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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물갤문학]한 여름에 유니콘과 눈보라
글쓴이
LittleDe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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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1279200
  • 2017-07-28 18:28:46


"싫어! 이런 바보같은 의상 안입어!!"


요시코가 발을 동동 구르며 역정을 낸다.


그 역정 앞에서 기대에 찼던 요우의 표정에 그림자가 드리운다.


"이게 뭐야!! 멋진 의상을 만들어 준댔으면서! 이건 그냥 유치원애들 재롱부릴때 입으면 딱이잖아!"


"요시코양! 말이 너무 심합니다!"


"맞아유! 요우쨩이 열심히 만들었는디 마음에 안든다고 그렇게까지 말할 필요는 없잖아유!"


"싫어!!!


무조건 싫어!!!"


소꿉친구와 학생회장의 꾸지람에도 요시코는 투정을 멈추지 않는다.


"이 요하네의 이미지와 하나도 맞지 않는 의상따위 입을까보냐! 뿔도 바보같고! 꼬리는 또 뭐야!


역시 블랙 사이클론을 컨셉으로 잡았어야 했어!"


"내가 보기에는 충분히 귀여우니까... 


일단 입어보자 욧짱?"


"그래그래! 분명 이쁠꺼야!"


치카와 리코가 위로해보지만 타천사를 진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흥! 입발린 소리 아무리 해봤자 난 안입을꺼니까!!


그리고 요.하.네라구!!!"


메--롱!


요시코는 혀를 있는 힘 껏 내밀고는 그대로 부실 후문으로 도주한다.


"삐깃! 요시코짱 도망쳐버렸어!"


"어쩔 수 없네... 갔다올게~"


카난이 멋들어지게 경례를 하고서 도주한 타천사를 쫒아간다.


"요시코짱..."


침울하게 옷감을 만지작거리던 요우가 힘들게 입을 뗀다.


"마음에 안들었으려나..."


밀려오는 실망감과 슬픔을 감추기 위해 다시 입을 앙다물어보지만 조금 촉촉해질랑 말랑하는 눈망울은 숨겨지지 않는다.


나머지 맴버들도 이런 요우에게 차마 함부로 말걸지 못한 채 애꿎은 땅만 쳐다본다.




"그런데 요우짱, 어째서 이렇게 디자인한거야?"


예상 외로 카난의 요시코포획이 늦어지자 몇몇(다이아, 하나마루)은 요시코 추적 지원을 위해 부실을 나섰고, 리코와 치카는 일단 작곡을 위해 음악실로 갔다.


결국 부실에 남은 건 루비와 마리, 그리고 요우.


"우으... 마리짱도 의상이 별로라고 생각해?"


소심한 루비, 혹시나 마리도 의상에 대해 뭐라고 하면 어쩌나 싶어 조심스레 되묻는다.


"No~ Me는 정말 큐트하다고 생각합뉘다!"


"삐깃? 그런데 왜?"


"요시코짱의 기대에는 일부로라고 생각될 정도로 엇나갔다는 거지. 


요시코짱이 바란 건 이게 아니란건 요우짱도 알텐데?"


'극지방의 폭풍을 뚫은 포효하는 천마... 크큭... 이몸은 그런 신수를 다루게된다는 말인가!'


이런 믿기 힘들 정도로 오글거리는 꿈을 꾸던 요시코였다.


블랙 사이클론을 지지한 요시코였지만 검은 이미지가 어울릴지 모르는 요우를 배려해 유니콘 블리자드로 한 발 양보했다.


대신 얼음을 다루는 마법사같은 의상을 바라며 눈폭풍 눈폭풍 노래를 불러대던 요시코.


그녀에게는 자신의 기대와 정 반대되는 조랑말같은 디자인이 적잖은 충격이었을 것이다.


그 증거로 요시코는 여태까지 여러 의상들을 군소리없이 입어왔다.


꽤나 배신감을 느꼈던 것 같다.

 

"뭐... 물론 요시코짱의 취향은 모르지는 않지.. 아하하..."


요우가 겸연쩍게 볼을 긁적인다.


"뭐 처음에는 나도 좀 더 세련되게 만들어볼까~ 싶었는데 말이지..."








"으와아... 쏟아진다 쏟아져~~"


의상 재료를 구하기 위해 누마즈에 들렸을 뿐인 요우한테 구멍뚫린 하늘이 너무 무심하다.


이미 양말 사이는 찝찝한 축축함에 젖어버렸지만 뭐 이런날도 있지~ 싶어서 넘어간 요우였다.


결국 기왕 이미 젖은 거 있는 힘껏 달리기로 결정한다.


"우오옷! 전속전진 요소..."


그대로 내달리려던 그 때,


요우의 눈에 익숙한 남색 동그라미가 들어온다.


저 경단...


"요시코...짱?"


수영부 연습 때문에 귀가가 늦었던 요우보다 한참 전에 집에 돌아갔었던 요시코.


교복까지 그대로 입은 채 공원 근처를 서성이고 있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빈 손이 아니었다.


요시코는 오른쪽 겨드랑이와 팔이 맞닿는 부분에 겨우 우산을 끼운 채 꽤나 커보이는 종이 상자를 들고 있다.


"어~이! 요시코짱!"


요우의 부름에도 요시코는 대답이 없다.


빗소리 때문이라고 해도 꽤나 크게 불렀을텐데...?


"요~시~코~짱!


요싴..."


요시코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던 요우의 말문이 막혀버렸다.


우산 아래에서 보이는 퉁퉁 부어버린 채 아직도 닭똥같은 눈물흘리는 눈,


서럽게도 훌쩍이는지 계속 들썩이는 어깨.


요우는 잠시 우산을 뚫고 빗물이 샜나 고민했지만 곧 그럴리가 없다고 판단한다.


눈두덩이를 보아하니 꽤나 오래 운 것 같은데도 여전히 울음을 그치지 않는 요시코.


그렇게 울면서 상자를 잔디밭 옆 가로수 아래에 내려놓는다.


요시코는 그대로 쪼그려 눈을 비비더니 자리를 박차고 뛰어가버...


리지 못하고 다시 쪼그려 앉는다.


"... 으아아앙... 흑... 으흑... 우으..."


빗소리를 뚫고 들리는 소녀의 울음에 잠시 멍때리던 요우의 정신이 번쩍 되돌아온다.


"요시코짱!!!"


순식간에 요시코에게 뛰어간다.


"요...우... 흐.. 후으... 으..."


눈물콧물 범벅이 된 채 요우를 돌아보는 자칭 타천사.


"왜그래!? 무슨 일이야 요시코짱!?"


"... 고양이... 훌쩍..."


"고양이!?"


야옹...


당황하는 요우에게 가냘픈 울음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움직여 요시코 너머를 보니 종이박스 안에 있는 건 조그마한 검은 고양이.


비록 아직 아기같지만 꽤나 사람의 손을 탔는지 조그마한 발바닥들을 요시코의 무릎에 에 올린 채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그녀의 조그마한 손가락을 핥아주고 있다.


"엄마가... 으우... 엄마가... 절대 안된데... 흐엥...


계속... 나는 키우자고... 안된데... 끄우으으...


그래서... 다시 갔다놓으려고... 그치만... 그치만... 으앙!!"


훌쩍임에 더해 빗소리까지 거드니 너무나도 알아듣기 힘든 징징거림,


하지만 요우는 이미 상황파악이 끝났다.


방금 전까지 오늘의 습도같이 꿉꿉했던 마음이 따뜻해진다.


요우는 서러움이 폭발해버려 애같이 펑펑 울고있는 꼬마를 상냥하게 쓰다듬는다. 


"요시코짱은 아기 고양이가 불쌍한 거구나?"


"응... 엄마는 자꾸 동물 병원에 맡기거나 다시 갔다놓으래..."


"그럼 동물병원에 맡기는게 낫지 않아?"


"그치만... 여기 두면 누가 데려갈지도 모르잖아...


그런데 비가 와서... 하지만 동물병원에 두었다가 아무도 안데려가면... 그러면...!!"


이런... 아무래도 요 꼬꼬마는 동물병원이 매정한 곳인 줄 아나보다.


"요시코짱, 동물 병원은 그렇게 냉혈안들만 있는 곳이 아니라구?"


"흑... 정말? 아무도 안데려간다고 막 실험재료로 쓰거나 먹지 않아?"


아무래도 요시코가 무언가 동물과 병원에 관련된 무시무시한 무언가를 본 것 같다.


책이던 게임이던 아마 동물병원에 관련된 끔찍한 것임이 틀림없다.


"푸하핫! 그런 짓 안하니까 걱정마!


새로운 가족을 찾아 줄 때까지 잘 돌봐줄꺼야."


"정말? 정말이지?"


"물론이지! 나도 치카짱이랑 시이타케 데리고 많이 가봤는걸?"

눈을 한번 더 비빈 요시코의 표정이 한 결 밝아진다.


그 표정을 보니 화창한 날씨에서보다 더욱 푸근해지는 요우였다.



[있지있지!! 칠흑의 아포칼립스 켓이 드디어 새로운 계약자를 찾았데!!]


[역시 내가 사역마 삼으려하던 검은 야수! 스스로 숙주를 찾아 떠난건가.. 후후후!]


이 실없는 라인 내용을 요우 나름 해석해본 결과 아무래도 고양이가 가족을 찾은 것 같다.


그 날 이후로 요시코짱은 계속 동물병원을 확인해본걸까?


그 모습이 떠오르니 저절로 요우의 입가에 미소가 걸린다.


그렇게 아기 고양이 하나 때문에 울고 웃는 요시코...


... 바로 이거다.





"요시코짱, 실은 이렇게나 착한 아이니까.


왠지 요시코를 닮은 순수하고 귀여운 이미지를 구현하고 싶었달까...


진짜 강해보이고 멋지기만 한 분위기는 왠지 다가가기 어렵달까? 그보다는 이런 귀여운 조랑말이 우리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했어.


누구에게도 따뜻하고 상냥한 마음씨를 가진 귀여운 유니콘은 누구와도 친해질 수 있으니까!


뭐, 본인에게 어필을 못한 것 같지만... 헤헷~"


두 손을 머리 뒤로 넘겨 깍지낀 채 실없이 웃는 요우.


하지만 이야기를 들은 루비와 마리는 꽤나 감명받은 것 같다.


"요시코짱... 아기 고양이를 위해..."


"겉은 지옥을 지배하는 거침없는 타천사! 하지만 그 속은 상냥한 아이!


라는거네?"


"응! 상냥한 요시코야 말로 요시코다운 진짜 모습이라고 생각하니까."


"루비도 상냥한 요시코짱이 좋아!"


"흠... 이런 요우짱의 마음을 욧짱이 몰라주다니... What a shame..." 


"어쩔 수 없지, 유니콘 블리자드의 의상은 새로 만드는걸로~"


"삐기이... 요우짱이 마음을 담아 만든 의상이..."


"문제없어! 전력으로 요소로다!"




"... 라는데?"


"으... 요우 바보... 비밀로 하랬는데..."


후문 옆에 벽 뒤에서 3학년 선배의 넓은 품에 허그당한 타천사가 조그맣게 불평한다.


비록 자신을 등지고 있었지만 카난은 조그마한 머리 너머에 있는 새빨개진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나도 이런 착한 요시코가 좋다구?


요우도 분명 요시코의 이런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을 꺼야."


"므... 요하네라구..."


잠시 입을 앙 다문 채 고민하는 요시코.


"안도망갈테니까 놓아줘..."


"옳지~ 착한아이네~"


잠시 카난을 흘겨본 뒤 심호흡을 한 채 부실 문을 활짝 연다.


"삐기이이잇!? 요시코짱!?"


"요 요시코짱!?


"Oh! Fallen Angel!"


"마리빼고 저~~~언부 오답! 어 어쨌든..."


요시코가 잠시 딴청을 피우며 뜸들인다.


그러다 어렵게 말문을 연다.


"그... 눈속임 작전도 나쁘지 않아."


"에?"


"순진한 이들을 속여 타천시키는 것도 나쁘지 않으니까...


그러려면은 희생양들에게 섞여 천천히 검게 물들이는 것도 좋아..."


"응?"


이번에는 도통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는 요우.


나머지 맴버들도 고개를 갸우뚱한다.


"그 그러니까!!! 적을 속이려면 적처럼 보이는게 최고야!!


스파이같은 느낌!? 그래! 


순진한 양... 아니 말의 탈을 쓴 채 안심하고 접근해버린 예비 리틀데몬들을 모두 타천시킬꺼니까!


그러니까... 입을래, 그옷..."


겨우겨우 말을 끝낸 요시코는 부끄러움이 배가 되었는지 고개를 푹 숙인다.


"엣... 정말이야?"


요우의 커다래진 눈이 요시코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 이제보니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 그 옷..."


조금 눈물방울이 맺히긴 했지만 요우의 얼굴에 기쁨이 활짝 핀다.


"요~~ 시~~ 코~~ 짱~~!"


"으왓! 붙지마!!"


"분명 귀여울꺼라구, 우리 둘!"


"알았으니까 좀 떨어져!!"


이번에는 요우에게 허그당해 발버둥치는 요시코.



'잘 되었네?'라고 하는 듯이 눈빛을 쏘는 카난에게 루비와 마리는 훈훈한 미소로 화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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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히히히히히히히힣히히히히힣 이히히히히히힣 회로 돌아간다!!


너무 개억지로 돌려서 뇌가 베베 꼬여 끊어질 것 같다!!! 에헤헤헤헿!!


김데몬 2017.07.28 18:31:17
LittleDemon♡ 하지만 이런 회로라도 안돌리면 감당할 수 없어, 뿔ㅜㅜㅠ 2017.07.28 18:32:58
프로브 2017.07.28 18:33:25
송포과남 2017.07.28 18:33:51
암가치킨 필력 ㅗㅜㅑ 2017.07.28 19:09:00
핀펫 뇌 : 펑! - dc App 2017.07.28 19:13:35
핀펫 님 직업 글쟁이에여? - dc App 2017.07.28 19:14:02
LittleDemon♡ ㄴ 아니 그냥 지나가는 리틀데몬... 2017.07.28 19:14:38
핀펫 오늘 선자랑 요우 안고 잡니다 ㄱㅅㄱㅅ - dc App 2017.07.28 19:18:28
불토리 빛과 어둠의 욧성.. 2017.07.29 01:22:02
코코아쓰나미 2017.07.29 02: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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