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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물갤문학] 교만한 천사는 바다에 빠져버렸습니다(1)
글쓴이
LittleDe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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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1321812
  • 2017-08-27 17:10:23



원본 아이디어


http://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sunshine&no=1321044&page=1&search_pos=&s_type=search_all&s_keyword=요시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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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제나처럼의 버스 안.


어제와 같은 창밖의 풍경.


항상 앉던 맨 뒷자석 오른편.


츠시마 요시코의 하굣길은 여느 때와 다를 바가 없었다.


결정적인 한 가지 제외하면.


"... 저기, 요시코쨩?"


"네!? 아니 응?"


"아하하... 뭘 그렇게 당황해?"


요시코에게 있어서 자신의 옆자리=요우라는 사실은 거의 법칙 수준의 당연한 일이었다.


둘 중 한명이 아프지 않고서야 언제나처럼 같은 버스에서 등하교를 하였다.


하지만 법칙은 깨지라고 있는 법, 지금 옆에 앉아있는 사람은 언제나 쾌활하고 맞장구 잘 쳐주는 편한 선배가 아니었다.


대신 긴 포니테일에 어른스러움이 물신 풍기는 용안의 3학년 선배가 멋쩍게 구레나룻을 긁적이며 어색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오늘 좀 피곤해보이던데 괜찮아?"


"아... 그게... 잠시 더워서.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아."


"그래? 이제 괜찮다면 다행이네."


......


‘그러니까 요하네!’라는 말이 목구멍으로 차오르지만 차마 꺼낼 수 없는 요시코였다.


마츠우라 카난, 아쿠아의 3학년 조.


여태까지 단 둘이서 대화한 적?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


물론 서로 이야기도 거의 없었는데 같이 놀러 다녔을 리도 없다.


서로간의 관심사나 취미야 당연히 다를 것이 뻔하다.


그야말로 요시코에게 있어서 미지의 존재, 마츠우라 카난!


지금 요시코는 그런 존재와 같이 자신의 성역(집)에서 몇일밤을 보내게 생긴 것이다.



힐끔...


요시코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조금 돌리며 곁눈질을 한다.


점점 돌아가는 시야의 가장자리에서 마츠우라 카난의 얼굴이 거의 나타난 순간, 둘의 곁눈질이 겹쳐버린다.


휙, 재빨리 고개를 돌리는 요시코.


... 괜히 공기만 더 어색해졌다.


하지만 고새를 못 참고 요시코는 또다시 곁눈질은 한다.


역시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친다.


요시코는 게 눈 감추듯 다시 고개를 돌린다.


... 망했다.


아무래도 카난은 요시코를 계속 보고 있는 것 같다.


무안한 마음에 일단 뭐라도 하는 척이라도 해야겠다 싶은 요시코.


아까부터 무심코 만지작거리던 스마트폰을 최대한 화면을 가리며 꺼낸다.


“하~이, 여보세요?”


"아까 폰 보다가 배터리 꺼지지 않았어?"


"아..."


이런 멍청이, 완전 망했다.


"그 그러니까... 현실조작... 농담이랄까..."


"아하하..."


배려심이 어린 억지 웃음소리가 카난의 입에서 흘러나온다.


카난은 나름 요시코를 생각해준 처사였지만 되려 요시코의 마음만 더 싱숭생숭해져버린다.


만약 어색한 분위기에도 무게가 있었다면 두 사람은 진즉 압살 당했을 것이 분명하다.


도대체 어쩌다가 불쌍한 타천사에게 이런 시련이 닥쳤다는 말인가!





"'모두가 친해지자' 합숙이라고요?"


다이아가 묻는다.


"응 '모두가 친해지자' 합숙이야!"


치카는 뭐 대단한 거라도 말한 양 잔뜩 으스대며 외쳤다.


초등학교 저학년도 유치함에 몸서리칠 너무나도 순수한(좋게 말하자면) 작명이 정말 타카미 치카답다.


‘모두가 친해지자' 합숙이란 문자 그대로 서로 어색한 맴버들 없이 모두가 친구처럼 가까워지기 위한 합숙이라고 치카는 설명했다.


치카는 자신이 여태까지 쭉 맴버들을 관찰해보고 판단한 결과 아직까지는 서로 불편한 것 같은 맴버들이 있는 것 같아 이 기회에 함께 주말을 보내며 서로 더 친해지는 것이 어떨까 싶어서 계획했다고 한다.


너무 갑작스러운 합숙계획에 처음에는 약간 혼란이 있었지만 이내 아쿠아의 결속을 다질 좋은 기회라는 것에 대부분 동의하였다.


그 결과 루비는 리코의 집에, 요우는 다이아네에서 합숙하기로 하고


하나마루와 치카 자신은 마리의 호텔에 합숙하기로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카난은 요시코네 집으로 가기로 결정되었다.


솔직히 말해 아직 단 둘이 있기에는 불편한 선배와 함께해야 하는 것이 불안한 요시코였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나머지들이 찬성하는데 혼자 반대해버리면 카난이 뭐가 되겠는가?






그 결과, 요시코는 그때 적극적으로 반대의사를 표명하지 못한 자신의 나약함의 대가를 참을 수 없는 어색함으로 치르고 있었다.


의도는 좋다는 건 알지만 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하나?


요시코는 아까보다 더 거북해진 상황 속에서 그저 새로울 것도 없는 풍경을 괜히 응시할 뿐이었다.


하필 스마트폰 배터리가 나갔을 게 뭐람... 게다가 그걸 까먹기까지 하다니.


요시코는 사태를 악화시킨 자신의 어리석음을 속으로 질책하며 손가락만 꼼지락거렸다.


"저기, 요시코."


그때 카난이 먼저 얼마간의 침묵을 깼다.


"ㅇ 응?"


“머리는 손수 하는 거야?”


“머리?”


“고 경단머리 말이지.”


“아, 응.


내가 직접 묶어.”


“헤에, 그렇구나.


잠깐 만져 봐도 될까?”


갑자기 적극적인 카난의 돌발행동에 약간 움찔한 요시코.


다짜고짜 경단을 만지고 싶다니?


기분이 이상해진 요시코였으나 그래도 언제까지나 아무 말도 없이 어색하게 있는 것보다는 나은 것 같다.


요시코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자 카난은 조심스럽게 검지를 동글동글한 경단으로 가져간다.


푹, 몰캉몰캉


가끔 하나마루가 찌르는걸 봐서 조금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직접 찔러보니 감촉이 차원이 다르다.


머리카락 뭉치가 이렇게 탄성 있으면서 부드러울 수 있나? 하고 카난은 속으로 감탄하며 경단 이곳저곳을 만져본다.


“저기... 이제 그만해줘...”


요시코는 조금 창피해진 나머지 조그마한 목소리로 요청했다.


“아 미안 미안!


너무 느낌이 좋아서 그만.”


요우였다면 진즉 화냈을 요시코는 그저 새침한 표정으로 카난을 흘겨볼 뿐이었다.


슬쩍 보이는 카난의 다정함이 잔뜩 어린 보랏빛 눈동자.


어른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성숙한 매력이 넘실거린다.


그 분위기에 조금 주눅이든 요시코가 입술을 삐죽 내밀며 다시 눈을 아래로 내린다.


“그런데 그 경단머리는 어쩌다가 하게 된 거야?”


“어쩌다가라니?”


“그런 머리는 보통 흔치 않으니까.


마리도 그렇고 뭔가 이런 특이한 머리모양을 하는 데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진짜 이유인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묶어줘서! 라고 하면 얼마나 어린애 취급할까?


요시코는 상상만으로도 무시당하는 기분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그렇다고 딱히 아무이유 없다고 둘러대면 너무 성의가 없어 보일지도 모른다.


잠깐 미간을 찌푸리며 고민하던 요시코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대답해주기로 결심한다.


“... 억제기야.”


“? 저장소?”


“타천사의 마력 억제기!”


“하아?”


뭔가 굉장한 헛소리에 카난의 눈이 땡그래진다.


“이 요하네님은 말이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지상계의 밸런스가 휘청거린다구?


그러니까 이렇게 마력을 가둬두고 최종적으로 소멸시켜버리는 머리모양을 주기적으로 함으로써 남아도는 잉여마력이 인간의 세상에 누를 끼치지 못하게 막는 거야!”


“헤에...”


아차, 너무 나갔다.


쓸데없는 사족을 너무 많이 붙여버렸다.


그냥 적당히 마력의 저장소라고 때우면 될 걸 뭔가 이것저것 멋져 보이는 걸 즉흥적으로 붙이다보니 설명이 폭주했다.


이래가지고서는 차라리 엄마가 묶어줬었다고 하는게 더 나았을지도...


그런데 의외로 카난은 왠지 기분이 한결 나아진 듯 미소를 지으며 요시코를 쳐다보고 있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세상을 위한거구나?”


카난이 요시코의 바보같은 설정놀음을 나름대로 시원스럽게 요약한다.


요시코는 아까처럼 수줍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이상한 걸?


요시코는 자신이 타천사라면서 착한 일을 하는 거야?”


“하아!?”


요시코가 경악하며 카난을 획 돌아본다.


“잘은 모르겠지만 타천사라고 하면...


하늘에서 떨어진 거니까 뭔가 나쁜 짓을 해서 신이 벌을 줬다! 뭐 그런 거라던가...“


“절! 대! 아! 니! 야!”


우왓!


갑작스러운 요시코의 사자후에 카난이 화들짝 놀란다.


버스기사님까지 놀라지 않았을까 은근 걱정될 정도이다.


“요하네가 타천한 이유는 신이 이 몸을 질투해서라구!


너무나 아름답고 고고한 천사 요하네가를 질투한 나머지 신과 천사들에 의해 지상으로 떨어 진거야!”


“헤에...”


“애당초 타천사라는 것은 말이지, 그렇게 단순히 나쁜 일을 해서 타천하는 게 아니야!”


“오호, 그런 거야?”


갑자기 중2병이 시동걸려버린 요시코, 어색한 선배고 뭐고 눈에 뵈는 것이 없어졌다.


오로지 이 어리석은 인간에게 세상의 진실을 알려줘야겠다는 생각 뿐.


지금 이 순간 수줍은 요시코는 쏙 들어가고 오만하고 고결하며 고고한 요하네가 강림해 버린 것이다.


“있지, 천계가 신의 섭리(Providence)라는게 있어.  


천계의 주장에 따르면 이 신의 섭리라는 것은 지극히 필연적이고 당연한 거야.


그 어떤 과정을 거치더라도 언젠가는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진리인 거지.


하지만 이러한 신의 뜻을 단지 앞당겨서 성급하게 실행하려고 한 천사들이 존재 했었어.


어차피 이루어져야 할 의지이니 앞당겨서 실행에 옮기려고 하는 행위.


그 행동은 신의 입장에서는 7대 죄악 중 가장 최악이자 최저이고 경계해야할 죄인 교만(Pride)인거야.


결국 교만의 죄를 범한 천사들이...”


한껏 기분이 고조된 채 장황하게 설명을 늘어놓는 요시코.


당사자에게는 조금 미안한 소리였지만 카난은 지금 요시코의 설명에 반도 못 따라가고 있었다.


“... 여기서 루시퍼는 사탄과 동일시되기도 하고 다른 존재라고 여기기도...”


그래도 카난의 마음 한구석은 만족스러운 기쁨으로 채워진다.


아까까지만 해도 우물쭈물 먼 산만 보며 어색하던 아이가 이제는 폭포수처럼 무언가 어려운 설명을 쏟아내고 있다.


요시코가 저렇게 해맑고 들뜬 표정을 지을 수 있는 애라는 것을 새삼 단 둘만 있을 때 다시 느꼈다.


“... 결국 신은 완전무결한 절대적 존재이면서도 결국 자신의 피조물의 자유의지의 맹점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모순적인...”


첫인상만 해도 쿨하고 어른스러운 줄로만 알았던 츠시마 요시코도 결국 취미이야기가 나오면 좋아 어쩔 줄 모르는 꼬맹이구나.


카난의 미소가 더욱 깊어진다.


“... 즉! 이 몸! 타천사 요하네는 이미 천계에서 태어났을 때부터 너무 완벽해서 신에 근접해버린 교만의 죄를 범했다는 누명으로 지상에 타천했다 이 말씀! 흠흠!”


요시코가 의기양양한 얼굴로 장대한 타천사에 대한 고촬을 끝나쳤다.


쓸데없는 승리감에 젖어 무심코 본 카난의 얼굴은 상냥한 미소로 가득했다.


그 다정한 언니와도 같은 미소가 천상과 지옥을 부단히 오고가던 요시코의 이성을 현실로 소환시켰다.


점점 냉정을 되찾을 때마다 얼굴이 붉어진다.


결국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한 요시코는 차마 카난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인다.


바보바보바보바보바보!


이제 카난에게 이상한 아이로 낙인찍혀 버렸을 거라는 지레짐작에 요시코의 눈시울이 조금 붉어진다.


아마 이런 애랑 주말을 보내야한다니 완전 질려버렸겠지?


다 끝났다, 구제할 여지도 없이 완전 망해도 패망해버렸다.


어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어버리고 싶은 요시코.




그때, 숙여져있던 요시코의 머리가 두 팔에 감싸여진다.


그리고 카난은 그대로 요시코를 자신의 품속에 폭 집어넣는다.


1학년들 중 가장 크다고는 해도 역시나 조그마한 소녀구나.


“에? 카 카난씨!?”


“그냥 카난.


마리와 다이아는 그냥 이름으로 불러주니까 나도 그렇게 불러줘?”


“갑자기 왜 껴안는 거야!”


“여태까지 열심히 설명해준 보상~”


카난의 여러 의미로 넓은 품의 감촉이 느껴지자 요시코는 어쩔 줄을 몰라하며 버둥댄다.


“으... 됐으니까 놔줘!”


“요시코쨩이 너무 귀여우니 싫은걸?”


진심으로 타천사니 뭐니 흥분해서 이야기하던 요시코가 귀엽다고 느끼는 카난이었다.


“으므므! 요하네!”


아, 드디어 요하네라고 소리쳐주는구나.


카난은 기특한 마음에 요시코를 더 꼬옥 쓰다듬어준다.


심장소리가 들릴 정도로 카난에 가슴에 묻힌 요시코는 부끄러움에 얼굴이 활활 타버릴 지경까지 가버렸다.


“으... 바보 허그마...”


“오? 그건 내 별명이야?”


“방금 지었으니까 이 변태.”


“에에~ 너무한 걸~”


말은 그래도 여전히 입은 웃고 있는 카난이다.


“있지, 그 타천사니 악마니 하는 이야기 더 해줄래?”


요시코는 조금 뜸을 들이다가 물었다.


“... 정말 더 듣고 싶어?”


“물론이지! 흥미진진하던걸?”


사실 반은 거짓말.


카난은 그저 자신에게 더 이야기해주는 요시코가 보고 싶을 뿐이었다.


“... 카난 먼저.”


“응?”


“이제까지 나만 실컷 떠들었으니까 이젠 카난의 이야기도 들려줘.”


생각지도 못한 요시코의 반응에 카난은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아까보다 몇 배는 더 기분이 좋아진다.


“음~ 요시코에게 잠수라든지 물고기에 관한 건 조금 지루하지 않을까?”


“이 몸은 대악마이자 해양의 지배자 레비아탄과 협력관계이기도 하니까!


리틀데몬의 친선유지를 위해 동맹의 본거지에 관한 정보도 알아야한다구!“


또 이상한 소리, 하지만 그래도 좋은 카난이었다.


“뭐 다른 이야기라도 좋으니까...”


조그맣게 덧붙이는 요시코.


무심코 던진 타천사에 관한 이야기에 둘 사이의 벽이 조금 허물어졌구나, 하고 카난은 만족하였다.





“일단 허그부터 놓아줘!”


“싫은걸~”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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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짧게 써야지 해도 왠지 모르게 길어지네 ㅎㅎㅎ


이거 다쓰고 판타지 구상해야지 헿

요시코오 오우 미친 개추준다 2017.08.27 17:13:13
죽창 장래희망이 작가이신지...? 2017.08.27 17:14:15
타천점장 중2병 묘사가 상당한데 혹시..? 2017.08.27 17:15:40
LittleDemon♡ ㄴ 꺼라위키를 많이보고 이상한 영화 많이보세요 ㅎㅎ! 2017.08.27 17:20:24
LittleDemon♡ 2017.08.27 17:20:33
코코아쓰나미 구헤헤 2017.08.27 17:21:04
두리번거리기 지하철에서 읽는데 씹덕미소 나오잖냐ㅋㅋ - dc App 2017.08.27 22:3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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