭐야~

좀전에도 교무실 앞에서 선생님한테 뛰지좀 말라고 혼난 참이라.."

헤헤 웃으며 부끄러워 하는 그녀의 하얀 넥타이가

조금 차오른 숨과 같이 오르락내리락.

"아~ 깜짝 놀랐네♡"

"이렇게 숨이 찰 정도면 그냥 뛰질 않으면 될텐데요"

라고 내가 말하자,

"아니~ 벌써 점심시간 15분이나 지났고! 

주스 자판기 빨리 안 가면 다 팔려버리니까.."

그렇게 말하면서도, 살짝 땀이 묻어나는 빨개진 얼굴로

슬쩍슬쩍 뒷걸음으로 계속 움직이는 요우.

"다 됐어요. 뭐 뛰는건 그럴 수도 있는 거지만 

교복은 제대로 바르게 입도록 하세요?"

내가 말하자, "알겠습니다!" 라고 크게 경례한 뒤

역시나 스커트를 휘날리며 순식간에 달려나갔다.

허무할 정도지만, 한편으론 충실했던 한순간의 만남. 후훗♡

오늘부터 우리 우라노호시 여학원은 가을 옷으로 탈바꿈.

단 하루만에 달라진 학교의 풍경은,

정말 완연한 가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