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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SS] 카난 "Happy Party Train to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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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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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gall.dcinside.com/sunshine/1267481
  • 2017-07-12 15:59:48
  • 39.120.*.*

“읏차차...”


터터엉


하고 두 개의 산소통이 나란히 선다.


그 옆으로는 나란히나란히 일렬로 예쁘게 서 있는 통들이 나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었다.


“카난, 이걸로 마지막이니?”


뒤를 돌아보니, 내가 가져온 것처럼 산소통을 들고 오시는 아버지가 계셨다.


괜찮다고 말씀드려도 한사코 거절하시더니 끝내는 같이 마무리 작업을 도와주셨다.


“예, 그게 마지막이에요.”


마찬가지로 산소통을 예쁘게 세워두시는 모습을 보니 왠지 기분이 짠해졌다.


하지만, 그게 왜 그러한지는 알지 못했다.


“장구류는 다 씻어서 건조기에 넣었고, 산소통도 모두 처리했으니 완전히 끝난 거로구나. 아이고, 힘들었다.”


“아빠도 참, 이 전까지만 해도 매일 하던 작업이었잖아요?”


“병원에서 지내다 보니 몸이 많이 약해진 것 같아, 하하하. 우리 딸 아니었으면 이 일을 어떻게 다시 시작할지 눈앞이 깜깜해졌을거야.”


“그런 소리 마시고, 얼른 회복할 생각부터 하셔요. 자식 걱정시키는 것도 이 정도면 충분히 하신거예요.”


“으하하하하! 알았다 알았어! 그렇게까지 말해준다면야 나도 그거에 받아줘야겠지.”


예선이 끝난 후 여름방학이 아직 남았을 시점, 친구들과 동생들은 물놀이를 하러 우리 가게를 기습했다.


속으로는 기쁘면서도 놀라서 진지하게 타박하려고 했지만 얼굴로 드러나는 표정에서 다 드러났는지 여느 때와 다를 바 없이 장난치며 노는 것으로 하루가 갔다.


그렇게 놀고 나서 갑작스럽게 요우에게서 나온 제안은,


“야간 다이빙을 열면 어떨까?”


...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야간이라는 위험성 때문에 안 된다고 단언했지만, 이 녀석들은 절대로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집으로 가면서 씨익하고 웃으면서 재잘거리는 것을 보아하니 아마 Aqours 때처럼 치밀하게 밀어붙이겠지.


가게로 비집고 들어와서는 일정을 세세하게 살펴보고서는 시간표를 짜기도 했고 야간에 직접 바다로 나가 위험한 곳과 그렇지 않은 곳, 그리고 볼거리가 많은 핫스팟을 직접 조사하기도 했다.


뭐, 물론 그 과정에서 나를 강제로 끌고 가서 도와달라고 빌어댄 것은 있지만...


그래도 같이 하면 즐거우니까.


같이 작전을 짜고 계획을 세우고 만들어나가는 것이 재미있으니까, 무심코 동참해버린 걸지도 모르겠다.


바다의 조사를 마치고 정비를 위해 가게로 돌아와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입간판이 만들어져있었다.


나의 수영복을 입은 전신사진이 박힌 입간판에는 <야간 작전>이라는 패기가 넘치는 제목이 적혀있었다.


다만 그 아래쪽에는 여자애들이 만든 것 답게 귀염귀염하고 재미있는 장식들과 함께 체험 내용과 코스, 위험성에 대한 예고 등 생각보다 꼼꼼하게 정보를 전달하고 있었다.


“저... 저거! 저 사진! 뭐야 저거, 언제 찍은 거야!!”


“아, 그거요? 예선 전에 저희 언니가 찍어놓은 것을...”


“아앗! 루비이이잇! 우리 뭔가 할 일이 많았잖아요! 얼른 와서 이거나 도와주시죠!”


“삐기이이이!”


아 그래.


다이아가 범인이겠다?


“다. 이. 아?”


“어....”


흐음, 이것이 바로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다는 것이군. 흐음흐음.


아마 다이아도 다 생각이 있으니깐 이런 것을 도와주는 거겠지.


그 전에도 그랬으니까.


그렇다면 그걸 인정해 주는 것이 좋겠지.


“어휴. 그래서, 잘 된 거야?”


“아 예... 완성하기는 했는데...”


“됐어. 그러면 됐지 뭐. 고생했어. 고마워!”


그 말을 듣고서야 질겁한 얼굴을 풀고 방긋 웃는 친구를 보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완전히 풀어진 채로 자리로 돌아가다가 마리와 동생들에게 놀림당하는 것은 덤.


계획할 때부터 당황스러움의 연속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뭐, 재미있을 듯하다.



주중에 이틀간의 홍보 기간을 가지고 마침내 금요일 밤.


앞으로 3일간의 주말 야간 다이빙이 시작됐다.


손님들이 올 것이다, 라고 생각해 나름대로 각오를 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많은 손님에 입이 벌어졌다.


같이 손님들을 맞이하는 친구 동생들도, 우격다짐으로 도와준다하셨던 아버지도 놀라워하긴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많은 손님들이 몰리는 경우는 거의 없었거든.


아무튼, 간신히 마음을 가다듬고 다이빙 규칙을 이야기했다.


왠지 평소보다 사람들의 눈이 반짝이는 것이 느껴지는데 아마 야간에 나간다는 스릴감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아마...도?


아무튼 꽤 지루할 수 있는 설명을 잘 들어주셨고 간간히 동생들이 진행하는 퀴즈 코너에서도 높은 관심을 가져주셨다.


이어서 대망의 다이빙 순서.


각자 수트를 챙겨 입고 각자 오른손에 줄을 매어 놓았다.


수중 플래시로 여기저기를 비추니 다같이 공기방울을 내면서 감탄하기 바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플래시를 끄고 물 속에서 바라보는 달빛을 끝으로 야간 다이빙을 마무리했다.


3일 모두 큰 사건 없이 마무리되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카난~”


어, 어라?


잠깐 졸았던건가, 하하 나도 참...


“허허허, 많이 졸렸던 모양이구나. 집에 도착했으니 얼른 들어가자.”


“네엡”


의자에서 일어나니 으아악!


오랜만에 힘을 쓴 탓인지 허리랑 엉덩이에 알이 배긴 모양이다.


최대한 아프지 않게 어기적거리며 차에서 내려 문으로 향한다.


그러자 문 앞에 계셨던 어머니는 쓴웃음과 함께 여자애가 밤늦게 돌아다니면 위험하다는 타박으로 맞이해 주신다.


“아하하, 죄송해요. 죄송.”


이라 대답하며 같이 집으로 들어간다.


“카난, 먼저 씻을래, 아님 내가 먼저 씻을까?”


“아빠 먼저 하세요~”


“빨리 하고 비켜줄게.”


후다닥 손만 씻고 나온 뒤 tv를 켠다.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하는 날, 시간에 맞춰서 보기 위해 미리미리 예약을 잡아 놓는다.


“웅... 뭐 씹을거리 없나...”


“카난아 이제 씻으렴.”


언제 봐도 아버지 씻으시는 속도는 정말 빠르다니깐.


옷을 챙겨 화장실로 들어간다.


차분하게 샤워기에 몸을 맡기고 있자니, 알 수 없는 허무함이 내 마음을 덮쳤다.


고요함과 허무함, 그리고 이어지는 서글픔.


왜 갑자기... 이렇게 마음이 무거운거지?


야간 개장도 성공적으로 끝마쳤고 친구들과 놓친 것도 없을 것이었다. 그런데 왜...


나도 내 마음이 왜 이런건지 알 수가 없어 한동안을 욕조 바닥에 앉아있었다.


바깥에서 어머니께서 부르는 소리가 들려 옷을 입고 나오니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이미 반쯤 진행된 상태였다.


쯧, 본방사수는 다음 기회로 날아가버렸네.


“식사를 한 지 꽤 돼서 출출하지?”


하면서 어머니께서 가져오신 것은 적당히 과자가 담긴 접시와 함께 얼음이 두세개 띄워진 보리차.


“와, 마침 더웠는데. 고마워, 여보.”


“잘 먹겠습니당~”


하면서 과자를 입에 문다.


처음에는 아무런 맛도 느껴지지 않지만 바삭한 식감과 함께 천천히 차오르는 달달한 향기.


이래서 내가 이 과자를 좋아한다니까.


보리차를 한 모금 마시고 내려놓았을 때 아버지는 입을 떼셨다.


“요새 지내는 건 좀 어떠니?”


“지내는 거라... 학교 1학기는 그럭저럭 잘 마무리 했고, 스쿨아이돌... 잘 하고 있고, 이번에 야간 개장도 아빠가 도와주신 덕분에 무사히 끝났고, 재밌게 지낸 것 같아요. 왜요?”


“그러니? 오늘 종일 뭔가 걱정이 있는 것처럼 얼굴이 좋지 않아서.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하고 걱정했거든.”


“에엑! 하루 종일요?”


아버지께선 고개를 끄덕이시면서 컵에 입을 대셨다.


하루 종일 그랬다니, 나 무슨 생각을 했기에 그렇게 드러내버린 거지?


아 맞아.


계획할 때에도 모두를 보면서, 다이빙을 하면서도 헤어지면서도, 이 모든 순간들이 지나가는 것들이


‘아쉽다.’ 라고 생각하는 때가 많아졌다.


지금 아무리 즐거워도 조금 있으면 헤어져야 하니까, 끝나버리니까.


그래서 지나가는 시간을 붙잡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아마... 시간이 흐른다는 게 무서워서 그랬던 것 같아요.”


아버지는 아무 말 없이 내 눈을 바라보고 계셨다, 너의 이야기는 가치있다는 것처럼.


“아무것도 없이 끝내는 것이 너무 싫어서. 그래서 열심히는 하는데 사실은 뭔가 더 가치있게 쓸 수 있지 않았을까 후회하기도 해요. 그러다보니 즐겁고 행복한 와중에도 괜히 울적해지고... 뭐, 이 정도예요.”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시던 아버지는 이야기를 다 듣고는 당신의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나도... 너처럼 친구가 있었단다. 여러 친구들이 있었지만 지금 다이아나 마리씨처럼 항상 붙어다니는 친구. 항상 붙어다녔었지만... 어느 날 갑작스런 지진으로 더 이상 만날 수가 없게 되어버렸어.”


“너무 억울했어. 성격은 마치 불 같았지만 다른 사람을 돕고 양보할 줄 아는 친구였지. 왜 그런 녀석을 데려가야 했냐고 신사에 가서 행패를 부리기도 했어.”


“그러면서 오랜 시간이 흘러서야 이렇게 삐뚤어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됐지. 이미 장례식도 마친 마당에 후회하고 화내봤자 다시 돌아올 수는 없는 일이라고.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는 이 고통을 받지 않게 하려고 마음먹었어.”


“그런가요...”


“카난, 내 딸아. 한 번 안아도 괜찮겠니?”


말없이 팔을 앞으로 벌렸다.


언제나 믿을 수 있는 아버지의 두 손이 등을 여러 차례 두드려주었다.


“너는 언제나 최선을 다해 살고 있단다. 이 전까지도, 그리고 지금도 말이지. 그러니까 너의 행동과 생각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지 마. 시간은 항상 너의 편이야.”


“우리 모두는 가장 기쁜 날을 향해 가고 있는거야. 그러니까 너무 겁먹지 마. 사람과 헤어졌을 때는 언제든지 연락해서 만날 수 있어. 다시 만나서 이야기하고 놀고 함께할 수 있어. 그러니 너도 당당하게 그 날을 위해서 기다리자꾸나.”


가슴을 시리게 하는 아픔이 언젠가부터 사라져있었다.


그토록 답답했던 머릿속도 술술술 풀려 한 층 가벼워졌다.


어머니께서도 뒤에서 껴안으시면서 내 마음이 진정되는 것을 도와주셨다.


보리차가 담겼던 빈 투명 유리잔에는 차가운 물방울이 맺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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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수업시간에 멍하게 있다가, 그리고 쉬는 시간에 틈틈이 적어둔 어구들을 모으니 그 양이 꽤나 많았다.


어느 날에는 이것을 치카에게 들켰는데 난데없이 입을 쩍 벌리면서 리코에게 뛰어가버리는 것이었다.


“야! 치카, 잠깐만! 어디로 가져가는거야!!”


“이건! 우리 Aqours의!! 소중한 보배인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지니 괜히 부끄러워져서 필사적으로 잡으러 뛰어다녔다.


이후 이 방과 후의 추격전 이야기가 다이아에게 흘러들어가니 공포의 웃음을 보여주었다.


나는 피해자 쪽이기도 하고 가사를 썼다는 다이아의 이야기로 정상참작되었지만 치카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겠다.


아 잠깐?


가사를 썼다고?


내가?


다이아에 의해 반 강제로 보여진 나의 ‘가사’는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에게 읽히게 되었다.


그것도 꽤나 밝은 멜로디의 음악과 함께.


이 억지스러운 상황에 말려드는 것, 언제나 약간의 짜증을 동반하기는 하지만 이 설레는 기분은 나쁘지 않다.


내 앞으로의 마음가짐이 담긴,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나의 메시지.


그 것들은 이 3분 안에 모두 담아 노래해낸다.


모두와 함께, 기쁘게.


Happy Party Train to Go!

ㅇㅇ 개추 223.38.*.* 2017.07.12 16:01:46
아페투오소 2017.07.12 16:02:20
아페투오소 개추 2017.07.12 16:02:21
아쿠아는 사랑입니다 카난 개추 121.137.*.* 2017.07.12 17:17:08
ㅇㅇ 오... 감동 122.35.*.* 2017.07.12 17:3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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