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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물갤문학] 다이마루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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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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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gall.dcinside.com/sunshine/1211753
  • 2017-05-13 16:04:27
어떻게 하루를 보냈는지, 무얼 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아니 다른 생각을 할 여유조차 없었다.

머릿속엔 온통 한 생각뿐이었다. 쿠로사와 다이아.

대체 그 행동의 의미는 뭐지? 왜? 그 말들의 의미는? 어떤 의도였던거지?

그리고 내 마음은 왜 흔들렸던걸까? 왜 그 사람의 한마디에 내 다짐이 무너진거지?

혹시...내가 다이아 언니를 특별하게 생각하는걸까?

그러한 마음은 이윽고 접어진다. 그래선 안된다. 소중한 친구의 언니잖아? 어린시절을 같이 했고 오랜기간 같이했는데 여태 그런적 없었잖아?

무엇보다...같은 여자잖아? 아니...읽었던 책 중에선 그러한 소설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언제나 소설속의 이야기일 뿐.

쿠로사와 다이아를 특별한, 루비와는 다른 소중함의 존재로 생각하기엔, 나의 최근 생각들은 어째서 나타난걸까? 그저 혼란일 뿐...

어떠한 마음인지 자신의 감정조차 제어하지 못한다...정말 못난 사람인가봐 난...

"마루쨩"

"아...루비쨩"

"최근 걱정 될 정도로 넋 놓고 있을 때가 많아졌어...얼마전에도 그랬지만 지금은 더 심한걸. 정말 괜찮은거야?"

"으응. 정말 괜찮아유...그래유! 다이어트 중이라서 그런거에유! 요즘 너무 많이 먹은건지 옷도 좀 끼는 것 같고..."

"우웅, 마루쨩 놋포빵이라던지 먹는 모습을 본지 오래 됐으니까. 다이어트 중이었구나! 그래도 우리 연습량에 따라갈려면 잘 먹어야하는거 잊지마"

"알겠시유. ...고마워요 루비쨩"

웃긴 변경거리였지만 실제로 군것질조차 하고 있지 않다. 그럴 여유가 없는걸...속이 답답해서 무언갈 먹으면 체할 것 같아.

소중한 루비쨩에게 말하고 싶지만. 당신의 언니 때문에, 당신 자매들 때문에 내가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단거 말 할 수 없잖아.

말하지 못해. 이건. 쿠로사와 루비와는 공유하지 못하는 이야기...

방과후 연습하러 가기 전, 나만의 기지로 발길을 향한다. 누구나 들어오지만 나만의 장소, 내가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장소.

책들 속이라면 안심된다. 마음이 진정된다. 책 냄새, 나무책상 냄새. 오래되어 퀴퀴한 냄새도 살짝 섞여있지만 오히려 절에서 나는 냄새도 느껴져서 안심이 된다.

누구도 침범하지 못하는 나만의 성.

"아, 하나마루씨"

간극을 찔렸다. 허를 찔렸다. 굳게 믿었던 성벽이 무너졌다. 마음에 가장 동요를 찾아오게 하는 그 사람이 문을 열자 책상에 앉아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쿠로사와 다이아.

"다...쿠로사와 선배"

너무 당황해서 말이 잘못 나올뻔했다...어째서 이 사람 앞이면 이렇게 긴장되는걸까. 이렇게 떨게 되는걸까.

실수로 내뱉은 말을 듣었던건지 못들은건지 알 수 없는 그 사람은 살며시 미소짓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곤, 다시 책으로 시선을 돌렸다.

소설을 읽고 있는걸까? 그녀에게 끌리는 시선과 신경을 애써 붙잡고 장서 정리를 시작했다.

우라노호시 여학원은 학생들이 많지도 않고 책을 읽는 학생도 극히 드물었다. 나처럼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만 오고가고,

책을 신청하기에 책 정리에 어려움은 없다. 다만 높은 책장에 닿기 힘들 뿐...

"앗..."

부주의했다. 까치발을 들고 있다 균형을 잃었다. 휘청하는 감각 후 찾아올 충격에 눈을 꼭 감았지만

우려했던 감각이 아닌 등 뒤에서 따뜻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위험해. 굉장히 위험해. 넘어지려는 날 뒤에서 끌어안아 받쳐준게 누군지 알기에. 그래서 더욱 위험해.

고맙다고 말을 해야하는데 뒤를 돌아볼 용기조차 나지 않는다.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움직일 수 없다.

지금 돌아보면 안된다고 머릿속에서 수없이 알람을 띠우고 있다

하지만 그런 마음들속에 아주 잠시. 이 따스함과 부드러움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단 생각을 했다.

"괜찮으신가요, 하나마루씨?"

"아...고...고맙습니다. 다이...쿠로사와 선배"

등 뒤에서 조금 긴 날숨과, 날 안고 있는 팔에서 조금 힘이 빠짐이 느껴졌다. 이윽고 머리칼이 밀리는 느낌과 귀 옆에서

날 나락으로 떨구는 소리가 들렸다...

"조심하셔야죠, 하나.마루."

"즈랏!"

몸이 뛰어올랐다. 숨을 들이삼켰다. 머리속이 순간 새하얗게 변했다. 단지 호칭을 빼고 이름을 불렸단거에 .

그것도 귀 옆에서 나지막한 목소리로, 간지러움과 함께 시작 된 소름과 닭살이 몸을 덮었다.

하지만 기분나쁘지 않았다. 다리에 힘이 살짝 풀릴정도로 기분좋음이 있었다. 단지 이름을 불렸을 뿐인데 달콤함이 느껴졌다

등뒤에서 안고 있는 감각이 그대로 등을 타고 전해진다, 가지런한 흑발이 내 어깨를 타고 귀를 간지럽힌다. 앞으로 살짝 뻗은 팔이

지금 날 안고 있다고 말해주고 있다.

"다 알고 있어요, 난."

"히잇!"

나긋나긋하지만 끈적한 느낌이 있는 목소리가 귀를 타고 흘러들어온다. 온 몸의 감각이 다시 곤두 선다. 이 사람 대체 무슨말을 하는거지?

무엇을 알고 있단거야?

"아, 놀랬나요...후훗"

등뒤에서 안고 있던 팔을 풀어 날 돌려세운 그 사람은 아무일도 없었단듯이 괜찮냐는 눈빛과 포근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내려봤다.

그래...이 사람에겐 이런 것도 익숙할 것이다. 루비는...언제나 이런 보살핌을 받고 있는걸까? 문득 이 곳에 없는 루비가 떠올랐다.

이런 보살핌이라면, 이런 언니라면 루비가 언제나 애교를 부리고, 언제나 그런 귀여운 모습을 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 모든걸 받아 주는 언니.

이전관 다른 생각이 들었다. 그 때는 막연히 귀여운 루비쨩이기에 다이아 언니가 소중히 다룬다고 생각했지만...이제는 반대가 됐다.

조금은 부럽단 생각을 했다. 조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이 자매는 서로의 그런 이해관계가 있기에 그렇게나 다정하고 애뜻한 행동을 한다고.

부러워졌다.

"슬슬 연습 시간이군요. 가죠 하나마루씨. 먼저 가 있겠습니다"

"아...알겠즈라..."

다시금 돌아온 호칭과, 금방 뒤 돌아버린 모습에 아쉬움을 느꼈다. 그래. 이건 아쉬움이야. 스스로 인정해...인정하고나니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긴장 된 표정과 몸이 살짝 풀린다. 새로운 경험. 새로운 느낌. 새로운 생각. 새로운 책을 보면 느낄 수 있던 그것들이 머릿속에서 싹을 피운다.

하지만...한편으론 불안함도 남는다. 아직 해답의 끈을 찾지 못했으니까. 그리고 또 다른 불안함도 있다. 스스로도 모른채 바뀌어버린 많은 것들.

그리고 왠지 모르게 루비쨩의 모습이 계속해서 밟힌다.

어째서일까...

불안해졌다. 최후의 보루였던 내 성마저도 쉽사리 함락 당했단걸 알았을 때, 그리고 이 마음이 가장 친한 친구에게 상담 할 수 없는

이야기거리란걸 알았을 때, 어렴풋이 생각들이 정리되어 가고 있기에. 이 마음이 가진 이름이 무엇인지 가닥이 잡힐수록 불안한 마음이 커져갔다.

내가 잘못됐단걸 알아버릴까봐. 여태까지 내가 알왔던 지식과 상식과 관념. 사상이 송두리째 뽑혀나갈까봐.

무엇보다. 아무렇지 않게 한번식 내 심장을 철렁거리게 만드는 그 사람이 더 이상 날 바라봐주지 않을까봐.

"하나마루쨩 오늘 루비집에 놀러오지 않을래?"

"즈랏?!"

"삐깃!? 왜...왜 그리 놀라는거야?..."

"아, 아니에유 루비. 그 갑작스럽게 말을 걸어서"

"아, 그렇구나. 미안. 헤헷...아무튼 오랜만에 루비집에 놀러와! 부모님이 맛있는 간식도 많이 사두셨고! 오랜만에 이야기도 잔뜩 나누고!"

착한, 너무나도 착한 나의 친구 루비...계속해서 말을 걸어줘도 내가 힘이 빠진채로 있어서 너무 걱정했나보다.

한편으론 고맙지만 두렵기도하다. 루비쨩의 집이란건 즉 쿠로사와家...그 곳엔 다이아 언니도 있단거니까. 내가 어떻게 될지...

하지만 루비쨩이 있으니까 단 둘이 될 일은 없을거라 생각해.

"응, 그래유. 오랜만에 파자마 파티란걸 하는거에유!"

"헤에, 마루쨩 이제 파자마파티 같은 말도 쓰는구나"

"지...지두 여고생이에유!"

"왠지 오랜만에 보는것 같아 마루쨩 버럭하는거. 자자~ 오늘은 연습도 없는 날이니까 갑시다~ 루비네집으로!"

"알겠즈라!"

"실례하겠습니다"

"들어오세요~"

"같이 온 사람이 할 얘기가 아니잖아유 루비쨩"

얼마만에 오는걸까. 아니 생각해보면 그렇게 오래된건 아니구나. 어릴 땐 자주 왔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점점 이 곳에 오는 빈도는 줄어갔다.

하지만 반대로 루비쨩이 우리집에 자주 와줬으니까. 둘다 어떤 계기도, 대화도 없었지만 서로의 상황이 바뀐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아마 원인은 나겠지...조금식 갈피가 잡혀간다.

"밥도 먹었고~ 마루쨩 루비가 뒷정리 하는 동안 먼저 씻을래?"

"지도 도와줄게유"

"괜찮아 괜찮아~ 오늘 마루쨩은 내가 초대한 손님인걸! 편안하게 욕탕에서 푹 쉬고 있어"

"쿠로사와家 욕탕은 꽤 넓지 않나유, 빠르게 정리하고 같이 씻어도 괜찮은디"

"마루쨩 할머니 처럼 욕탕에서 엄청 오래있는거 아는걸! 루비는 금방 나와야해서 같이 씻을려면 루비가 늦게 들어가야 타이밍이 맞는걸~"

"즈랏! 할머니라니유! 뒤의 말은 맞지만...그럼 먼저 씻고 있을게유"

2명 정도는 여유롭게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의 욕탕. 아마 자매들은 매일 같이 함께 씻겠지...

두 자매가 함께 등을 밀어주고 탕 안에서 나갈려는 루비쨩을 붙잡고 있는 다이아 언니를 떠올리니 왠지 나도 모르게 볼이 부풀려진다.

"어째설까유...부글부글"

커다란 욕탕에서 혼자 여유를 만끽하고 있으니 마음에도 여유가 생긴다. 쫓기고 있던 상황에서 한 숨 돌릴 정도의 여유.

긴장이 풀어진다. 이래서 목욕은 좋은거라고 혼자 할머니 같은 상상을 한다

"진짜 할머니같아..."

"마루쨩~~"

"아. 루비쨩 이제 들어오는거야?"

"아니, 미안한데 급하게 편의점 좀 다녀올게~ 마루쨩 먼저 씻고 방에서 놀고있어~"

"즈랏? 나 혼자유?!"

"루비집 익숙하잖아. 그럼 다녀올게~"

"조심해서 다녀와유"

뭔가 급하게 사야할게 생긴건가...루비쨩이라면 간식거리에 문제가 생겨서 사러 나간거겠지

얼마나 상냥한 사람인거야...

그래도 친구의 집에서, 이 큰 곳에서 혼자 있어야한다니 다시 긴장감이 올라왔다. 조금은 불편한 마음...

예정보다 빠르게 탕에서 나갈 준비를 한다.

"다녀 왔습니다"

문 밖으로 들리는 목소리...조그만하게 스쳐지나가듯 들렸지만 저 목소리의 주인을 알고있다. 갑자기 가슴이 요동친다.

루비가 없는 상황이란것이 온 몸으로 느껴진다. 또 다시 위험하단 신호가 머릿속을 맴돈다. 무엇보다 막 씻고 나온 상태란게. ..

마르지 않은 머리가, 젖은 몸에 살짝 달라 붙은 잠옷이, 붉어진 뺨이. 자신의 상황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마음을 가다듬고, 아무렇지 않게 인사를 하고 곧바로 루비방으로 들어가야겠어...

드륵

"아, 하나마루씨?"

"어..즈...즈랏..."

"욕탕에서 인기척이 들려 루비인줄 알았는데...하나마루씨 혼자 있었군요. 루비는 어디 갔나요?"

"그...편의점에 잠시..."

"그렇군요, 생각해보니 냉장고에 음료가 없었죠. 루비에게 아침에 말한단걸 잊었군요"

"네...네...지도 그렇게 생각해유..."

"그거 아나요 하나마루씨"

"즈...즈랏?!"

한발짝 다가오는 다이아 언니의 입고리는 살짝 올라가 있었다. 그리고 언젠가 봤던 그 눈동자. 빨려들어갈것 같은 그 눈...

머릿속으로 떠오른다. 지금 나는 토끼...다이아 언니는 사냥감을 바라보는 뱀...

"저희집에서 편의점까지 그리 먼 건 아니지만, 루비가 원하는 것들을 살려면 조금 나가야하죠, 특히나 루비의 성격이라면 꼭 갈거에요"

"네...네..."

"평소라면 아침에 제가 부족한 리스트들을 루비와 정리해서 귀가길에 사오죠...그런데 오늘 루비가 그러더군요. 집에 하나마루씨를 초대하고싶다고"

"네, 점심쯤 얘기했시유..."

말을 하며 자연스럽게 천천히 다가온다. 먹이를 서서히 죄어드는 뱀 처럼. 이미 내 몸은 휘감겨 있지만 그 매혹적인 눈빛에 빨려들어가

지금 자신의 상황이 어떤지 알지 못한다.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점점 다가오는 이 커다란 두근거림에 집중 할 뿐.

"네. 그래서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부족한 리스트들을"

"...즈라?"

"없으면 루비가 그것들을 사러 나갈테니까요. 하나마루씨와 저와 함께 간식으로 먹기 위해서"

"...?"

"그래야. 지금 이렇게, 단 둘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놀랄틈도 없이 순식간에 다가온 손이 젖은 머리를 옆으로 쓸어넘긴다. 높은 곳에서 허리를 꽂꽂히 세우고 날 내려본다.

입가엔 아까와 같지만 다르게 느껴지는 미소가 걸려있다. 탕속에 있어 민감해진 몸이 타인의 체온을 받아 여기저기 난리를 피운다

"하나마루"

"!?"

서로 맞닿은 볼에서, 오른쪽 귓가에서 진동이 느껴진다. 간지럼이 느껴진다. 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귓속으로, 머릿속으로 파고든다.

너무 당황스러워서 지금의 상황조차도 머릿속에 어떻게든 우겨넣어도 튕겨저 나온다.

"당혹스럽죠? 지금의 이 상황이. 당황스러웠죠? 그간의 상황들이, 혼란스러웠을거에요 머릿속과 마음이"

"어...어떻게..."

"전 하나마루를 계속 봐왔으니까요, 계속. 계속"

"즈즈즈즈즈랏?!"

"어릴 때 부터, 루비와 함께 놀러 올 때마다 바라봤습니다. 처음엔 루비와는 또 다른 느낌의 여동생이었는데. 점점 눈길을 멈출 수가 없더군요"
 그래도 동생의 친구니까. 저도 낯설음에서 나오는 감각이라 생각했습니다만... 아니더군요. 나중에 깨달았습니다
 처음엔 다이아 언니라고 했던 하나마루가, 쿠로사와 언니, 그리고 선배로 호칭이 바뀌면서 들었던 제 감정. 아쉬움이더군요"

"처음엔 저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습니다. 동생의 친구인데? 여동생인걸?...어떻게든 그런 상황을 떠올려봤지만 아니었어요"

"그리고 그러던 중에 알게 됐습니다. 하나마루가 왜 저에게서 그렇게 멀어지려고 했던건지"

"뭐...뭐..죠?"

"하나마루도 절 좋아한단걸. 그렇기에 저에게서 멀어지려고 했단걸. 루비의 언니기에 거리를 두려고 했단걸.
  자신이 가진 사상과는 동떨어진 자신의 모습에 고개를 돌리려 했단걸"

확신을 가지고 말하는 다이아 언니의 눈동자엔 자신감이 넘쳤다. 아아...그래 저 눈동자다. 빛나는 비취색 눈동자...

내가 어렴풋이 잡아가던 가닥을 그녀는 확신을 가지고 말했다. 아마 맞을거야, 나의 이유들.

그리고 동시에 깨달았다. 나 정말 다이아언니를 좋아하고있구나. 라고.

"하나마루, 스스로도 알고 있지 않나요? 최근의 태도. 최근의 그런 모습들..."

"호...혹시 지한테 했던 행돌들도 일부러..."

"네. 최근에 아쿠아 활동을 하면서 자주 만나게 됐을 때. 저희 자매를 보며 점점 변해가는 하나마루를 봤을 때 알게 됐습니다.
 아, 이 사람 아직 날 좋아해주는구나. 라고. 하지만 옛날과 달라진거 없이 겁쟁이구나. 라고"

"최...최악이에유! 사람 마음을 가지고 놀다니유! 겁쟁이라니유!"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하나마루"

"즈랏?!"

볼과 콧등을 쓰다듬던 손이 턱을 잡아 끌어올렸다. 순간 마주친 시선. 내가 사랑한 그 눈동자가 눈앞엣거 또 한번 매혹적이게 빛나고 있다. 날 유혹하고있다

고개를 돌리려고 해도 돌아가지 않는다. 돌릴 수 없다...더 이상 빠져들지 않기 위해 눈을 꾹 감아버린다.

실수했다. 눈을 감으니 다이아 언니의 존재감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하나마루, 당신은 또 도망치겠죠. 루비를 위한단 생각으로, 루비에게 나쁜 감정을 가지기 싫기에,
  그 감정이 질투란걸 깨닫지 못한채로 말이죠"

"아..."

루비쨩이 계속 걸렸던 그 것...쿠로사와 자매를 보면서 느꼈던 그 감각. 그래 질투였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듬뿍받는 루비를 보며 질투를 했다. 난 그럴 수 없음에.

자신의 사랑을 언니에게 듬뿍 표현하는 모습을 보며 질투했다.  그 역시 그럴 수 없음에.

내가 할 수 없고 받을 수 없는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고 생각하며 나쁜 감정을 가졌다. 그래. 질투했다.

미안한 감정도 있었다. 혹시라도, 만에 하나라도 다이아언니와 나의 마음이 맞다면? 루비에게 소중한 존재를 빼앗게 되어 미안했다.

소중한 친구의 소중한 것을 빼앗는 행위에 자책감을 느꼈다. 친구의 언니인걸. 그 언니를 향한 사랑과, 언니에게 받을 사랑을 내가 잘라버릴 것 같았다.

스스로 그런 자책을 하면서 나도 모르게 변명거리를 붙혀 대며 스스로 위안을 삼았다.

죄인이 되고 싶지 않았기에. 죄책감을 느끼고 싶지 않았기에

오히려 쿠로사와 자매를 부도덕한 모습이라 거짓포장을 씌웠다.

나 자신을 위해서

"이제...알겠나요? 무언가 깨달았다는 표정이군요"

"다이아...언니..."

죄책감에 눈물이 흘러나왔다. 루비에게, 다이아 언니에게, 나 자신에게 미안한 감정과 함께. 다이아 언니가 흐르는 눈물을 아무렇지 않게 닦아주었다

또 다시 한 방울 흘러내렸다. 편안해진 마음에. 무거운 짐을 내려놓아 풀어진 마음에서. 다행이라는 감정으로.

이번에도 다이아 언니가 흐르는 눈물을 아무렇지 않게 닦아주었다

이윽고 양쪽 눈에서 눈물이 게속 흘러내렸다. 나에게 자신의 마음을 얘기해준 사람에 대한 고마움으로. 기쁨에 복받쳐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번엔 눈물을 닦아주지 않았다. 다만 천천히 자신의 품으로 날 끌어당겨 안아줬다. 한손으론 머리를 쓰다듬으며 한손으론 날 감싸 안으며
아무말 하지 않고 조용히 서서히 자신의 품으로 꽉 끌어안았다.

"하나마루. 여자끼리 이상하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꽤나 오래전부터 좋아했어요. 이런 저라서 싫어하면 어쩌나 했지만..."

"아...아니에유! 지도...으응. 저도! 디아이 언니 좋아해요. 그런 사람이라고 스스로 말하지말아요
 다이아언니가 저에게 그렇게 해줬으니까...그래서 저도 제 맘을 알게 된걸에요"

"사실 저도 이렇게 하면서 많이 불안했습니다...100% 확신을 할 수 없었기에...하지만 이제 마음이 놓이네요"

"네...훌쩍!"

품에 안긴상태로 양팔로 다이아 언니를 꼭 안았다. 서로 많은 말이 필요 없었다. 오랜기간 서로를 계속해서 봐왔기에.
하지만 바라만봐왔기에 모르는것 투성이. 지금부터라도 시작하면 되니까. 새로운 마음으로 한걸음 나아갈 수 있으니까

"이래서야 목욕한 보람이 없는걸요?"

"아..."

얼굴이 눈물과 콧물 투성이...다이아 언니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눈물 때문에 옷도 젖었고...

"죄...죄송해유!"

"후훗. 아니에요. 하나마루. 오랜만에 같이 목욕할까요?"

"에?...에엣?"

왠지 모르게 순식간에 새로운 상황에 돌입한 기분이다.

"네...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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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쟁이가 왜 썰쟁이인지 아느냐?


기승전결을 못하고 기승망망을 하기 때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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