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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재업)[SS번역] 우발적인 충동과 닮은 (요우리코)
글쓴이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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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gall.dcinside.com/sunshine/1201480
  • 2017-05-04 08:06:32
  • 14.37.*.*

우발적인 충동과 닮은
出来心に似た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7182606



「벽꾸욱...?」

그 책을 찾아낸 것은 정말로 우연이었다.



학기말 시험 2주전. 부활동 정지 기간에 들어가, 부실에서 모일 수 없어진 우리들은 시험 공부의 명목을 내새워 연일, 치카쨩의 방에 모였다. 그러나 도저히 공부할 마음이 안 생겨서, 치카쨩의 방에 가면 인터넷으로 랭킹을 체크하거나, 다음 PV안을 생각해보거나 해서, 결국 하고 있는 일은 정지 기간 전과 똑같았다.

그러자 4일째에 의외로 성실한 요시코쨩이 나직이 말을 꺼냈다.


「...그보다 이거, 공부...할 생각 없는거지?」


모두의 움직임이 딱 정지하고, 한창 움직이던 입도 일제히 다물었다.

조금 지나 끼기긱 효과음이 붙을 것 같은 형상으로 치카쨩이 요시코쨩에게 돌아서며,


「아하하, 그그럴리없잖아-. 이제부터할거야-」

「완전히 책읽기! 그러다가 낙제점 받으면 어떻게 할꺼야, 최악 부활동 금지잖아?」

「뭐, 그건 그렇지만...괜찮아! 아마」

「아마, 라니 불안 밖에 안 느껴지는데? 제대로 공부해야지, 언제까지나 놀 수는 없어.」

「우우, 요시코쨩이 타천사가 아니에유.」

「즈라마루, 너는 공부 잘하니까 괜찮겠지만 이쪽은 처음에 늦은 만큼 내신 점수를 되찾아야 해서 필사적이라구.」

「그건 중2병 전개로 사고친 요시코쨩의 자업자득이 아닐까....」

「으극. 어, 어쩔 수 없잖아! 그 이야기는 더 이상 하지마. 어쨌든, 공부하지 않을거면 나, 돌아갈거니까」


뭐, 그렇네.

다들 어렴풋이는 알고 있었지만, 너무 즐거워서 눈을 돌리고 있었던 것 뿐이니까. 이제 슬슬 진지하게 공부하지 않으면 곤란하다.


「그래도, 욧쨩의 말대로야. 제대로 공부해야 돼.」

「그렇네. 루비, 나쁜 점수 나오면 언니한테 엄청 혼나니까...요시코쨩이 돌아간다면 루비도 돌아가서, 집에서 공부할래.」

「에에∼, 그러언. 내일부터 해도 괜찮다구. 그렇지? 요우쨩.」

「음, 그건 어떨까. 치카쨩도, 이제 시험 공부를 시작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


왜냐하면 마중 나와준 시마 언니가 아까 살짝, 『요우쨩, 치카쨩에게 어울려주는건 적당히 해도 괜찮아?』라고 멋진 미소로 말했으니까, 분명 공부하지 않고 놀고 있다는걸 들킨거겠지.

시마 언니는 어지간해선 화내지 않지만, 화나면 진심으로 무서워....

치카쨩은 다른 사람이 있으면 노느라 공부에 집중 못하는 타입이니까, 이 상황에서는 어려울 것 같다. 거기에 나도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닌데다가, 시험 후에 노트도 제출 해야하니까 깔끔하게 정리해야 하고, 오늘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조금 늦을지도.


「그러니까, 오늘은 모두 돌아가서 공부하자.」


그렇게 되어서 치카쨩의 집을 떠나게 됐지만, 루비쨩이랑 하나마루쨩을 배웅한 뒤에 요시코쨩이랑 버스를 기다리고 있자, 리코쨩에게서 「괜찮으면, 우리집에서 공부하지 않을래?」라는 권유가 있었다.

리코쨩이 권유해주는 일은 드무니까, 「괜찮아? 그럼, 실례할게!」라고 나는 즉답.

리코쨩도 여러가지 생각했었는지, 내 대답에 말을 이었다.


「치카쨩은 분명 혼자하는 쪽이 맞겠지만, 나는 누군가랑 같이 하는 쪽이 진척되니까. 그래서, 괜찮다면 와줬으면 한거야. 거기에 욧쨩이 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가르쳐 줄 수 있다고 생각해.」


그러면 셋이서 공부회다, 라고 생각했지만, 요시코쨩은 조금 생각하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고맙지만 오늘은 그만둘래. 아무것도 손대지 않은 상태니까 어디가 약한지도 모르는데다가, 두 사람이 있으면 바로 의지해버려서 자기걸로 만들지 못할 것 같고, 그다지 폐 끼치고 싶지 않으니까.」

「그래? 별로 사양하지 않아도 괜찮은데.」

「괜찮아, 우선 혼자서 해볼게....그래도, 그, 모르는게 있으면 연락해도 괜찮아?」

「물론이지! 그럼, 힘내.」


그런 이유로 나만 리코쨩의 집에 가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도 치카쨩네 집 뒤니까 정말 바로 옆이라는 느낌이지만, 안에 들어가는 것은 처음이었다.

「갑작스러워서, 조금 어질러져 있지만 눈 감아줘」라고 리코쨩은 말했지만, 리코쨩의 방은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그리고, 방안에 피아노가 있다는 점은 역시 리코쨩이네라고 생각하면서. 창문 너머로 시선을 돌리자 낯익은 치카쨩네 복도가 보였다.

미닫이가 닫혀 있어서 치카쨩의 방안까지는 안보였지만, 제대로 공부하고 있을까?

조금 초조한 기분으로 두리번거렸지만, 리코쨩이 차를 가져왔기 때문에 똑바로 앉았다.


「그럼, 시작해볼까.」


기본적으로는 묵묵히 했지만 이따금 모르는 문제를 함께 생각하면서, 시계 바늘이 나아가 2시간 경과.

어제까지와 비교하면 제법 노력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집중력이 조금씩 사라져가서, 펜을 잡는 손의 움직임이 느릿느릿해질 때쯤 「잠깐 쉴래?」라고, 서로 얼굴을 마주보았다. 그래서 리코쨩은 간식을 가지러 가고, 나도 계속 앉아 있기만 한 몸을 풀고 싶어서, 방안을 둘러보기로 했다.

서점에서 본 적 있는 소녀 만화 시리즈나 몇 개인가 늘어선 문고본으로 봤을 때 꽤나 책을 좋아하는걸까? 그렇지만, 그 옆에 전혀 본 적도 없는 듯한 이름의 클래식 CD라든지, 피아노 관련 잡지라든지 그런 물건도 많아서, 정말 지금까지 피아노에 푹 빠져있었구나, 라고 말하는 듯한 방이었다. 그 피아노 옆에는 많은 악보가 늘어서 있고. 혹시 리코쨩 이거 전부 칠 수 있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며 바라보자, 피아노 위에 몇 권씩 쌓여있는 악보 맨 밑에 묘한 타이틀의 책이 보였다.


도대체, 뭘까 「벽꾸욱」이란건? 벽을 먹는다...는 아니야, 분명.

책을 보면 무엇인지 알 수 있겠지만, 마음대로 보는건 나쁠 것 같고......하지만, 신경 쓰여.

어쩔까. 지금이라면 리코쨩도 없고, 원래대로 되돌리면 들키지 않을 것 같은데.

신중하게 문 쪽을 살펴보니 아직 발소리가 들릴 기색은 없었다.

......좋아. 조금만, 훑어보는 것뿐!


살짝 위에 쌓여있는 악보를 들어 올려서, 맨 밑의 한권만을 슥 뽑아냈다.

표지를 보면 아마 만화 같은데 집사 같은 사람이 벽에 손을 붙이고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앤솔로지라고 하는 걸까? 몇 개의 이야기를 여러 사람이 그렸다는 것 같다. 그렇지만 만화 선반은 따로 있는데, 왜 이 책만 여기에 있던거지?

어렴풋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 팔락팔락 페이지를 넘기자, 어느 부분에서 손이 멈췄다.


「......헤에, 과연.」


아가씨인 주인공을 시중들던 집사가 억누르고 있던 마음을 전부 부딪치는 장면.

중요한 곳에서 둔한 아가씨에게 「가르쳐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며 벽을 쿵, 하고 친 다음 놀라는 아가씨의 얼굴을 손가락으로 꾸욱, 올려서....

다른 이야기도 설정이나 내용은 다르지만 반드시 이 장면이 나오니까, 분명 이거야! 그건 그렇다치고 리코쨩, 이런 걸 좋아했구나. 벽꾸욱 당하고 싶어! 라는 생각도 할까? 그러면 조금 의외일지도.

그런 생각을 하면서 대충 훑어보고 있으니 계단을 올라오는 발소리가 들려서, 「우왓, 위험해」하고 당황하며 책을 돌려놓았다. 책 아래에서 손을 뗀 순간 문이 열려서 간발의 차로 세이프!


「아, 미안해? 멋대로 피아노 봤어」

「그래? 별로 상관없지만, 그렇게 신기한건 아니잖아? 음악실에도 있고.」

「그렇지만 자기 집에 있다는건 뭔가 신선한 느낌이 들어, 우리 집에는 없으니까. 저기, 여기 있는 악보에 있는 곡들 리코쨩 전부 칠 수 있어?」

「으응, 그 선반에 있는건 꽤 예전에 배운 곡이니까 칠 수 있지만, 연습 중인 곡도 있어.」

「그렇구나. 리코쨩이 칠 수 없을 정도니까, 분명 상당히 어려운거겠지. 어떤 곡이야?」

「음, 그렇네...예를 들면,」


피아노를 보는 척 하며 리코쨩의 모습을 살펴보았지만, 아무래도 들키지는 않은 것 같아 일단 안심하며 리코쨩이 가져온 과자에 손을 뻗었다. 그래도, 아무 일 없는 듯한 표정을 하면서도 조금 전의 책이 아직 어딘가 신경 쓰였다.

벽꾸욱...인가.

실제로, 그걸 당하면 리코쨩은 어떤 반응을 할까? 쿨해보이는 외관상 능숙하게 몸을 피해 슥 도망갈 것 같지만, 그렇게 보여도 덜렁이고, 스스로를 수수하다고 믿고 있으니까 연애 경험도 그다지 없을 것 같고, 의외로 휘둘려 버리려나? 어떨지 조금 보고 싶어!

그렇지만 유감스럽게도 리코쨩보다 키가 작은 나로는, 분명 무리겠지. 음, 카난쨩에게 부탁하면 해주지 않을까. 아, 그래도 그렇게 하면 이 일을 카난쨩에게 말해야 하는구나. 그건 조금, 응. 마음대로 봤던 일이 탄로나 버릴 것 같아서 무서울까―, 라니.

내가 생각해도 별 것도 아닌 일을 고민하고 있네, 라고 기쁜듯이 몇 개나 악보를 보여주는 옆모습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내심 쓴웃음을 지었다.

그것이 약 2주일 전.



길었던 시험 기간도 간신히 끝나고 겨우 부활동이 재개한 오늘.

공부라는 스트레스에서 해방된 기쁨을 최대한 댄스에 담아 연습하고 있으면, 「요우쨩 의욕이 넘쳐나네, 그렇게 부활동이 그리웠어?」라고 하며 리코쨩이 웃었다, 그런 리코쨩도 평소보다 20%는 더 생기가 넘치니까 남말할 처지는 아니라고 생각해.


하지만 방과후 연습이 끝나도 아직 부족한 것 같아서, 귀가 준비를 하는 도중에 시계를 보자 운좋게도 약간 시간의 여유가 있었다.

그렇다면. 갈 수 밖에 없지, 수영하러!!

그래서 달려온 수영장이었지만, 수영부의 아이들도 모두 돌아갔기 때문에 수영장의 열쇠를 맡겨져, 결과적으로 혼자서 헤엄치게 되었다. 애초에 그렇게 부원이 많은 부가 아니어서 드문 일은 아니었지만, 전세 낸듯한 사치스러운 기분으로 물에 뛰어들었다.

왠지 모르게 평상시보다 천천히 물을 헤엄쳐 나갔다. 댄스로 달아오른 신체를 흔들리는 물의 온도가 식혀줘서 기분 좋았다. 아무 생각없이 그저 스트로크를 반복해 구석까지 갔다가, 휙 턴 해서 다시 같은 방식으로 돌아왔다.

그런 식으로 몇 번인가 헤엄치면서 어느 정도는 만족했기 때문에, 한숨 돌리기 위해 물에서 나오자, 새하얀 발을 적시며 리코쨩이 풀 사이드에 앉아 있었다.


「어라? 돌아간거 아니었어?」

「아, 응. 그럴 생각이었는데, 왠지 아직 돌아가고 싶은 기분이 아니라. 그래서, 요우쨩이 헤엄치는 모습을 보러 왔어.」

「그렇구나, 뭐 대단한 헤엄은 아니지만 마음껏 봐!...치카쨩은?」

「오늘은 집안일을 돕는다고 돌아갔어. 조금 바빠보였어.」


오늘은 무조건 놀자고 할거라고 예상했었는데, 집안일이면 어쩔 수 없나.

치카쨩이 없다고 들어서 조금 맥이 빠졌지만, 그래도 리코쨩이 일부러 와 준 것은 기뻤다.

기뻤으니까 리퀘스트에 응해 다시 물속으로 되돌아가. 기세를 타고 평형, 버터플라이, 배영, 입영, 크롤과 거기에 몇개 정도 다양한 수영법으로 헤엄쳤더니, 풀 사이드에서 놀란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렇지만, 놀랄 정도로 빠르지는 않았으니까 이상하네. 카난쨩도 이 정도는 할 수 있고.

마지막엔 지쳐서 힘이 빠져 어떻게든 간신히 물에서 올라왔다.

그늘이 진 창고 벽에 등을 기대 주저앉자 뒤따라온 리코쨩도 내 옆에 앉았다.

그리고 내가 숨을 가다듬는 것을 기다리지 않고 말하기 시작한 감상에 따르면, 리코쨩은 크롤 밖에 할 수 없고, 게다가 25m가 최대한이라고. 과연, 그러면 놀라는 것도 무리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도, 그렇게 굉장한 일을 한건 아니지만. 이 정도는 보통이야? 보통.


조금 흥분 상태의 목소리에 당황하며 맞장구를 치다가 옆을 보고, 문득 그것을 떠올렸다.

그리고, 깨달았다.

......지금이라면, 앉아 있으면 할 수 있지? 그거.


깨달아 버리면 시험해보고 싶은 욕망이 뭉게뭉게 부풀어 올라서 참을 수 없었다.

아니, 그래도 그렇게 하면 당연히, 마음대로 만화를 읽은걸 들켜버리지만......그래도, 해 보고 싶었다. 음, 어떻게 될까? 화낼까? 아 그래도, 그건 제대로 사과하면 상냥한 리코쨩이고 용서해 주지 않을까―

낙관적인 예측을 해버린게 마지막, 제동이 될만한 것도 특별히 없어서 몇 초. 생각보다 몸이 먼저 움직인다는 결론을 내버렸다.


「엣...요우, 쨩?」


쿵하고 벽에 왼손을 대고, 무릎으로 서서 위에서 내려다 보자 굳어져 버린 리코쨩.

입을 다문채 초조해하는 표정이 시이타케 때랑 미묘하게 달라서 재미있다.

그랬다, 먼저 사과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 자세 그대로 말을 걸었다.


「미안, 저번에 봐 버렸어, 그 책. 그러니까, 이렇게 해서. 『벽꾸욱』이던가?」


말과 동시에 뺨에 닿은 오른손을 미끄러뜨려 턱 아래에 대면서, 가까이 다가갔다.

시선이 마주치자 움찔하고 한 번 떨고난 뒤, 오른쪽 왼쪽을 보며 도망치려고 하는 눈동자.

놓치지 않을거야―? 추격하듯이 말을 걸어 동요시켰다.


「리코쨩, 이런거 좋아해?」

「그, 그, 좋아하는건...저기,」

「그래―....그럼, 그만둘까?」


뺨을 빨갛게 물들이고 다른 곳을 보던 눈이, 간신히 매달리는 듯한 눈빛으로 이쪽을 본 순간, 나는 사로잡혔다. 그러다가 망설이며 다시 눈을 여기저기로 방황하면서 입을 다물어 버렸다.

그만둘까? 라고 말한 뒤의 리코쨩이 너무 사랑스러운 얼굴을 하니까......이거, 조금 버릇이 될 것 같았다. 대답해 줄 때까지 이대로 허둥대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상당히, 즐거울지도 모른다.

......아-그래도, 지금은 조금 기다릴 수 없으려나?


「후훗, 역시 그만두지 않을래.」

「읏!」


턱 아래에 댄 손가락에 꾹 힘을 주어 얼굴을 올리자, 눈부신 금빛이 나를 올려다보며 숨을 삼켰다.

내 왼손에 닿는 가녀린 어깨는 조금씩 떨리고 있고, 한층 더 거리를 줄이자 곤혹스러운 듯이 내려간 눈썹과, 뭔가 말하려는듯 살짝 벌어진 연분홍색 입술.

긴장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계에 다다른 모습이 재미있어서, 아슬아슬할 때까지 다가간 거리에서 응시하며, 미소를 짓자.


「......읏, 흐윽, 구」

「앗. 미, 미안! 거짓말거짓말 장난, 장난이니까! 지나쳤어, 리코쨩 정말 미안!!」

「요우쨔,」


서서히 젖어가는 눈동자가 마침내 무너지며 뚝뚝 눈물이 떨어졌다.

소리를 죽여 흐느껴 우는 리코쨩을 보자, 무슨 짓을 해버린거야 나!? 라고 급격하게 머리가 차가워져서 머리 위에서 물러났다.

우와,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조금 놀려보려고 생각한 것뿐이지 이럴 작정은 아니었는데! 아아 정말, 왜 울려버린거지, 최악이야 나....... 그런데도 「울지마 리코쨩, 미안해 울지말아줘.」라고 부탁하듯이 외치며, 아무것도 못하고 허둥지둥할 뿐이었다.

잠시 후에 눈물을 그쳐서 일단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그래도 눈물에 젖은 눈동자는 아직 애처롭게 숙이고 나를 보려고 하지 않았다.


「저기 그, 정말로 여기까지 할 생각은 없었는데 리코쨩이 귀여워서 기세를 타버렸다고나 할까, 울리고 싶었던게 아니라 눈치채면 멈출 수 없어졌다고 할까,......무슨 말을 해도 변명이네, 미안. 싫었지.」

「......괜찮아, 알고 있으니까. 갑작스러워서 조금 혼란했을 뿐이야, 신경쓰지 마.」

「리코쨩.... 으응, 내가 나빴어. 그러니까 맞아도 걷어차여도 좋아, 뭐든지 말해줘? 그것으로 용서 받자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나, 사과의 의미로 뭐든지 할게.」

「그런거 괜찮아, 장난인거 알고 있는걸. 왜냐하면 요우쨩, 나를 좋아한다고 생각해서 한 일이 아니잖아? 그러니까 잊어줘?」


곤란한 듯이 말한 대답이, 너무 깨끗이 마음으로 떨어져서 이번엔 내가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좋아......라고...


「생각해. 생각하지 않았으면 이런 일 하지 않아.」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그 뿐만이 아니라 눈치채지도 못했다.

그렇지만, 제대로 생각하면 『왜 이런 짓을 한 걸까?』라든지 『왜 멈추지 않았던 걸까...』라는 일의 이유로 짚이는데가 있어서 얼버무릴 수도 없었다. 그래서 갑작스레 눈치챈 감정을 도저히 끌어안고 있을 수 없어서, 솔직하게 자백하자 「거짓말, 이지...」라고, 리코쨩은 더욱 괴로운 얼굴을 했다. 그래서, 그런 어딘가 아픈 듯한 표정을 짓지 않았으면 해서 필사적으로 말을 이었다.


「거짓말이 아니야! 그, 확실히 방금 전까지는 제대로 알지 못했지만. 그래도! 거짓말이 아니라, 정말로......좋아, 해.」

「하지만, 방금 전에는 장난이라고」

「그건 저! 저기 뭐라고 할까 갑작스러웠고 억지로라고 할까 마음대로 해버려서, 게다가 리코쨩 싫어했으니까 전부 내 탓이고, 처음엔 거기까지 할 생각이 아니었으니까 사과하는 쪽이 좋다고 생각해서, 그래서」

「나, 싫다고는 한마디도 한 적 없는데?」

「에?......그거,」


조용한 목소리에 가로막혀 늘어놓던 변명을 멈췄다. 그리고 한 박자 뒤에 리코쨩의 말이 머리에 들어와서, 그 의미를 이해한 다음에는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아니, 알 것 같기도 하지만 자신의 예상을 신용할 수 없다고 할까, 내 벽꾸욱에 왜 울어 버렸는지도 모르는 채로, 애초에 아까걸로 고백해버린거 아니야? 그렇다면 대답은 어떻게 된거지? 라는 불안이 생겨나서, 이게 사실 리코쨩이 보복으로 한 장난이라는 가능성도...떨쳐낼 수 없었다.

하지만, 의심으로 대답하지 못하는 나를 부추기는 것처럼 미소를 짓고, 리코쨩은 천천히 속삭였다.


「요우쨩, 다시 한번 해줘.」


설마했던 리테이크에, 혹시 놀려지고 있는 것은 내 쪽일지도? 하고 머리 한 구석에서 생각하면서도, 다시 벽에 손을 붙이고 기대하는 시선을 향해 주저없이 손을 뻗었다.


.........냉정하게 보면 뭔가 엄청 부끄러운데, 벽꾸욱.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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