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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재업)[SS번역] 치카 「……귀청소, 해 줄 수 있어?」-3
글쓴이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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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1201391
  • 2017-05-04 07: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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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http://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sunshine&no=1201386

2편: http://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sunshine&no=1201388



66: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31:18. 07 ID:hOjm3Prf.net


□□□


 「야호」


 「어라, 치카쨩」


 안뜰에 가자, 요시코쨩이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교복으로. 


 「뭐하고 있어?」


 「……별로, 오늘은 대체 휴일이고」


 「…………」


 ……착각해서 와버렸구나. 


 그 기분을 아플 정도로 이해해서, 그 이상 묻지 않기로 했다. 


 요시코쨩의 옆에 앉았다. 


 햇빛이 뜨거워서, 눈꺼풀에 열을 느낄 정도였지만, 목덜미를 스치는 바람은 좋았다. 



67: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32:07. 68 ID:hOjm3Prf.net


「여름이네―……」


 매미는 울지 않았다. 초록색도, 아직 본격적인 초록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여름, 이구나―……」


 그렇게 느꼈다. 


 「그래도, 하지는 아직이야―……」


 하지?……들었던 적은 있지만, 뭔지는 모른다. 


 「그거야, 달력에서 여름에 접어드는 날이야」


 아― 하고, 이해했다. 요시코쨩은 머리가 좋다. 


 「이정도 아는건 보통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디선가 뻐꾸기가 울었다. 뻐꾸기는 여름새던가. 봄새던가. 


68: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32:47. 07 ID:hOjm3Prf.net


「그러고 보면, 이전의」


 생각난건지, 아니면 깊이 고민한건지, 어느 쪽인지는 모르지만, 요시코쨩은 입을 열었다. 


 「이전의, 귀청소는, 어떻게든 됐어?」


 「…………」


 카난쨩. 가까움. 거리. 


 ……뭐 하나, 바뀌지 않았고, 알지 못했다. 


 「…………」


 좀처럼 대답하지 않는 나를 재촉하듯이, 바보털이 바람에 흔들려 움직였다. 


 「……뭐, 서두를 문제는 아니지만」



69: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47:18. 44 ID:hOjm3Prf.net


 요시코쨩은, 다리를 흔들면서, 신발을 멀리 차날렸다. 


 여기에서 조금 떨어진, 그늘 안으로 떨어졌다. 


 생각했던 것보다 작은 요시코쨩의 발이, 신발이 없어져 버려, 갈 곳을 찾듯이 흔들흔들 흔들렸다. 


 예쁜 흑발은, 햇빛을 받아 더욱 까맣게 빛나고 있다. 


 ……서두를 문제는, 아니다. 


 애초에, 문제일까. 


 「당연히, 문제야」


 갑자기 이쪽을 보며, 요시코쨩은 그렇게 말했다. 



70: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47:46. 69 ID:hOjm3Prf.net


 「그만큼이나 고민하고 있으니까」


 「그만큼?」


 「그게 치카쨩, 아직 곤란해 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어」


 「에?」


 자신의 얼굴을 만져보았다. 손바닥으로 뺨을 만지작대며, 풀어주었다. 

 밖에 있던 탓에, 조금 뜨거웠다. 


71: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48:13. 42 ID:hOjm3Prf.net


 곤란해 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어, 인가. 


 곤란해 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는 걸까. 


 언니들이나 요우쨩에게는, 그런 말을 듣지 않았다. 

 눈치채지 못한 걸까, 그렇지 않으면 배려를 해준 걸까. 


 하지만, 요시코쨩은, 곤란해 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어, 라고 말했다. 


 그럴지도 모른다. 


 확실히 나는 곤란해 하고 있다. 뭐야, 이 기분은, 이라고. 모르겠어, 라고. 


 적당한 나뭇가지를 주워서, 땅에 슥슥 원을 그렸다. 


 리코쨩은, 사랑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나도 카난쨩도, 둘 다 여자아이다. 


 「성별은, 16종류에서 32종류 정도, 있어」


 갑자기, 요시코쨩이 중얼거렸다. 


 「50종류일지도 몰라」



72: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48:37. 37 ID:hOjm3Prf.net


「뭐, 뭐를」, 내가 말했다. 


 「……만약, 내 짐작과 다르다면, 미안하지만」, 요시코쨩은 말을 이었다. 


 바람이 불어와, 요시코쨩의 머리카락이 아름답게 나부꼈다. 


 「Facebook의 영문판에서는, 회원등록 할 때, 50종류 정도 성별을 고를 수 있다고 해」


 「에? 남, 여, 가 아니라?」


 「응, 여러가지가 있는 것 같아」


 거기에. 라고, 요시코쨩은 말을 계속했다. 


 「……LGBT? 는, 드문 일도 아닌 것 같아」


 「에, LGBT……」


 ……자세한 의미는 모르겠지만, 말하고자 하는 것은, 왠지 모르게 알았다. 


 「그러니까, 그……」


 뭐라고 해야할까. 


 요시코쨩은, 말을 고르듯이, 손을 턱에 받쳤다. 


 우리 뒤에 있는 나무가, 느긋하게 흔들렸다. 바람이 불고 있다. 



74: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49:48. 86 ID:hOjm3Prf.net


「……그러니까, 그런 뭐랄지, 세세한 일은,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아」


 그렇게 말하고, 요시코쨩은 한 발로 일어섰다. 콩콩. 

 뭐하는 걸까 생각했는데, 날린 신발을 가지러 갔다. 


 「그 나뭇가지 줘」


 「아, 여기」


 나한테 나뭇가지를 받아서, 요시코쨩은 내가 그린 원에 여러 가지를 덧붙이기 시작했다. 


 「…………」


 「…………」


 2명 다,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75: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50:49. 07 ID:hOjm3Prf.net


……세세한 것은,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아. 


 어른스러운 말을 하는데도, 땅에 낙서할 때는 아이같은 얼굴이 된다. 


 그런 요시코쨩의 말에, 어쩐지, 기분이 편안해졌다. 


 바람이 분다. 오늘은 바람이 잦네. 하지만, 강하지는 않다. 기분 좋은 바람. 


 정면에서 불어 오는 바람에 눈을 가늘게 뜨면,


 어디선가, 뻐꾸기가 울었다. 



76: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51:31. 01 ID:hOjm3Prf.net


□□□


「……그래서, 착각해서 와버린거야?」


 「착각한게 아니야. 몰랐던거야」


 「그, 그렇구나」


 리코쨩은 쓴웃음을 지으며, 왼손으로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겼다. 


 음악실. 왠지 모르게, 여기로 왔다. 


 리코쨩은, 다음 곡을 위해 여기에서 피아노와 마주보고 있었다. 


 「……아, 그러고 보니」


 「응?」


 문득 떠올라서, 가방 안에 숨겨두었던 스마트폰을 꺼냈다. 주머니에 넣어두면 들켜버리니까. 


 「그러니까……」


 카난쨩의 답장은……없다. 


 이상한데. 평소였다면 슬슬 답장이 올텐데. 

 뭐, 대체 휴일 정도는 느긋하게 자고 있는걸지도 모르니까. 



77: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52:02. 85 ID:hOjm3Prf.net


「카난쨩?」


 「에?」


 어떻게 알았어? 


 「뭐랄까, 그런 얼굴 하고 있었으니까」


 스마트폰을, 뺨에 댔다. 그대로 둥글둥글 뺨을 반죽하듯이 문질렀다. 


 그렇게 얼굴에 나오기 쉬운걸까, 나. 


 「답장, 안 오는거야?」


 「……에」


 초능력자입니까. 


 「적중, 이라는 얼굴이야」


 리코쨩은 후후, 하고 어른스럽게 웃으면서, 띠링 피아노의 건반을 눌렀다. 


 「덥네 ……」


 「……응」


 스마트폰이 차갑다고 느끼는건, 내 뺨이 뜨겁기 때문이 아니라, 기온 탓이다. 

 분명. 



78: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53:07. 49 ID:hOjm3Prf.net


새가, 어디에선가 울었다. 


 창 밖을 보면, 참새가 나무에 앉아 있었다. 짹짹 울고 있다. 

 뻐꾸기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창문을 열자, 햇빛에 뜨거워진 커텐이 살짝 부풀었다. 


 「오늘은 바람이 기분 좋아」라고, 리코쨩이 말했다. 


 「응」하고, 나는 대답했다. 


 「요우쨩, 다이빙 연습하고 있지」라고, 리코쨩. 


 「응」하고, 나. 


79: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54:22. 36 ID:hOjm3Prf.net


「오늘은 파도가 강하겠네」라고, 리코쨩. 


 「응」하고, 나. 


 「새가 자주 우네」라고, 리코쨩. 


 「응」하고, 나. 


 「역시, 카난쨩을 좋아해?」라고, 리코쨩. 


 「응」, 하고, 나. 


 …………. 


 「……에?」


 「응―?」


 리코쨩은 능글거리면서 나를 올려다보았다. 


 얼굴이 뜨겁다. 아마, 기온 탓이 아니다. 



80: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55:26. 66 ID:hOjm3Prf.net


「에……잠」


 뒤로 물러나, 창문에 등을 기댔다. 무의식적으로, 가슴 앞에서 흔들리는 넥타이에 손을 뻗었다. 


 아마, 내 얼굴은 새빨개졌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하면 솔직한 기분이 나온다고, 전에 편의점의 책에서 읽었어」


 리코쨩은 양손을 피아노 의자에 대고, 자랑스레 말했다. 


 ……조금 즐거워 보여. 



81: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56:08. 95 ID:hOjm3Prf.net


「에……우아……」


 양손으로 넥타이를 꽉 잡았다. 
 
 넥타이 핀이 손바닥을 찔렀다. 


 머리가 뒤죽박죽이 되서,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잘 모르게 되었다. 


 솔직한 기분. 


 ……이라는건. 나는. 


 「……뭐, 진실은 치카쨩 밖에 모르지만」


 리코쨩은 그렇게 말하며, 창 밖으로 눈을 돌렸다. 


 참새가 울고 있었다. 



82: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56:47. 27 ID:hOjm3Prf.net


□□□


숨을 돌렸다. 


뛰어내려온 비탈길을 돌아 보면, 아무도 없었다. 

휴, 하고 안심한 뒤, 지름길인 좁은 계단에 주저앉았다. 


 「하아―……」


 뛰어서 도망쳤기 때문에, 땀이 흘렀다. 손수건으로 목 주변을 닦았다. 


 리코쨩에게, 유도심문 받아서(조금 다른가?). 


 카난쨩을, 좋아한다고 말하게 시켜져서(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부끄러워져서, 도망쳐 왔다(도중에 불린 것 같았지만, 들리지 않는 척을 했다). 


 ……뭐라고 해야할까, 뭐라고 해야할까. 



83: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58:02. 31 ID:hOjm3Prf.net


 뻐꾸기가 울었다. 


 요시코쨩의 말을 떠올렸다. 


 「만약, 내 짐작과 다르다면, 미안하지만」


 요시코쨩이 생각하고 있던 것……말하고 싶었던 것. 지금이라면,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러니까, 그런 뭐랄지, 세세한 일은,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아」


 세세한 일은,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아. 


 세세한 일. 세세한 일인걸까. 

 하지만, 나는. 우리는. 


 「…………」


84: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58:47. 46 ID:hOjm3Prf.net


정면에는, 조용히 흔들리는 물결이 푸르게 반짝이고 있다. 
 
바람이 지나가면, 수면이 조금 날뛰었다. 


 가슴팍의 넥타이에 손을 댔다. 


 직접 닿은 것도 아닌데, 날뛰는 심장의 고동이 손가락 끝에 전해져 왔다. 


 그 고동의 크기에, 더욱 놀랐다. 


 참새가 운다. 


 리코쨩의 말을, 떠올렸다. 


 「역시, 카난쨩을 좋아해? 」


 사르륵, 머리 위의 나무가 흔들렸다. 여름의 향기가 난다. 



85: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59:33. 25 ID:hOjm3Prf.net


가슴의 고동이 빠른 것은, 여름이 가까워서, 설레이는거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그렇지 않다고, 인정해 버리면, 분명, 내 심장은 입에서 튀어나온다. 


 머리가, 귀 주위가, 관자놀이가, 마치 또 하나의 심장이 되어버린 것처럼,

 두근두근 고동에 맞춰 요동쳤다. 


 머리가 조금씩 떨리는 것 같았다.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초록의 향기. 신체를, 가슴을, 뜨거워진 얼굴을, 초록의 향기가 상냥하게 감쌌다. 



86: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2:00:19. 85 ID:hOjm3Prf.net


 천천히 숨을 내뱉었다. 


 나의 일부가, 바람에 녹아들었다. 


 나무. 풀. 바다. 하늘, 맑은 하늘. 


 사선 위를 올려다보며, 빠질듯한 맑은 하늘을 응시했다. 얇은 구름이 멀리까지 뻗어 있다. 


 뻐꾸기가 울고, 참새도 운다. 
 
 오늘은 꽤 새 울음소리가 귀에 들어온다. 그런 날씨인가. 


 눈을 감고, 포근한 바람을 전신으로 느꼈다.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은, 딱 좋은 날씨.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빛이, 감은 눈꺼풀을 포근하게 데웠다. 

 그때서야 처음으로, 뺨이 다시 뜨거워진 것을 눈치챘다. 


 ……. 


 ……. 


 ……나는. 



87: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2:01:46. 47 ID:hOjm3Prf.net


「……카난쨩이 좋아.」


 스스로도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의,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순간, 머릿속이 새하얗게 됐다. 


 ……중얼거리자, 그 말은, 원래부터 거기에 있던 것처럼, 스윽 머릿속으로 녹아들었다. 스며들었다. 섞여들었다. 


 소꿉친구. 한살 위. 의지가 되고, 언제나 함께 있어 준다. 


 헤엄치는 것이 특기고, 이따금 별을 본다. 소라랑 미역을 좋아해. 

 긴 머리카락이 예뻐서, 나도 한번 흉내내려고 하자, 「치카는 그대로가 가장 좋아」라고 말해 주었다. 



88: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2:02:17. 70 ID:hOjm3Prf.net


처음으로 교복을 입었을 때. 


 좀처럼 넥타이를 잘 맬 수 없었던 나를 대신해, 솜씨 좋게, 내 가슴팍에 넥타이를 매어 주었다. 


 카난쨩이 가볍게 굽히자, 포니테일이 천천히 오른쪽 어깨에서 흘러내렸다. 그 머리카락이, 왠지 예쁘다고 생각했다. 

 사소한 일인데도. 기억하고 있었다. 기억하고 싶었다. 


 「…………」


 가슴팍의 넥타이를, 꽉 쥐었다. 


 「…………」


 응, 좋아해. 



89: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2:02:50. 67 ID:hOjm3Prf.net


좋아해. 좋아하지만. 


 「…………」


 그래도, 카난쨩은 여자아이. 

 나도, 같다. 


 별로, 나는 마음 속이 남자애인건 아니다. 

 하지만, 카난쨩을 좋아한다. 


 어디선가 뻐꾸기가 울었다. 참새도 울고 있다. 
 
 바다에서 부는 바람에, 주변에 서있는 나무가 천천히 흔들렸다. 


 포근한 바람은, 뜨거워진 나의 몸을 어루만지듯이 식혀갔다. 깨어나게 했다. 


 뒤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몸이 심장이 되어버린 것처럼, 두근하고 고동. 바보털도 흔들렸다. 


 뒤돌아보았다. 


 돌아보기 전부터, 누군지 알고 있었다. 



90: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2:03:30. 49 ID:hOjm3Prf.net


「오, 있네 있어」


 그렇게 말하며, 카난쨩은 당연하다는 듯이 계단을 내려 왔다. 


 아니, 당연하지만. 


 카난쨩으로서는, 아는 사람이 있으니까 가까이 가서 이야기를 하자, 그것 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로서는. 


 나로서는. 


 ……아마, 지금 나는. 

 금세기 최고로 새빨간 얼굴을 하고 있다. 


 「읏챠……차」


 카난쨩은 스커트를 다리 라인에 맞추면서, 내 옆에 앉았다. 

 살짝 카난쨩의 향기가 났다. 


 관자놀이가 두근, 하고 울린다. 

 숨을 쉬기 힘들어져서, 꿀꺽 침을 삼켰다. 



91: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2:04:38. 48 ID:hOjm3Prf.net


「무슨 일 있어?」


 카난쨩이, 이쪽을 들여보았다. 


 ……카난쨩이 가볍게 굽히자, 포니테일이 천천히 오른쪽 어깨에서 흘러내렸다. 

 그 머리카락이, 왠지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생각한다. 생각해버려, 매번. 


 정말 좋아해. 카난쨩. 


 알아차려 버린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속일 수 없다. 


 역시 나는 카난쨩이 좋아. 



92: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2:05:32. 44 ID:hOjm3Prf.net


다이빙이 특기로, 배 조종을 할 수 있고, 천체관측을 좋아한다,

우메보시를 싫어하지만, 미역과 전복은 맛있게 먹는다. 


 이제, 뭐랄까, 한바퀴 돌아서(뭐가 한바퀴 돈걸까, 어쨌든 이제 뭐든지) 카난쨩이 좋아. 


 사랑해의 울림만으로, 강해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달콤한 냄새에 이끌린 나는, 장수풍뎅이. 


 ……지금이라면, 아무리 복잡한 러브송의 가사라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93: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2:06:30. 40 ID:hOjm3Prf.net


「아……우……」


 뭔가 말하려고 생각했지만, 아무것도 말하지 못하고, 나의 목소리는 바람에 섞여들어갔다. 


 카난쨩은 살짝 웃고, 그리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의, 이마를 향해,


 「열이라도 있는 거야?」


 손바닥을 뻗어와서, 그것이, 익숙한 광경일텐데도, 어쩐지, 아름다워 보여서, 이제. 


 「에……아, 없어, 없다구!」


 엉겹결에 일어서서, 피해 버렸다. 



94: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2:06:57. 64 ID:hOjm3Prf.net


카난쨩은 놀란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 표정이, 조금 어리게 보여서, 그게, 이제. 


 「에……그래? 얼굴 새빨간데……」


 카난쨩의 말에, 내 심장은 다시 두방망이질 쳤다. 얼굴도 뜨겁다. 기온 탓이 아니다. 


 분명, 먼거리를 헤엄치더라도 이렇게 심박수가 오르지 않는다. 


 놀랄 정도로 두근두근하고 있다. 


 아아, 정말. 
 
 이상해졌나봐. 


95: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2:08:02. 87 ID:hOjm3Prf.net


「보……보지마!」


 나는 다른 쪽을 보며, 뺨을 양손으로 감쌌다. 


 뺨도 뜨거웠지만, 내 양손도 좋은 승부가 될 정도로 뜨거웠다. 


 「응……?」


 카난쨩은 석연치 않은듯이 고개를 갸웃했지만, 곧 바다로 시선을 돌렸다. 


 양손을 위로 뻗어, 몸을 뒤로 젖힌다. 



96: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2:08:39. 93 ID:hOjm3Prf.net


「으-응, 이제 곧, 여름이네―」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을 거는게 아닌 것처럼 중얼거리는 카난쨩. 


 나도 이끌려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확실히, 가분 탓인지, 하늘이 높다. 구름도, 먼 곳에 입체적인 모양의 구름이 보였다. 


 여름. 


 이상하다. 둘이서 눈을 마주보고 이야기할 때는, 보고 있는 것이 달랐는데. 지금은, 아마, 같은 것을 보고 있다. 


 「여름, 이구나……」



97: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2:10:08. 21 ID:hOjm3Prf.net


 카난쨩을 봤다. 


 하늘을 올려다보는 카난쨩의 머리카락은, 부드러운 바람에 사라락 흔들리고 있었다. 왜 그렇게 아름다운 머리카락인거야?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빛은, 그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하얗게 빛냈다. 예술적. 예술이 어떤 것인지는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렇지만, 분명, 보는 사람이 좋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예술이다. 


 「긋, 그러고 보니」


 가벼운 느낌으로 말할 생각이었는데, 마음껏 뒤집혔다. 부끄러워. 얼굴에서 불이 날 것 같아. 


 「왜 그래, 갑자기」


 카난쨩이, 쓴웃음을 지으면서 이쪽을 돌아보았다. 



98: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2:11:37. 19 ID:hOjm3Prf.net


「저기……LINE, 봤어?」


 답장이 없었던 것, 조금 신경 쓰였다. 


 혹시, 어제 내가 답장 잊은거에, 화난걸까. 미움받은거 아닐까. 

 사소한 일이, 불안해졌다. 


 「아아, 그게……」


 카난쨩은, 나에게서 눈을 돌리고 뒷머리에 손을 올렸다. 


 얼버무리듯이, 웃었다. 


 「스마트폰, 집에 잊고 와서. 별로 괜찮지 않을까-해서……하하」


 뭔가 보냈었구나, 미안. 



99: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2:12:15. 24 ID:hOjm3Prf.net


카난쨩의 그 말에, 놀랄 정도로 마음이 놓였다. 


 「다행이다……」


 미움받은게 아니었다. 


 「에, 뭐가……?」


 「아, 으응, 아무것도, 아니야」


 마음이 놓인 덕분인지, 조금 침착해졌다. 


 카난쨩의 옆에, 같은 자세로 앉았다. 



100: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2:13:05. 67 ID:hOjm3Prf.net


 그러면. 


 자 자 그럼. 


 나는, 경험치 0이지만, 그런 만화나 영화는 몇 번인가 본적 있다. 

 그러니까. 


 주인공들은, 이런 장면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옆에는 그 상대. 


 뭐. 


 마음이라든지, 그, 전하는, 거지. 

 「…………」



101: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2:18:52. 93 ID:t+d043eZ.net


어떨까. 


(나는, 어떻게 하고 싶어?)


자신에게 묻는다. 내 일은, 내가 제일 잘 알고 있다. 


(지금의 거리가, 가장 좋아)


……응. 


 그렇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지금 이대로라도, 뭔가 불만이 있는건 아니었다. 


 이전까지 느끼고 있던 이상한 기분도, 원인을 알았다면 그것으로 좋았다. 아무 문제도 없다. 



102: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2:19:21. 49 ID:t+d043eZ.net


 오히려, 여기서 내가 「좋아합니다」라고 말해 버려서, 괜히 서먹서먹해지는 편이 싫었다. 
 
 백해무익, 까지는 아니지만. 


 ……그러니까. 


 나는, 이대로, 카난쨩의 곁에 있고 싶다. 


 그야, 언젠가는 떨어질 때가 온다고 생각한다. 

 자라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어른이 되면. 


 카난쨩도, 언젠가는……결혼할테고. 


 그 때까지, 나는, 그것을 축하할 수 있게 되고 싶다. 


 그러니까, 적어도, 그 때까지는. 


 나는, 가까이에 있고 싶다. 지금 이대로, 카난쨩의 곁에서, 소꿉친구로서 함께 지내고 싶다. 



103: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2:19:49. 97 ID:hOjm3Prf.net


「……있잖아, 카난쨩」


 그러니까, 지금은. 


 「응?」


 지금은, 최대한. 


 「저기, 있잖아」


 「뭐야?」


 곁에, 있고 싶으니까. 


 나 나름대로. 


 「……귀청소, 해줄 수 있어?」


 ……최대한, 응석 부리자. 



104: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2:22:32. 19 ID:t+d043eZ.net


카난쨩이, 후후, 하고 웃었다. 


 「……그럼, 집으로 돌아갈까」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그리고 웃으며, 카난쨩의 손을 잡았다. 


 「무슨 일이야, 갑자기」


 카난쨩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기쁜듯이 손을 잡아주었다. 


 응. 이걸로 좋아. 


 「……저기, 카난쨩」


 계단을 내려가면서, 카난쨩이 이쪽을 돌아보았다. 

 바람이 불어, 나와 카난쨩을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105: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2:23:06. 88 ID:t+d043eZ.net


 

 「나, 카난쨩이……」


 정말 좋아. 


 「…………」


 목소리는, 내지 않았다. 


 「……왜 그래?」


 카난쨩이, 평소와 같은 표정으로 나를 본다. 

 그것이, 나에게 있어서, 굉장한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아니야!」


 뭐야 그거, 라며 카난쨩은 웃었다. 

 나도 이끌려 웃는 얼굴이 되었다. 


 뻐꾸기가 운다. 참새가 운다. 

 눈앞의 바다에서, 포근한 바람이 불어와, 머리 위의 나무를 흔들었다. 

 뎥은 물색의, 높은 하늘에는, 얇은 구름이 박혀있고, 먼 곳의 후지산을 흐릿하게 가렸다. 

 바다의 저 편에는, 수많은 섬이 줄지어 있다. 


 평소의, 변함없는 경치. 


 오늘도, 앞으로도. 


 나는, 카난쨩을 좋아하는구나, 라고 생각했다. 



106: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2:27:26. 88 ID:t+d043eZ.net


□□□


 귀를 기울이면, 주전자의 틈으로 새어나오는 수증기 소리가 들렸다.

 
 모처럼 카난쨩이 귀청소 해줬고, 답례로 차라도, 라고 생각해서. 


 평소대로 아니야? 하고 웃으면서 말해졌지만, 나도 카난쨩에게 무언가 해주고 싶었다. 


 익숙한 주전자를 바라보면서, 자신에게만 들리도록, 중얼거렸다. 


 그 말은, 지금은 자연스레 나에게 녹아들었다. 


 오늘의 나는 기분이 좋다. 카난쨩에게 귀청소를 받았다. 

 
 카난쨩은 내 소꿉친구. 세번째 언니. 학년은 하나 위지만, 나이는 거의 비슷하다. 아기 때부터 함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카난쨩을 정말 좋아한다. 


 오늘도, 앞으로도. 



107: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2:29:28. 99 ID:hOjm3Prf.net


끝. 

 카난의 귀청소 시리즈, 이상으로 완결입니다. 
 오랫동안 감사했습니다. 
 또 무언가 쓸 기회가 있다면, 그 때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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