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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재업)[SS번역] 치카 「……귀청소, 해 줄 수 있어?」-2
글쓴이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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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5-04 07: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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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0:57:32. 95 ID:t+d043eZ.net


□□□


그리고 이번 주도 끝나간다. 


 오늘 수업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뭔가를 생각하던 것도 아니다. 


 정신차리면 방과 후였다. 


 부활동도, 이번 주는 여름 방학이 가깝기도 하고 좀처럼 모이기 힘들어서, 자율 훈련이 대부분이었다. 


 평소의 연습 장소로 가면, 시골에는(좋은 의미로) 어울리지 않는 타천사. 


 「오늘은 모두 집에서 스트레치 한다고 했어」


 이런 날씨이고……비라도 내릴 것 같네. 


 흐린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요시코쨩이 중얼거렸다. 그 코앞으로 빗방울이 떨어졌다. 


 말한 직후에. 차가운 물방울이 피부를 두드린다. 


 「…………」


 「……비 피하러, 갈까」



34: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0:57:58. 85 ID:t+d043eZ.net


근처에 지붕이 될만한 곳을 찾아, 둘이서 주저앉았다. 


 「아- 정말, 모처럼 연습하려고 했는데, 그 말 하자마자 비라니……」


 투둑 투둑, 아스팔트에 검은 점이 남겨진다. 여름 전 아스팔트의, 그 냄새. 


 「역시 요하네는 악마야!」


 「……그렇네」


 평소처럼 대답할 생각이었는데, 조금 어두운 목소리가 나왔다. 

 정정하려고 했지만, 별로 초조해할 필요는 없나, 라고 생각해서 입을 다물었다. 


 바보털이 시들어서 머리에 늘어졌다. 밸런스가 나쁘다. 


 「……무슨 일, 있었어?」


 「에?」


 조금 전과는 다른 어조로, 요시코쨩이 이쪽을 들여다 보았다. 


 젖어서 달라붙은 앞머리가, 긴 속눈썹 위에서 흔들렸다. 속눈썹의 끝에는 빗방울이 맺혀 있었다. 



35: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0:58:25. 69 ID:hOjm3Prf.net


「……별로, 아무것도」


 무릎을 안고, 바다 쪽을 보았다. 젖은 무릎에 턱을 올리면, 조금 안심됐다. 


 「……뭐야, 신경 쓰이잖아」


 「…………」


 ……무슨 일, 있었나. 그런 말을 들으면, 특별히 무언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무일도 없었다고 들으면 그건 그것대로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난쨩이. 


 「……있잖아」


 내 목소리는, 축축한 공기에 울려퍼지는 일 없이 흡수되었다. 어쩌면, 빗소리에 지워져 버린걸지도 모른다. 


 요시코쨩은 이쪽을 보지 않고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계속하자. 



36: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0:58:59. 35 ID:hOjm3Prf.net


「……왠지, 최근, 카난쨩이」


 ……멀어진 느낌이 들어서. 


 외로워. 


 「저번에, 귀청소를 받았는데……」


 그 후로, 어쩐지 조금. 


 요우쨩에게도, 해주고, 오늘은, 마리쨩에게도. 


 뭐라고 할까……마음대로 안되어서. 


 더듬 더듬 말을 끝내자, 비는 조금씩 기세를 더해갔다. 
 
 요시코쨩의 경단이 조금 흐트러졌다. 


 「…………」


 분명 들은 것 같지만, 요시코쨩은 무언가 말을 하려다가 멈췄다. 



37: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0:59:31. 91 ID:hOjm3Prf.net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신경 쓰였지만, 요시코쨩이 말하려 하지 않았던 거고, 잊기로 했다. 


 「만족, 못하게 된거야」


 「……만족?」


 어느 샌가, 아스팔트는 새까맣게 물들어 있었다. 


 「저기, 치카쨩이랑 카난쨩은 소꿉친구잖아?」


 「……응, 그렇네」


 「그래」


 요시코쨩은 잠깐 입을 다물고, 다시 말을 이었다. 



38: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02:11. 25 ID:t+d043eZ.net


「최근, 이런 식으로 다른 사람과 깊이 관련되고 있잖아?」


 「……응」


 스쿨 아이돌을, 시작하자고 생각한 뒤로. 


 「그러니까, 치카쨩의 안에서, 사람과의 거리 기준이, 전에 비해 『가까워』진게 아닐까」


 가까워져 있다. 

 듣고나서야, 깨달았다. 


 확실히, Aqours를 시작해서, 지금까지보다 많은 사람과, 깊이 관련되는 일이 많아졌다. 

 사람과의 거리가, 줄어들었다. 


 「……그러니까, 치카쨩이, 카난쨩과의 거리에 요구하던 『가까움』도, 더욱 더 『가까워』졌어」


 ……라고, 생각해. 


 요시코쨩이, 작은 목소리로 그렇게 단언하자, 다시 근처는 빗소리로 둘러싸였다. 


 조금, 비의 기세가 약해졌다. 

 하지만 바다의 색은 짙은 그대로. 



39: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02:59. 93 ID:t+d043eZ.net


카난쨩과의 거리에 요구하던, 가까움이, 더욱 더 가까워졌다. 


 그 말은, 나의 마음에 반정도 스며들고, 나머지 반은 이해하지 못한 채 머릿속으로 사라졌다. 


 「……가까워졌다」


 불쑥 중얼거렸다. 


 빗소리. 


 기분 탓인지, 비가 조금 약해진 것 같았다. 그런데도, 옆에 있는 요시코쨩의 숨결은 들리지 않았다. 

 단지, 긴 속눈썹에 맺힌 물방울이 반짝이는 것은 보였다. 


 「…………」


 차가워진 다리 앞으로 양손을 잡고, 자신 쪽으로 끌어당겼다. 

 축축해진 교복이 피부에 달라붙었다. 


 카난쨩에게 요구하고 있는 거리가, 가까워졌다. 

 ……라는 것은, 나는 외롭다고 생각한 걸까. 


 하지만, 그렇다고 한다면 리코쨩의 「결혼하면 축하해줄 수 있어?」라는 말은 설명되지 않는다. 


 그것을 설명할 수 있는 기분이라고 하면,


 「…………」


 ……할 수 있는, 기분이라고, 하면. 



40: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03:27. 60 ID:t+d043eZ.net


……비가 그쳐간다. 


 빗방울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아졌다. 물웅덩이에 보이는 잔잔한 파문만이, 아직 비가 내리고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다. 


 조금 전, 요시코쨩이 무언가 말을 꺼내려다가 그만둔 것을 떠올렸다.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새삼스레 신경쓰였지만, 역시 묻는 것은 그만두었다. 지금 물어보는 것도 이상하지. 


 「…………」


 「…………」


 결국, 그 날 방과 후는, 요시코쨩이랑 조용히 비를 피하는 것만으로 끝나 버렸다. 


 슬슬, 장마일지도 모른다. 



41: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10:13. 22 ID:t+d043eZ.net


□□□


 토요일은 좋아. 


 뭐니 뭐니해도, 휴일인데다가, 다음날도 휴일. 아무리 늦게까지 깨어있어도 지각할 일은 없다. 최고. 


 조금 더운 거실에서, 엎드려 뒹굴었다. 턱을 쿠션에 실었지만, 좋은 포지션을 찾지 못했다. 


 어젯밤은 조금, 여러가지 있었지만……잊자. 

 카난쨩에게도, 잊으라고 말해졌고. 


 고개를 들자, 요우쨩이 스마트폰을 만지작대면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 


 김이 올라오고 있다. 후르륵, 소리가 들려왔다. 


 데굴, 하고 한 바퀴 돌면 머리가 쿠션에서 떨어졌다. 하지만, 다다미라서 아프지 않았다. 


 「제대로 대지 않으면 자세 나빠진다―」


 라고 카난쨩이 말했다. 


 카난쨩은, 질릴 정도로 봤던 씨파라다이스의 팜플렛을 보고 있었다. 분명 내용을 외웠다고 생각한다. 



42: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10:39. 74 ID:t+d043eZ.net


「아직 젊으니까 괜찮아―」


 일어나서, 찻잔을 손에 들었다. 

 김은 이제 오르지 않았지만, 손을 대면 뜨거웠다. 


 천천히 들어올려, 숨을 들이마시듯이 마셨다. 후르륵, 하고 소리가 났다. 


 「맛있어」


 방금 탄 직후니까. 


 「뜨거워」


 아마 지금이라면 물속에서 숨을 쉴 수 있다. 


 「혼잣말이 많네, 오늘」


 요우쨩이 그렇게 말했다. 

 「아냐 아냐 그 정도까지는」


 「아니, 칭찬이 아닌데……」


 칭찬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43: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11:15. 23 ID:t+d043eZ.net


「젊어도 치카쨩 정도로 있으면 나빠지지 않아?」


 찻잔을 손에 들며, 카난쨩이 멍하니 중얼거렸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듯한, 둥실둥실한 목소리. 


 「정말인가……」


 하지만 장롱을 열 기분은 들지 않았다. 귀찮아. 


 카난쨩은 씨파라다이스의 팜플렛을 펼치고, 뭔가 바스락 바스락 하더니,


 「짜-안」


이라고 말하며, 팜플렛이었던 것을 머리 위로 내세웠다. 


 요우쨩이 손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44: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11:53. 40 ID:t+d043eZ.net


「뭐야 그거?」
 

 「종이 비행기 아니야?」


 「응」


 수긍하는 카난쨩. 


 「이름하여 씨파플라이」


 「우와 미묘……」


 카난쨩은 네이밍 센스를 비난당한 것은 별로 신경쓰지도 않고, 팔을 작게 휘두르며 종이 비행기를 날렸다. 


 씨파플라이는 비틀비틀 힘없이 날다가, 유리창에 부딪힌 뒤 다다미로 떨어졌다. 


 「어라라」


 가까이 다가가서 주워 보자, 의외로 무거웠다. 뭐 팜플렛이니까. 



45: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12:59. 54 ID:t+d043eZ.net


「끝을 구부려야지」


 종이 비행기의 끝 부분을 빙글빙글 비틀었다. 어쩐지 한심하게 느껴졌다. 


 「미안 씨파플라이……」


 사과하면서, 카난쨩을 향해 던졌다. 


 「우오, 위험」


 카난쨩은 몸을 앞으로 넘어뜨리며 피했지만, 씨파플라이는 훌륭히도 빙글빙글 회전하며 완전히 다른 장소로 낙하했다. 


 이쪽에서 보면 스마트폰을 만지는 요우쨩에게 카난쨩이 도게자하는 것처럼 보였다. 

 어떤 시츄에이션이야. 


 「……더워」


 커다란 창문에 기댔다. 직접 뜨거움이 전해져 와서, 여름이 가까워진걸 몸으로 체감했다. 


 밖을 봤다. 


 내리쬐는 햇빛에 비치는 나뭇잎. 지면에는 잡초가 자라고 있다.

 올해도 또 잡초를 뽑아야 된다고 생각하면, 귀찮아졌다. 


 창문을 열었다. 


 드르르륵, 하고 생각했던 것보다 큰 소리가 울리며, 예상보다 차가운 공기가 흘러들어 왔다. 


 역시 아직 여름은 오지 않았어, 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이런 날씨, 이런 분위기. 
 
 신기하다. 중동무이. 뭐 좋아하지만, 이런 계절. 



46: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13:30. 50 ID:t+d043eZ.net


뒤에서, 후르륵 소리가 들렸다. 카난쨩이 차를 마신 것 같다. 


대개 소리로 누군지 알 수 있다. 


밖을 바라보면서, 뺨을 스치는 바람에 눈을 가늘게 뜨면, 요우쨩이,


 「응?」


 카난쨩을 돌아봤다. 


 나도 돌아보았다. 


 「지금 마신거, 치카쨩꺼 아냐?」


 엣. 


 ……심장이 뛰었다. 


 「아, 실수다」


 카난쨩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탁자에 차를 두었다. 



47: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14:58. 77 ID:t+d043eZ.net


「미안해 치카쨩」


 사과 받았다. 

 가슴이 울렸다. 


 「악의는 있었다」


 「있었던 거냐-」


 요우쨩은 그렇게 말하며, 스마트폰을 닫고 뒤로 쓰러졌다. 팔을 칠칠치 못하게 뻗으며, 완전히 힘을 뺐다. 


 두사람은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다시 자신의 세계로 들어갔다. 


 나는, 김이 오르지 않게된 찻잔을 응시했다. 


 나와 카난쨩의 찻잔이 나란히 놓여져 있었다. 어느 쪽이 내가 마시던 녀석인지, 모른다. 

 방금 전 카난쨩이 착각해버렸기 때문에. 


 착각해서 입을 대버렸기 때문에. 



48: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15:31. 51 ID:t+d043eZ.net


양손으로 뺨을 감쌌다. 


 조금 전까지 창문 근처에 있었기 때문인지, 뺨이 뜨거워진 기분이 들었다. 

 파닥파닥 손바닥으로 부채질했다. 


 요우쨩이 잠깐 이쪽을 보고, 히죽 웃었다. 


 카난쨩은 뒹굴며 저 쪽을 보고 있었다. 


 양손을 덜렁 내팽개치고, 자는지 깨어 있는지 알 수 없는 모습.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이쪽에서는 모른다. 


 나, 얼굴 빨개져 있지 않을까. 


 조금 신경 쓰였지만, 확인할 방법이 없으니까, 다시 한번 양손으로 뺨을 감쌌다. 


 어째서일까, 보여지고 싶지 않았다. 


 창문으로 바람이 들어왔다. 발밑이 시원해지자, 카난쨩이 느릿하게 움직이는게 보였다. 


 열기를 가진 손바닥에, 뜨거운 뺨의 감촉이 전해져 왔다. 


 그 날은, 특별히 뭔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특별히 뭔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저 셋이서 빈둥빈둥 토요일을 낭비했다. 



49: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16:20. 52 ID:t+d043eZ.net


□□□


다음 날, 일요일. 


 잠에서 깨어나, 밖을 보자, 하늘은 울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최근 이상한 날씨가 많네. 요우쨩이 그렇게 말했었나. 


 이불을 휘감은 채로, 밖을 바라보았다. 


 오늘은 추울 것 같다. 해도 나오지 않았고, 나뭇잎의 초록색도 평소보다 진한 색이다. 


 창문은 닫고 있지만, 만지면 차갑다는 것을 왠지 모르게 알았다. 



50: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17:02. 05 ID:t+d043eZ.net


머리가 뚜렷해지고 나서도, 좀처럼 일어날 마음이 들지 않았다. 
 
역시 아침은 날씨에 따라 기분이 변하네. 

 
갈아입을까 생각했지만, 일어서는 것은 싫다. 이불에 뿌리를 박아 버렸다. 

 
얇은 모포 한 장에 감싸여 멍하니 있다가, 오늘은 아무 일도 없는 것을 떠올렸다. 
 
카난쨩도 요우쨩도 오늘은 오지 않는다고 말했었고, 리코쨩들도 온다고 했던 기억이 없다. 

 
한가하다. 

 
밖을 보면, 비는 아직 내리지 않았다. 



51: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17:46. 50 ID:t+d043eZ.net


□□□


「한가해!」


 어딘가에서 언니의, 혼자서 떠들지 마! 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침울해진다. 


 한가하다. 

 할 일이 없다. 


 그 직후 시계를 보면, 이미 11시였다. 어제는 자기 전에 몸부림치느라, 별로 잘 수 없었다. 


 점심, 이라고 할까 아침 겸 점심(브런치라고 하던가)은 소면이었다. 

 계절적으로 조금 이르다는 생각이 들지만, 싸니까 어쩔 수 없다. 


 「여름-!」


 창 밖은 흐렸다. 짙은 초록색이 차가운 바람에 흔들렸다. 초겨울 같은 바람이, 창문 틈새로 들어 왔다. 

 드러낸 팔뚝에는 추위로 소름이 돋아 있었다. 


 「겨울……」


 아니, 겨울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봄이라는 느낌도 아니다. 뭘까. 장마? 


 그렇다고 하기에는 비가 드물었다. 



52: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18:21. 85 ID:t+d043eZ.net


「으으므……」


 누운채로 기어가 책상 위의 스마트폰을 손에 들었다. 


 뉴스 앱의 알림이 몇 개 와 있었다. 


 Safari를 열어, 적당히 사이트를 보면, 무지하게 피부 면적이 많은 광고가 표시되서 볼 생각이 사라졌다. 

 마사지로 느끼는건가. 


 홈 버튼을 눌러, 늘어선 앱을 응시했다. 


 어떤 것도 흥미를 끄는건 없었다. 


 별로 중요한 앱은 없지만, 막상 지워지면 어떤 것도 곤란하다. 앱은 그런 것일까. 


 어쩐지, 초록색 아이콘이 눈에 들어왔다. 


 전화, 온센, LINE. 


 특별히 의식하지 않고, LINE을 열었다. 



53: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19:54. 43 ID:t+d043eZ.net


그 외, 에 new 마크가 있어서 탭 해봤지만, 별로 갖고 싶은 스탬프도 배경도 없었기 때문에, 타임 라인을 봤다. 


 의미 없는 공유, 흥미가 솟지않는 뉴스, 내용이 없는 루비쨩의 중얼거림. 


 『귀 간지러워……』


 그거, 타임 라인으로 말할 필요 있어?……뭐, 루비쨩에게는 있었겠지. 


 왠지 모르게 우는 스탬프를 보냈다. 


 토크 이력을 봤다. 리코쨩의 토크가 첫번째에 있었다. 


 그러고 보면, 숙제 안했었다. 조만간 해야지. 

 하지만 지금은 하지 않아도 괜찮아. 아직 밤이 있다. 

 매주 그렇게 생각하다가 까먹지만, 반성하는건 다음주부터라도 괜찮아. 



54: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20:36. 29 ID:t+d043eZ.net


리코쨩 아래에는, 카난쨩과의 토크 이력이 있었다. 아무 생각없이 누르려고 할 때, 루비쨩에게서,


 『왜 우는 스탬프?』


 답장이 왔다. 

 반응 빠르네. 


 『그런 기분이야』


 시원스레 답장했다. 하는 김에 귤밭 사진을 몇 장 보냈다. 

 즉시 루비쨩에게서 스탬프. 잘 모르는 마스코트가 울고 있다. 


 왜 우는 스탬프? 


 답장은 하지 않고, 그냥 스마트폰을 닫았다. 



55: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21:21. 40 ID:t+d043eZ.net


「아―…………」


 할 일이 없다. 


 그렇다고 숙제나 공부를 할 생각은 안 들었다. 몸도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위험해, 살찔 것 같아. 


 그러고 보니, 살찐 사람은 뱃살을 집어도 아프지 않다고 들었던 적이 있다. 


 조심 조심 뱃살을 집어 보면, 아팠다. 안심. 그렇다기보다 안도. 


 「아―……」


 누워서, 옷을 젖혀 배를 드러냈다. 별로 뭔가 바뀌는건 아니지만, 조금 해방감이 있었다. 

 
 「뭐 하는거야……」


 방 앞을 지나가던 언니가, 한숨을 내쉬었다. 


 「귤밭이랑 교신……」


 「아 그래……」


 아무래도 좋은듯이, 언니는 어딘가로 가버렸다. 한가하니까 오델로라도 할까 생각했는데. 


 하지만 불러 세우는 것도 귀찮아서, 배를 드러낸 채로 엎드렸다. 



56: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21:46. 53 ID:t+d043eZ.net


「아―…………」


 조금 전부터 아―, 밖에 말하지 않은 것 같다. 이대로는 목이 쇠약해져버려. 


 아니, 귤밭이랑 교신, 이라고도 말했다. 

 세이프. 


 「아―……」


 주머니에 손을 넣어, 스마트폰을 꺼냈다. 


 뉴스 앱의 알림조차 오지 않았다. 하긴 이런 단시간으로는. 


 「아―……」


 홈 버튼을 누르자, LINE의 토크 이력 화면이 표시되었다. 눈에 확 들어오는, 카난쨩의 아이콘. 


 「……아파」


 자세가 나빴다. 왼손을 뻗어 쿠션을 껴안았다. 



57: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24:10. 54 ID:hOjm3Prf.net


왠지 모르게, 카난쨩의 아이콘을 탭 했다. 

 
표시된 것은, 저번 휴일. 

 
최근 LINE 하지 않았다. 

 
「…………」


 ……어쩐지, 이야기 하고 싶다. 떠들고 싶다. 

 화면 안에서, 가 아니라,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얼굴을 보고 싶다. ……응석부리고 싶다. 


 괜히 만나고 싶었다. 뭐지. 


 병일지도 모른다. 그래. 분명 그런거겠지. 갑자기 이런 기분이 들 정도고. 


 그렇다면, 최근의 이상한 기분도 모두 정리된다. 


 병이라면, 참을 필요 없지. 

 감기 걸리면 「무리하면 안 돼」라고 모두 말하고. 


 「…………」


 떨리는 손가락으로, 문자를 쳤다. ……아니, 왜 떨리는거야. 

 일단 스마트폰에서 손을 떼고, 주먹, 보를 했다. 


 표시되는건, 쓰다만 『만나』. 



58: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24:51. 59 ID:hOjm3Prf.net


「…………」


 …………. 


 『지금 어디야』가, 좋을, 까. 

 바쁜 것 같으면, 그만두면 되니까. 


 카난쨩도, 예정 있을거구. 


 최근, 바쁜 것 같으니까. 


 무리해서, 만나지 않아도. 

 어울려 주지 않아도. 


 「…………」


 고민하는 머리와는 반대로, 내 손가락은 망설임 없이, 미끄러지듯이 문자를 송신했다. 

 
 『지금 어디야?』


 겨우 5글자. 한 손으로 셀 수 있는 수. 


 읽음 표시는 뜨지 않았다. 


 일단 스마트폰을 닫았다. 


 아니……어쩌면, 화면이 어두워지는 순간 답장이 왔을지도. 그럴지도 모른다. 


 긴 숨을 내뱉었다. 

 홈 버튼에 손가락. 


 답장은 오지 않았다. 읽음 표시는 뜨지 않았다. 



59: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25:57. 51 ID:hOjm3Prf.net


□□□


「치카-, 저녁밥 다 됐어―」


 엄마의 목소리에, 움찔 눈을 떴다. 


 눈을 뜨고야, 자신이 잠들었던 것을 깨달았다. 

 벌써 아침인가 ……라고 생각해서 시계를 보면, 오후 6시. 


 ……오후 6시? 


 아니, 아까 점심 먹긴했지만……. 


 돌아가지 않는 머리로 생각했다. 

 그러니까……아까까지, 뭘 하고 있었더라. 


 입가에 늘어진 군침을 눈치채고, 어깨로 닦았다. 


 ……어라, 잠옷이 아니야, 이거. 


 문득, 조금 떨어진 곳에 내팽개쳐진 스마트폰을 눈치챘다. 

 손을 뻗어 보면, 알림이 한 건. 


 『쿠로사와가』


 카난쨩에게서. 


 거기서 알아차렸다.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 



60: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26:25. 90 ID:hOjm3Prf.net


당황해하며 열자, 카난쨩의 답장은 5시간 이상 전이었다. 


 이만큼이나 시간이 지났으니 이제 없겠지. 


 「……뭐한걸까」


 한숨을 쉬고,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무기질인 스마트폰 화면이, 천 한 장을 두고 차가운 감촉을 전해 왔다. 간지럽다. 


 하아―,

 커다랗게 한숨을 내뱉으며, 손발을 다다미로 뻗었다. 다다미가 서늘해서 기분 좋았다. 


 「치카-? 자고있어-?」


 「일어나 있어-!」


 「와서 도와줘―」


 「……네-에」


 무거운 몸을 일으키고, 바보털을 만졌다. 


 잠버릇은 없었다. 언제나 이러면 좋을텐데. 


 ……그렇게나 카난쨩과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왠지 나는 답장을 잊고 있었다. 


 이렇게 주말도 끝나간다. 



61: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27:51. 20 ID:hOjm3Prf.net


□□□


월요일은, 일어나기 힘들다. 


 그렇지 않아도 힘든데, 어제는 낮잠을 자버린 탓에 그다지 잘 수 없었다. 

 최근, 잠버릇이 나쁘다. 날씨 때문일까. 


 그리고, 오늘도 늦잠을 잤다. 


 하지만, 시간이 지났는데도 요우쨩의 연락은 없었다. 먼저 가버렸나. 


 이렇게, 빈둥거릴 때가 아니었다. 


 「빨리, 빨리」


 어째선지 언니들도 없었다. 

 아침밥을 먹을 시간이 없어서, 얼굴을 씻고 양치질을 한 뒤, 곧바로 집에서 나왔다. 


 오늘은 날씨가 맑다. 


 빠질듯한 넓고 푸른 하늘에, 찢어낸 솜 같은 구름.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내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크게 숨을 들이마시자, 여름이 가까워진 탓에 가슴이 고동쳤다. 


 「느긋하게 있을 때가 아니야!」


 허둥대며, 가방을 옆에 안고 달리기 시작했다.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새소리는, 신기하게도, 시원스러운 울림을 가지고 있었다. 



62: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29:08. 72 ID:hOjm3Prf.net


□□□


「……확실히, 위화감은 느끼고 있었어?」


 「이제 변명으로 밖에 안들려」


 쓴웃음을 지으면서, 요우쨩이 펜스 너머로 말했다. 


 「아니, 애초에, 이상하다구」


 「그래?」


 요우쨩의 젖은 머리카락이, 햇빛에 비쳐서, 하얗게 빛났다. 

 목의 땀을 닦았다. 


 「월요일인데 휴일이라니」


 「대체 휴일이니까 즐기자……」


 즐기든 뭐든. 


 풀에서 아침 일찍부터 연습하고 있는 요우쨩. 

 도서실에는, 사람의 그림자가 보이고, 교정에도 드문 드문 부활동을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가운데, 평소대로 교과서를 가지고, 평소대로의 모습으로, 등교한 나. 


 「……부끄러워」


 「뭐 치카쨩답다고 하면, 치카쨩답네」


 「그건 그것대로 기쁘지 않아!」


 뜨거운 아스팔트 위, 나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63: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29:41. 38 ID:hOjm3Prf.net


「하아……」


 가슴팍의 넥타이를 만지며, 한숨을 쉬었다. 


 펜스 너머, 옆에서 요우쨩이 쓴웃음. 


 ……오늘은. 서둘러 온 것은 좋았지만, 학교는 휴일이었다. 무슨무슨 대체 휴일. 
 
 그러니까 요우쨩에게서 연락이 없었다. 언니도 없었다. 그런 것. 


 「어쩔까―……」


 펜스에 머리를 기대자, 바보털이 머리 위로 뿅 뛰어올랐다. 요우쨩이 웃었다. 


 「나는 좀 더 연습할껀데……」


 「아, 그렇지」


 「응?」


 문득 떠올라서,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교내에서는 사용하면 안되지만, 들키지만 않으면 괜찮다. 


 「뭐할꺼야?」


 「그러니까-……」


 산 위에도, 바람은 분다. 귤밭에서 불어온 바람이 달아오른 나의 피부를 살짝 어루만졌다. 


64: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30:13. 74 ID:hOjm3Prf.net


「오늘 한가하면 놀자! 」


 송신. 


 「아―, 카난쨩이구나」


 스마트폰를 들여다보던 요우짱이, 납득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모처럼 휴일이고!」


 카난쨩에게 LINE을 보냈다. 

 읽음 표시가 바로 뜨지는 않았다. 


 ……제대로 답장 올까. 


 「뭐, 조금 지나면 오지 않을까?」


 요우쨩은, 내 생각을 알아맞히듯 그렇게 중얼거렸다. 


65: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ふく)@\(^o^)/ 2016/06/12(일) 21:30:50. 71 ID:hOjm3Prf.net


「으챠, 나는 연습하러 갈게―」


 그렇게 말하며 한 손을 팔랑팔랑 흔들자, 요우쨩의 몸을 받치고 있던 펜스가 삐걱, 하고 소리를 내며 휘었다. 


 「응, 힘내」


 아주 약간의 외로움을 느끼면서, 요우쨩에게 손을 흔들었다. 


 「아, 만약 카난쨩 만나면 찾고 있다고 전해줘!」


 「응」


 가볍게 체조를 하는 요우쨩. 익숙한 움직임. 


 「뭐, 먼저 연락이 오겠지만」


 귤밭의 잎사귀가, 사르륵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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