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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SS] "저는 쿠로사와 루비, 좀비 세계를 살아가고 있습니다."-1
글쓴이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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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1214593
  • 2017-05-16 11:09:54
  • 39.120.*.*

에필로그 : http://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sunshine&no=1212393


쿨럭 커흐윽, 목이 너무 아프다.


방금 전까지 울었던 탓이었을까, 몸에는 힘이 빠져 일어나는 것 조차도 쉽지가 않다.


온 몸에 타박상과 피얼룩이 묻어있었고 아침의 깨끗했던 교복은 여기저기 찣어진 채였다.


내 친구 하나마루와의 약속을 맺기 직전, 그녀는 정신을 잃고 손을 떨어뜨려버렸고 앉은 채로 다시는 움직이지 않는다.


그 앞에 있는 요시코는 망부석 같은 하나마루의 무릎에 누워 지나치게 조용히 자고있었다.


저 옆에 조금 떨어진 곳에서는 마리 선배와 카난 선배가 손을 맞잡고 나란히 엎드려있었다.


그리고 내 뒤에 있는 오하라 가 헬리콥터의 불타는 잔해만이 이 어두운 밤 속의 비참한 광경을 밝혀놓고 있다.



아와시마로 가기 위한 이름모를 차량은 완전히 파괴된 상태.


그 주변에 쓰러져 있는 얼굴이 파란 사람들, 사람들, 그리고 다른 사람들.


이 적막함은 살아있는 사람이 나 자신뿐이라는 것을 상기시킨다.



그 누구도 없다.


하나마루와 뒤져봤었던 가게들은 모두 식료품이 바닥이었다.


그 무엇도 할 수 없다.



더 이상 살아갈 수 있다고 장담하지 못한다.


외롭고 쓸쓸하다.


허무하다.


없다.


없어.


없어....



살 수 없어...


 

주변에 떨어져 있었던 유리조각 하나를 집어든다.


미안해 하나마루, 나는 생각처럼 그렇게 강하지 않아.


어쩌면 너를 지킬 거라고 생각했던 것도 내 자만일거야.


너는 자신처럼 되지 말라고, 자신을 쏘라고까지 했지만...


나도 따라갈게.



유리조각의 날을 손목 위로 올린다.


괜찮아, 아픈건 한 순간이니깐.


조금만 버티면 모두가 있는 곳으로 갈 수 있잖아?



지는 너무 늦었지만 루비는 꼭 살아줘유.



멈칫



가서 헬기를 불러올게, 그때까지 움직이면 안돼!



....



'여기 도시락이에요. 배고프셨죠? 힘내서 도망치세요. 저로부터도 멀어지셔야 해요'



부들...



안심하세요 루비. 무슨 일이 있어도 언니가 지켜줄게요.



땡그랑


충분히 울었다고 생각한 눈에 다시 눈물이 고인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가슴이 뜨거워진다.


"내가 대체 뭘 할 수 있다고! 나한테 자신의 목숨까지 걸어버리고! 대체 나 따위가 뭔데 당신 자신보다 소중하냐고!!"


많은 사람들이 희생해서 지켜준 내 목숨. 내 정신. 내 기억들.


이대로 그들의 기대를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리기에는 너무나도 소중한 것이었기에, 나는 다시 일어선다.


내일을 향하기 위해 티켓을 끊는다.


그래야만 한다.



앞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여러가지가 필요하다.


또한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도 많은 것이 필요하다.


식료품, 이동 수단, 통신 수단, 그리고 의약품들


이 망할 좀비 병원균의 성질과 환자의 상태 체크, 그리고 대응 방법.



가장 가까이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하기로 했다.


앉아있는 옛 내 친구의 몸을 건드려본다.


반응은 전혀 없구나... 좀 더 대담하게 해 보자.


하나마루를 눕히기 위해 손목을 잡았더니, 희미하지만 맥박이 느껴졌다.


숨을 들이쉬고 가슴에 손을 댄다.


나의 고동보다는 많이 느리지만, 확실히 심장이 뛰고 있다.


요시코도, 카난 선배도 마리 선배도, 모두 심장이 뛰고 있다.


아직 혼자서만 살아있는 것이 아니야!

 



--------------------------------------------------------------

 

 

이틀에 걸쳐 사람들을 모두 바르게 눕히는 일을 해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들은 모두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에 수월하게 진행한 것 같다.


온 몸이 녹초가 되어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땅바닥에 드러누웠다.


하핫, 이거 내일쯤 되면 연습 첫 날처럼 분명히 온 몸이 쑤시겠지? 하며 웃어보았다.


하지만 그 동안 언니가 준 도시락을 빼면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는 생각이 미치자 뱃속이 공허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배가 등에 맞붙는다라는게 이런 느낌이구나...


간바루비!

나만의 구호를 외치며 일어났다.


살기 위해선 많은 것이 필요하다. 먹을 것이, 당장.


마을 회관이라면 아마 대피소에 구호물품이 어느 정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방송 장치도 있겠지.


그것을 이용해 구조 신호를 보낸 다음, 생존자 모임을 찾아 뒤를 생각해야 한다.


평화롭게 자고 있는 푸른 사람들을 뒤로 한 채 나는 회관으로 향한다.


아차! 기도를 잊고 있었네.

뒤를 돌아본다.

고개를 숙인다.

손을 모은다.


"하늘에 계신 우리의 아버지시여, 저에게 이 사람들을 지킬 수 있는 힘을 주소서. 제가 이 사람들을 구할 때까지 이들을 보호해 주시옵소서. 그들이 가졌던 저에 대한 믿음을 증명할 수 있도록 해 주시옵소서. 예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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