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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복구) 물갤문학] "실수로, 요시코를 죽여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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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럽쿠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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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gall.dcinside.com/sunshine/1200548
  • 2017-05-03 18:31:24

인터넷에서 좋은 꽁트를 봤는데 그냥 두긴 아까워서 그만

-



"실수로, 요시코를 죽여버리고 말았다..."


노을이 넘실넘실 흐르는 부실 안, 밝은 금발을 가진 소녀 '오하라 마리'의 어두운 목소리가 부실 안에서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울렸다. 마리의 앞에있는 오래된 책상에는 우라노호시 여학원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모르는 사람이 없는 '츠시마 요시코'가 엎어져있었다.. 고의는 아니었다, 굳이 따지자면 사고? 아니, 차라리 실수라고 말하는게 옳을것이다. 마리는 손톱을 질겅질겅 씹으며 요시코.. 아니, 요하네가 주로 쓰는 책상에 앉아 상황을 정리했다.


일격이었다.


나는 단지 리코가 부실에 놔두었던 우마이 봉(맛있다!) 를 먹고싶었을 뿐인데, 애초에 여기에 우마이 봉을 두고 다니는 사람은 리코밖에 없으니 그것이 리코의 것임은 definite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걸 훔쳐먹으려고 한 요시코가 나쁜거야, 그래도, 우마이봉을 먹는 도중 딱밤 한대를 때렸다고 그대로 쓰러져버릴 줄이야. 혹시나 해서 책상에 엎어진 요시코의 얼굴을 향해 귀를 쫑긋 세워봤지만 요시코의 숨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항상 exciting 한 상황을 원하긴 했지만 이런 excite는 아니었다구.. 이대로면 나도 끝장이고, 어쩌면 내 부모님까지도.. 어떻게 해야되지? 어떻게 해야.."


머리를 아무리 굴려도 최악의 미래밖에 그려지지 않았다. 꽃같은 미소녀 오하라 마리는 교도소에 수감되고 엄마 아빠는 이 일 때문에 신뢰를 잃고 바닥으로 곤두박질 치겠지,  아니야, 그래도 아직 요시.. 아니, 요하네가 죽은건 아무도 몰라. 어떻게든 시체를 숨겨야 해.


- 라고 생각한 순간.


"땡그랑 한푼 ~ ♪ 땡그랑 두푼~♪ 모이니 저금통이 아이고 무거워~♪"


문 바깥에서 사쿠라우치 리코의 콧노래가 들렸다. 마리는 경악했다. 아니, 저 countrified한 노래는 뭐람? 저 아이, 도시에서 자란 거 아니었어? 아, 아니, 이럴 떄가 아니지. 빨리 요시코의 시체를 숨겨야하는데.. 어떻게 하지? 창 밖에 내놓을까? 아니야, 그러면 다른애들한테 들킬 수도 있어, 그러면 저 사물함에? 아니야, 요시코의 몸은 너무 커서 저 사물함엔 안들어갈탠데 - , 이런 저런 경우의 수를 다 따져봤지만 사쿠라우치 리코가 문을 열고 여기 들어오기까지 요시코의 시체를 깔끔하게 숨기긴 불가능에 가까웠고, 결국 마리는 요시코의 시체를 그대로 둔 채로 마리를 맞이해야했다.


"어, 마리쨩."

"아, 아녕하세Yoo우 - 사쿠라우치  chan??"

"뭐야, 왜 그렇게 굳어있어? 무슨 일 있었어? 평소에는 좀 더 밝고 부드러웠잖아."

"아, 아, 아, 그랬지. 하로우~ 리코쨩."


리코는 마리를 미심쩍게 바라보고 있었다. 방금전에 자기가 부른 콧노래를 혹시 들킨건 아닐까 생각하는걸까, 아니면 마리의 저 이상한 태도를 보고 뭔가가 이상하단걸 눈치 챈 걸까.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마리에게는 다행인 일이었다. 그 덕분에 사쿠라우치의 눈엔 책상에 엎어져 숨소리 하나 내지않고있는 요시코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사쿠라우치는 자신이 항상 우마이봉(맛있어!!)을 쌓아두는 찬장을 열었다. 그리고 - 


"아아아아아앗?!"


소릴 질렀다.


당연한 일이었다. 한동안 돈이 없어서 못샀던 초콜릿 코팅 우마이봉(작지만 맛있다)이 있을 자리엔 우마이봉 대신 검은 포스트잇 하나만 덩그라니 놓여있기 때문이었다.


- [악을 봉하는 은(銀)속에 쌓여있는 어둠의 과실! 이 타천사 요하네님의 요기거리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도다! 하! 하! 하!]


"이이익!.. 차라리 먹을거면 몰래나 먹던지... 이건 싸우자는 거지?! 요시코!"


사쿠라우치는 주먹을 불끈 쥐고 책상에 엎어져있는 츠시마 요시코(죽어있다)를 노려보았다 아, 안돼. 저러다가 리코가 요시코를 건드리기라도 한다면 - 마리는 기겁하며 사쿠라우치를 가로막았다.


"저, 저기, 잠깐만 리코쨩, 이, 이건 그러니까.. misunderstand야! 저 Umai봉을 먹은건 나거든!"

"뭐?"

"그, 그러니까, 내가 말한 그대로. 그 과자 먹은건 나니까. 요하네는 아무 잘못없어."

"포스트 잇에 자기가 먹는다고 적어놨는데, 그게 무슨 소리야?"

"아 그건 그, 그게."


shit, 마리는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망했다. 저 애는 대체 평소에 무슨 생각을 하는걸까. 남의 과자를 먹으려면 몰래 먹던지 저런 포스트잇은 왜 남겨둔거야?! 지금 나랑 싸우자는거야?! 지금 당장이라도 요시코의 등짝을 후려 갈기고 싶었으나 참아야했다. 어떻게 변명을 해야할까, 마리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폰데링 모양 머리를 어루만지며 잠시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


"그, 그건 말이지~ 사실 내가 쓴거야!"

"에.. 엥? 정말?"

"으응! detective novels를 보고 조금 feel을 받았다고 할까나? 사람을 속일수 있을까 시험해보고싶어서 - "

"..정말?"


리코는 한숨을 쉬며 요시코 옆 자리에 앉았다. 평소라면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었으나. 지금 같은 상횡이라면 재난이 따로 없었다. "히익." 마리의 입에서 쇳소리가 튀어나왔고 -


"마리쨩, 오늘따라 많이 이상하다?"


리코는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무,무,무무,무,무슨소리야? whathashi가 naniga 이상하다고 그래???"

"아니, 이상해. 평소에도 이상하게 말하긴 하지만 이정도는 아니잖아... 아니, 뭐, 그런건 상관없고. 마리쨩이 먹은 우마이봉 말인데."


지금 벌어지고 있는건 상관 없는 일이 아니었건만 리코는 다행이게도 아직 요시코가 죽어있는지 모르는 상태였다. 바로 옆에 시체를 둔 채로 리코는 여유롭게 다리를 꼬았다.


"초콜릿 우마이봉이거든? 새거 사와."

"내, 내가? 지금? right now?"

"지금 당연하지! 네가 먹었으니 네가 사와야하는거 아니야?"

"아, 아니 그게. 사실 내가 eat한게 아니라 - "

"그럼 역시 요시코가 멋대로 먹은걸 마리쨩이 감싸고 있는거야? 요시코가 그렇게 시켰어?"


얼굴을 찌푸리며 자신 옆에 엎어져 있는 요시코(죽어있다) 를 째려보는 리코, 리코의 얼굴은 방금 전보다 더 험악해졌다.


"야! 요시코! 일어나 봐! 마리가 착한 아이이긴 해도 이런 짓까지 시키고..!"

"아, 아니야 리코! 내, 내가 먹은거 맞아! 지금 당장 사올테니까 요시코 깨우지 마! 요시코 무지 피곤해보였으니까!"

"뭐? 방금전에는 안먹었다고.."

"No No No!! 그, 그냥, angry 리코가 scary해서.."

"..언제부터 그렇게 마음 여린 캐릭터였다고.. 아아, 화냈더니 더 배고파졌어,"


의자 등받이에 상반신을 기댄채로 멍하니 마리를 쳐다보는 리코를 앞에 두고 마리는 그릇을 깨먹었다 걸린 아이처럼 안절절 못한 채 문 앞에 서 있을 뿐이었다. 뭐가 저렇게 안절부절한걸까. 


"..왜그래? 마리."

"아, 그, 저기, 리코쨩?"

"응?"

"그.. 나 없다고 요시코의 몸을 마구마구 touch 하면 No No No~ .. 알겠지?"


지금 나를 뭘로보고..! 리코는 얼굴에 열이 올라오는게 느껴졌다.


"사, 사람을 뭘로보는거야?! 내가 왜 요시코를 만진다고 생각하는데?! 허, 헛소리 하지말고 빨리 푸딩이나 사와!"

"아, 알겠어, 알겠으니까.."


그 말을 듣자 마리가 허겁지겁 문 밖으로 뛰쳐나갔다. 쿵쾅쿵쾅 들리던 발소리가 점점 잦아들은것을 확인한 리코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죽은 듯 엎드려있는 요시코(죽어있다)를 내려다보았다. 그렇게 소리를 질렀는데도 잘도 자네, 아니, 잠깐만. 이건 어쩌면..


"요.시.코. 너 지금 안자고 있지?"


대답이 없다, 평범한 시체인 듯 하다.


"사실 마리한테 뒤집어 씌울려고 자는척 하고 있는거, 맞지?"


대답이 없다, 평범한 시체인 듯 하다.


"..물론 내가 전에 이런 것 때문에 화를 많이 내긴 했지만, 이건 좀 아니잖아? 남한테 자기 잘못을 떠넘기다니. 나는 네가 좀 별난 아이이긴 해도 굉장히 유쾌하고 착한, 그런 아이인줄 알았는데. 내가 사람을 잘못본거야? 아니지?"


대답이 없다. 평범한 시체인 듯 했다. 


평범한 시체 옆에 있는 사쿠라우치 리코는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리코는 요시코의 어깨를 감싸쥐고 위 아래로 마구마구 흔들었다.


"야! 진짜 이러기야?! 일어 나! 일어 나라구! 다 들켰다니까?! 어디서 뻔뻔하게 자는척이야?!"


요시코(죽어있다)의 얼굴은 위 아래로 마구마구 흔들리다가 결국 책상에 '쾅!' 소리를 내며 부딫히고 말았다. "어머." 너무나도 놀란 나머지 탄성이 절로 나오는 리코. 


"어.. 저기, 방금 건 내가 미안해. 하지만 이건 네 잘못도 있.."


리코는 말을 다 끝내지 못했다. 말을 끝내기도 전에 요시코의 얼굴이 축, 늘어졌기 때문이다.


"어, 어라? 요, 요시코?"


대답이 없다. 평범한 시체인 듯 하다


"괘, 괜찮아? 피는 안나는데.."


대답이 없다, 평범한 시체인 듯 하다.


"자, 장난 치지 마! 미안해, 미안 하다니까?!"


대답이 없다. 리코는 침을 꼴깍, 삼키고 축 늘어진 요시코의 얼굴에 대고 귀를 쫑긋, 세웠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실수로, 요시코를 죽여버리고 말았다..."


일격, 이었다.


사람이 설마 이렇게 간단히 죽을거라고는, 리코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어쩌지.. 어쩌면 좋지, 이대로면 전부 끝장이야, 어떻게 해야하지..?"


머리를 아무리 굴려도 최악의 미래밖에 그려지지 않았다. 꽃같은 미소녀 사쿠라우치 리코는 교도소에 수감되고 엄마 아빠는 이 일 때문에 신뢰를 잃고 바닥으로 곤두박질 치겠지,  아니야, 그래도 아직 요시코가 죽은건 아무도 몰라. 어떻게든 시체를 숨겨야 해, 그렇게 생각하며 요시코의 왼팔을 자기 어깨에 걸치는 순간 - 


"리코쨩! 우마이 봉 사왔어Yoo-!!"


문 밖에서 마리 특유의 밝은 목소리가 들렸다. 리코는 등 뒤로 자신의 죄가 기어오르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 어디로 숨겨야 할까, 창 밖에 내놓을까? 아니야. 그러면 다른 사람이 요시코를 볼 수도 있잖아. 저 사물함에 넣어볼까? 하지만 요시코의 몸은 저 사물함에 들어가긴 너무 컸다. 어떻게 해야하나. 어떻게 해야하지? 그런 고민을 하고있는 와중에도 오래된 문은 삐걱,삐걱 소리를 내며 열렸고, 리코는 주변을 살펴보다 결국 어깨에  걸친 요시코의 팔을 때내고 요시코를 책상에 내팽겨쳤다. 원래 엎드려있던 그 상태 그대로 눕혀졌다.


하아, 하아, 하아.


뛰어갔다 오기라도 한 것일까, 마리는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그 얼굴엔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었다. 그 땀이 몸에서 나오는 열기때문에 난 것은 아닐 터였다.


하아, 하아, 하아.


요시코를 내팽겨 친 리코도 어찌나 놀랐는지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턱선을 타고 식은 땀 한방울이 주르륵, 흘렀다.


저벅, 저벅, 마리가 걸어와 테이블 위에 우마이 봉을 내려놓았다. 봉지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조용한 부실을 가득 매웠다. 그리고 다시 정적.


책상 하나를 사이에 두고 리코와 이오리는 서로 눈을 마주치지도 않고 천장에 있는 얼룩을 전부 세보려는 듯 천장만 쳐다보고 있었다. 평소의 열기와 떠들썩함은 온데간데 없었다. 


"저기, 마리쨩" / "저기, 리코쨩"


정적이 끊어지는 가 싶었더니 서로가 서로의 말을 끊어먹었다. 부실은 다시 정적으로 가득 찼다. 마리가 리코 옆에 엎어져 있는 요시코(죽어있다)를 힐끗힐끗 바라보자 리코의 다리가 파들파들 떨렸다. 저 눈빛, 의심으로 가득 차있는 눈빛이야. 의심하고 있는거지? 100% 의심하고있어 저건.


그 정적을 깬 건, 마리였다.


"저기, 리코쨩. 그러니까.. 요시코, 말이야."


리코의 얼굴을 보며 마리는 자신이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자신이 요시코(죽어있다)를 볼 때마다 리코의 몸이 흠칫 흠칫 놀라는 걸 보면 리코도 요시코(죽어있다)가 죽어있고, 요시코를 죽인것이 '오하라 마리'라는 것도 깨달았을 터였다. 자백 할 수 밖에 없었다. 마리는 침을 꿀꺽, 삼키고 입을 열었다.


"..죽었잖아, 요시코."

"어, 응? 어?"


리코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어제 추리 소설을 읽었다 했었나, 그렇다고 해도 정말 놀라운 추리력이다. 사람이 엎어진 모습만 보고도 죽어있다는 걸 알다니. 리코는 눈을 내리깔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 아니야! 안죽었어!, 요시코가 죽을리가 없잖아?!"

"..리코."

"그, 그게. 요시코, 방금전에 먹고싶다고 했는걸! 그, 그.. 뭐냐, 그. 블랙 커피를 마시고 싶어했어!"

"커피를 마시고 싶어했다고? really? 정말이야?"

"으응! 물론! 자판기에서 뽑은 거 말고 제대로 된 카페에서 타주는 그런 블랙 커피를!"

"정말?? 다행이야.."


눈 끝에서 나온 눈물을 훔치고, 안도의 한숨을 쉬며 바닥에 풀썩 앉은 마리를 보니 리코의 마음 속에 있는 양심이 죽창이 되어 리코의 가슴을 마구마구 찔렀다. 아니야, 역시 이건 아니야.


"아니, 아니야. 미안해 마리쨩."

"..뭐가 미안해?"

"미안, 네가 말한대로 사실 요시코는... 죽었어."


마리는 온 몸의 힘이 쭈욱 빠지는 걸 느꼈다. 모든것이 끝나버렸다. 리코는 덜덜떨리는 손으로 스커트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어..어쩔 수 없어, 이런 건.. 경찰에.. 전화를 해야.."


뭐? 잠깐, 경찰? 마리는 몸에 그나마 남아있던 힘을 쥐어 짜내 일어 선 다음 리코의 손을 붙잡았다. 경찰에 전화라니, 안 돼. 그것 만은 절대로 안 돼!


"자, 자, 잠깐! 리코쨩. 경찰에 전화 하는 건 조금만, 조금만 뒤로 미뤄주지 않을레? 스쿨 아이돌이기 이전에 인간으로서도 끝장난다구..!"

"그.. 그래도! 그래도 어쩔 수 없잖아?! 지금 이 상황에서 더 이상 뭘 할수있는데?!"

"어, 어떻게 그렇게 냉정할수가 있어? 응? 리코!"

"냉정? 냉정하다고? 그게 무슨소리야..? 내가 요시코(죽어있다)를 죽였는데.. 어떻게 냉정 할 수가 있어?!"


리코의 폭탄 선언 때문에 다시 한 번 정적이 방 안을 감돌았다. 노을빛에 젖어 아름답게 물들은 방이었건만, 리코에게 있어선 이 부실만큼 살풍경한 곳은 없었다. 반면 -


"아, 아아 - 뭐야, 그런거야? 아.. 아 - 놀랐다, 너무 exciting한 상황이었네. 아아 - 정말 shock네, 리코쨩, 어떻게 그런 일을.."

"..... 마리, 왠진 모르겠는데 되게.. 기분 좋아보인다?"

"아, 아니. 그럴리가. 사람이, 그것도 나의 Best Friend Forever인 요시코가 죽었는데. 기분이 좋을리가.."

"..입꼬리가 부들부들 떨리고 있는 것 같아."

"그.. 그건 Misunderstanding 이야 리코쨩, murderer가 됐다는 shock때문에 보이는 hallucination이라구."


마리에게 있어서 이만큼 아름다운 곳도 또 없었다. 지금 이 순간, 마리는 최고로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그것도 세상에서 제일 음울한 모습으로 추락한 사람 앞에서. 리코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맺히더니 이내 눈물은 빗방울이 되어 낡은 마룻바닥을 적시기 시작했다.


"마리, 부탁이야. 제발, 제발 도와줘. 도시에서 이사온지 얼마 안 된 외지인이 이 곳 사람을 죽였다는 걸 알면 나는 물론이고 우리 부모님도 여기서 쫓겨날거야. 나랑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한테도 폐를 끼치게 될거라고."

"..conceal 하자는 거야?"

"어.. 어떻게 안되려나? 그, 그래. 우마이 봉을 먹다가 가루가 목에 걸려 질식사한걸로 위장한다던가."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일것같은데, 추리 소설이라면 모를까 현실에서는 다 들키지."

"그..그건 그렇지? 요즘 경찰들은 시체만 봐도 사망시간부터 사인, 흉기까지 다 알아내곤 하니까."


뭐? 잠깐만, 시체로 사인에서 흉기까지 알아낼 수 있다고?


방금 전까지 얼굴에 꽃이 피었던 마리의 얼굴이 싸악, 굳었다. 반면, 리코는 굳게 결심한 표정으로 마리의 손에 잡혀있던 손을 때내고 다시 핸드폰을 붙잡았다.


"여, 역시.. 자수밖에 없어.. 평생을 감옥에서 속죄해야.."

"wait! wait! wait!! 리코! relax!!"


마리가 다시 리코의 팔을 붙잡았다. 마리의 얼굴에선 다급합 밖에 찾아 볼 수 없었다.


"그, 그, 아깝잖아! 꽃다운 청춘이 날아가버린다구! 네 가족한테도, 네 친구한테도 피해가 갈거고..!"

"알고는 있어.. 알고는 있는데.. 네가 말 했잖아. 어쩔 수 없다고."

"아, 아니야! 다른 방법이 분명 있을거야! 리코, 네 아버지한테 부탁 해 본다던가.."

"아빠한테 이런 모습을 어떻게 보여?!"

"..shit, 정말 돌아버리겠네.."

"마리.. 넌 그정도로 날 걱정해주고 있는거야? 나, 정말 좋은 친구를 뒀구나.. 고마워, 마리. 네 덕분에 결심이 섰어, 역시...."

".. 리코!"


단호한 목소리가 리코의 고막을 울렸다. 그 소리에 그만 리코는 핸드폰을 떨어트리고 말았다.


"왜, 왜 그래?" 

"..리코는 자수하지 않아도 괜찮아."


몸을 파들파들 떠는 리코, 그리고 방금 전과는 달리 여느때와 같이 느긋한 표정을 짓고있는 마리. 하지만 마리의 얼굴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응?"

"사실.. 요시코를 죽인건, 나니까."

"뭐, 뭐?"


예상치 못한 폭탄선언에 리코는 벙 찐듯 했고, 마리는 바닥에 떨어진 핸드폰을 주웠다. 이 전화 한번으로, 내가 평소에 누리던 모든 일상들이랑 작별이구나. 


- ["예, 우치우라 경찰서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마리는 심호흡을 한번 하고 입을 열었다.


"저는.. 살인자입니다."


-["네? 뭐라구요?"]


그리고 경찰의 물음에 응답한 듯, 요시코가 깨어났다.


"누가 감히 이 타천사의 휴식을 방해하느냐! 타천사의 안식을 방해한 자에겐 영겁의 저주가 현현할것이다!"


다음 날, '오하라 마리'는 우치우라 마을신문에 [경찰서에 장난전화를 한 고등학생] 이라는 타이틀로 대서득필되고 다이아에게 볼기를 맞았다.

규우르? 2017.05.03 18:33:36
우미우미우 2017.05.04 18: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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