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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물갤문학) 아이돌의 이유
글쓴이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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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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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1316114
  • 2017-08-21 14:47:45
  • 61.73.*.*


제가 스쿨 아이돌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일종의 도피였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을 조금이라도 잊어보려고 시작한 취미였죠. 당시 제가 좋아하던 사람이 제 가장 친한 친구와 서로 좋아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관심을 조금이나마 다른데 돌리고, 또 현실로부터 도망치고 싶어서 헤매던 중 서점에서 우연히 스쿨 아이돌 잡지를 봤던 게 그 시작이었습니다. 세상이 온통 회색빛으로 어둡게 보이던 저에게 스쿨 아이돌의 반짝거림은 너무나 눈부셨습니다. 나도 저렇게 반짝거릴 수 있다면 이런 고민에서 벗어나 자유로울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그 속에서도 저는 그 사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걸 곧 깨닫게 되었지요. 그저 그 사람과 머리색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어떤 아이돌에게 푹 빠져버렸으니까요. 처음엔 왜 그렇게 그 아이돌이 좋은지 몰랐습니다. 하지만 얼마 안 가서 제가 그 아이돌과 좋아하는 사람을 겹쳐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걸 깨닫고 난 후 한동안 스쿨 아이돌은 쳐다보지도 않았어요. 더욱 비참해지는 느낌이었거든요. 그러다 ‘설사 그 사람과 겹쳐본다 하더라도 아이돌을 좋아하는 것만큼은 내게 허락된 행복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스쿨 아이돌을 좋아하는 게 더 이상 괴롭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스쿨 아이돌을 볼 때 행복해졌지요.


제가 스쿨 아이돌을 좋아한다는 건 곧 제 친구도 알게 되었습니다. ‘다이아도 참 별나’ 이러던 친구도 곧 스쿨 아이돌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스쿨 아이돌은 그만큼 반짝반짝 거리고 누구든 끌어당기는 매력을 가지고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고1 어느날 제 친구는 저에게 함께 스쿨 아이돌을 해보지 않겠냐고 물어봤습니다. 아마 본인의 관심보다는 스쿨 아이돌에 푹 빠져있는 절 배려해준 거겠죠. 저를 위한 친구의 호의를 무시할 수 없었을뿐더러 언젠가 저도 스쿨 아이돌이 되어 반짝거리는 무대 위에서 예쁜 옷을 입고 춤추며 노래해보고 싶었기에 바로 승낙하였습니다.


하지만 그게 제 크나큰 실수였다는 걸 알기까진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얼마 안 가 친구는 제가 좋아하던 사람을 끌어들였습니다. 아, 서로 좋아하는 사이니 이렇게 되는 건 당연히 예상했어야 했는데 제가 너무 안일했지요. 이제 와서 안 하겠다고 할 순 없는 노릇, 저는 꾹 참고 스쿨 아이돌을 하기로 다짐했습니다. 처음 얼마간은 연습 때 두 사람의 모습을 보는 게 정말 힘들었습니다. 얼굴로는 함께 웃고 있지만 속에선 땅이 꺼져버리는 기분, 혹시 아시나요? 그래도 사람은 뭐든 적응하는 생물이라고 점점 버텨내기 쉬워졌습니다. 나중엔 오히려 즐겁게 웃고 있는 그 사람의 모습을 보는 것이 행복했으니까요. 바로 옆에 있지 못 해도 곁에서 미소를 바라볼 수 있는 것, 그것은 저에게 스쿨 아이돌보다 더 큰 기쁨이 되었습니다.


진작에 알았지만 이번에도 하늘은 저의 행복을 가만히 두지 않았습니다. 셋이서 도쿄에 다녀온 다음 제 친구는 돌연 스쿨 아이돌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도쿄에서 본 벽, 그리고 그 도박에 소중한 사람의 미래를 걸 수 없었겠지요. 그 즈음 그 사람의 유학 이야기도 나왔으니까요. 매몰차게 그 사람을 떠나보내게 하려는 친구를 보고 저는 어떤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속으로는 붙잡고 싶었지만 친구가 어떤 마음으로 그랬는지, 얼마나 슬퍼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으니까요. 결국 그 사람은 떠나버렸고 저희 둘은 산 위에서 떠나는 헬기를 본 게 마지막이었습니다.


자, 이 다음에 제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이 있었을까요? 저는 그 사람이 언젠가 돌아올 것을 굳게 믿었습니다. 그 사람의 제 친구를 향한 마음을 아니까요. 저에게 독이 되었던 사실이 그때엔 오히려 절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그 사람이 돌아왔을 때를 대비해 그 사람을 위한 장소를 만들자’ 이것이 저의 첫 번째 목표였습니다. 저는 우선 ‘우치우라의 스쿨 아이돌 아쿠아’를 남겨둬야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 학생회에 들어가 입지를 다지고 다른 스쿨 아이돌이 나타나지 않도록 막아버렸습니다. 그리고 정말 스쿨 아이돌을 꿈꾸고 이끌어 갈 수 있는 아이들에게 아쿠아의 이름을 넘겼지요.


장소는 만들었습니다. 다음은 제 친구와 그 사람의 관계입니다. 그 사람이 이사장으로 갑자기 돌아왔을 땐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운 마음에 껴안을뻔 했지만 그러면 안 되지요. 그건 제 친구의 몫입니다. 대신 그동안의 분을 담아 멱살을 잡은 정도는 괜찮았겠지요. 이제 여기서 중요한 건 타이밍입니다. 서로 다시 이어지게 만드는 것, 그것을 위해 두 사람을 움직이는 것, 그것이 제 역할이었습니다. 그걸 위해 두 사람을 따로 만났고, 마음을 흔들어 놓을 이야기를 적당한 타이밍에 털어놓았습니다. 네, 저는 훌륭합니다. 제가 의도한 대로 두 사람은 다시 예전의 관계를 회복했습니다. 아니 어쩌면 전보다 더 끈적거리는 것 같아요.


제 바람은 이루어졌습니다. 사실 제가 그려놓은 미래에 저의 자리는 없었습니다. 제 목표란 것도 결국 그 사람의 미소를 다시 보는 것, 그 뿐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착한 제 동생 덕분에 저는 또 그 사람의 곁에 있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이상 더 바라면 천벌 받지 않을까요. 저는 스쿨 아이돌을 알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쿨 아이돌 덕분에 지금 행복하니까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저는 그 사람을 좋아합니다. 이런 저의 마음을 지켜준 스쿨 아이돌에 감사를….






예전에 올렸던 건데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겠고, PV 카나마리 보고 재업


다이마리 좀 내주세요


코코아쓰나미 2017.08.21 14:53:10
ㅇㅇ 딥-다크하군 121.142.*.* 2017.08.21 19:14:49
KIMIKAWA 막문단에서 다이루비스멜... 2017.08.22 04:43:18
Kaduck 2017.08.22 21:5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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