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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문학] 화환, 검은 날개, 그리고 재회 (2)
글쓴이
LittleDe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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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1331425
  • 2017-09-06 05:21:49

#주의

러브 라이브를 빌린 판타지물입니다.

다소 캐릭터 재해석이 있을 수도 있고 보기에 따라 거북하거나 유치한 표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언제는 누구 사지 오그라드는 걸 걱정했냐만은 그래도 혹시 모르니 잘 생각하고 봐주세유.

뭔가 서양 판타지인데 캐릭터들 이름이 일본식인건... 넓은 아량으로 봐줘유...



전편- 검은 깃이 묻힌 꽃밭 1 2

      

       다시 시작되는 깃의 이야기 1 2 3


       화환, 검은 날개, 그리고 재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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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도시.’


부서진 대륙의 동남부 최 끝단 위치한 만에 자리 잡은 대륙 최대의 항구도시.


자체적으로 운영 되기에 도시 자체가 나라라고 봐도 무방하다.


대륙의 북부는 아직 제대로 탐험되지 않은 눈과 혹한의 영역이고, 서부의 ‘제국’은 무역 이외의 용건으로 자신들의 항구를 이용하는 이방인들에게 무척 까다롭고 엄격하기로 악명이 높다.


결국 외부인들에 대한 법이 융통성이 있는데다 국민들이 대체로 자유롭고 개방적인 분위기를 가진 바다의 도시는 언제나 타 대륙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자연히 이들과 접촉하려는 타지방 사람들로 인해 도시는 나날이 번성해갔다.


가장 영향력 있는 길드들의 수장들과 주기적으로 추천받는 5년 임기의 대표자 한명 정기적으로 모여 운영하는 정치체제라 이따금 다른 대륙의 사람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경우도 생겼다.


때문에 바다의 도시는 대륙 내에서도 가장 다양한 문화들이 공존하고 있다.


특히 항구에 위치한 시장지역은 혹 부서진 대륙이 아닌가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대단히 이국적이다.


본토의 목조 뼈대를 지닌 하얀 건물들을 조금 지나고 나면 시장 내부의 또 다른 세상이 눈앞에 펼쳐진다.


봄의 따끈한 햇빛에도 굴하지 않고 더워 보이는 터번을 쓰고 휘황찬란한 무늬들이 양탄자를 늘어놓은 사막 대륙인들,


마루와 같은 동쪽 대륙 출신이지만 출신 나라가 다른 온 붉은 옷을 입은 대국인들,


이번에는 드디어 맘에 드는 어류들이 들어오지 않았을까 며칠 째 수산시장의 비린내들 속에서 해매는 제국의 행상들까지.


각기 다른 출신과 목적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생기발랄하고 시끌시끌한 합창곡을 연주하고 있었다.


그러한 혼잡함과 번잡한 한복판에서 정령술사 소녀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굉장해 즈라!”


하나마루에게 있어서 고향과 달라도 너무 다른 바다의 도시의 분위기는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7살짜리 어린애정도의 크기는 되어 보이는 거대한 고등어들의 더미들이 실린 수레들,


좌판에 앉은 방랑 마법사의 빛나는 수정구,


방금 대륙 중앙을 향했던 여정에서 돌아온 모험가 무리까지...


마루는 이런 생소한 광경들을 하나하나 쫒아 다니며 호기심을 아끼지 않고 쏟았다.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질적인 모습들이 하나로 뒤섞인 새로운 세계.


그 활기는 조용하고 여유로운 산골에서 자란 소녀에게는 큰 자극이었다.


“정말 신기한 곳이에유...”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하나마루의 시선이 유랑극단에 몰려든 사람들에게 쏠린다.


겨우겨우 낑낑대며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간 하나마루는 곧 우스꽝스러운 분장을 한 노련한 광대들의 묘기에게서 또 다시 감탄을 내뱉는다.


저 사람 마력도 안 쓰고 불을 뿜고 있어!


정말 눈 가리고 저 칼들을 사람에게 던지는 건가유!?


“대단해 즈라!!”


정령술사 소녀는 광대들의 아슬아슬한 목숨을 건 쇼에 온 마음을 빼앗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참을 시간을 보내다가 홍보가 끝난 극단원들이 자신들의 커다란 마차로 돌아가고 나서야 마루는 발걸음을 옮겼다.


또 어떤 신기한 광경들이 펼쳐질까?


기대와 흥분으로 얼굴을 붉히며 마루는 혼잡한 거리를 이리 저리 둘러본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


“그런데...”


한참을 즐기던 하나마루의 표정이 웃음과 울상의 중간에서 어설프게 굳는다.



“... 마루, 이제 뭘 하면 되지유...?”





“신생 모험가 길드! 함께 반짝반짝 빛나지 않으시겠습니까아아아!!”


계단 아래 저만치 광장 한 귀퉁이에서 우렁차고 당찬 여자의 외침이 들려온다.


아마도 자신들의 길드를 홍보하고 있는 자일 것이다.


이 근방에서 길드들, 특히 모험가 길드가 사람을 모집하는 건 흔한 일이니까.


하지만 지금 하나마루는 그런 거에 신경 쓸 기분이 아니었다.



마루가 정식 정령술사가 되기 위한 마지막 시험과제를 듣던 날, 대정령들은 그저 부서진 대륙으로 가라는 말만 한 채 침묵했다.


그 말만 믿고 무작정 배를 타고 여행을 떠난 하나마루.


막상 부서진 대륙에 도착하였지만 잠시간의 흥분과 즐거움 뒤 남은 것은 답도 없는 막막함이었다.


정말로 어디서 무엇을 해야하나?


이곳의 정령들에게 물어봐봤자 딱히 쓸모 있는 정보를 얻을 수는 없을 것이다.


꼬마 정령들은 복잡하고 어려운 건 싫어하니까.


아주 조금 삐져나온 실마리조차 없는 이 막막한 시험에 마루는 휘말려버린 것이다.


방금까지만 해도 생기발랄하게 이곳저곳 돌아다니던 호기심 많은 소녀는 지금 언덕의 돌계단 한 귀퉁이에 걸터앉아 한 숨을 내쉬고 있었다.



......



“... 두근거리는 모험을 찾아 우리 길드에 오시지 않으시겠습니까아아아아아!?”


또다시 길드를 홍보하는 모험가의 외침이 사방에 울린다.


꽤나 거리가 있는 이쪽 계단에까지 선명하게 들릴 정도면 어지간히도 목소리가 큰 것 같다.


하지만 지금 마루에게는 그게 중요한게 아니었다

.


언제까지고 이렇게 침울해 할 수 없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막막한 건 막막한 거다.


앞으로 어떻게 움직여야하나 깊게 고민해본다.


혹시 이 대륙의 신령을 찾아볼까...?


부서진 대륙에도 신령, 즉 대정령들이 있기는 할 터였다.


하지만 그나마 꾸준히 소통해왔던 꽃의 마을 사람들조차 신령들하고 속 시원한 대화를 해본 적은 전혀 없다.


그들은 언제나 과묵하고 비밀스러우면서 괴팍하다.


동쪽 대륙의 신령들조차 이런 판국에 정령술사 하나 없는 이곳의 신령들은 안 봐도 동화책이었다.


그나마 마법사들이라면 어렴풋이 정령을 느낄 수 있는 자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게 끝, 제대로 된 소통을 해본 자는 거의 없을 거다.


차라리 이곳저곳을 돌며 도움이 필요한 곳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다닐까?


혹시 그것들 중 하나에 대정령이 내린 과제가 있을지도 모른다.


... 별로 좋은 방법은 아니네유.


마루는 고개를 도리도리 흔든다.


대륙들 중에서 큰 편이라는 동쪽 대륙보다 족히 1.5~2배는 넘는 크기를 가진 곳이 바로 부서진 대륙이다.


문자 그대로 700년 전 대재앙으로 부서졌음에도 여전히 광활한 이 대륙에서 도움이 필요한 곳은 수없이 많을 게 뻔하다.


그걸 다 일일이 해결하면서 다닌다? 마루의 청춘이 다 시들어버릴 것이다.


아니 모든 걸 다 떠나서 내용조차 모르는 시험을 해결했다는 건 어떻게 안다는 말인가?


설마 부서진 대륙에 한번 찍고 다시 돌아가면 땡! 같은 어처구니없는 과제는 절대 아닐 것이다.


심상치 않은 전조들로 보아 분명 신령들도 의도가 있어 보낸 것이 분명한데...


어째서 신령들은 마루를 부서진 대륙에 보낸 걸까?



답답한 마음에 또 다시 한 숨이 나왔다.



... 설마, 아까 그 의문에 목소리와 관련있다면...?



‘... ㅈ...ㄹ ㅏ ... 마루...’


마루는 문득 그때 분명히 들렸던 것 같은 신비로운 목소리를 상기하였다.


여태까지 설렘과 놀라움, 그리고 어설픈 변명으로 겨우 눌러뒀던 알 수 없는 감정들이 다시 새어나온다.


또 은은히 퍼지는 그리움 때문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양 손을 가슴 가운데에 모아 꾹 눌러봐도 한번 틈이 터져버린 마음은 달래지지 않는다.


무언가 기억날 것 같은, 그러나 떠오르지 않는 누군가.


정령들조차 듣지 못한, 오로지 마루 자신에게만 들리던 간절한 부름.


향수병 때문에 생긴 잠시간에 착각으로 덮어버리기에는 스스로가 생각해도 제대로 납득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묘한 기분들을 달리 설명할 수가 없다.


... 결국 열심히 생각해봐도 더욱 혼란스러워 질뿐인 하나마루였다.



“... 닿지 않을 별이라고 해도 도전하는 불굴의 청춘과 낭만의 모험가 길드! 함께 하시지 않으시겠습니까아아아아!!”


지치지도 않는지 아직도 우렁찬 외침이 들려온다.


거의 아무도 관심도 안 가져주건만 주눅 들지도 않고 꿋꿋한 것이 근성이 아주 대단한 모험가인 것 같다.


마루는 복잡해진 심경으로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일단 좀 더 돌아다녀볼까...?


다시 의욕을 일으켜보려 하지만 도저히 아까와 같은 들뜬 기분이 나지 않는다.


해는 벌서 정오를 훌쩍 넘어가고 있다.


언제까지고 구경이나 하며 시간을 보낼 수도 없는 노릇인데...


그렇게 하나마루는 막연한 심정으로 고개를 숙인 채 계단을 터벅터벅 내려갔다.


그런데 앞도 제대로 안보고 계단에서 움직이는 건 마루뿐만이 아니었다.


곧이어...




“즈랏!?”


“삐깃!?”


땅만 보며 계단을 내려가던 하나마루가 주변을 소심하게 두리번거리며 올라오던 사람과 부딪혀버렸다.


강하게 부딪힌 건 아니었지만 자세가 흐트러지기에는 충분하다.


순간 마루는 봇짐의 무게 때문에 뒤로 넘어갈 뻔했지만 어찌어찌 균형을 잡는다.


불행하게도 올라오던 망토로 온 몸을 덮은 사람은 그러지 못했지만.


“으아아아아!?”


앳된 여자아이의 비명소리를 내며 후드를 푹 눌러쓴 소녀는 어떻게든 두 팔을 버둥거려보지만 결국 저 아래로 몸이 기울어진다.


“위험해유!”


마루가 순간적으로 손을 뻗어 아래쪽 소녀의 오른손을 붙잡는다.


간신히 넘어가지는 않았지만 기울어진 경사 때문에 소녀가 허리춤에 단단히 차고 있던 가방에서 급히 쑤셔 넣어졌던 물건들이 망토 아래로 쏟아졌다.


책과 종이 두루마리들, 마루로서는 용도를 알 수 없는 여러 가지 도구들에 결정적으로 상당한 양의 금화가 담긴 주머니까지 입구가 풀린 채 떨어진다.


금화가 굴러 떨어지는 소리에 주변에 있던 몇몇 이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후드를 쓴 소녀는 잠시 당황하다가 황급히 굴러 떨어진 물건들을 주우러 쪼르르 달려 내려간다.


“아앗!? 죄 죄송해유!”


하나마루도 황급히 소녀의 뒤를 쫒는다.


“제가 앞을 제대로 못봤구만유!


정말 죄송해유!"


마루가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하였다.


“아 아니에요! 루ㅂ... 아니아니 으웨에에!


저 저도 부주의했는걸요!”


순간해서는 안 될 금기어를 뱉을 뻔했다는 듯 말을 후드 소녀는 대답하였다.


후드 소녀는 황급히 떨어진 물건들을 주워 담기 시작하였다.


“마루도 도와줄테니껜!”


하나마루도 허리를 숙여 금화들을 줍는다.


계단이 아주 높고 경사진 건 아니었지만 한 번 굴러 덜어진 물건들은 저만치까지 퍼져나갔다.


특히 이리저리 요란한 소리를 내며 퍼진 반짝이는 금화들은 주변을 지나던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였다.


“곤란하네유...”


조금 의도가 구린 시선들을 느낀 마루가 난감한 듯 주변을 둘러본다.


순진해빠진 하나마루라도 할머니의 가르침을 통해 세상에 착한 사람만 있지 않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아무리 서둘러도 물건들, 특히 금화들 몇몇 개가 없어져버릴지도 모른다.


허리를 다시 세운 마루가 잠시 마력을 방울팔찌에 모은다.


짤랑...


방울이 맑은 소리가 다시 울리기 시작한다.


“어라...?”


갑자기 달라진 하나마루의 분위기에 후드를 쓴 소녀가 잠시 손을 멈추고 그쪽을 본다.


웅성웅성...


마루에게만 들리는 목소리들이 사방에서 다가오기 시작한다.


바다의 도시 사방에 흩어져있던 땅의 정령들이 저마다 재갈거리며 하나 둘 모여든 것이다.


이내 충분한 수의 정령들을 모은 하나마루가 이번에는 나머지 손으로 오른 소매 안쪽에 붙여져 있던 부적 하나를 떼어내었다.


지금 부탁할 건 아주 약간의 물리력.


아주 간단한 부탁이니 부적은 하나면 충분할 것이다.


‘사방에 떨어진 물건들을 주워주세유.’


하나마루의 의지가 담긴 마력이 소통의 문자들이 적힌 부적을 통해 정령들에게 전해진다.


곧이어 다닥다닥 붙어있던 정령들이 한꺼번에 흩어진다.


계단 아래로 내려가면서 정령들은 마치 먹이를 모으는 개미 때들처럼 저마다 잡동사니들이나 금화를 하나씩, 무거운 건 여러 명이서 들어 다시 마루에게로 달려간다.


순식간에 흩어졌던 모든 물건들이 마루 주변으로 모인 뒤 후드를 쓴 소녀의 가방으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수많은 정령들이 수고해준 덕분이었지만 주변 사람들이 볼 때는 허공에서 물건들이 저절로 움직이는 걸로 보였으리라.


“저 아이, 마법사 인가봐.”


“헤에...”


“도대체 저건 무슨 마법이지?”


주변에서 행인들의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평범한 사람들은 대체로 저 이국적인 소녀의 처음 보는 형식의 마법을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그리고 좀 나쁜 마음을 품었던 건달패들은 아쉬움의 입맛을 다시며 슬금슬금 자리를 벗어났다.


마법사를 건드려서 좋았던 적은 별로 없으니까.



이윽고 모든 물건들이 후드 안 가방으로 돌아왔다.


“휴... 아마 이걸로 떨어진 것들 전부 주웠을 거에유.”


마루가 문자가 지워진 부적을 다시 소매에 집어넣으며 한시름을 놓는다.


“아까는 정말이지 미안...”


“아까 그거, 혹시 정령술!?”


멍하니 신비한 광경을 지켜보던 후드를 쓴 소녀가 갑자기 얼굴을 쑥 들이댄다.


“즈랏!?”


“저, 책에서 본적 있어요!”


조금 들어난 후드 안쪽에서 소녀의 에메랄드빛 눈동자가 반짝인다.


“동쪽 대륙의 나라들에서는 정령이라는 요정 비슷한 존재들에게서 여러 힘을 끌어내는 정령술사란 사람들이 있다고 했어요!


수준 있는 마법사들도 정령들을 느끼기만 할 뿐이라던데...!


아, 그럼 아직도 정령들이 모여 있나요!?”


후드 소녀가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묻는다.


“정령은 어디에나 있어유.”


잠깐 놀랐던 하나마루가 이내 방긋 웃으며 대답한다.


“직접 부른 거예요? 방금 방울소리도 정령을 모으는 방울에서 난거죠?


힘을 이끌어내는 부적도 직접 만든다고 들었어요!


루ㅂ... 아니, 저 직접 정령술을 보긴 처음이에요!


정말 굉장해요! 나는 아무것도 안보이는데!”


잔뜩 들뜬 후드소녀가 망토 가운데 틈으로 팔을 내밀어 마루의 두 손을 붙잡으며 방방 뛴다.


그러다가 문득 이성을 되찾고 무안하게 마루의 손을 놓고 손가락을 꼼지락거린다.


“아... 그러니까... 죄송해요...


멋대로 흥분해버려서... 감사인사부터 해야 하는데,,,”


“아니에유!


오히려 알아봐줘서 마루, 왠지 반가운걸유!”


마루가 손사래를 치다가 다시 후드 소녀의 손을 잡아준다.


우울하고 복잡한 기분이 가시질 않았는데 이렇게까지 감탄해주며 살갑게 대해주는 후드 소녀 덕분에 조금은 위로받은 것 같다..


조금 나아진 기분으로 하나마루는 방긋 웃었다.


삐기잇!


후드 소녀가 잠시 당황하여 조그마한 비명을 질렀지만, 이내 싫지는 않은 듯 희미하게 미소 짓는다.


“... 마루? 이름이에요?”


“응! 내 이름은 하나마루!”


하나마루가 해바라기처럼 활짝 웃으며 대답하였다.


“그럼 당신은?”


이번에는 마루가 이름을 묻자 순간 후드 소녀의 표정이 굳는다.


“에... 그러니까...”


소녀는 곤란한 듯 왼쪽 발로 계단을 톡톡 치며 뜸을 들인다.


“제 이름은... 그...”



“저기요!!!!!”


“삐기이이이잇!?”


“즈라아아아아!?”


분명 저 멀리서 들리던 아까의 벽력같은 목소리가 바로 옆에서 터지자 두 소녀 모두 숨 넘어갈 정도로 놀라 하마터면 계단에서 자빠질 뻔하였다.


마루와 후드 소녀가 황급히 고개를 돌리자 한 여성이 가쁜 숨을 고르고 있었다.


저만치에서 눈이 휘둥그레지는 굉장한 광경을 보고는 한순간에 달음박질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어깨까지는 내려온 상큼한 귤색의 단발머리 정수리 한 가운데에서 삐죽 삐져나온 한 가닥 기묘한 머리털이 강아지 꼬리마냥 주책없이 흔들렸다.


밤색에 반팔인 가죽 겉옷안 주황색 반팔 상의와 역시 무릎 조금 위까지만 내려오는 노란 반바지.


색이 조금 특이하단 것만 빼면 전형적인 활동하기 편한 모험가의 의상이다.


귤색 모험가가 붉은 눈동자를 램프처럼 반짝이며 다짜고짜 하나마루의 손을 덥석 쥐었다.


“!?!?”


당황한 하나마루의 눈을 부담스러울 정도로 똑바로 쳐다보는 모험가.


“혹시 둘 다 모험가 길드 아...”


“치카쨩~!~! 정말!!”


귤색 모험가의 동료로 보이는 회색 단발머리 소녀가 뒤늦게 달려온다.


전체적으로 하늘색에 겉옷이 좀 더 길다는 것만 빼면 귤색 모험가와 비슷한 옷차림이었다.


“갑자기 뛰어 나가면 어떡해!”


투정을 부리듯 외치는 동료를 잠시 뒤로 하고, 치카는 두 조그마한 소녀에게 외쳤다.


“모험가 길드 아쿠아에 함께하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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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즈라 즈라즈라 2017.09.06 05:28:41
코코아쓰나미 즈라! 2017.09.06 05:5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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