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광고 카피라이터이자 게임회사 Ape의 사장 이토이 시게사토는 지금은 세상을 떠난 전 닌텐도 사장 이와타 사토루의 도움으로 '마더 2'를 발매하게 된다.
이런 저런 고생을 하며 마더 2를 만들면서도 이토이의 머릿속엔 한가지 계획이 있었다. 마더 시리즈의 새로운 후속작.
이미 광고 카피라이터로 이름이 널리 알려졌던 이토이에겐 이와타 사토루, 미야모토 시게루, HAL 연구소와 같은 든든한 인맥이 있었고, 이들과 함께 마더3를 개발하기로 결정한다.
그렇게 마더2가 발매된 직후부터 3년간 그는 마더3의 개발을 시작한다.
개발을 진행하던중 이토이는 갑자기 게임을 갈아엎어 버린다. 원래 계획이였던 2D 도트그래픽이 아닌 당시 새로나온 기기인 닌텐도 64의 3D 그래픽으로 개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토이는 3D 그래픽으로 자신이 바라던 '영화같은 게임'을 만들어 낼수 있다고 믿었고, 게임의 부제를 '키메라의 숲'으로 바꾸면서 마더 시리즈의 새로운 지표를 찾아내려 했다.
3D로 바꿔서 개발되는 동안 계속해서 게임의 갖가지들이 바뀌어갔다. 닌텐도 64의 부속기기인 닌텐도 64DD를 이용한다고 하기도 하고, 갑자기 게임의 부제를 '기괴생물의 숲'으로 바꾸더니 또다시 '돼지왕의 최후'로 바꾸기도 했다.
그래도 이때까지 사람들은 마더3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고, 이토이도 순조롭게 개발을 진행해 나갔다.
그렇게 1999년, 닌텐도 64로 개발된 마더3가 닌텐도 스페이스 월드에서 공개되었다.
일반인들도 플레이할 수 있는 시연회를 열면서 게임의 개발이 매우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어필했고, 마더3는 2000년 5월에 발매 할 것이라며 화려하게 발표되었다.
팬들은 이토이의 마더 시리즈가 닌텐도의 또하나의 얼굴마담이 될거라 생각했고, 마더 3의 기대감은 점점 커져만 갔다.
그렇게 2000년, 마더3는 개발중지를 선언한다.
개발 중지엔 하드웨어 성능문제, 콘솔세대 교체문제, 개발인력문제 등의 설이 있었지만, 나중에 이토이가 인터뷰로 밝힌 바에 따르면 다음과 같았다.
1. 마더 3의 개발 노선이 더이상 이토이가 원하는 노선이 아닌 전형적인 대작 노선에 빠져버렸다.
2. 팬들의 기대가 너무 커져서 마더 3가 무조건 대작이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되었다.
갑작스럽게 개발중지를 선언하고, 논란이 일었지만 이내 마더 3는 팬들의 머릿속에서 사라져갔다.
게임큐브가 현역일 때에도 마더 시리즈를 살리려는 노력이 없던건 아니였다.
닌텐도는 실제로 마더 시리즈를 클레이풍 그래픽으로 리메이크하려 시도했다.
리메이크 컨셉아트를 원작자 이토이에게 보냈지만, 이미 마더 3의 실패를 맛본 이토이로부터 돌아온건 시큰둥한 반응 뿐 이였다.
그렇게 마더 시리즈의 리메이크 시도는 폐기되었다.
잊혀져 가던 마더 시리즈를 살린건 지금은 타계한 닌텐도의 전 사장 이와타 사토루였다.
2003년, 그는 마더 3를 잊고 카피라이터로 다시 일하던 이토이에게 직접 찾아갔고,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 영화같은 게임을 만드는건 그래픽이 아닌 게임의 이야기다. 고스펙의 그래픽이 아니여도 이야기가 좋다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지 않겠냐. "
이와타의 설득을 통해 이토이는 다시 마더 3를 개발하기로 결정한다. 고품질의 3D 그래픽이 아닌, 마더 시리즈만의 도트와 기묘한 이야기로.
2003년 4월, 닌텐도는 게임보이 어드밴스로 마더 1과 마더 2를 합쳐서 이식한 '마더 1+2'를 발매한다.
단순한 닌텐도의 추억팔이 장사일줄만 알았던 팬들에게 놀라운 소식이 하나 전해졌다.
마더 1+2의 광고에서 마더 3의 개발 재개를 발표한 것.
회의적인 시선도 많았다. 2004년에 전세계를 뒤흔든 닌텐도DS가 출시하며 게임보이로 출시하는 마더 3를 시대에 뒤쳐진다고 보는 사람도 많았고, 이미 한번 개발취소된 게임을 다시 개발한다고 해서 제대로 개발이 될까? 라는 사람도 많았다.
그러나 이토이는 마더 3가 사람들을 뒤흔들 수 있다고 믿었고, 마더 3는 큰 차질 없이 2006년 4월 20일, 부제목없이 'MOTHER 3'라는 이름으로 출시하게 된다.
이미 닌텐도DS Lite가 출시되고 XBOX 360이 나왔으며, 플레이1스테이션 3 출시를 목전에 둔 2006년 봄.
마더 3는 게임보이 어드밴스로 발매하게 된다.
투박한 도트 그래픽이지만, 이제는 마더 시리즈만의 특징이 된 그래픽은 영화가 아닌 마더를 그려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그래픽 덕분에 마더 3는 다른 평범한 RPG가 아닌, 오직 마더만의 분위기를 가진 RPG가 되었다.
게임은 성공적이였다. 여러가지 미완성된 부분이 느껴지기도 하고, 부자연스러운 진행도 있었지만, 사람들은 마더3를 감동적인 게임이라고 불렀다.
"기묘하고, 재미있다. 그리고... 애절하다."
마더 3의 캐치프라이즈는 무엇보다도 게임을 잘 나타내주었고, 마더 시리즈는 그렇게 깔끔하게 막을 내리게 되었다.
마더 3는 게임보이의 황혼기에 일본 내에서만 출시해 39만장을 판매했다.
이후 게임보이 어드밴스에서 마더 3의 판매량을 넘는 게임은 나오지 않았다.
끝으로 마더3의 명대사 하나
뱀에 잡아먹힌 개구리