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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재업)[SS번역] 알 수 없는 감정에, 시간을 들여서 (요우요시)
글쓴이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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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1201482
  • 2017-05-04 08:08:05
  • 14.37.*.*

알 수 없는 감정에, 시간을 들여서
わからない気持ちに、時間をかけて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7214404



「왜 그렇게 답답한 얼굴을 하고 있어」


익숙한 버스 풍경도, 다시 보면 다양한 발견으로 가득 차 있어……라니. 그런 허울뿐인 생각을 간파한 것처럼, 요시코쨩은 팔짱을 끼고 말했다.


「합숙이 끝난 뒤부터 언제나 그런 느낌이네.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판 것 같아」

 

아차―, 후배에게 걱정끼쳐 버렸네……. 하지만, 유리에 비친 나는 어중간한 억지웃음 밖에 짓고 있지 않아서, 요시코쨩을 본 것은 좋았지만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알 수 없었다.

불규칙한 버스의 진동에 다리가 흔들릴 때마다, 둥실둥실 마음이 어디론가 가버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런 기분, 지금까지 맛본 적 없었다. 대회에서 져서 분하다든가, 아빠가 돌아오지 않아 외롭다든가, 그런 감정이 아니었다. 구멍투성이의 감정으로, 어디에선가 불어오는 바람이 울고 싶어질 정도로 차가웠다.


「중증이네」라고, 요시코쨩은 말했다.


「리틀·데몬으로서 있을 수 없는 얼굴이야. 합숙에서 뭔가 있었어? 주, 주인이긴 해도, 동료의 고민을 들을 시간 정도는 내줄 수 있어. 집에 도착하기 전까지의, 이 지루한 시간을」


요시코쨩은 변함없이 팔짱을 낀 채로 앞을 보고 있었지만, 말을 더듬고 있었다. 거기에 살짝 붉어져 있었다. 아무래도 상관없다는게 아니라, 분명 눈을 마주볼 수 없었던 것 뿐이라고 생각한다.


이걸로 고민을 말하지 않으면, 모처럼 해주는 후배의 걱정을 헛되게 만든다. 그렇지만, 나는 알 수 없었다. 이게 어떤 감정으로, 왜 이렇게 기운이 나지 않는 건지. 그 사이에도 버스는 나아가고, 요시코쨩은 걱정스러운 듯한 시선을 깜빡깜빡 보냈다. 나는 입을 열었다가, 다시 닫아버리는 것을 반복할 뿐이었다.

이윽고, 요시코쨩이 한숨을 섞어 말했다.


「말하고 싶지 않다면, 별로--」

 

「달라. 그, 치카쨩이……」


나는 치카쨩의 웃는 얼굴을 떠올렸다. 그렇지만, 그것은 왠지 옛날 치카쨩의 얼굴이었다. 유치원생 때, 초등학생 때, 중학생 때……. 의심할 여지없이 치카쨩이랑 내가 친구고, 나와 함께 웃고 있었을 무렵. 어째서 그것을 떠올리면, 이렇게 가슴이 괴로워지는 걸까? 즐거웠던 기억은, 지금도 변함없이 반짝이고 있을텐데.


「치카쨩이, 그……변했구나 해서」


요시코쨩은 팔을 풀고, 내 얼굴을 보았다.


「변했어? 좋은 일 아니야?」


「응……」몸안을 찌르는 듯한, 조그만한 가시의 감촉이 느껴졌다.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잘 모르겠어. 치카쨩이 열심히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나도 그것을 함께 노력하고 있는데. 그래도, 뭔가 싫은거야. 치카쨩이 웃고 있는 모습을 보는게, 어쩐지 최근 괴로워져서……」


버스가 신호에 멈추고, 커다란 배기음이 말로 할 수 없는 기분을 중단시켰다. 선명한 석양이, 속수무책으로 나의 기분에 간섭해 왔다.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내가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그런데도, 그 색은 멋대로 내 안에 빛의 가루를 흩뿌리면서 헤엄치고 있었다.


「언제나 웃고 있는 듯한 사람인데?」

요시코쨩은 농담인지 진지한지 알 수 없는 어조로 말했다. 나는 웃음이 났지만, 배 부근이 꽈악 괴로워질 뿐이었다.


「그렇네. 언제나 웃고 있지, 치카쨩은. 하지만, 리코쨩을 보고 웃을 때의 치카쨩은, 평상시와 다르다고 할까……. 그 때의 웃는 얼굴이, 어쩐지 싫어」


멈춰 있던 버스가 움직이기 시작해, 느릿느릿 창밖의 경치를 바꾸어 갔다. 그래, 분명 익숙할텐데, 내가 발견한 것은 몹시 빛바랜 풍경으로 변했다. 초록빛의 나무들도, 신축의 눈부실 정도의 색도, 우연히 지나가는 교복 모습의 학생도. 꽃도, 석양도, 바다의 색조차. 나의 마음을 가라앉힐 뿐이었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요시코쨩은 참기 힘든 것처럼 풋 웃음을 터트렸다.


「질투하고 있는거잖아, 그거」


「질투(シット)? 입 다물어, 라는 의미?」


나는 조금 불끈하며 요시코쨩을 보았다. 하지만, 후배에게 고민을 비웃어져버린 부끄러움으로 인해 스스로도 눈치챌 수 있을 정도로 얼굴이 붉어졌으니까, 분명 무섭지도 어쩌지도 않을 것이다. 요시코쨩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어쩐지 나의 마음이 간파당하고 있는 것 같아서, 분함에 가까운 감정이 솟아났다.


「틀려. 질투(嫉妬). 샘(やきもち). 사랑하는 상대를 누군가에게 빼앗길 것 같아 두렵다는 의미」


「잉어? 물고기?」

구운 떡이 된 잉어를 상대에게 빼앗겨?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여, 여기까지 말이 통하지 않는다니……」


요시코쨩이 경악하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나에게 그런 얼굴을 해도 곤란하다. 요시코쨩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고 말하듯이, 머리의 경단을 반죽하는 것처럼 주물럭대고 있었다. ……나도 만져 보고 싶다.

요시코쨩은 턱에 손을 받치고, 나의 눈을 지그시 들여다보았다.


「결혼은 알고 있어?」


「바보 취급 하는거야?」 나는 지그시 요시코쨩을 노려보았다.


「아이를 만드는 거잖아. 아빠랑 엄마가, 그렇게 선언하는거야」


「……뭐, 틀리지는 않았어」

 요시코쨩은 두통을 억누르듯이 머리에 손을 댔다.


「아이 러브 유는 알지? 서로 좋아한다고 말하는거」


「응. 아이를 만들자는 뜻이지?」


「어째서 당신은 그렇게 아이를 만들고 싶어하는거야. 좋아한다는 감정은 알아? 지금 당신이 가지고 있는거야」


「좋아? 나 좋아하는 사람 같은건 없는데」


「……치카상은?」


「정말 좋아해」


「그것 말이야!」


「에, 뭐가?」


요시코쨩의 머리는 본격적으로 아프기 시작한듯, 몇 번이나 고개를 흔들며 손으로 머리를 톡톡 두드리고 있었다. 나는 어쩐지 그렇게 하는 편이 좋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요시코쨩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바닷물로 손상된 내 머리카락과는 다르게, 손가락 사이를 사락사락 빠져나갔다. 요시코쨩은 간신히 진정했는지, 부끄러워하며 내 손을 치웠다. 아주 조금 붉어진 얼굴은, 여동생 같아서 귀엽다고 생각했다.


「알겠어? 당신은 리코상에게 치카상을 빼앗길 것 같아서 불안한거야. 아아, 어쩌지. 이대로라면 치카쨩의 옆에 있을 수 없게 되어버려∼……라고. 그것이 질투. 치카상을 좋아해서, 아이 러브 유 라고 말하고 싶으니까, 그렇게 끙끙거리게 된거야」


이번에는 내가 붉어질 차례였다. 하지만, 요시코쨩이랑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새빨갛게, 귀까지 뜨거워졌다. 1위 경쟁을 하는 수영 대회에서도, 이렇게 심장이 쿵쿵 울렸던 적은 없었다.


「그, 그그그럴리 없잖아! 우리는 여자애들이고, 거기에 내가 치카쨩을……」

그 이름을 낸 순간, 발뺌할 수 없을 정도로 세차게 심장이 두근거렸다.


나는 뻐끔뻐끔 물고기처럼 입을 움직였다. 무슨 말을 했는지도 기억나지 않았고, 어쩌면 아무 말도 안했을지도 모른다. 나는 순간적으로 창문 너머로 시선을 돌리고, 그것이 대답이 되는 행동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힐끔힐끔 시선을 움직일 수 밖에 없었다. 저녁 햇볕이 강해져, 유리에 요시코쨩의 표정이 비치는 일은 없었다. 그렇지만, 그것이 더욱 더 나를 부끄럽게 했다. 어떤 얼굴로 보고 있을까 상상하는 것만으로, 금방이라도 유리창을 뚫고 뛰어내리고 싶어졌다. ……정말로 할까 생각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요시코쨩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 같았다. 쭈뼛쭈뼛 고개를 돌리자, 요시코쨩은 그저 버스가 향하는 방향을 가만히 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 눈에서는 어떤 감정도 읽을 수 없었지만, 적어도 나를 놀리려는 속셈은 없는 것처럼 보였다. 왠지 갑자기 허둥거리던 자신이 부끄러워져서, 나도 같은 방향으로 시선을 향했다. 손에 고인 땀만은, 수습되지 않았지만.


요시코쨩이 조용히 있었기 때문에, 나는 조금쯤은 자신의 감정과 마주보기로 결정했다. 대답은 금세--아니, 아마 처음부터 준비되어 있었다. 나는 스스로도 알아채지 못한 사이에, 툭하고 말을 흘렸다.


「……응. 그럴지도 몰라. 질투하고 있었어, 나. 나는 치카쨩을 좋아해」


내가 내리는 곳이 보였다. 정말로 아무것도 없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이렇게 즐거운 기억 밖에 없었던 것은, 분명 여기에 치카쨩이 있었기 때문이다.


「치카쨩을 좋아해, 인가……. 이렇게 간단히 눈치챌 수 있는 거였는데, 어째서 지금까지 못 본체 할 수 있었던 걸까……」


요시코쨩은 나 대신 하차 버튼을 눌러 주었다. 마치 정답을 표시하는 듯한 소리가 울리고, 명령을 받은 버스는 조금씩 속도를 줄였다. 석양은 여전히 거기에 있었지만, 이제 마음의 틈을 공격하는 듯한 일은 없었다. 어떤 색도 내 적이 아니었고, 그저 바람과 함께 흔들리기 위해 있을 뿐이었다.

기사 아저씨가 정류소 이름을 불러서, 내가 가방에 손을 댄 순간이었다. 요시코쨩이 내 손을 잡은 것은.


「당신은 하나 착각하고 있어」


 버스가 정차해, 묵직하게 문이 열렸다.


「당신이 한 것은 질투(嫉妬)가 아니라, 아직 단순한 샘(やきもち)이야」


「그건 어떤--」


 ――그 순간만, 모든 소리가 사라졌다.

 요시코쨩이 나에게 키스를 한, 그 순간만은.


「이게 질투야」

요시코쨩은 스러질듯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탓에 얼굴은 보이지 않았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할 여유도 없었다. 기사 아저씨가 이상하다는 듯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며, 한번 더 정류소의 이름을 반복했다. 나는 튕겨나듯이 일어나, 빠른 걸음으로 버스에서 내렸다. 머리가 잘 움직이지 않아서, 그저 빨리 이 장소에서 떠나는 것만을 우선시했다. 다리가 떨리는건 몇 년만일까. 이윽고 단단한 아스팔트의 감촉이 전해져오는 것과 동시에, 버스는 문을 닫았다. 뭔가 잊은 물건이 있는 듯한 기분이 계속 가슴을 두드렸지만, 나는 지켜보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이쪽을 보지 않으려 하는, 요시코쨩의 옆 모습을.


이윽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것이 무서워서, 나는 곧바로 그 자리를 떠났다.



「왜 그렇게 답답한 얼굴이야?」


책상 위에 푹 엎드려 있자, 리코쨩의 걱정스러운 듯한 음성이 들려왔다. 고개를 들면서, 나는 무의식적으로 치카쨩을 찾았다. 아무래도 점심시간이 되는 것과 동시에 어디론가 간 것 같아서, 나는 어째서인지 안심했다.


「아침에 온 뒤로 쭉 그런 얼굴 하고 있어. 마치 흡혈귀한테 피라도 빨린 것 같아」


놀랍게도, 시계는 아직 12시를 지나고 있었다. 오늘은 호흡을 하는데도, 심장 소리를 의식하는데도, 평소보다 시간이 길게 느껴졌다. 몇 백회나 반복되는 고동을 듣고 있는데도, 시계 바늘은 전혀 나아가지 않았다.


「……악마가 있다면, 어떤 얼굴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


「네?」


「머리를 쓰다듬은 것만으로 붉어지거나, 문득 내보이는 웃는 얼굴이 귀여웠다가, 뭔가를 가르칠 때는 의기양양한 얼굴을 보여줬다가……. 악마는 그런 얼굴을 한다고 생각해?」


리코쨩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않고,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마치 치카쨩이랑 마찬가지로, 나를 다룰 때는 설명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처럼.


「악마가 있을리 없잖아」리코쨩은 체념한 것처럼 말했다.


「왜 그래? 요우쨩은, 치카쨩보다 착실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리코쨩은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는 듯한 미소를 띄웠다. 어른스러운 외모와, 눈속에 감춰진 자애. 치카쨩은 이런 눈에 매료된 걸까, 라고 생각했다. 요시코쨩은 다르다. 올곧은 눈동자에, 귀여움과 단아함이 섞인 외모를 하고 있다. 거기에……거기에, 살짝 부푼 입술의 감촉은 부드러웠다.


「……얼굴 빨개? 괜찮아?」


아아, 어째서. 어제는 분명 결의했었는데. 안 된다고 해도, 치카쨩에게 마음을 전한다고. 그렇지만, 그것이 정말로 올바른 일인지 어떤지 알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요시코쨩에게 키스 당했다고, 치카쨩을 좋아하지 않게 되다니, 그렇게 가벼운 기분은 아니었을텐데.

그래도 그래도--.


「저기, 요우쨩……?」


「――아아, 정말!」


「햣!? 여, 역시 오늘의 요우쨩 이상해……?」


달라. 치카쨩을 좋아해, 나는. 그런데도…….


「식당에서 빵 사왔어―! 알고 있어? μ's의 코우사카 호노카상은, 런치팩이……어라, 무슨 일이야, 요우리코쨩?」


리코쨩이 도움을 바라듯이 치카쨩을 부르려고 했지만, 나는 그것보다 먼저 치카쨩의 어깨를 잡았다. 놀란 것처럼 몸을 움찔한 치카쨩의 손에서 무언가가 떨어졌다. 그 휘둥그레진 눈동자에 나를 비추고, 커다랗게 숨을 들이마셨다. 말하자, 치카쨩을 좋아한다고.


「치, 치카쨩!」


하지만, 도저히 그 감촉이 머리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어디로도 가주지 않았다. 요시코쨩에게 잡혔던 손이 몹시 쑤셨다. 누군가가 종을 울린 것처럼, 귓속에 울려퍼지는 소리가 있었다. 달라, 그게 아니라고. 힘을 내서 그 어깨를 잡고 있었지만, 이윽고 떨리기 시작한 손을 떼어 놓았다. 치카쨩을 보고 있었을 텐데, 지금은 누군가가 떨어뜨린 런치팩을 보고 있었다.


「나, 치카쨩을 좋아해」


나는 누구를 향해 말하고 있는걸까. 어딘가에서 암기한 대사를 내뱉는 것처럼, 색이 없는 단순한 소리 밖에 들리지 않았다.


「나도 요우쨩을 좋아해?」


내가 얼굴을 들었을 때, 치카쨩은--옛날과 변함없는 웃음을 띄우고 있었다.


「왜 그래? 뭔가 이상해, 오늘. 계-속 생각에 잠겨있는 것 같았구」


치카쨩은 마루에 떨어져 있던 런치팩을 주워, 봉투를 몇 번인가 털었다.


「고민 같은건 요우쨩에겐 어울리지 않아. 우선, 움직여 보는게 어때? 요우쨩의 그런 부분, 나는 존경하고 있어?」


알고 있다. 그렇지만, 어디로 움직이면 좋을지 모르겠어, 나는, 나라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는게 있는데.

계속 치카쨩에게, 그렇게 생각되기 위해 움직여 왔다. 치카쨩에게 존경받고, 굉장하다고 듣고, 자랑스러운 친구라고 듣기 위해. 수영도, 다이빙도, 요리도, 재봉도……. 나는 쭉, 치카쨩에게 움직여져 왔다.

기뻤을 텐데, 어째서 그 아이의 그림자가 사라지지 않는거지? 상냥한 눈이 나를 보고 있는데, 이 이상 무엇을 원했던 걸까? 나는 치카쨩을 좋아하는 것일 텐데…….


「치카쨩, 하나만 가르쳐 줘」


나는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치카쨩은, 아이 러브 유의 의미 알고 있어?」


치카쨩은 어리둥절해하며, 거기에 대답했다.


「알고 있어. 아이를 만들자는 뜻이지?」


근처에서 리코쨩이 웃는 소리가 들렸다. 나도 따라서 웃어 버렸다.


「미안. 그럼, 하나만 더. 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정말 좋아해!」


……그래. 나는 무엇 하나 잘못되지 않았다.


「아! 그러고 보니 음료 사는걸 잊었어! 잠깐 사러 갔다올게」


치카쨩은 손을 흔들고, 바쁘게 복도 너머로 사라졌다.

간신히, 시계 바늘이 나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의 기분도 침착해져서, 천천히 폐에 산소가 돌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간단히 눈치챌 수 있는 것이 아니야. 자기 자신의 기분이란건, 매우 애매한 것이니까.


「뭐야, 지금껀?」


리코쨩은 키득키득 웃으면서 말했다.


「어쩐지 부부 만담이라도 보고 있던 기분. 정말로 사이 좋네, 두 사람 다」


「그런가?」


「그래」


……응. 사이가 좋은 것이 당연하다. 왜냐하면, 우리들은 소중한 친구니까.


「질투했어?」


「에? 어, 어째서?」


「그야 좋아하잖아?」


리코쨩은 언뜻 보기에도 당황해하며, 알기 쉽게 손은 흔들며 부정했다. 눈을 헤매며, 어제의 나처럼 귀까지 새빨개져 있었다. 나도 이런 식으로 됐었나, 라는 관찰하고 있자 이번에는 화가 난 것처럼 눈썹을 치켜 올렸다.


「저, 정말! 내가 치카쨩을 좋아할리가 없잖아!」


「응∼, 아무도 치카쨩을, 이라고 말하진 않았지만―」


「~~으!」


리코쨩은 투닥투닥 나를 때리기 시작했다. ……전혀 아프지 않았지만. 그래도, 왠지 모르게 리코쨩이랑 진정한 의미로 친구가 된 것 같아, 나는 놀리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재미있는 반응을 해주고, 최근에 기억한 단어라는건 무심코 쓰고 싶어지니까.


「질투란건 귀엽네」


「정말! 요우쨩!」



괘씸하게도, 오늘 요시코쨩은 학교를 쉰 것 같았다. ……뭐, 아마 나를 신경 써 준거겠지만.

버스에서 장소를 가르쳐 준 적이 있어서, 학교가 끝난 뒤에 가기로 했다. 그 곳은 우치우라와는 달리, 도회적인 맨션이나 새로 건설된 집이 비교적 많은 곳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방의 인터폰을 눌렀다. 잠깐 동안 아무도 나오지 않았지만, 몇 번이나 누르는 사이에 몹시 졸린 듯한 요시코쨩이 나왔다.


「즈라마루……? 몇 번이나 누르지 않아도 알, 아……」


요시코쨩은 나를 보고, 급속히 얼굴이 새빨개졌다. 합숙 때와 똑같은 파자마 모습으로, 경단도 만들지 않았다. 뭔가 규중 아가씨, 라는 느낌이라 내 쪽에서 당황해버렸다.


「요, 요소로, 요시코쨩. 어제는--」


반사적으로 문이 닫히는 것을 막았다. 받침이 된 다리는, 이를 악물고 문을 닫으려는 요시코쨩의 미약한 힘을 버텨냈다.


「돌아가!」


「자, 잠깐 잠깐. 그냥 이야기가 하고 싶은 것 뿐이야」


그 다음은 문에 손을 대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요시코쨩은 원망스러운 듯이 노려보고 있었지만, 글썽이는 눈물 덕분에 오히려 비호 욕구가 싹텄다. 저항 없이, 문이 스윽 열렸다. 요시코쨩은 눈을 닦고, 말없이 현관에 서서 다른 쪽을 보았다.


「뭐하러 왔어. 어제 일이라면, 서로 잊어버리는게 예의잖아」


「잊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나는 재차 요시코쨩을 보았다. 가녀린 신체에 비해, 드세보이는 눈. 콧날이 오뚝하고 단정한 얼굴인데, 뾰로통한 입술이 나이에 걸맞는 아이다움을 보여준다. 나는 요시코쨩의 어디에 눈을 뗄 수 없어졌는지 생각했다. 키스를 당했으니까, 이렇게 신경이 쓰이는 걸까. ……별로 그래도 상관없다. 이유가 무엇이든, 나는 요시코쨩을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요시코쨩은, 왜 나한테 키스한거야?」


요시코쨩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눈으로 나를 보았다.


「그걸 물어?」성대가 뒤집어진 것 같은, 날카로운 목소리였다.


「당신은 정말 둔하네. 아니면, 알기 쉽게 말해주길 원하는거야? 비겁해, 그런거」


「하지만 모르겠는걸」


나는 한 걸음 앞으로 발을 내디뎠다. 요시코쨩은 겁먹은 것처럼 뒷걸음질 치고, 견제하듯이 안광의 날카로움을 늘렸다. 나는……뭔가 갑자기 두려워졌다. 말하고 싶은 것은 겨우 2글자일텐데, 그것을 입에 담는 것이 잘못된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치카쨩을 좋아한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그게 아니었어. 내가 했던 것은 단순한 샘이고, 친구 이상의 감정은 아니었어. 그래서, 왠지 지금 신경 쓰이는건 1살 연하의 후배로, 연습이 있는 날 같이 돌아갈 뿐이었던 관계인 아이야? 이유를 모르겠어. 어째서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감정이 변해가는지, 나로서는 모르겠어」


마치 나를 힐책하는 것처럼 침묵을 들이대져서, 목 안쪽을 풀로 붙인 것처럼 말이 나오지 않았다. 겁쟁이가 발밑에서 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하고 싶다고 생각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머릿속에서 돌아가라는 외침이 메아리 쳤다. 마음 속에 켜져 있는 불은, 어떤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흔들리고 있다.


――요시코쨩이 나를 보아주지 않았다면.


나는 도망쳤을지도 모른다. 요시코쨩도 두려웠다는걸, 그것을 알지 못했다면.


「요시코쨩이 좋아」


이 감정은 착각 같은게 아니니까.

나는 가슴을 펴고 말해도 괜찮다.


「나는 요시코쨩이 좋아. 정말 좋아해. 그러니까 가르쳐 줘. 요시코쨩은, 왜 나한테 키스했어?」


어린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새소리와, 희미하게 울리는 자동차 소리도. 빛이 문 사이로 빠져나와, 등이 따스하게 약동했다. 보이지 않는 것은 없다. 가슴에 남아 있는 은은한 열은, 마음을 상냥하게 감싸듯이 퍼졌다.


「……그런거, 몰라」


요시코쨩은 얼굴을 돌리고, 팔짱을 꼈다.


「그러니까 가르쳐 줘. ……선배는 당신이잖아」


요시코쨩은 복도를 걸어, 방으로 가는 문에 손을 걸쳤다. 그리고 새빨갛게 된 얼굴을 이쪽으로 향하고, 입가를 떨면서 말했다. 그 탓에, 가라앉아 있던 마음이 전혀 다른 열로 두근두근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뺨에 손을 올려, 화상을 입을 정도의 열을 느꼈다.

 

 ――방으로 와.

 

나는 뺨을 두드리고 숨을 골랐다. 그 뒤로 각오를 정해 신발을 벗을 때까지, 또 긴 시간이 걸려버렸지만.

ㅇㅇ 레전드 168.126.*.* 2017.05.04 08:30:44
김데몬 끄억 2017.05.04 09:31:41
ㅇㅇ 미쳤다....와..... 182.172.*.* 2017.05.10 18:15:46
ほのりん 번역 고마워. 잘 읽었어. 2017.08.06 15: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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