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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SS] 치카 "심장"
글쓴이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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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gall.dcinside.com/sunshine/1296405
  • 2017-08-07 09:03:47
  • 39.120.*.*

언제부터였을까.


모든 일에 대해서 별로 흥미가 가지 않게 된 나는 그저 다른 사람들처럼 흉내내고 있었다.


동네에서 항상 마주치는 카난과 요우와는 잘 놀긴 했지만 항상 그들의 의견에 맞춰 행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친구들과 함께 있으면 내 마음도 덩달아 들뜨고 달아올랐지만 집에 오기만 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차가워지기 마련이었다.


아마 다른 집과는 달리 우리 집에서는 이따금 투숙객들이 드나들어서 자기관리와 긴장감 유지가 필수이기 때문일 것이다.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에는 조용한 방과 눈에 거슬리는 새우쿠션 뿐이었다.


밖으로 나가봐야 언제나처럼 즐겁게 놀고 있는 친구들.


나도 저 아이들처럼 즐길 수 있는 무언가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루의 숙제를 마친 후에는 침대로 다이빙하여 또 무슨 일이 일어날까를 예상했다.


정답은 너무나도 쉽게 나왔다.


30분 후에 저녁 시간, 그리고 그 이후 다시 내 방으로 오던지 아니면 미토 언니랑 지긋지긋한 tv 쟁탈전을 하던지.


어제도 그제도 그랬고 앞으로도 쭈욱 이렇게 지낼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억울함이 솟아올랐다.


“크흑, 꺽. 으흐흐흑...”


솟아오른 억울함은 내 가슴을 녹여 뻥 뚫어버렸고 눈으로 눈으로 흘러내렸다.


이불을 끌어안으며 의식이 멀어지는 것을 느낀다.



“치카! 해야 할 이야기가 있어!”


느닷없는 미토 언니의 호출.


평소대로라면 땅바닥에 붙어서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리모컨이나 가져오라고 했겠지만 오늘은 뭔가 달랐다.


제대로 앉은뱅이 상을 가져와서는 내가 좋아하는 귤에다가 음료수까지 오른 간식상을 차리고는 진지한 표정을 지은 언니가 앉아있었다.


“잠깐만 앉아서 기다려 봐. 뭐 좀 가져올게.”


“갑자기 뭐야... 귤 다 먹어도 되지?”


“어. 한두 개는 남겨두고.”


내가 자리 잡는 것을 보고 곧바로 뛰쳐나가고는 방에서 뭔가를 쥐고 돌아왔다.


“혹시 도쿄에 관심 있냐?”


.
.
.


…….뭐?


“얼굴 봐라... 놀라는 걸 예상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갑자기 웬 도쿄... 갈 일이 뭐가 있다고.”


“회사 일 때문에 가는 건데 너도 같이 가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 어때? 너한테는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특권을 주도록 하지!”


“귀찮아.”


“깔끔한 지하철과 최신 유행... 엥? 뭐?”


“별로 가고 싶진 않아. 굳이 거기까지 가야 하나.”


“아니 왜?! 평소에 도심으로 나가는 나를 보면서 와 부럽다부럽다 노래를 해 놓고는! 그리고 너 언젠가 꼭 한 번 가보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었잖아!”


“아잇, 싫다면 싫은 거야! 이야기 끝! 잘 다녀오셔!”


“그렇게 나오는 거냐! 그렇다면!”


덥석 하고는 허리에 팔이 감긴다.


아니 잠깐만 이 인간이?!


“뭐얏! 떨어져!”


“안- 떨어질- 거다-”


“혼자서 가도 되잖아!”


“나는- 나의 예쁜 여동생이랑- 같이 가고 싶은걸-”


“언제부터 예뻐했다고... 좀 놔! 손님 보면...!”


“오늘은- 손님 안 계시지롱-”


“이이익...! 시마언니이이!!!”


“어휴, 너희 둘은 또 싸우니?”


“언니이! 언니가 자꾸 나를 잡아!”


“힝- 언니 혼자서는- 무섭단 말이야-”


“미토! 어서 치카를 놔 줘. 애가 싫다고 하는데도 그렇게 붙잡고 있을 거야?”


“어서 놧!”


섭섭하다는 표정과 함께 팔을 푸는 언니.


어째서? 왜 부탁하는 언니 쪽이 그런 표정을 짓는 거야?


평소에는 그런 모습 아니었잖아.


“언제라도 마음 바뀌면 얘기 해. 도쿄야 각오만 하면 갈 수 있긴 하지만 부담되는 것은 변하지 않잖아.”


홱 뒤돌아 방으로 향한다.


왜 저 언니는 갑자기 어처구니없는 말로 나를 흔드는 거지?


이불을 뒤집어쓰고 잠들려는 찰나에 거실에서는 시끄러운 소리가 났다.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겠지 싶어서 떠다니는 시간에 내 몸을 맡긴다.




“아, 좋아. 기다리고 있었어.”


“뭐 그냥... 한 번쯤은 가도 괜찮겠다 싶었을 뿐이니까...”


그 날 이후의 주말. 미토 언니는 종이 박스들을 차로 옮기고 있었다.


“회삿일이라더니 진짜인가보네... 뭐야 이것들은?”


“쉿, 비밀. 너는 앞에서 기다리고 있어.”


“응... 나는 뭐 안 해줘도 돼?”


“어. 앉아서 놀고나 있으셔.”


문을 열고 털썩하고 앉으니 평소에 나의 방 냄새와는 다른 상쾌한 향기가 스멀스멀.


언니와 가까이 있은 지가 꽤나 오래됐으니 이제는 낯설기까지 하다.


이윽고 트렁크에서 덜컹하는 소리가 들리고 옆의 문이 열렸다.


“자아, 슬슬 가 볼까?”


““출발~””


“오, 뭐야 뭐야. 왜 나를 따라하는 거지?”


“언니야말로 나 따라하지 말지?”


서로 피식하고 웃어준 뒤에 차는 굴러가기 시작했다.



“Ah, sweet hell, my company.”


“언니가 다니는 회사인데 그렇게 말해도 괜찮아?”


“잠깐 다녀올게. 가만히 기다리고 있어.”


라고 말한 언니는 곧바로 건물로 들어간다.


따뜻한 차 안 조수석에서 바라보는 도쿄의 모습은 내가 살던 곳과는 너무도 달라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교량 위를 넘어 다니는 전철, 하늘을 향해 뻗은 빌딩들, 무수한 빛을 발하는 네온사인들은 너무도 신기해서 오히려 잘 인식되지 못할 정도였다.


역시, 마음고생을 조금 하긴 했지만 온 것이 다행이...


덜컹


“나 왔다!”


“에에엑? 뭐야? 벌써 끝난 거야?”


“오늘 나올 필요 없었대. 우씨!”


“크흐흐흣... 앗, 그럼 어떻게 되는 거야?”


“도쿄 관광이나 하지 뭐. 특별하게 가고 싶은 곳 있냐?”


“물어본다고는 해도 난 처음이라서 모른다고. 솔직히 말하자면 누나가 날 여기로 끌고 온 거잖아?”


“그렇다면 아키하바라가 좋겠다.”


“아키하바라?”


“거기서 무슨 큰 이벤트를 한다고 하나 봐. 딱 좋은 타이밍이니깐 한 번 구경하고 가자.”


“언니 말대로 하지, 뭐.”


이윽고 도착한 아키하바라라는 곳에는 큰 규모의 퍼레이드가 펼쳐져 있었다.


중학생에서부터 고등학생 언니들은 모두 각자의 색깔 옷을 맞춰 입었고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그녀들을 바라보며 환호성을 질렀다.


하늘을 바라보면 쏟아지는 햇볕과 함께 헬기까지...


대체 뭐가 일어나는 거지?


“흐음, 좀 더 가까이 가 볼까?”


“어라, 그래도 괜찮나?”


“뭐 어때! 이번 아니면 없다고!”


언니는 내 손을 잡고서는 수많은 인파를 헤치며 앞으로 향했다.


저 안쪽의 무어가 이렇게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걸까?


대체 무엇에 사람들이 하나 되어 감정을 나누는 걸까?


구경꾼들의 맨 앞까지 다다라서야 그것들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중앙에 당당히 서서 사람들의 호응을 이끄는 사람 아홉 명.


그 중에서 가운데에 선 사람은 눈물방울을 떨어뜨리며 모두에게 인사말을 전했다.


“... 우리는 언제나 하나니까, 지금 헤어진다고 해도 영원히 헤어지는 것이 아니에요.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이 순간을 최고의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이번 라이브를 가장 멋지게 해내자고요!”


왜일까.


왜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내 심장을 때리는 걸까.


때리는 걸로도 모자라 아프도록 죄어 대서 눈물을 나오게 만드는 걸까.


아직 어린 나로서는 잘 이해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촉촉한 눈만큼은 그녀들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오랜만에 허전했던 나의 마음이 채워지고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지 알았다.



“흠, 좋은 이야기로군요. 그렇다면 그 때에 알게 된 삶의 목적이 있나요?”


“아직 장기적으로는 생각하는 중이지만 이번 본선에서의 목표만큼은 확실합니다.”


심호흡 한 번. 이제 대답할 차례다.


이 순간을 위한 5번째의 도쿄 방문이다.


“저의 목표는 러브라이브의 심장이 되는 것입니다.”


“흐음, 심장이라고 하면 인체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죠. 누구나가 주인공이 되고 싶어하지만 왜 굳이 심장이 되려고 하시나요?”


“심장은 마음과 중심, 그리고 동력의 은유적 표현으로 사용됩니다. 여기서 ‘주인공’이라는 것은 중심이 되고 싶다는 뜻이겠죠. 하지만 저는 마음과 동력 역시도 되고 싶었습니다.”


“저희가 얻었던 삶의 방향과 모두와 함께하려는 마음을 담아 이번 본선에 임하겠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저희의 음악을 듣고 삶의 동력을 얻을 수 있도록 저희 역시 열정을 쏟아 노래하겠습니다. 모두에게 가장 가까운 심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가 지금까지의 라이브에서 얻었던 기쁨과 설렘은 지금도 이 몸 속에서 하나가 되어 저를 뛰게 하고 있습니다. 그 때부터 러브라이브의 심장에 가까워지고 싶다는 생각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심장이 되고 싶다는 바람이 되었고 예선 후에는 될 것이라는 확신으로 변했습니다. 모두에게 잊지 못 할 기억을 안겨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LoveLive 본선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타카미 치카 양. 타카미 양과 팀의 노력으로 이번 대회에서 꼭 결실을 거두길 바라겠습니다.”


꾸벅


하고 마무리 인사를 하니 맞은편에서 미소로 화답해주었다.


문을 열고 돌아온 대기실.


휴대폰을 켜니 쇄도하는 친구들과 멤버들의 문자와 연락.


‘치카 씨! 지금 끝났나요?’


‘잘 했어? 긴장해서 혀 씹지는 않았지?’


‘올 때 기념품은 잊지 않았지, 치카짱?’


“킥킥킥... 이것들이...”


하나하나 답장하며 건물을 빠져나간다.


조금 옛날 이야기로 서두를 뗐다, 우리가 꼭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 그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했다 등등 여러 가지 대답을 해 주었다.


“치카!!”


“아, 언니!”


후다닥 저 멀리에서부터 달려오는 것은 차 옆에서 서있던 미토 언니.


그리고 그 옆에는 시마 언니도 미소지으며 기다리고 있었다.


“짜식, 이야기 잘 했어?”


“누구 동생인데. 당연히 잘 했지, 히히히.”


“오오, 자신감~”


“으짜짜- 이제 집으로 가자!”


“도쿄에서 볼 일은 다 끝난거야?”


“물론 다 했고말고. 인터뷰도 잘 해냈고, 선물도 별 건 아니지만 좋아해들 주겠지?”


“에잇, 내 동생 다 자랐구만!”


“우왁! 머리 비비지 마! 헝클어진다고오!”


“내 맘인데~ 히히히히.”


“너희 둘은 이제 적당히 하지 그러니...”


““네엥~””


이라고 대답하고는 다 같이 차에 올라탄다.


편안하게 앉아 하늘을 보니 슬슬 해가 져가는 시간.


계절은 반대지만 그 날과 시간만은 똑같았다.


꿈의 연쇄는 끊이지 않는다.

프로브 2017.08.07 09:07:13
홍대새우튀김 2017.08.07 09:25:18
코코아쓰나미 오홍 2017.08.07 10:5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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