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목
- 일반 [복구/ss번역] 너의 이름은 1,2 (完) (요하다이)
- 글쓴이
-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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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5-12 20:17:04
- 211.112.*.*
작가님 말: '마음이여 하나가 되어라.' 라이브 파트의 두명이 너무 멋져서 써봤습니다. 다이아랑 요시코쨩의 이야기입니다. 1 여름도 드디어 본방으로 접어들었다 싶은, 오후 2시. 눈 앞에 펼쳐진 파란색과 물색의 중간에 있는 듯한 색, 구름 한 점 없는 하늘과, 그 아래에 펼쳐져 보이는 많은 산들. ...그리고, 수영장 청소. 멤버들의 야유하는 소리와, 이사장'님'으로부터의 귀가 아플 정도의 말들. 아쿠아가 무사결성되고, 또 스쿨 아이돌로서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게 너무 기뻐서, 그 덕에 잔뜩 부풀어오른 마음이 이상한 곳에 흘러넘쳐버렸다는 것에 대해 죄악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혼자서, 그때는 마치 잿빛으로 물들어있던 듯한 학생회실에서 서류를 산더미만큼 쌓아놓고 있던 나날이, 이제는 먼 과거같다. 2년간의 응어리도 사라진 소중한 옛 친구들, 그리고 귀여운 후배들. 이렇게 뭉쳐 새롭게 아이돌로서의 목표를 세워 나아가는 매일이 그저 즐겁다. 그래서 지금 이 광경도 싫진 않다. 오히려 계속 바라고 있던 것은, 이런 게 아닐까? "ㅡ잠깐! 다이아, 듣고 있어!?" "듣고 있어요! 의상의 색에 대해서 의논하고 있었죠?" ...어째선지. 멤버들의 시선이 차갑다. "NO!! 뿟뿌-데스와!! 지금은 춤을 출때 포메이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고?" "엣!? 미,미안해요..." "정말! 괜찮아? 다이아는 요시코랑 페어니까, 두명이서 지금부터 맞춰보라구?" 마리가 곤란한 듯이 웃으며 이쪽을 본다. 이 사람이 이런 얼굴을 하게 만들다니... 안돼, 다이아... 좀 더 제대로 하지 않으면. 무엇보다도 루비의 앞에서 이런 한심한 모습을 보여서야... "회장! 페어로 춤추는건 처음이네. 잘 부탁해." "이쪽이야말로, 잘 부탁해요. 요시코." "요하네야!" "하아?" 검은 머리에, 사과색의 살짝 째진 눈. 경단 머리가 매력 포인트인 나보다 연하의 그녀는, 살짝 거리감이 있는 존재였다. 몇번인가 루비와 놀려고 집에 방문했던 적은 있었지만, 그저 인사를 교환하는 정도였다. 솔직히 말해서, 악마라던가, 타천이라던가, 별 해괴한 것을 말하고 있는 모습은, '특유의 텐션에 관해서는 꺼려지는 존재' 대표의 금발 누군가씨를 떠올리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러면, 맨 처음의 안무부터 맞춰볼까요." "알았어, 요하네에게 맡기라구! 팔을 올렸다가 내리는, 타천사 강림! 하는 부분 말이지?" "타천사인지 뭔지 잘 모르겠지만, 그 부분은 사람들에게 가장 보여주고 싶은 부분이니까 크게 움직여보고 싶네요." "앗, 연출로 칠흑의 날개가 펴진다... 이런 것도 멋지지 않아? 좋아, 바로 채용이다!" "뭘 멋대로 감동하고선 결정하는 거에요!? 그런 건 있을 수 없어요!!" 이러한 류의 대화가 굉장히 친숙한 느낌이 든다는 사실에 머리가 아파온다. "회장은 이름부터가 타천할듯한 이름을 하고 있는데도 이런거엔 엄격하네." "누가 타천할듯한 이름이라구요!? 같은 취급 하지 마세요!" ...결국, 그 날은 그녀의 페이스에 말려들어버려서, 별로 진전이 없는 채로 연습을 끝내고 말았다. 2 길었던 하루의 끝을 고하는 듯이, 해도 기울어지기 시작하여, 온통 오렌지빛으로 물들어버린 교내를 혼자 걷는다. 학생회실에 향하는 이 순간만큼은 학교를 지키자는 생각에 발버둥쳤던 시절의 자신으로 돌아오는 느낌이 들었다. 쌓여가는 서류와, 높아져만 가는 스쿨 아이돌이라는 허들은, 내가 서 있는 장소로부터 점점 멀어져만 갔다. 쫓아가도, 죽어라 쫓아가도 멀어지는 스피드는 계속 올라갈 뿐이다. 지금은 겨우 현실과 이상의 틈을 없애는데도 힘이 부친다. 하아, 하고 한숨을 쉬고 눈 앞의 잡무를 정리한다. 비스듬히 왼쪽 아래를 가리키는 시계의 침이, 나 자신의 한계를 고하는 것만 같아서 눈을 피했다. ...그런 때에, 노크 소리가 두번 울렸다. "다이아? 들어간다?" 들어온것은 익숙한 친구 두명. 표정으로부터 여기에 온 이유를 짐작할 수 있어,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진다. "정말... 이렇게나 일을 쌓아놓고 말이지..." "어쩔 수 없으니, 지금부터는 나와 카난이 도와줄게♪" 이 두명도 이사장의 업무나 가업을 돕느라 바쁠 터인데, 나를 신경써서 와 줬다는 생각에 눈이 살짝 뜨거워진다. "죄,죄송해요..." 한명과 세명의 차이는 컸기에, 순식간에 할당량을 다 채웠다. '정말로 글러먹었네요...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혼자서 반성회를 갖는 것이 어느새 일과가 되어 있었다. 3 "요시코, 오늘도 잘 부탁해요." 실전도 얼마 남지 않은 금요일 방과후. 연습 중의 분위기에도 점점 긴장되는 느낌이 더해졌다. 멤버의 마음이 전부 같은 방향을 향해 있다는 느낌이, 목소리와 몸짓으로부터 전해져 온다. "네~에! 오늘도 잘 부탁ㅎ...아니 얼굴 표정 나쁘잖아! 괜찮아?" "기분 탓이에요. 저는 평상시 그대로니까, 시작하죠." "뭐어, 본인이 그렇다고 하면 됐지만은." ...아차. 설마 얼굴에 그대로 나와버릴 줄이야. 깨닫지 못한 사이에 필사적으로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이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던 모양이다. "후! 정해졌네!" "예에, 완벽해요!" "회장이 생각한 포즈, 즈라마루랑 루비도 칭찬했어." "요시코가 어레인지 한 부분도 호평이었어요." "마계를 가리켜 리틀 데몬들을 불러 일으키는 포즈 말이지. 그건 다이아와 요하네가 아니면 불가능한 동작이야..." ...아. 처음으로 이름으로 불린건가. "마계!? ...뭐어, 이번엔 그런 걸로 해 두죠." 후훗, 하고 얼굴을 마주보고 요시코와 함께 웃는다. 이 연습기간 동안에, 요시코와 여러가지 일을 이야기했다. 어린아이 시절, 흥미, 리틀 데몬...?, 루비, 마음에 드는 카페 등... 두명 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얼굴을 마주칠 기회가 점점 늘어서 자연히 말수가 늘었다. '요하네 모드'가 아닌 때의 그녀는, 루비보다 조금 어른스러운 느낌이 드는 여자아이 같았다. "있잖아, 이번에 즈라마루랑, 루비...라고 해야되나, 당신의 집에서 묵고 가게 되었어. 요하네가 두명에게 점을 쳐 준다고 약속을 했으니까, 회장도 쳐 줄게♪" "어머, 즐거워 보이네요. 뭐어...바쁘지 않으면 상대해 주도록 할까." "뭐야앗! 기껏 요하네가 권유해 주는데에~! ......뭐, 정말로 바빠보이긴 하지만 말이지." "후후, 농담이에요. ...아, 저 학생회 업무를 해야 되서, 오늘은 여기서 빠질게요." "알겠어~! 수고했어♪" "수고했어요." 이렇게 연습하다 웃은것은 오랜만이려나. ...그래서 더더욱 지금부터 기다리는 현실과의 갭에 진절머리가 나지만 말야. 무거운 발걸음으로 학생회실에 도착한다. 쪄 죽을것 같은 더움과 대조적으로 썰렁한 잿빛의 방. 오늘도 시계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를 BGM으로 삼고 서류를 바라본다. 부활동 신청서나, 시설의 사용허가서, 문화제의 기획안. 폐교의 위기에 처한 작은 학교지만, 한명 한명이 자신들의 지금밖에 없는 시간에,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빛나려고 하는 것이 전해져왔다. 그렇다, 힘든 것은, 힘내려고 하는 것은 나뿐만이 아니다. 일의 양이 많다고는 해도, 손을 떼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학업에 다른 배울거리, 언제나 눈 앞에는 장래를 위한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기에, 앞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항상 뒤를 따라오는 여동생에게 부끄럽지 않은 모습이기 위해서, 뒤돌아보지도 않고, 샛길로 새지도 않는다. 지금까지 그래왔잖아? ...그런데도. 창문 밖으로 들려오는 즐거운 웃음소리에, 울고 싶어지는 건 왜일까? 주말에 놀러 나가자고 약속을 하거나, 내일 점심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들려오는 쓸데없는 일상적인 이야기들이 굉장히 멀게 느껴졌다. 그러다 어느 순간 눈치채보니, 서류 위에 뚝뚝, 하고 응어리진 감정이 흘러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입으로부터 느껴지는 짠 맛이 자신의 마음을 나타내는것만 같아서 기분이 나쁘다. 콩콩. 최악의 타이밍에 노크 소리가 울려퍼진다. 서둘러 눈물을 닦으려 했지만, 때에 맞출 수는 없었다. "회장! 들어갈게! 춤 변경에 대해서 말인데..." "...요시,코..." "에..." 요시코가 놀란 얼굴로 이쪽을 보고 굳어버린다. 설마 하급생에게 보여져 버리다니. 페어의 상대에게 보여져 버리다니. ...요시코에게 보여져 버리다니. 지금이라도 도망쳐 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전에 몸이 먼저 움직여서, 빠른 발걸음으로 그 자리에서 떠나려고 하니... 뒤에서 단단히 붙잡혀버렸다. "삐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 "뭔가 이 광경, 전에도 본 것 같은데..." "놔 줘!!!" "회자앙, 아가씨 말투도 잊어버렸어요..." 말로는 필사적으로 저항하고 있지만 허무하게도, 몸은 움직이지 않는 그대로. 포기하고 힘을 빼니, 빙글 하고 몸이 돌려져서 앞으로 껴안아졌다. "...어차피 무리하고 있었던거잖아." "......" 말할 수 없어. 인정하기 싫어. "있잖아, 매일 얼굴 마주치고 페어로 연습하고 있으면 아무리 나라고 해도 눈치채버린다구?" "...미안해요." "...루비도 걱정하고 있었어. 말하는 것 정도는 들어줄테니까, 솔직히 말하라구." "하지만..." "안-돼. 다이아와 요하네는 페어야! 리틀 데몬 사이에는 숨기는 일 없기!" "정말, 뭐야 그게..." 살짝 장난스럽게 굴며 위로해 주려는 요시코 때문에, 웃음과 눈물이 동시에 나왔다. 도망치지 못하도록 둘러진 팔은 강하지만, 그래도 상냥하다. "...얼굴 보이는건 싫잖아? 이대로 말해도 괜찮아." "...고마워." 요시코의 말에 이끌려, 자신의 마음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아쿠아에 들어가서 1개월, 스쿨아이돌로부터 멀어져야만 했던 2년간, 그리고 지금까지의 17년... 아이처럼 흐느껴 우는 나에게, 요시코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가끔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언젠가 누군가가 말했던 '경도10'도 반드시 틀렸다고만은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단단한 만큼 부서지기도 쉽다. 지금의 나는 숨기고 있었던 17살의 자신을 노출시키고 있었다. 부서지기 쉬운 여린 존재가 되어버린 것 같다. 다이아라고 하는 이름에 지지 않는 존재가 되려고 하면 할수록, 정작 무언가 중요한 것은 떨어뜨려 버린 것 같다. 머리만 딱딱하고 말만 많은 인간이 되는건 간단하지만, 부드럽고 재주 좋게 사람들을 대할 수 있는 존재가 되는 것은 어렵다. 딱딱할 뿐인 다이아몬드는 필요없다. "...다이아라는 이름 따위, 나에겐 어울리지 않아요." "어째서? 타천사다운 최고의 이름이잖아. 나하고 교환해버리라고. 지금같은 시대에 요시코라는 이름따위 유행에 뒤쳐졌다고..." "가능하다면 하고 싶네요... 요시코(善子)가 더 좋았을거에요. 평범한 것이 더 좋았을거에요." "이름만으로 평범하게 될 수 있다면 고생하지도 않아. 입학식때부터 저질러버린 나를 보라고." "...확실히 그렇군요." "...여기선 부정해달라고. 어쨌든간에, 자신을 특별하다고 생각하는건 그만둬. 집 사정이라던가, 여러가지 힘들지도 모르지만, 요컨대 당신도 아이돌이나 학교 일로 고민하는 요하네나 다른 사람들과 같은 고등학생이니까 말이지. 이름은 별나지만, 평범하다고, 평범해! ...그러니까 좀 더 주변을 의지하라고." "...응." "뭐-언가 상태가 이상하네... 하지만, 평범해지고 싶은 마음, 나도 잘 알아. '요하네'하고 이별하려고 했지만, 바로 포기해버렸고 말이지. 하지만 그걸로 됐어. 알아 주는 누군가가 있으면 된거야. 나는 학생회장에 머리 딱딱한 당신도, 오늘처럼 펑펑 우는 당신도, 리틀데몬인 당신도, 전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구? 응!" 후우, 하고 숨을 쉬며 이야기를 끝낸 요시코 쪽을 쳐다본다. 아직 얼굴은 엉망진창인 채지만, 이 아이에게라면 보여져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고마워요. 이런 모습을 보여버린건 본의가 아니지만, 개운해졌어요." "오늘 일은, 칠흑의 타천사에게 기억을 빼앗겼다고 해 둘게. 그러니, 내일부터는 또 잘 부탁한다구?" "예... 잘 부탁해. ......요하네." 말은 필요없다. 서로 웃고 얼굴을 마주친 우리들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손을 잡고 학생회실을 뒤로 했다. 4 "실례해유!" "루비! 왔다구!" 자신의 방에서 내일 학교에서 배울 것을 예습하고 있으려니, 많이 들어서 친숙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러고보니 지난번에 묵고 가게 되었다. 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 생각났다. 문틉으로 보인 요시코의 옆 얼굴은 그날 일 탓인지, 평소보다 어른스러워 보였다. ...라고 생각했는데, 1초쯤 이쪽을 바라본 그녀와 눈이 맞자, 그녀는 홱 하고 고개를 돌려 다른 쪽을 바라보았다. ...전언철회, 역시 평상시의 요시코에요. "아~! 또 조커야!" "요시코쨩, 이걸로 조커 뽑는거 삼연속이에유." 옆방에서 들리는 웃음소리에 자연스럽게 뺨이 느슨해진다. 함께 놀고 싶진 않다, 라고 말하면 거짓말이지만, 역시 1학년과 섞여서 노는것은 약간 내키지 않았다. "그것보다, 어째서 이 조커의 입주변에 점이 있는거야..." "그거 말이지, 전에 마리씨가 놀러와서 낙서한거야... 언니 그때 엄청 화냈었다구..." "흐응, 마리도 놀러 온 적이 있는건가." "우리들처럼 묵고 가거나 하는걸까나아." "가끔 오긴 하는 모양인데, 자주 싸우는 소리가 들려와..." "뭔가 상상이 가유. 하지만 싸울 정도로 사이가 좋다, 라고 흔히들 말하잖아. 반드시 사이가 좋을 거에유." "헤에. 뭐어 요하네와는 관계 없는 문제지만 말이지이!" "요시코쨩, 얼굴이 무서워. 최근 다이아씨하고 사이 좋아보이던데, 질투하는거유?" "왜 그렇게 되는거야! 확실히 춤은 페어로 추지만, 그 뿐이야. 전혀 사이좋지 않으니까 말이야!" "잠깐! 언니한테 들려버린다구!" ...예. 확실히 들리고 있네요. 요시코도 고집부리는 성격이니까, 필시 본심은 아니야... 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나중에 설교해야겠네요... 라고 생각하면서도, 약간 가슴 속이 욱신거리며 아파왔다. "그런 것보다, 점이야 점!" "우와아... 정말로 점 치기 세트 갖고 왔어." "그런 거 어디서 사는거야?" "마계의 시장이야. 나, 요하네가 둘의 미래를 점쳐드리도록 하지요..." "뭔가 어조가 다이아씨하고 섞였지 않아? 이상한 느낌만 늘었어유." "잠깐! 불을 쓴다는건 들은적 없어! 양초라니! 기다려!" ...불!? 우리 집은 목조건축물인지라 화기엄금이라구요!? 불안해져서 거세게 문을 열어젖혔다. "잠깐! 뭐하고 있는거에요!?" "삐기이! 언니!" "요시코쨩이 점을 쳐 준다면서 양초를 켜기 시작했어유." 요시코를 보니 겸연쩍은 듯한 얼굴로 나로부터 눈을 돌리고 있다. ...이건 역으로 찬스일지도. "...요시코, 내 방으로 오세요. 설교가 필요하겠네요!" "싫어! 별로 태워버린 것도 없으니까 괜찮잖아!" "입 다무세요! 자, 이쪽으로 오세요!" 반쯤 강제로 요시코의 손을 잡고 내 방으로 데리고 간다. "루비랑 하나마루는 느긋하게 차라도 마시고 있어. 과자도 있으니, 원하는 걸 먹어도 된단다." "고, 고마워요 다이아씨." 두명에게 말해두고, 문을 닫는다. 요시코에게 탁자에 않으라고 재촉했다. "자,잘못했다구. 위험한 짓 해서." "양초를 사용한 것에 대해서는 별로 화나지 않았어요." "어? 그럼 왜 이런 곳에 데리고 온거야?" 무언가가 넘쳐흐르는 마음을 맞이해, 조용히 말을 하기 시작한다. "...아까 한 말... 본심?" "읏, 들렸구나..." "미안해요. 몰래 엿들을 생각은 없었어요..." "...있잖아, 다이아, 요하네가 점을 쳐 줄게." "하아?" 그렇게 말한 요시코는 걸치고 있던 망토 안에서 주섬주섬 타롯카드를 꺼냈다. "한장 뽑아봐." "알겠어요." 왠지 모르겠지만 감이 와서 고민 없이 한장 뽑는다. 겹쳐진 카드의 정 가운데보다 살짝 오른쪽의 카드. "이걸로 할게요." "오케이. 음, 이 카드는... 악마네. 꽤 리틀데몬에 어울리는 걸 뽑았잖아." "왠지 불길하네요..." "...이래뵈도, 요하네의 점은 꽤 잘 맞는다구. 이 카드의 의미는, 질투야." "네에..." "악마 카드는 현재 상황보다 더 큰 것을 바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질투나 타인의 물건을 원한다, 같은 좋지 않은 욕망이나 끌림을 버렸을 때, 상황은 확 변할 것입니다." "정말! 뭘 말하고 싶은거에요! 확실히 말하세요!" "그러니까아! 질투했다구!! 당신한테!! 학생회장이니까 짐작 쯤 해보라고!!" "질투!? 저한테!? 너무 갑작스러워서 이해하기 힘든데요..." "그도 그럴것이... 마리하고 사이 좋다고 들어서... 여기 놀러 올 정도잖아. 나는 아직 권유받은 적도 없는데..." "마리는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멋대로 올 뿐이에요..." "역시, 다이아는 친구지만 선배구나. 싶었어. 나는 마리완 다르게 소꿉친구도 아니고 말이지. 약간 거리감을 느꼈다고 해야될까... 여하튼간! 그런 거라구!" 미안, 하고 작게 중얼거린 요시코는 평상시의 그녀라고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풀이 죽어 있어서. 역시 여동생 같아서 귀엽다, 라고 생각해버렸다. "확실히 마리나 카난과는 긴 시간 어울려왔지만, 요시코도 똑같은 정도로 소중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괜찮아, 배려해주지 않아도." "제가 그렇게나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건, 요시코의 앞 뿐이에요...?" 지금도 다시 떠올라 쓴웃음짓고 마는, 그 날의 일. "그 때는 우연히 나였을 뿐이잖아." "아니, 필시 마리나 카난이 왔다면 물론 안심겠지만은, 울진 않을 거에요. 그 두명은 각각 자신의 일도 있으니까, 걱정 끼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들어버리는걸요." "뭐야 그러면. 나라면 걱정 끼쳐도 좋다는거야?" "...그렇네요. 아니 그것 보다는, 당신이 눈치채질 바랬던걸지도 모르지요. 매일 얼굴을 마주치고, 함께 춤을 추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많이 했던 당신에게..." "고, 고마워..." 약간 뺨을 물들인 요시코가 얼버무리듯이 방을 둘러본다. 시선은 책상 위에 눈에 띄지 않게 장식된 아이돌 굿즈 쪽에서 멈췄다. "...정말로 아이돌 좋아하는구나." "잠깐, 부끄러우니까 보지 말아줄래요?" "있잖아, 2년이나 좋아하는 걸 참는다는 건 어떤 기분이야?" "...어려운 일도 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이겠지요. 하지만, 소중한 친구를 위해서라면 상관없었어요. 그리고 할 일도 많았고 말이죠." 지금은 힘들어진 학생회 업무나 학습으로 마음의 공백을 억지로 메우고 있던 것도 사실이다. 좋아하는 것으로부터 떨어지기 위해선 그럴수밖에 없었다. "정말 당신은 뭐든지 참기만 하네. 최근에 폭주한것도 이해가 가네..." "시,시끄러...워요." "이제 참지 않아도 괜찮아잖아? 요하네처럼!" "됐어요. 그리고, 이 이상 멤버들에게 폐를 끼칠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그러니까아! 아쿠아의 리틀데몬들은 그렇게 마음이 좁지 않다구! 그리고 말야... 만약 너무 폭주해 버리면 내가 멈춰줄게." "정말이에요? 요하네라느니 뭐라느니 폭주하면 하나마루에게 제지당하는게 일상인 누군가씨가 가능하련지요?" "으으!! 바보취급 하지 마!!" 기뻐서, 뺨이 뜨거워지는걸 느꼈다. 그런 기색을 숨기고 약간 주제넘은 걸 하려고 드는 그녀에게 농담을 던진다. "...농담이에요. 솔직하게 말하면 기뻐요. 고마워요, 요시코." "아, 알면 됐어!" "후후. ...너무 붙잡고 있었네. 루비랑 하나마루가 기다리고 있으니, 요시코는 돌아가주세요. 갑자기 끌고 나와서 미안했어요." "...뭐라는거야! 다이아도 같이 돌아가자구!" "어?" "오늘은 우리들이랑 같이 밤 새서 대부호 하자구! 날 붙잡고 있었던 벌이라구!" "잠깐만! 전 괜찮다니까요... 끌고 가지 마!!" 예상한대로, 힘으로 요시코를 이길 수는 없었다. 결국 강제로 트럼프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고... 천성인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 발동해버린 나는, 나잇값도 못하고 전원이 진이 다 빠져서 모두가 잠들때까지 불타올라 버렸다... 다음날, 창문으로 찔러 들어오는 눈부신 빛에 눈을 떠 보니, 오른쪽엔 요시코, 왼쪽엔 루비랑 하나마루. 4명이서 내 천(川)자 모양으로 자 버렸던 모양이다. 가끔은 이런 식으로 아침을 맞이하는 것도 나쁘지 않으려나, 라고 생각하면서. 나를 데려와 주었던 그녀에게 고마워했다. 5 "아쿠아~! 선샤인!" 줄곧 연습해왔던 라이브도, 드디어 실전에 접어들었다. 스테이지에 향하던 도중에, 요시코에게 말을 걸었다. "요시코, 오늘은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자구요." "물론이지! 요하네와 다이아 페어가 최강이란 걸, 모두에게 알려주자구!" 손을 맞잡고 악수를 하고, 커텐이 올라가는 것을 기다린다. 이 순간은, 우리들이 페어로 지내왔던 나날의 끝을 고하는 것이었다. 곡이 시작되고, 나와 요시코의 차례가 다가온다. 이 수초를 만드는데 걸린 수 많은 일들까지는, 필시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 둘만의 순간을 맞이하며 맞잡은 손은 두쪽 다 뜨거웠다. 그 뜨거움에, 두명의 마음이 하나가 됬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녀의 옆에서 본 스테이지의 풍경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색에,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지금의 나라면, 가슴을 펴고 자신이 다이아라고 말할 수 있을까..." 스테이지를 뒤로 하는 그녀의 등을 바라보며, 그런 것을 생각했다. 6 방과후, 학생회실. 콩콩, 하고 귀여운 노크 소리가 울린다. "회장! 들어갈게!" "들어오세요." 발 소리가 가까워지고, 애타게 기다리고 있던 그녀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오늘 할건 이거야? 도와줄게." "...항상 미안하네요. 냉장고에 딸기우유가 있으니, 드세요." "무슨 바람이 분거야!? 뭐어, 상관없나. 감사히 마실게!" 기쁜듯이 경단머리를 흔들며, 목표물을 향하는 그녀의 모습을 본다. "있잖아요, 슬슬 '회장'이라고 부르는거 그만둬주지 않을래요?" "에에, 좋잖아! 부르기도 쉽고 말이지." "안돼요! 이건 선배의 명령이에요." "이럴때만 선배 티내는거 치사하지 않아!?" "하지만... 서먹서먹해 보이잖아요. 이 이름도, 당신 덕분에 꽤 좋아하게 되었다구요?" "아,알았다구! ...다이아." "합격이에요! 요시코는 좋은 아이(善い子)네요~." "잠깐만, 갑자기 머리 쓰다듬지 마! 뭔가 기분 나쁜데 말이지!" "어머? 참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건 요시코에요? 그러니까 저, 좋아하는 것에는 탐욕스러워지려고요." "그건 그런 의미가 아니라... 아 정말! 성가시다니까!" ㅡㅡ"oh...! 희귀한 조합이네!" "마리, 엿보는 것은 좋지 않다구," "하지만 특종이라구! ...그리고 저 둘, 자매 같아 보이네♡" "응, 외견도 그렇지만, 생각도 약간 닮았을지도." "다이아에게도 사이 좋은 파트너가 생긴건가... 우우, 어머니는 약간 울것 같단다..." "누가 어머니냐구. 자, 가자구?" 지금까지의 정적이 거짓말인 것처럼, 학생회실로부터 즐거운 웃음소리가 울려퍼진다. 미래를 향해 한 가지 길로만 달려가던 마음은, 한명의 파트너를, 아니, 타천사를 불러와버린 모양이다. 계속되어지는 매일에, 그녀가 있는 내일이 계속 찾아와줄 것을 믿으며. 두명의 마음이 계속 하나가 된 채로 있기를. END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원본 주소:http://www.pixiv.net/novel/show.php?id=7245724 |
Doll | 굿 | 2017.05.13 02:50:35 |
코미야다이아 | 2018.07.06 17:49: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