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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재업)[SS번역] 무자각 (다이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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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ㅅㅇ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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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1201674
  • 2017-05-04 10:52:24

출처: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7769072#2


작가님코멘트: 무자각하게 그녀도 홀리고 다니는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다이마루와 다이요시를 써보고 싶었습니다 (메인)





책을 읽는 그 모습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곧게 뻗은 뒷모습, 글을 쫓는 눈동자, 얼굴의 옆모습



도서실 카운터에 앉아 창가에서 묵묵히 책을 읽는 그녀를 조용히 바라본다. 그녀는 이따금 이런 식으로 도서실에 와서 여러 권의 책을 들고 책상에 앉아 서두를 읽는다. 마음에 드는 책을 그 중에서 엄선하여 빌리는 것이다. 그렇지만 가져온 책 전부를 빌리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 모습을 나는 이렇게 멀리서 조용히 바라본다. 책을 읽는 척하며 살며시




학교 종이 점심시간의 끝을 알리면 이 시간도 끝난다. 그녀는 오늘도 엄선한 책 여러 권을 들고 카운터인 이곳으로 향한다. 읽고 있던 (실은 읽고 있는 척이었지만) 책을 옆에 두고 대출 파일에 기입해 나간다.




「……아아, 이 책은」




뜻밖에 말이 걸려와 그녀를 올려다 보니 그녀의 시선이 방금 내가 놓은 책을 향해 있다. 그리고 그녀가 남긴 말의 의도를 이해한다.




「다이아씨도 읽으셨나유?」



「네…… 정말 좋은 작품이었어요」




어딘가 애달프게 흔들리는 눈동자는 이 책을 회상하고 있는 모습일지도 모른다. 아직 읽는 도중이지만 애달픔이 묻어나는 작품이라는 것은 이미 눈치 챈 상태니까 분명 그렇겠지.




「여기요, 대출 됐어유」



「고마워요」




책을 건네자 그녀는 발걸음을 돌려 도서실을 나간다. 뒤로 돌아서는 순간 피어 오르는 그녀의 향기는 루비쨩과 닮아 있지만 그래도 조금은 다르다. 차분함(和) 속의, 달콤함.



한 번 더 쓱 하고 코를 울려 보지만 더 이상 잔향조차 없다.



교실로 돌아가자

문단속을 하고 도서실을 나왔다.



주에 한 번 혹은 두 번 있는 그녀와 단 둘만의, 수 분밖에 안 되는 짧은 순간의 교류. 그리고 그것은 서로의 거리에 다가서는 듯한 그런 것이 아니다. 그저 덤덤히 이뤄질 뿐이다. 그런 거리가 마음에 편했다.







점심 시간, 평소대로 도서실에 향하니 이미 그녀의 모습이 거기에 있었다.




「다이아씨…… 빨리 왔네유」




종종걸음으로 다가가 교무실에서 빌린 열쇠로 문을 연다. 철컥하고 문 열리는 소리가 나자 문을 열고 다이아씨를 맞이했다.




「수업이 일찍 끝났 거든요」

「그랬군요」




그녀보다 한 걸음 뒤에서 걷는다. 그리고 그녀의 향기가 닿는다. 정말 좋은 향기다. 언제나와 같이 책을 찾는 다이아씨를 바라보며 자신의 자리인 카운터 앞에 자리 잡는다. 팔락팔락 책갈피가 꽂혀있는 곳을 찾아 페이지를 펴고 책갈피를 뺀다.




「하나마루씨」

「읏」




몇 줄 읽은 차에 말을 걸어온다. 지금까지 한 번도 없던 일이다. 한 번 호흡하고 답하니 이리로 오라는 손짓에 자리를 뜬다. 쫓아서 다가가니 그녀는 「독서 중에 미안해요」라고 한마디 하고는 가리키는 책의 시리즈 후편이 있는지 물어온다.





「그거라면 지금 대출 중이에유… 그 다음 권도… 2주 정도는 안 돌아올 것 같네요」


「그런가요…」




찰나 그녀의 표정이 아쉬운 듯한 빛으로 변한다. 그녀는 어느 정도 마음을 터놓은 사람에게 퍽이나 솔직하고 친밀하게 대한다. 그런 탓에 나까지 조금은 거리를 가깝게 느낀다.




「마루, 이 시리즈 갖고 있으니까…… 괜찮다면 빌려 드릴게요」



「앗… 그치만… 괜찮을까요?」



「지는 그런 거 신경 안 쓰니까 상관 없어유」




이렇게 말하니 금세 기쁜 듯 입 꼬리가 올라가버리는, 그녀는, 정말, 사랑스럽다. 그 모습은 어딘가 여동생인 루비쨩과 겹쳐 보일 정도로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부탁할게요. 고마워요, 하나마루씨」




그리고 그 웃음 지은 얼굴에 나까지 웃음을 짓게 되어 버린다. 그녀의 곁에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 내일 가져 오겠다고 말하니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해 오기에, 예의 바른 것도 이 사람의 천성이다 싶어 작게 웃었다.




「하나마루씨가 추천하는 책은 뭔가요」



「네?」



「괜찮다면 알려 줬으면 해요」



「…아, 음… 마루는―――」




거리에 다가서는 대화다. 왜 이제 와서 인가 싶은 생각은 일단 접어두고, 그녀에게 추천하기 적합한 책을 찾는 일에 생각을 집중한다. 그녀가 빌려다 본 책들을 토대로 읽어 본 적 있는 책 증 그녀가 좋아할 것 같은 책을 추천해본다.



조금 안 쪽 책장에서 오른쪽 위에서 두 번째인가 세 번째쯤의 위치에서 찾아낸 책을 들고 와서 그녀에게 건넨다. 그녀는 표지를 잠시 바라본 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한다.




「확인 안 해봐도 괜찮아요?」


「네. 하나마루씨의 추천이니까요」


「……」




낯간지러움을 느낀다. 마치 칭찬을 받고 있는 듯한 기분이다. 이 사람은 정말 치사한 사람이다. 그로부터 이날은 느긋한 분위기로 대화를 나누었다. 평온한 분위기에서 그녀치고는 느긋한 모습이었기에 아마도 나를 배려해줬으리라. 그것을 눈치 챘지만 딱히 반응하는 일 없이 분위기에 몸을 맡기며 대화를 거듭해갔다.



원래 루비쨩의 언니였기 때문에 면식은 있었다. 그리고 여동생에 대한 무조건적인 상냥함도 자주 눈으로 접해봤기 때문에 상냥한 사람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그 상냥함이 자신을 향하는 것에는 익숙하지 않다.



치카씨나 카난씨와는 또다른, 거리를 다가서는 방법



상냥하게 미소 짓는 얼굴에, 상냥하게 울리는 목소리에, 책에 닿는 손의 몸짓에, 호의가 이끌린다. 이 사람에게 너무 다가가서는 안 된다―――


―――헤어 나올 수 없는, 달콤함




그 순간 학교 종이 울린다. 시간이 빨리 흘러간 것에 대해 둘이 함께 놀란다. 그리고 다시 나를 낯간지럽게 하는 말을 이 사람은 망설임 없이 말해버린다.




「열중하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몰랐네요. 교실에 돌아 가볼까요」




사람에게 어떤 식으로든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말에는 세심히 주의하여 절대로 무자각하게 말하지 않는 그녀는, 반대 말에 대해선 끔찍히 둔감하고 무자각하다.




「…그렇게 해요」




추천한 책 몇 권을 대출해 주고 도서실의 열쇠를 잠근다. 그녀는 그것을 지켜보며 나를 기다린다. 먼저 돌아가지 않는다. 그 모습에 상대가 어떤 마음을 품게 되는지 이 사람은 모른다.



평소라면 먼저 돌아가 버리는 그녀가 나를 기다려주고 있다는 그 사실에, 솔직하게 기쁘다고 느껴버리는 나 자신이 분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녀에게 너무 다가가서는 안 된다.



Doll 뚜방뚜방 2018.02.25 13:5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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