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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복구][SS번역] 깊은 달콤함의 대가는. (다이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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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do20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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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gall.dcinside.com/sunshine/1202763
  • 2017-05-05 06:44:12

글쓴이: 낮-꿈


이것 말고도 pixiv에 번역하고 싶은 요하다이 소설이 많지만 너무 분량이 많아서 엄두가 안남



ーーー


깊은 달콤함의 대가는.

深遠なる旨味の代償は。


작가: 蟻塚 憩 (http://www.pixiv.net/member.php?id=260978)

원문: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8047132

번역: 낮-꿈(d4ydream)


ーーー


 점심 시간.

 진작에 도시락을 다 먹고 카난 양, 마리 양과 대화를 나누고 있던 와중, 동급생이 말을 걸어 왔습니다.


 “쿠로사와, 요시코쨩이 불러ー“


 목소리가 들리는 쪽을 돌아보자, 눈에 들어오는 것은 교실 입구에서 눈치보인다는 듯 서 있는 요시코 양. 

 구태여 삼학년 교실까지 올 정도로 급한 용무인가 싶어 종종걸음으로 달려나가자, 저를 발견하기가 무섭게 아까까지의 불안한 표정은 어디 갔는지 요시코 양은 희색이 만면했습니다.

 아는 얼굴이 보이니 안심된 것이겠지요.


 “다이아!”

 “요시코 양, 무슨 일이신가요?”

 “요하네라니까! ……앗.”


 버릇이 든 거겠죠.

 아차 싶어 입을 가린 채 요시코 양은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반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요하네라니, 귀여워~” 같은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다른 곳에서 이야기할까요?”


 얼굴을 붉히면서도 요시코 양은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아니, 금방이면 되니까.”

 “네?”


 금방이라니, 무슨 이야기일까요.

 조금 불안해집니다.


 “이거 말인데…….”


 그리고 들어올린 것은 바로 저도 본 적 있는, 포장지에 간결히 카카오 그림이 그려진 초콜릿이었습니다.

 이런 초콜릿이 요즘은 맘에 든다며, 부실에서 입에 넣고 있던 요시코 양이 떠올랐습니다.


 “이 초콜릿이 왜요?”

 “봐, 이거 새로 나온 녹차 맛이야.” 


 손으로 가리킨 글자는 틀림없는 ‘녹차’.

 그렇지만ー


 “……이 초콜릿, 쓴 거 아니에요?”


 이 시리즈는 단맛은 줄이고 카카오 함유량을 높인 게 특징으로, 카카오와 녹차가 서로 자기주장을 펼치면 대체 무슨 맛일까 싶어 조금 꺼려집니다.

 그 때 요시코 양이 자신만만하게 웃음을 띄웠습니다.


 “후훗, 안 어울릴 것 같지? 그게 의외로 괜찮더라구!”


 요시코 양이 말하길, 다크 밀크 초콜릿에 바로 가루 녹차를 반죽하는 새 공법으로 만들어져서 카카오와 녹차가 적절히 배합되어 풍미가 깊어졌다고 하는데…….

 초콜릿을 좋아하는 요시코 양이 이렇게까지 띄워 주고 있으니, 믿어 봐도 좋겠지요.

 이쯤 되니 녹차 과자를 좋아하는 저도 신경쓰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내가 왜 왔냐면 말야.”

 “아, 그러고 보니 무슨 일이신가요?”

 “이거, 먹어 봐.”


 루비나 하나마루 양은 조금 쓰다는 말만 듣고도 표정을 찌푸리더니, 역시나 직접 시식한 반응도 개운치 않아서 실망한 와중에 루비가 녹차 맛이라면 언니한테 줘 보라고 하길래 왔다는군요.

 ……반응 안 좋은 물건을 제게 먹이겠다는 거군요, 그렇죠.


 “맛있어! 진짜 맛있대도!”

 “알았어요, 먹을 테니 조금만 조용히 해 주세요.”


 요시코 양의 목소리에 모여드는 시선들, 옆에서 보면 눈물로 호소하는 후배를 외면하는 선배로 보이겠지요.

 Aqours 불화설 같은 오해를 사고 싶지는 않은데다, 애초에 제가 귀여운 후배 부탁을 차갑게 거절할 사람도 아니고요.


 리틀 데몬이 되거라, 같은 이상한 부탁만 아니라면요.


 분명 그럴 텐데도.


 “자, 여기.”

 “엇.”


 요시코 양은 낱개 포장된 널찍한 초콜릿을 하나 꺼내더니, 눈 앞에서 입으로 물어 부러뜨리고는 제 입가에 들이댔습니다. ……이걸 먹으란 건가요?

 슬쩍 눈치를 보니, 이미 몇 명씩이나 흥미진진하게 이쪽에 시선을 두고 있었습니다.

 후배가 직접 건네는 초콜릿을 받아 먹자니 역시 부끄러워져서 잠시 주저하니,


 “빨리, 녹겠다.”


 같은 재촉의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까 요하네라고 했던 건 부끄러우면서, 지금 이런건 아무렇지 않은 거군요.

 물론 알고 있었죠. 당신은 언제나 예상을 벗어나는 사람이란 걸 알고 어울리는 거니 이럴 때는 단념하는 게 나은 법일 거예요.

 저는 요시코 양이 손으로 쥔 초콜릿 조각을 입에 물었습니다.


 “깨물어 먹지 말고 혀에서 녹여 먹어.”


 요시코 양의 말을 따라 혀에서 굴리며 녹기를 기다렸습니다.

 희미하게 떠오르는 카카오와 녹차의 향기. 첫인상은 ‘애걔’ 라는 느낌이었지만, 천천히 녹기 시작하자 변화가 느껴졌습니다.

 갑작스레 카카오와 녹차가 입 안에 가득 퍼졌습니다.

 후욱 들어오는 씁쓸함의 뒤끝에 어렴풋이 달콤함이 느껴지며 향기로운 카카오 뒷편엔 녹차의 깊은 풍미가 또렷하게 느껴졌습니다.

 깨물어 먹었다면 느끼지 못했을 감각의 하모니, 갖가지 향기가 조화를 이루어 서로의 맛을 드높이는, 흠잡을 데 없는 배분. 아쉽게도 여운을 남기고 모두 녹아내리고 말았습니다.


 “정말…… 맛있네요.”


 너무나도 놀란 나머지, 생각치도 못한 감상이 튀어나왔습니다.

 이 맛을 또 어떻게 표현할지 생각에 잠겨 있던 저를 보며 요시코 양은 기쁘다는 듯 눈동자를 반짝였습니다.


 “그치? 다이아는 알아줄 줄 알았어.”


 역시 요시코 양은 제게 대단한 감상을 바라던 게 아니라, 그저 이 맛을 공유하고 싶었을 뿐인 것입니다. 그렇기에 저런 감상으로 충분했던 거겠죠.

 요시코 양은 정말 솔직한 사람이었기에 그 기쁨은 제게도 올곧게 전해졌습니다.

 싱글벙글하며 다른 맛들도 추천해 주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뭔가 사랑스럽게 느껴져, 저는 저도 모르게.


 여동생을 대하듯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엇.”

 “앗.”


 서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마주보는 상황.

 요시코 양을 쓰다듬던 손을 뺀 온 몸이 놀라 굳어 버렸습니다.

 거리를 벌린 뒤, 요시코 양이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왜, 왜 그래……?”


 왜 그러냐고 말씀하셔도 곤란합니다.

 정신 차리고 보니 그러고 있었는걸요.

 굳이 말하자면ー


 “……귀여워서, 그랬어요.”

 “뭐?”


 그렇게 얼굴이 새빨개져서 바라보면 이쪽이 다 부끄러워져요.

 그렇지만, 어떡할까요…… 그만두려 해도 감촉이 너무 좋아서 멈출 수 없는걸요.

 요시코 양도 싫어하는 기색이 없으니 멈출 타이밍을 잡을 수가 없어요.

 그 때 요시코 양이 자그맣게 목소리를 냈습니다.

 

 “저기, 나중에 또 과자 가져 올게. 그럴 테니까…….”


 입만 벙긋거리고 말을 잇지 않으니, 제가 먼저 되물어 버렸습니다.


 “그러면요?”


 “아ー…… 됐어, 아무것도 아냐!”


 괜히 재촉한 걸까요.

 결국은 “아무것도 아니라니까ー!” 라며 요시코 양은 달음박질을 쳤습니다.


 “그 다음에 대체 무슨 말씀을 하려고 했던 걸까요.”

 

 말을 끊고 가다니, 답답해졌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억지로 말하게 할 수도 없고.

 다음 기회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겠지요.

 요시코 양이 또 과자를 가져 오겠다고 했으니, 그 때 말해 주길 기대해 볼 수 밖에요.


 이왕이면.

 다음에 올 때는, 한 번 더 쓰다듬어 줄까요.

 이 손에는 아직 그 감촉이 남아 있어요.

 아까 먹은 초콜릿이 남긴 것 같은 아쉬운 여운이.





 그리고 뒤를 돌아보자, 소꿉친구 둘과 반 친구는 재미있다는 듯 웃으며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아련하고도 달콤한 여운은 순식간에 날아가, 쌉싸름한 기분이 뒤덮인 것입니다.



ーーー

코미야다이아 2018.07.09 02:4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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